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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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병사 GM
복도는 좁고 길었다. 천장에 붙어있는 형광등은 위태위태 하게 깜박거리는 것이 대다수였으며 아예 불이 나간 것도 있었다. 두 사람이 나란 서서 걸으면 어깨가 벽에 스칠 정도였기 때문에 진은 눈 앞에서 걷고 있는 남자의 뒤에 서서 그를 쫓듯이 걷고 있었다.
진의 눈 앞에 서 있는 남자. 수한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 듯 군인 다운 발걸음으로 진을 선도했다.
지루한 복도가 끝나고 탁 트인 장소가 나타났다. 작은 스타디움 크기의 격납고. 지하 방공호를 개조해서 만든 시설 이었다. 두 사람은 발걸음을 멈췄다. 두 사람의 눈 앞에 서있는 것은 구속 구에 결박되어 있는 거인이었다. 각진 몸체에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커다란 바이저가 대신 붙어 있었다. 진은 이것을 보고 짧은 탄성을 내뱉었다.
MS? 건담 인가?
아니다.
“RGM-79G. 연방군의 선행 양산 형 MS다. 방금 조립을 마친 따끈한 신제품 이지.”
이제껏 입을 다물고 있던 수한이 말했다. 진은 치켜 뜬 눈으로 수한을 쳐다 보았다. 짧게 다듬은 검은 머리카락에는 듬성듬성 흰머리가 돋아 있었으며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은 아무런 미동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입고 있는 연방군 정복의 어깨에는 금빛 계급장이 하나 달려 있었다. 그의 계급은 대령.
진의 눈 앞에 서있는 남자는 더 이상 환하게 미소만 짓고 있던 익살맞던 아저씨가 아니었다.
진은 빔 샤벨을 뽑아 들었다. 물론 직접 움직인 건 그가 아니었다. 진은 단지 가만히 앉아서 무기 전환 스위치만 누르면 되는 일 이었다. 세세한 조작 같은 건 필요 없다. 나머지는 MS가 알아서 행동 했다. 그가 타고 있는 MS RGM-79G는 허벅지의 수납 부 에서 하얀 원통을 뽑아 들었다. 메니퓰레이터의 바닥 부분에 붙어있는 동력 공급 용 컨덴서가 원통과 접촉하자 그 끝에서 붉은 빛이 솟아올라 긴 칼날을 만들어냈다. 빛의 칼날이 향한 곳에는 투구를 쓴 듯한 모습의 거인이 서 있었다. 키는 17미터 남짓. 투구 아래에 옅은 붉은 빛으로 빛나는 외눈이 번뜩였다.
이쪽을 눈치 챘다!
진은 대지를 박차고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뒤 늦게 눈치 챈 외눈 거인은 실드가 붙어있는 왼쪽 어깨를 내밀지만 진이 겨눈 칼날의 끝은 실드의 표면을 스치고 올라가 불안한 듯 흔들리는 외눈에 꽂혔다.
적의 메인 카메라는 파괴 했지만 아직 안심 할 수는 없다.
진은 신속한 동작으로 칼날을 뽑고는 다음 행동에 들어갔다. 격투 전을 고려해 만든 방패 끝의 스파이크로 적의 무기를 쳐내고는 빔 샤벨로 무기를 들고 있던 오른 팔을 잘라 버렸다. 상대방에게 고통 같은 것은 없다. 단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는 기체의 일부분을 잃어 버렸을 뿐이다.
상황이 불리함을 안 외눈 거인은 자리를 박차고 후방으로 도약했다. 거인의 등에 붙어있는 슬라스터가 불을 내뿜자 그 아래에 펼쳐져 있는 숲이 뜨거운 바람에 잎사귀를 흔들어댔다.
진은 적의 대책 없는 행동에 짧게 혀를 찼다. 공중에서의 장거리 도약은 저격하기 쉬운 목표물이 될 따름 이었다. 적의 파일럿은 궁지에 몰린 탓에 당황한 모양인지 그 사실 조차 잊어버린 모양 이었다.
진은 조종간 옆에 붙어있는 무기 전환 스위치를 엄지 손가락으로 올렸다. RGM-79G는 빔 샤벨을 내던지고 등허리에 차고 있던 100mm 머신 건을 거머쥐었다. HUD에 작은 초록색 원이 하나 생겼다. 진은 공중을 부유하고 있는 적에게 정확히 원을 맞추고는 트리거를 당겼다. 두꺼운 MS의 장갑이라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100mm 철갑탄이 황금빛 꼬리를 물며 적에게 쏟아졌다. 외눈 거인은 공중에서 몸을 움찔거리고는 서서히 고도를 낮추며 지면에 착지한 후 뒤로 쓰러졌다. 육중한 충돌 음이 공기를 울리며 이에 놀란 한 무리의 새 때가 날아올랐다.
-“그게 마지막 입니다.”
헬멧에 붙어있는 헤드폰을 통해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오퍼레이터인 린스 로렌. 그녀를 태우고 있는 호버 트럭은 전장에 나서기에는 무장이 빈약한 탓에 주로 후방에 머물면서 작전을 펼치는 MS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호버 트럭은 미노프스키 입자 탓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레이더 대신. 땅을 통해 전달 되는 미세한 소리를 통해 적의 위치를 알아내는데 필요한 고감도 지향성 소나(파시소나)를 탑재하고 있다. 연방군은 지상전에 있어 이 호버 트럭(정확히 말하자면 호버 트럭이 탑재하고 있는 파시소나.)의 필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MS를 비롯한 연방군 지상부대가 작전을 수행 할 때 각 부대나 소대에 호버 트럭을 배치 시켜 지원을 수행하게 했다. 지온 측에서도 물론 이런 장비를 운용하고 있었다.
전장에서 생명은, 그저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자 진은 기분이 앙금처럼 가라앉고 말았다. 유쾌하지도 불쾌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느낌. 살아있는 감각이 온 몸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그건 결코 기쁨은 아니었다.
-“간 떨리게 하는 건 이제 그만 두라고.”
이 목소리는 마크였다. 우거진 숲 사이로 툭 튀어나와 있는 2호기의 얼굴이 보였다. 진의 탑승기와 동형기인 RGM-79G 다. 마크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
진은 거칠게 목 단추를 풀어 해쳤다. 온 몸이 땀투성이였다. 열대 기후의 후덥지근한 공기가 불쾌하리 만치 몸에 엉겨 붙고 있었다. MS-RGM-79G-에는 공기조절 장치가 붙어있긴 했지만 고급 승용차가 아닌 만큼. 성능은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다. 개발자들은 파일럿에게 있어 가장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공기조절 장치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지만 그건 거저 겉치레에 불과한 말이었다.
-“대장님. 괜찮으십니까?”
모니터 아래쪽에 작은 창이 열리며 고지식한 얼굴이 나타났다. 검은 머리카락에 마찬가지로 검은 눈동자. 눈꼬리는 살짝 치켜 올라가 약간 신경질 적이게 보이기도 했다. 굳게 다문 입이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외모였다. 3호기를 맡고 있는 태규 였다.
“괜찮아. 조금 짜증이 났을 뿐이야.”
그 말에 작은 창 속의 얼굴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뿐이지만 그의 눈 빛은 사려 깊었다.
이 녀석에게는 도저히 못 당하겠어.
진은 그렇게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만면에 지었다.
“귀환 한다.”
진은 목소리에 힘껏 힘을 실었다.
야전 막사 안. 상처투성이인 양철 책상 위에 놓인 작은 구형 선풍기가 먼지 쌓인 날개 바람을 돌리며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진은 차려 자세를 취한 채 눈 앞에 앉아있는 태평스런 얼굴의 남자와 마주보고 있었다. 풀어헤친 연방군 정복 사이로는 중년을 넘긴 남성 특유의 볼록한 배가 툭 튀어나와 있었다. 반 곱슬 인 머리카락으로 넓은 이마를 살짝 가린 코지마 대령은 콧등 위에 얹은 검은 뿔 테 안경 너머로 진을 쳐다봤다.
진은 방금 귀환한 탓에 아직 땀에 젖은 전투복 차림 이었다.
“그 동안 수고 했네.”
진은 그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의 임무는 끝났다.
“새로운 소대장이 왔으니. 이제 전선의 공백도 어느 정도 메워 지겠지. 물론 자네들을 붙잡고 싶은 마음은 천금 같지만. 뭐. 하는 수 없지.”
코지마 대령은 왠지 맥이 탁 하고 풀린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책상 위에 쌓여있던 서류 뭉치 중 가장 위에 얹어져 있던걸 집었다. 진은 서류봉투를 건네어 받았다. 단단히 봉해져 있는 갈색 서류 봉투의 두께는 얇았지만 광학디스크가 들어있는 탓에 묵직하게 느껴졌다.
“자네들의 무운을 빌겠네.”
경례.
진은 절도 있게 뒤돌아 서고는 평소와 다름 없는 걸음걸이로 막사를 걸어 나왔다. 그의 눈 앞에 군용 지프 한대가 요란스럽게 정지했다. 운전대는 건강미 넘치는 붉은 머리 여성이 붙잡고 있었지만 여성다운 섬세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 운전실력 이었다. 지프의 조수석에 타고 있던 흑발 남자는 그에 지지 않는다는 듯 요란스럽게 지프에서 뛰어 내리며 목 단추를 메었다. 흑발에 사람 좋은 인상을 풍기는 그는 진에게 가볍게 경례를 붙였다. 진은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오른쪽 눈썹 끝에 붙였다. 그는 그대로 진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 막사로 들어갔다. 진은 야전 막사를 뒤로 하고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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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에 관련된 소설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부족한 실력이니 만큼 많은 질타를 부탁드립니다.
2008.03.22 05:20:53 (*.54.52.239)
여어, 또 뭔가 쓰시는군요. 소설 쓰기도 꽤 중독성있는 일이랍디다. ;^) 그나저나 원작에 충실한 거라곤 해도 파시소나나 슬라스터(Thruster)란 독음은 좀... -_-
2008.03.22 05:20:53 (*.54.97.73)
전투씬의 묘사나 MS의 장비 설정등 원작에 충실한 부분들이 상당히 보입니다..다만 아쉬운점은 시간적 배경이나 장소면에서 08소대전기의 그것과 동일한 선상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는 느낌이 듭니다.오뎃사 작전은 이미 끝난 시점이고 앞으로 몇화만 지나면 아프사락스 등장하는 씬이 나오는곳이
지금의 설정으로 시작하신 부분이니 조금은 우려가 된다고 할까요 ? 차라리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시도된적이 드문 특전사식의 강습부대를 창조하셔서 지온 점령지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연방군 공작부대의 에피소드를 그리시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봅니다..GM과는 전혀다른GM을 창조해 보시는것도 재미있을듯합니다.
지금의 설정으로 시작하신 부분이니 조금은 우려가 된다고 할까요 ? 차라리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시도된적이 드문 특전사식의 강습부대를 창조하셔서 지온 점령지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연방군 공작부대의 에피소드를 그리시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해봅니다..GM과는 전혀다른GM을 창조해 보시는것도 재미있을듯합니다.
2008.03.22 05:20:53 (*.54.97.73)
몇가지 더 추가해 보고 싶어서 글을 덧답니다. "낫이라고 다 낫이 아니다"라고 생각 합니다. 연방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기종의 하나가 GM입니다. 이 기종을 더욱 부각 시키시고자한다면,주인공의 독특한
행동이나 습관등이 회를 거듭하면서 주인공의 기체에 남는것도 좋을듯합니다. 예를 들자면 그립을 잡았을때의 감각이라던가 OS상의 오류등등 또한 특전사 타입의 GM을 만드신다면 정규군의 GM의 그것과는 다른 특수전에 걸맞는 특유의 MS사용법을 창조하시는것도 좋을듯합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두번째로 실수를 많이 하는 주변인물(첫번째로 실수를 많이 하는 인물은 적:지온군의 인물)을 하나 등장시키셔서 주인공의 바로 옆에 배치해 두시는것도 좋을듯합니다.. 뭐 나이는 한12~15정도로하고 항상 아무로랑 비교해서 실수하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면서 성장시키신다면 독자로 하여금 기동병사 GM을 보는 재미를 하나더 갖게 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이상 허접한 글이었고 혹시라고 기분이
상하신다면 바로 리플주시면 사과드리고 자체삭제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행동이나 습관등이 회를 거듭하면서 주인공의 기체에 남는것도 좋을듯합니다. 예를 들자면 그립을 잡았을때의 감각이라던가 OS상의 오류등등 또한 특전사 타입의 GM을 만드신다면 정규군의 GM의 그것과는 다른 특수전에 걸맞는 특유의 MS사용법을 창조하시는것도 좋을듯합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두번째로 실수를 많이 하는 주변인물(첫번째로 실수를 많이 하는 인물은 적:지온군의 인물)을 하나 등장시키셔서 주인공의 바로 옆에 배치해 두시는것도 좋을듯합니다.. 뭐 나이는 한12~15정도로하고 항상 아무로랑 비교해서 실수하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면서 성장시키신다면 독자로 하여금 기동병사 GM을 보는 재미를 하나더 갖게 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이상 허접한 글이었고 혹시라고 기분이
상하신다면 바로 리플주시면 사과드리고 자체삭제하겠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역시 건담의 세계관은 괴팍하군요.(제생각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