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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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인간답다라는 정의중에 하나씩 들어가는거라면 감정이 있겠지요.
감정이야 말로 내가 여기에 하나의 인격체로 실존한다는 굳건한 자신만의 느낌이 될 것이고, 자신의 영혼이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그러나, 뇌과학쪽에서는 그렇게 설명할 수 는 없겠지요. 뇌과학을 공부하게 되면 기초부터 벌써 인간의 뇌라는게 생각보다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뇌내 물질 및 자극, 신호에 의해 얼마나 쉽게 바뀌고, 감정을 가지고 놀 수 있는지 생각하게됩니다.
인간의 감정을 뇌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한 이론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제임스-레인지 이론이고 하나는 캐논-바드 이론입니다.
감정을 느끼기 위한 절차로는 크게 다음과 같은 절차가 있습니다.
감각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느끼며, 몸의 물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라는 것인데...
캐논-바드 이론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듯이 감각을 받아들이고, 뇌에서 감정을 느껴서 몸의 물리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뭔가 무서운걸 봤다.->뇌에서 공포를 느낀다.-> 심박수가 올라가고, 몸의 근육에 긴장이 유발된다.
라는 것이지만, 몸의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원인이, 예를 들어, 화가 나거나, 병에 걸려서 아프거나 하는 경우에도 같은 물리적 변화가 일어나지요. 그러면 같은 결과를 내는 여러가지 원인들을 어떻게 통합할것인가? 라는 문제가 남아있게 됩니다.
제임스-레인지 이론은
감각기관이 받아들인다 ->몸의 물리적 변화가 일어난다. -> 감정을 느낀다.
라는 언뜻 봤을때는 '응?'하는 이론입니다. 그 왜 있잖아요. 웃으면 행복해진다는...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좀 더 빠르려나요.
우리가 슬프기 때문에 우는게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프다는 이론이지요.
만약 사람이 화가났다! 그러면 심박수가 올라가고 근육에 긴장이 오지요. 감정을 꾹꾹 눌러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더라도 여전히 심박수는 빠른채로 있고, 근육은 긴장되어 있을것입니다.
뇌 시스템 내에서 이러한 흐름은 Limbic system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됩니다. (변연계라고 번역됩니다.)
이것은 Corpus callosum, Cingulate gyrus, Hippocapus, Temporal lobe로 구성된 하나의 시스템들을 말하는데, 이것들은 Papez circuit을 구성하는 주요 위치들이 됩니다.
Hypothalamus(시상하부)에서는 감정에 의한 몸의 물리적 변화의 원인이 되고, 이 신호는 Cingulate cortex라고 해서 뇌 열어보면 겉에 대뇌피질있고, 그 내부에 좀 하얀 부분있고, 그의 내부에 핵같은거 있잖아요. 거기로 전달되어 neocortex(대뇌 피질로 번역... 될거에요 아마)
로 가게 됩니다. 이 신호는 다시 Hippocampus를 통해서 다시 hypothalamus로 흘러가게 되는데..
Hypothalamus에서 시작된 신호는 Cinglate cortex에서 Hippocampus를 통해서 Hypothalamus로 순환하고,
Cinglate cortex에서 신호를 받은 Neocortex는 이 감정을 우리가 느끼는 감정으로 만들어줍니다.
이 회로는 제임스-레인지 이론과 캐논 바드 이론을 둘 다 설명해 주는 것으로, Hypothalamus에서 Neocortex로 가는것은 제임스 레인지 이론 부분이고, Neocortex에서 Hypothalamus로 가는 흐름이 캐논-바드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요.
실제로 Limbic system중의 한 부분인 temporal lobe에 상처를 입거나 한 사람들은 감정이 없게 되는 증상에 이르게 됩니다. 비슷한 증상을 다 통틀어, Kluver-Bucy syndrom이라고 하기도 하고..
공포를 담당하는 부위는 Amygdala라고 Limbic system 내에서 따로 있습니다. 홍조를 Amygdala라고 부르는건지 뭔지, 스타워즈의 아미그달라 여왕과 같은 어원같긴 하던데 말이죠.
이곳은 공포를 담당하는 부위입니다. 이부분이 손상이 되면, 쥐가 고양이머리 꼭대기 위해서 장난을 친다던가, 원숭이가 바로 불위에 있는 음식에 아무 생각 없이 손을 뻗는다던가 하게 됩니다.
또한 이곳에는 Predatory aggression, Affective aggression을 둘 다 담당하며, 이것들은 Amygdala내에서도 각각 다른부위에 의해서 유발이 됩니다.
Predatory aggression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오기, 욕심, 성취감, 지배욕등을 담당하며, 이것에 손상입은 늑대나 고릴라 리더는 금새 서열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Affective aggression은... 그냥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분노를 말하는데, 고양이한테 이곳을 계속적으로 자극을 시키면... 고양이가 쥐한테 화를내게됩니다. 뭐가 이상하냐구요? 보통 고양이는 쥐를 잡아먹지 쥐한테 화를 내진 않거든요.
그러나 이 모든 감정은 Frontal lobe, 전두엽에 의해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화가난다고 벌컥 상을 뒤엎는 분들은 전두엽이 좀 모자란 분들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꾹꾹 화를 누르거나 상을 뒤엎지 않을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2차 세계대전 후유증으로, Limbic system이 고장난, 성격장애가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전두엽 제거술을 시행했었습니다. Limbic system중의 하나인, neocortex의 frontal lobe에 살짝 손상을 입히면, cinglate cortex에서 neocortex로 올라오는 연결이 수월치 않게 되어, 계 전체가 다시 재조정되는 시술이지요. 이거 개발자는 이걸로 노벨상 받았습니다. 왜 한번쯤은 들어봤을겁니다. 콧구멍으로 칼 넣어서 뇌를 좀 긁어내는 수술로...
요즘엔 이런짓 안하죠. 요즘엔 약이 잘 나와있으니까요.
거의 컴퓨터 같지 않습니까? 부품 하나 이상해지면 나오는 결과가 확실하잖아요?
딴소리긴 하지만,
저는 생물에 대해 공부하면서도 슬슬 느끼던 것을 신경생물학 배우면서 확실하게 느끼게 된것 같아요. 인간이 기계하고 별로 크게 다를게 없다는거 말이죠. 좀 더 정교할 뿐이지요. 그저 잘 만들어진 유기 기계란 말입니다.
사람들은 뭐가 자꾸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없단 말이죠.
도덕과 규범은 그저 사람이 정한것이지, 우주의 법칙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존엄성이라는건 그저 인간이 그렇게 믿고 싶고, 그걸 서로 지켜줘야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저는 흔히 소재가 되는, 기계의 인권에 대해서는 이제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사람이라고 다를게 뭔데? 사람이라고 기계보다 뭐 나은게 있는줄 아니. 저 위에 무슨 특권이라도 누린것 처럼 띡 앉아서, 기계한테 뭐 존엄을 허용하라 마라... 지가 뭐라도 된 줄 아나보지.'
이상 발표준비 해야 하는데, 도피성 헛짓거리 하는 westtree였습니다. 감사합니다.
Hominis Possunt Historiam Condonare, Sed Deus Non Vult
인간이 동물이나 크게 차이 없는 그저 잘 짜여진 기계일 뿐이며,
인간이 뭔가 특별하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뇌의 기능에 의한 착각일 뿐이라는 걸 모두가 알게 되면
우리 삶은 좀 더 무미건조해질까요?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좀 더 행복할 수 있는 미래를 추구하는 대신 어쩌면
행복감 그 자체를 정복할 수도 있겠죠.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는 그저 한끗 차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정은 그저 전기 신호일 뿐이라는 대사가 어디 작품에서 나온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나네요.
인공지능이 나온다 해도, 기계 덩어리보다는 미소녀 피규어에게서 더 인간다움을 느끼는 게 사람 심리 아닐까 싶습니다. 어차피 생명의 존엄성 같은 것도 우리 자신을 위해 만든 것이니까, 앞으로도 그 가치를 계속 지켜 나가겠지요.
인간이라고 해 봐야 별 거 있나요. 인간의 영혼이 심장에 있지 않다는 걸 깨달은 이후로 인간도 세상도 결국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라는 사실이 사람들의 맘속을 천천히 파고들기 시작했지만, 뭐 사람이 자기가 숨쉬고 있다는 사실을 계속 자각하지 못하거나 삼겹살 일인분 더 먹으면 건강에 나쁠 걸 알지만 2인분을 시키듯 때때로의 각성을 집어치우면 그저 한순간의 감정과 판단에 몸을 내맡기고 돌아다니는 게 인간이죠.
어쨌건 생존본능 같은 거 빼놓고는 살아있지도 못할 거라는 점에서 - 살아있어야 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것 뿐이라는 점에서 - 인간 자신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SF에서처럼 의식을 적당히 조작하거나 컴퓨터에 옮겨심을 수 있거나 하기라도 한다면야 그런 것쯤은 극복할 수 있게 되겠지만, 그게 인간이라 불릴만한 존재일까 하는 더 큰 문제가 되겠죠.
아앗, 아미달라..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