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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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우선 미래에 생명과학이 발달하여 인공 출산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 사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우선, 아기들이 스스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는 경우는 없다고 할 때 (-_-)a
출산은 오직 어떤 특정인이 이를 원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특정인"의 범주는 크게 나눠서 개인(자신의 후손을 남기고 싶어하는 어떤 인간),
사법인(고품질 노동력을 길러내고 싶어하는 어떤 회사나 단체), 그리고 공법인(세금 낼 인구가 필요한 정부)로 대충 나눌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복제 방식이 주문형인지 혹은 양산형인지에 따라 양육권 부여 방식에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주문형일 경우에는 주문자에게 아이의 양육권이 부여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듯 하나,
양산형일 경우에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 않을 경우 그 재고의 처리를 어떻게 해야 되는 지가 논란이 될 수 있겠습니다.
또 주문생산체제라 할지라도 신청자가 반품 신청을 낼 경우에 밟아야 되는 절차, 혹은 그러한 신청이 실제로 가능한 지도 문제입니다.
그리고 출산을 담당하고 있는 법인이 갑작스럽게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파산 절차를 밟게 된 경우,
이미 수정된지 몇 개월이 지난 태아들에 대해 어떤 처리 방법을 적용시켜야 할지도 고민의 대상입니다.
이들을 낙태시키는 것은 비록 쉬운 해결책이기는 하나 도덕적인 이유로 반대에 부딪칠 수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이 태아들에 대한 책임을 강제로 특정인에게 떠맡기기에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를 낳을 수 있고,
또 정부가 양육 책임을 떠맡자니 왜 일개 회사가 주문한 아이들을 국민의 혈세로 키워야 하느냐는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저는 미래에 복제될 아이들이 내수용과 수출용으로 그 용도가 나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승용차의 품질을 볼 때, 내수용과 수출용 간의 차이가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다고 하므로,
태아 복제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만일 국내에서 복제 산업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면, 복제 센터를 외국으로 옮기거나 아니면 그냥 외주를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모든 아기들에게 동등한 구조의 DNA를 부여해야만 되는가, 또는 어느 정도까지 DNA의 개조를 허용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기회를 균등하게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아이들 간에 유전자의 질이 너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화와 분업화의 측면에 있어서는 그러한 차이에 정당성이 부여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아이를 다수가 신청할 경우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각자가 아이의 출생에 지불한 비용을 계산한 다음 그 비율에 따라 양육권을 배분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사항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부의 주도 하에 인공 자궁을 통한 인구 생산이 활성화 될 경우 정부는 노령화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비용들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물론 아이들의 양육에 얼마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되는지 먼저 따져봐야하겠지만).
물론 그 때도 여전히 반대론자들이 있겠지만 말입니다(어쩌면 이 주제를 가지고 국회에서 싸움판이 벌어질 수도 있겠군요).
어차피 인간을 목적에 따라 만들 윤리관이면, 목적에 따라 죽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이미 생명이 아니라 하나의 노동력으로만 보는 관점이니까요. 태어난 아기는 제작자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겁니다. 자신의 자유의지를 떠나서요. 그렇다면 인권이 없다는 소리인데, 인권이 없는 생명이면 동물이죠. 단지, 생긴 게 인간과 똑같고 그에 준하는 지능이 있을 뿐입니다. 동물을 처리하는 게 그리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살인이 아니라 잉여 노동력을 없애는 셈이 되겠죠.
아톰에서 이런 '지성체' 제작의 수요/공급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조금 보여주고 있더군요.
우선 로봇은 만들어졌을 때, 제작자에게 일정량의 노동을 제공할 의무를 갖습니다. 경찰 로봇이 만들어지면, 제작비를 뽑기 위해 (제작사로부터 돈을 주고 구매했을 정부를 위해) 경찰로서 하루 8시간 근무해야한다거나 하는 식이죠. 반대로 법률로 정해진 노동 시간 외에는 인간처럼 자기 생활을 할 자유가 있고, (자유인만큼은 아니겠지만) 생활을 유지할만한 월급도 받습니다.
그리고 제작자 (혹은 매수자)는 그 로봇에게 일정 시간 일자리를 줄 의무가 있습니다. 부려먹기 위해 만들었으면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죠. 제작에 따른 계약 시간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실업자 고용과 비슷한 식으로 돌아갑니다. 보통은 그 시간이 되면 이미 기능 면에서 고물이라서 집사/가정부같은 단순한 업무만 맡게 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