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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국 구매력 갈수록 증가… 年 5조달러 ‘황금알’

글로벌 기업들 ‘정전 대비 휴대전화’ 등 맞춤형 생산

《‘피라미드의 밑바닥(Bottom of Pyramid·BOP) 40억을 잡아라’. 미개척지 저개발국 시장을 선점하려는 선진국 기업들의 경쟁이 뜨겁다. 기업들은 그동안 이 시장을 단순한 저가 생산기지나 원자재 공급지로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선진국 시장이 정체하는 동안 신흥 개도국 시장의 구매력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이곳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한 것.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최근호에서 “서구 기업들의 남진(南進)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미래의 소비자…블루오션을 선점하라=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월수입이 63∼700달러 수준인 신흥시장의 차세대 중산층을 ‘넥스트 빌리언(Next Billion·차세대 10억 명)’으로 명명하고 이들이 앞으로 기업 성장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자원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피라미드의 밑바닥(BOP)’을 이루는 40억 명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연간 구매력이 3260달러 이하로 모두 합쳐 5조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기업들은 BOP 시장에서 당장 큰 수익을 올리긴 힘들지만 미리 진출해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를 높이면 엄청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전화와 통신 등 첨단기기뿐만 아니라 소비재와 금융업종까지 앞다퉈 BOP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초저가+수요 파악’이 성공의 열쇠=최근 인도 타타자동차가 2500달러의 초저가 자동차 ‘나노’를 공개해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일본 도요타 등도 초저가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보급되는 속칭 ‘100달러 노트북’ XO컴퓨터가 인기를 끌자 인텔도 지난해 황급히 250달러짜리 초저가 노트북 ‘클래스메이트 PC’를 출시했다. 초저가 시장이 ‘블루오션’임을 뒤늦게 깨달은 것.

하지만 싼 가격만으로는 시장 확보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기업들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마케팅을 통해 미개척시장 소비자들의 독특한 요구를 충족해 주는 맞춤형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휴대전화 업체 노키아는 플래시를 내장하거나 먼지 방지형 키패드를 장착한 휴대전화를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전력이 모자라 수시로 정전이 발생하고 비포장 도로 때문에 먼지가 날리는 저개발국의 특성을 배려한 상품이다.

네덜란드 전자회사 필립스는 깨끗한 물이 부족한 인도시장을 겨냥해 자외선 살균 가정용 정수기를 개발했다. 필수품인 정수기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주력 제품인 면도기, 다리미, TV 등의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첨단기술업체답지 않게 아프리카에서 나무 난로를 판매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위스 식품회사 네슬레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현지인이 좋아하는 새우맛 수프를 개당 2센트에 팔고 있다. 유니레버는 요오드를 함유한 식용 소금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식단에 요오드가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것.

이 밖에도 이동통신업체들은 모바일 뱅킹과 같은 신규 서비스를 통해 은행 지점이 부족한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원조와 사업 결합한 ‘원조형 마케팅’ 유행=이 같은 서구 기업들의 무차별 공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극빈층을 대상으로 장사에만 몰두한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이를 의식해 현지 비정부기구(NGO) 등과 손잡고 현지 극빈층에 꼭 필요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케네디앤드비올리치 사는 휴대용 태양열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을 내놔 큰 인기를 끌었다. 정전이 잦은 아프리카에서 아이들이 전등 덕분에 저녁에도 숙제를 할 수 있게 돼 부모들의 호감을 샀다.

보험업체 알리안츠는 국제구호단체인 미국대외구제협회(CARE)와 손잡고 월 보험료가 5센트인 상품을 출시했다. 2004년 쓰나미(지진해일)가 동남아를 강타했을 때 희생자들이 보험에 거의 가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저렴한 보험을 통해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마련했다.

세계자원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무상공여식의 원조가 아니라 기업은 수익을 얻고 극빈층은 필요한 제품을 싸게 얻는 ‘원조형 마케팅’이 향후 주요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sid2=&oid=020&aid=0000451385&iid=

이런 말이 생각나네요. "가난한 자들을 무시하지 말라. 그들의 숫자는 상상을 초월한다(:?)"

뭐, 어쨌든 환영할 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