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기님도 아래 글에서 말씀하셨지만, 첨언합니다. 리플로 달다가 길어져서 글로 바꿈.

항상 안타까운게, 왜 다들 '설정'에만 집착하냐는 겁니다.

소설이라는 건 '이야기' 입니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해지고, 그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를 정하고, 그 안에서 살아 움직일 인물들을 창조하고 그 인물들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작가가 할 일입니다.

그 와중에서 뭔가 필요하다면 일단 이야기에 맞게 대충 만들면 됩니다.

소설에 들어갈 항모를 만드는데, 왜 '설계' 라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시면 혹자는 <라마>를 들먹이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라마>는 우주선 자체가 주 배경이오, 주인공인 소설입니다. 말하자면 특수한 경우죠. 소설 속에 등장하는 하나의 소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묘사와 설계가 필요했던 것이고, 아서 클라크 특유의 묘사가 그것을 더욱 빛나게 해 주었죠

그런데 아서 클라크가 라마를 쓸 때, 라마 우주선 설계부터 하고 봤을까요?

그런 아닐 거라고 봅니다.


[[B]]창작을 꿈꾸시는 모든 분들, 제발 설정 따위는 '집어 치우십시오'[[/B]]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도 명확하게 하지 않은채 설정만 하는건 시간 낭비고,

무슨 이야기를 할 건지 대충 정해 놓은 후에도 설정에 집착하는 건 역시 시간 낭비입니다. 정했으면 이야기를 써야지 왜 설정을 합니까?

설정이 좋으면 CAD로 설계를 하던가, 프라모델을 만들던가, 기계항공공학부에 입학을 하세요. 소설 쓰지 말구요.

소설을 쓰고 싶으면 설정은 뒤로 접어두세요.

일단 이야기를 쓰고 세부 사항을 '이야기에 맞게' 한두개 추가하면 됩니다.

하드 SF를 쓰고 싶다고 해도 설정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드 SF 를 쓰기 위해서는 '엄밀한 과학적 지식에 기반한 좀 엄밀한 상상력' 이 필요한 거지, 설정자료DB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건 과학적 아이디어와, 세계가 돌아가고 인물이 움직이는 게 '소설 내에서 정해진 엄밀한 과학적 법칙' 에 맞느냐는 거지요.

제발 설정좀 그만두세요.

요즘 점점 클럽이 '설정놀음판'이 되 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 적습니다.

이야기를 올리라구요. 설정 그만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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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보그랑 도미니언이랑 싸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