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학생들에게 '레벨업의 법칙'이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게임에서 레벨업이라는 것이 오랜 경험치를 쌓아서 어느 시점이 되어야 갑작스레 성장하듯, 인생에서의 레벨업도 오랜 경험치를 쌓고 어느 정도 지나야만 성장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무엇이든 금방 바뀌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생도 그렇고, 문화라던가, 발전도 그렇죠.
몇몇 사람들은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 한 순간에 엄청난 발전을 이룬다고 착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크건 작건 노력이 쌓이고 쌓이고 쌓여서 비로소 발전하게 되는거죠.
그런 점에서 무언가에 대해서 오랜 기간 계속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그것이 결과가 잘 보이지 않는 경우라면 말이지요.
SF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 꾸준한 노력을 해 오는 분이 많습니다.
꾸준히 SF 작품을 써 오는 소설가들도 있지만, 여러가지 분야에서 SF 관련 행사나 이벤트를 위해 노력해 오시는 박상준님이라던가, 여러 한국 SF 작품에 대해서 다양한 정리를 계속하시는 김태영님 같은 분도 계시죠. 이곳 게시판에 꾸준히 에세이 같은 글을 적어주시는 이한범님 같은 분도.
그리고 SF 연구자로서 꾸준히 책을 내고 계시는 고장원님도 있습니다.
고장원님은 2003년 "SF로도 광고를 만들 수 있나요?"를 시작으로 SF 참고도서를 내온 몇 안 되는 분입니다.
최근에는 [사이언스 타임즈]에서 SF의 다양한 분야, 여러 나라의 SF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서 연재 중인데, 이번에 이들 글을 정리하고 보완해서 책으로 내기 시작하셨네요.
큰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문 출판이라고 할 수 있는 부크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고장원님 말로는 20여권에 이르는 대작이 될 예정이라고 하니, 가히 판타지 라이브러리에 육박하니(아니 부피로는 그보다도 엄청난) 책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http://www.bookk.co.kr/search?keyword=%EA%B3%A0%EC%9E%A5%EC%9B%90
지금까지 3권이 나왔는데, 사이언스 타임즈의 기사 내용도 상당히 깊이가 있고 충실했기 때문에 기대가 되는군요.
구매했습니다.^^
도서관에 전시할 수 있는 SF 일반 도서가 늘어난 것이지요.
앞으로 꾸준히 출간되어 정말로 20여권의 대작이 완성되길 기대합니다.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
어떻게 사랑이 변하느냐는 영화 대사도 있지만, 열정도 결국 식는 듯합니다. 그런 사례를 여러 번 봤고,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생업이 먼저이니, 취향은 뒤로 미루는 수 밖에요. 그런 점에서 끝까지 자기 길을 고집하는 분들은 참 대단합니다. 어지간한 의지로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자기 생애가 걸렸으니까요.
고장원님은 네이버 까페도 운영하시는데, 가본 적이 한참 되었네요. 예전에는 많이 들락거렸는데, 몇 년 사이 한 번도 들리지 못했습니다. 이것도 열정이 식어서 그런 것이려나.
변화한다고 해서 열정이나 사랑이 식는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젊은 연인들의 불타는 듯한 사랑도 있겠지만, 나이 지긋한 노년의 사랑도 있는 법이지요. 형태는 다르겠지만, 그것도 하나의 열정이거든요.
얼마전 고경환씨를 만나 뵈었습니다. 도서관에 책을 기증해 주시겠다고 해서 만났는데, 지금은 레이싱 운영 쪽을 하고 계셔서 특히 봄~가을에는 매우 바쁘신 모양이지만, SF에 대한 마음은 충분히 따뜻하게 남아 계시더군요. 행사와 관련하여 이야기를 드렸는데, 여러가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지속이라는 것은 항상 뜨겁게 타오르는 것만을 가리키는 건 아닐 겁니다. 따뜻한 온도가 계속되는 것도 지속이죠.
지금은 통섭이라는 말이 일반화되었지만,
왕년에 그런 개념 자체가 없던 시절 통섭을 추구하던 사람으로는 이규태씨가 있었습니다.
일개 신문기자였지만, 취재 도중 우연히 특집 기사를 쓰면서 한국학 관련 내용을 정리하면서
한국의 고유 문화를 연구하는 한국학 자체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평생 그 분야를 들이파게 되었죠.
1970년대부터 30년을 관련된 글을 썼는데,
만년에 가서는 중언부언하는 반복도 많았지만 어떻든 평생 연구했기 때문에
해당 분야의 구루 레벨에 올라섰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실을 한국학이라는 개념과 단어 자체를 처음 제기한 사람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이규태씨는 아마추어였습니다. 본래 처음부터 학자가 아니었거든요.
학자답게 연구하는 방법을 훈련받은 사람이 전혀 아니었고 그저 신문기자였기 때문에
자신이 공부하고 들이 판 내용을 학문으로써 가치있게 정리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습니다.
자기가 들이판 내용을 평생 자료를 모으면서 칼럼으로 30년 동안 꾸준히 썼을 뿐이지,
가치있는 학문적 성과로 정리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한국학'이라는 학문의 세계를 열어 제낀 사람이 학자가 아니어서, 학문적 성과는 없습니다.
평생 노력한 아마추어가 자신의 관점에서 할 수 있는 선에서 일하고 노력했던 것이죠.
지속적 관심과 그것을 정리한 성과라는 것은...
아마추어는 아마추어답게, 프로는 프로답게 만들게 됩니다.
프로는 "프로답게 정리되지 않은 결과물"은 일반적으로 잘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마추어는 즐기면서 결과를 정리하게 되는데, 아마추어답게 구멍이 숭숭 뚫려 있거든요.
저는 문학에 대해 아마추어이고, 해당 분야에 대해 밀도 있게 분석하고 들이파는 훈련이 부족합니다.
다시 말해 SF라는 영역에서 문학을 정리하는 데 관심이 많을 뿐이지, 스스로 아마추어임을 잘 알죠.
그래서 저는 순수한 팬으로써 아마추어답게 그저 관심 사항을 정리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죠.
고장원님은 프로로서의 길을 지향하고 계십니다.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논문을 써서 투고하고 엄격한 심사 후 게재하는 전문 학술지에
고장원님이 스타니스와프 램에 대한 논문을 써서 게재한 바 있다는 것 자체가... 그 증거죠.
그리고 그 정도 레벨의 전문성과 노력을 기울여 SF에 관련한 평론을 쓰고 책을 펴내고 계십니다.
이런 모습은 그저 존경스러울 뿐입니다.
저도 수리 모델링을 기반으로 한 공학/경영학 논문을 많이 써 봤지만,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경영학 교재같은 책들은 써 봤지만,
문학 논문은 어떻게 진행해야 할 지 감도 잡히지 않더군요.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이고 높은 벽을 넘어야 하는 것인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종이책을 더이상 늘릴 수 없는... 아니 있는 책도 치워야 하는 상황이라 전자책이 같이 안나온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