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이곳은 무엇이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 게시판입니다. (댓글 기능을 다시 활성화시켰습니다.)
우선 밝혀둘 건, 아직 '안 본 작품'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받고 싶었는데 충분히 받을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보지 않은 미검증 된 작품은 보기 전에 우선 스포일러를 보는 습관이 있는데, 꽤 자세히 알려주시더군요. 감사한 일입니다. 덕분에 감상평만 봤을 뿐인데도 영화에 대한 평가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0.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읽은 후 영화에 대한 평가
스토리 - 8점
연출 - 9점
신선도 - 10점
음향이나 등등은 안 본 사람 입장으로서 말하기 뭐한 부분입니다만, 타 매체를 보아하니 음향 효과도 꽤 뛰어나다 하더군요. 그렇다고 해서 안들어본 사람 입장으로서 평가하기는 힘들어보입니다. 우선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하드 SF라는 장르를 표방했는데 하드하지 않다는 점에서 8점을 주게 되었고, 연출면에서는 트레일러와 감상평에서 나온 스포일러를 보자하니 좋은 연출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리고 신선도면에서는, 이미 많은 소설이나 게임, SF 드라마 등에서 다룬 요소이기는 하나 메이저급 영화로 만들어졌고 시도 자체가 신선하다 해석될 수 있을 것이므로 10점을 주었습니다.
1. 클럽원들의 영화에 대한 네러티브
사실 자타칭 '매니아'라는 사람들은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자신이 치중하는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어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이 성향은 여러 리뷰에서도 여실히 들어나더군요. 분명히 장점은 많이 있을텐데, 최대한 단점을 찾고 그 점을 남들에게 말해서 자신의 입지를 높히려 하는 버릇이 그겁니다. '물리학도 모르는 놈들이 찬양하네? 그럼 난 아는 사람이니까 까내려야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물론 자신의 영화에 대한 감상 자체가 정말 부정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 단서가 통용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하드 SF 영화라는 장르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그 기대감에 대한 열망과 신뢰가 무너진 것에 대한 불만족을 자신이 아닌 작품에서 찾으려 드는 면도 없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하여 이 영화에 대한 네러티브는 '전체적으로 평이하다'거나 '흠이 있어서 완벽한 보석이 되지 못한다' 같은 식의 덮어두고 까고보는 형식이 될 수 밖에 없겠죠. 물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씀하시는 분도 있습니다만, 몇몇 분의 의견은 '난 맞고 넌 틀리고, 이 영화는 재미없어' 같은 전형적인 흠잡기로 시작해 흠잡기로 끝나기도 하더군요. 정말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비판만 쓰신분의 생각이 틀렸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2. 왜 나는 이 작품을 명작일 것이라 추측하느냐
'그레비티'를 처음 봤을 때 '괜찮은 SF 영화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보고 나서도 '원작 소설이 훨씬 나았지만 영화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생각한다면 좋은 영화다'라고 생각하며 극장을 나왔습니다. 솔직히 '엔더의 게임'은... 원작이 답이 없으니 그렇다 치죠. 아무튼, 예. '영화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계'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드 SF 영화는 잘 팔릴 생각을 접어두고 만드니 고증과 연출 부분에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지만, 블록버스터의 경우에는 'SF고 나발이고 난 놀란이 만들었고 영화장면도 멋있으니 보러 갈거다. 실망시키진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극장을 찾는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갈 만큼의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드 SF를 표방했던 '그레비티'는 물론이고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경우에는 작품성을 보장하는 몇가지 설정(여주인공이 먼치킨이며, 먼치킨이 된 이유, 먼치킨으로써의 활약상, 남자주인공의 먼치킨화, 여자주인공의 죽음 등) 자체가 뒤집어 엎어지고 산산히 찢긴 느낌마져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만족하며 영화관을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위에서 언급된 말들에 기인합니다. 대중영화는 대중성이 있어야 하고, 주를 이루는 몇가지 코드는 절대적으로 친숙한 코드여야 하기 때문이지요.
3. 그래서 하드 SF, 맞는 말인가
이 영화가 하드 SF라고 한다면 하드 SF 장르에 대한 새 정의를 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메이저 영화중에선 하드한 SF 영화'라고 말한다면 아귀가 맞긴 하겠습니다. 이 부분을 제하고 본다면 모두가 이 작품에 만족할 수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만, 물론 아닌분도 계시겠지요.
저는 조금이라도 볼만한 영화는 반드시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TV나 비디오(DVD) 등으로 보면서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평생 동안 한 번만 볼지도 모르는 작품인데, 가능한 좋은 환경에서 봐야죠. 아직 보지 못한 관계로 영화에 대해선 뭐라고 할 수 없습니다만, 후회할거 같지는 않아요. 저는 과학보단 이야기파...인데, 이 작품은 충분히 이야기를 잘 정리했을거라 생각하거든요.
전 원래부터 영화관파는 아닙니다만, 인터스텔라의 경우는... 이런저런 프로젝트가 많이 걸린 시기라 도저히 극장에서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군요.
그래도 가능한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접하고 싶어, 영화소개나 관련 리뷰는 최대한 피하고 있는 중인데 근래 클럽에 인터스텔라 리뷰가 쏟아지고 있어 고통에 몸부림치는 중입니다.(웃음)
흠잡기로 시작해서 흠잡기로 끝나는 리뷰라.. 깔깔
제가 1번에 부합하는 전형적인 인물이네요.
박한 평가가 나온 이유가 마니아부심이(제가 마니아라고 불릴 자격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크긴 큰데, 세간의 평가가 높던 그래비티같은 경우엔 여기서도 후한 평가가 나온다는걸 보면 영화 자체가 깔 구석이 있다는것 아닐까요.
저도 그래비티에 대해서는 '사람들 평이 그렇게 좋아? 내눈에도 과연 그럴까??' 하고 갔음에도 평가는 '올ㅋ 이쁘네' 였으니까요.
사실, 영화의 어떤부분이라도 크게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다른 소소한 부분의 단점들은 넘어갈텐데, 이 영화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망작은 아닌거같은데, 다시 보고싶은 이유는 못찾겠어요.
우주는 그래비티가, (혹은 13인치 모니터로 보는 문라이트 마일이) 더 이쁘고, 미지의 존재와 접촉에 대한 동경과 흥분에 대한 묘사는 콘택트에서 '쿵쾅'하는 날카로운 기계음으로 전송되는 소수신호만 못합니다.
사랑해 마지않는 TARS는 멋지긴한데 너무 비중이 적고.. 자이로 장치가 달린 우주선 조종석은 이쁘긴한데 크게 다시보고싶진 않습니다.
그런데 광고나 리뷰들은 하드SF니 뭐니 신세계니.. 놀란팬들을 비롯하여 주변 평가들이 하도 후하니까, 이전같으면 그냥 좋은점만 언급하고 넘어가거나, 그마저도 안하고 잊어버릴 영화에 대해 '내가 후하게 생각하지 않은 이유'를 쪼잔하게 찾아가면서 써야했던게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터스텔라에 대한 박한 평은 '빠가 까를 만든다'의 전형적인 모습이죠. 개봉전에 블랙홀 묘사하느라고 눈문썼다고 얼마나 광고를 해댔습니까. 마니아부심이 주요 원인은 아니겠죠. '오블리비언'도 SF 좀 본 사람과 일반 관객의 평이 갈린것으로 기억하는데 마니아들이 이정도 박한 평은 아니었거든요. 오블리비언은 하드 SF 설레발을 안쳤으니까요.
그리고 이 영화는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극장가서 볼만한 작품입니다. 극장에서 보지 않으면 의미가 줄어듭니다.
저도 보러갈까? 하다가 좋은 자리를 예매하기 힘듬+감상평을 보고 그냥 넘길까 고민중입니다. 저는 우주를 배경하는 영화는 시원하게 우주적단위로 깽판을 치는것을 좋아하는데(머리는 비우고 스케일을 즐기는게 좋더군요) 감상평을 보니 수준이 너무 높고 제가 좋아하는 깽판물이 아닌지라...
대중성이 부족한 작품은 저에게는 크게 와닿지는 않더군요... 영화 예고를 봐도 확실히 우주적 깽판물은 아닌지라 제가 기대한 느낌은 그래피티에서 느낀 우주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막막함 속도감에서 오는 쫄깃함... 그런것을 기대했는데 감상평들로만 봐서는 그러한 요소보다는 이해를 요하는 스토리와 설정이 즐김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면... 일반 관객들의 리뷰도 좀 볼 필요가 있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