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yonhapnews.co.kr/economy/2010/06/10/0303000000AKR20100610205800017.HTML?template=2085

 

  통신 두절에도 불구하고 잘 되기를 빌고 있었습니다만, 결국 이러한 기사가 나오는군요.

 

  안타깝기 이를데 없습니다. 이번에야 말로 우리의 로켓이 우주로 향해 날아오르기를 기대했는데...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희망을 가져야 겠습니다만....

 

 

  그나저나 정말로 "우리나라는 IT가 가망 없으니 삽질이나..."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추신) 1960년대 초까지 소련은 미국에 비해 우주 개발에서 앞서 나갔습니다.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최초의 유인 비행 유리 가가린 등... 정말로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그것은 진정으로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소련이 우주 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미국의 절반도 안 되었고, 그나마 정치적인 압력과 개입 등 방해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소련의 우주 개발을 주도한 세르게이 코롤료프는 사상범으로 고발당하여 시베리아에 유형된 일도 있습니다. 그의 능력을 인정하여 유형을 해제하긴 했지만, 그의 사상에 대해 의심을 품고 사찰 등을 계속 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이루어낸 코롤료프를 비롯한 개발진의 노력은 정말로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었습니다. 부족한 예산, 발목 잡는 정치... 과로 끝에 세르게이 코롤료프는 병으로 입원하였고 치료를 했지만, 수술에 실패하여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가 병에 걸린 것은 시베리아 유형 중에 몸을 상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실제 코롤료프는

 

  그리고 코롤료프를 잃은 소련의 우주 개발은 난행을 겪게 됩니다. 미국의 탐사기나 개발 계획이 '달 착륙'이라는 목적을 위한 징검 다리였던 반면, 소련의 우주 개발 계획은 거의 보여주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소련의 달 탐사기는 짧은 시간에 걸쳐 얼마 안 되는 사진을 보내왔지만, 미국의 달 탐사기는 오랜 시간에 걸쳐 수천장의 사진을 보내온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소련이 달 탐사 계획에 패배한 것은 단순히 예산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코롤료프가 살아 있을때는 이를 극복할만한 가능성은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계자들도 열심히 노력해서 예산을 극복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정치적인 이유'에서 그들에게 지나친 압력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도 압력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아폴로 1호 참사 때는 계획 자체가 중단 될 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한 단계씩 나아간 반면, 소련은 이른바 뉴스 거리를 만들어내는 쪽에 초점을 두고 개발자들을 쪼아댔습니다.

 

  코룔로프가 과로한 끝에 병사하고, 그 후계자들이 심심하면 갈리면서 계획이 좌초된 것은 모두 그러한 외부 요인에 기인한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실패하면 끝장인줄 아시오."라는 협박이 무수히 날아오는 상황에서 스푸트니크나 유리 가가린 같은 성공을 이룬 것만으로도 정말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이번 나로호 문제에서 이런 상황을 떠올리게 됩니다. 어제 문제가 생겨 연기한 상황에서 불과 하루 만에 재발사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래부터 나로호를 이끌었던 정보 통신부가 해체되고 나로호 관련 예산이 삭감되는 등 각종 만행이 진행된 것도 문제겠지만, 이른바 '뭔가 보여주어야 한다.'라는 초조한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나로호의 실패(정말로 실패라면) 원인은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새롭게 다시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먼 미래를 내다본 정책이 아니라 눈앞의 볼거리에 치중하는 행위를 반복한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곤 생각할 수 없습니다.

 

 

추신) "빨리빨리"라는 말은 우리를 대표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도 우리의 자세를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거대한 콘크리트 어항에 물고기를 잡아다 풀어놔야만 하는 청계천은 바로 그러한 사례를 보여줍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은 주제에 건설비보다 훨씬 많은 유지비로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준 -게다가 땅투기 붐을 일으키고, 부패를 더하고, 빈부 격차를 높이고, 지역 감정을 드높이는데 이바지한- 경부 고속 도로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치적을 보여주고, 잘났다고 자랑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어 보이는 것 이상으로 좋은게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로 눈 앞에 보이기만을 위해서 속은 부실한채 마구 밀어붙인다면, 결국 그 이상의 고통이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인공 위성 같은 우주 개발은 바로 눈 앞의 볼거리가 아니라 먼 훗날의 가능성을 위해서 실시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무작정 밀어붙여서 진행될게 아닙니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며 진행해야 합니다. 힘들더라도 기초 과학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가고, 과학 교육을 충실하게 진행하고, 과학 문화를 키워나가면서 발전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단지 "인공 위성을 띄운 사실만을 자랑"하려는 것은 정부 여러분이 혐오하는 북한의 행위나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국가의 경제는 엉망이고 사람들은 굶주리는 상황에서 핵을 만들었느니, 로켓을 쐈느니 하며 떠들어대는 그들의 모습과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부디... 많은 이가 이러한 사실을 깨달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청계천 같은 곳을 보고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라는 바보 같은 소리를 하지 말고, 경부 고속 도로를 보며 "우리나라 사람은 이렇게 밀어붙여야 해."라는 망발을 말고...

 

  스테로이드를 맞고 마약을 놓으며, 강장제를 먹으면 일시적으로 괴력을 발휘할지 모릅니다. 그야말로 멋드러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몸은 골병이 들고 결국 금방 망가지게 마련입니다. 애프터버너를 키고 달리면 분명히 빠르게 날 수 있지만, 연료를 낭비하고 오래 날지 못하게 됩니다. 보여주기 위한... 눈 앞의 볼거리만을 위한 정책은 결국 이들과 마찬가지로 부작용과 많은 고통을 낫게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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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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