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표가 생겨서 영화를 하나 볼까 했는데 볼게 정말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그나마 기대할만한 거였는데 평을 보니 배댓슈보다 아래라서 항간에는 벌써부터 자살닦이라는 말이 나돌더군요. 


사실 제이슨 본 자체가 시리즈 우려먹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공짜표가 아니었으면 보러 가진 않았을 거에요. 



그리고 예상대로 우려먹기 같았습니다. 


액션의 규모나 스케일은 커졌는데 나머지는 이전 시리즈들의 멋진 장면들 답습이고 저 개인적으로는 답습조차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스토리 역시 슈프리머시와 울티메이텀의 답습이고요. 

따지자면 두 영화의 소재를 살짝 섞은듯한.... 


스토리 부분에 있어서는 주요 캐릭터중 하나의 동기가 매우 건성으로 설명되고 또다른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의 행동이 너무 무대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


제이슨 본을 영화 스토리 안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장치" 처럼 보이는 인물이 있고 제이슨 본과의 대립 액션을 담당하는 캐릭터 역시 억지로 감정적인 대립을 하도록 만드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게 너무 대충이라 처음에 저는 그건 표면적인 거고 이면에는 더 큰 비밀 같은게 숨어 있는 줄 알았어요. 


근데 영화 끝까지 보니까 아니더군요. 






요약하자면 기존 본 시리즈의 죽은 불알 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존 본 시리즈의 재미중 하나가 드라이하고 치밀한 추격이나 도주신 같은 거였는데 이런 느낌이 많이 퇴색해서 그게 가장 큰 불만. 



액션의 계획성이나 치밀함 같은게 많이 줄고 그 대신 규모가 커졌습니다. 


마지막 추격신은 아마 그동안 본 시리즈에서 때려부순 것들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부술지도..... 



기존 본 시리즈를 내용적으로 따라잡으려기보다는 스케일로 해결하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그리 재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근데 기존 본 삼부작 본 느낌 생각하고 가면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이하 스포일러)














여느때처럼 본은 일에 휘말리고 싶어 하지 않지만 니키 파슨스의 사망으로 결국 또 뛰어들게 되는데 이젠 너무 전형적인데다가 본 슈프리머시 때 이미 쓴 수법이라 그부분이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초반에 보자마자 그렇게 전개될지 의구심이 들었는데 정말 그렇게 되니까 좀... 



그리고 니키의 행동 동기이자 제이슨 본이 자신의 개인사로 인해 뛰어들게 만든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건 약간 무정부주의자 냄새가 나는 헤커인데 본에게 개인 정보 약간 주는 거 빼면 이후 단 한 번도 안 나와요. 


그래서 장치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좀 실망스럽더군요. 


주인공을 죽이러 추적하는 히트맨도 제이슨본과 원한관계를 만들기 위해 제이슨본 때문에 까발려진 정보 때문에 고문당하고 죽을 뻔 했다는 뒷이야기를 만들어 놨는데 너무 대충 설명하고 지나가서 저는 처음엔 CIA 국장인 듀이가 숨겨져 있는 더 자세한 내용을 감추고 거짓말을 한 줄 알았습니다. 

이 히트맨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PTSD에 시달리는 장면이라던가 그런걸 좀 연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사실 본의 아버지를 죽인 것도 그 히트맨이었다는 등 너무 갈등 관계를 일부러 만드려고 하는듯한 기분이었음. 


그리고 헤더 리(CIA사이버전문가)야 도중에 제이슨을 자기 독단으로 도와준 적이 있어서 모르겠는데 CIA 국장 듀이가 제이슨이 뻔히 자기 죽이러 올 거라고 하면서 혼자서 제이슨을 복귀 시키겠다며 만나는게 이해 불가. 


사건을 보면 듀이는 분명 다른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건물을 빠져 나갈 수 있었는데 직접 혼자 남겠다며 다른 요원들을 1층으로 내려보내고 혼자 자기 방으로 돌아갑니다. 


헤더 리가 건내준 제이슨 본 정신상태에 관한 보고서를 읽었다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납득이 안 가는 행동. 



스토리가 마음에 안 들었던 부분은 트레드스톤 프로젝트에 제이슨의 아버지가 연관되어 있었고 거기에 자신의 프로젝트 지원도 연관되어 있었다는게 스토리를 이끄는 가장 큰 중심 내용인데 결국 아버지는 프로젝트를 까발리려다가 살해당했다는 결론이라 좀 식상했습니다. 


본 울티메이텀처럼 알고보니 타인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이 자원해서 프로젝트에 들어온 것이었다는 그런 통수를 좀 기대했었거든요. 

처음엔 아버지가 악당인 것처럼 진행하다가 아버지가 영웅이었다는 반전으로 가니 너무 애국주의 + 가족주의적 느낌이 나더라고요. 

더불어 그렇게 되고 나니 너무나도 미국적이고........ 


액션 측면에서 자동차 추격신은 스케일을 늘려서 아이디어나 참신함이 부족하더라도 어느 정도 과거작들만큼의 만족감을 충족시켜 줬는데 소품을 이용한 격투신은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영화 내내 안 나오다가 마지막 라이벌 히트맨과 맞짱 뜨면서 나오는데 분량이나 연출면에서 슈프리머시나 얼티메이텀보다 상당히 아쉽습니다. 

장소가 변변한 물건 없는 하수도라 사용한 도구도 굴러다니던 깡통인데 아이덴티티의 볼펜, 슈프리머시의 잡지, 얼티메이텀의 책과 수건에 비해 임팩트가 너무 없어요. 


개인적으로는 본 시리즈중에서 제일 별로였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예 다른 이야기와 인물이 나오는 본 레거시가 기존 본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스토리와 액션이 있었다는 점에서 더 나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 생각인거고 아마 대부분의 대중들은 레거시를 가장 아래 두고 제인슨본을 아이덴티티보다 위에 놓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영화 자체로만 놓고 보면 즐기기 나쁜 수준은 아니지만 본 시리즈임을 생각할때 실망스러웠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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