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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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이면 회사에 들어간지 일년이 되는데
뭐랄까 그냥 일을 하기가 싫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못해먹겠다 라거나 그런건
그리 많지 않지만
일년차가 되다 보니
회사 뒷얘기도 듣게 되고 전에는 안 보이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이 회사가 과연 내가 10년 후에 계속 다닐때까지
안 망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
제가 이 회사에서 안 짤리고 계속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 ㅠ
처음에 다닐때는 일 배우기 바쁘고 어리버리해서
그런걸 몰랐는데 말이죠.....
그리고 요즘 우울해서 그런지 일도 하기 싫고 놀기도 싫고
그냥 영원히 잠만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요.....
예전에는 '너 게을러' 이 뜻을 잘 몰랐거든요.
난 일 할때 팍팍~ 추진력있게 하는데 말이죠. 그리고 나름 이것저것 잘 챙긴다 생각했구요.
한데 요즘에 와서 생각해 보니 먹고 살만 하면 게을러 지더군요.
단순히 일을 하기 싫다 정도가 아니라 생활 곳곳에 신경을 안쓰고 생각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아 이러면 돈 벌어서 먹고 사는 것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후세계가 있다면 뭐 했다고 남들한테 말 못하겠군.' 정도의 근심이 생기더군요.
다들 고민하는 주제 같아요.
해답도 없고, 누가 가르쳐 주거나 이끌어 주는 것도 아니고...
뭐... 자기가 헤쳐 나가야겠습니다.
딱 저와 같은 시기를 겪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일하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취업 난에 시달려 급한 마음에 취직하다 보니 적무에 대한 내 자신의 적합성, 나의 능력을 여기서 100% 발휘 할 수 있는가, 일에 대한 만족도 등 장기 근속을 위한 다양한 고려사항들을 입사한 지 갓 1년이 되는 지금에서야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 들어가는 직장부터 평생 직장으로 삼을 만한 곳을 찾기에는 쉬운일이 아닙니다. 지금 제 주변에 계신 대리, 과장님 이상 되는 분들만 해도 이직 경험이 기본 2-3번 이상 있으신 30대 중후반 되는 분들이십니다.. 그러니 잠시 슬럼프로 느껴지신다고 크게 고민하지 마시고 이직을 원하시는 건지, 준비가 되어있는 지, 아니면 한 곳에 더 머무를 만한 유인이 있는 지 이성적으로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번정도 노숙자 신세까지 굴러떨어져 보면.
아. 내가 참 그때 정신못챙기고 배부른 소리나 하고 있었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노숙자 직전으로 굴러떨어지면 보통은 그대로 인생 엔딩 나옵니다.
저의 경우는 천운으로 다시한번 썩은 동앗줄이나마 움켜잡고 바둥거린 끝에 다시한번 기회를 얻어서 회생할수 있긴 했지만. 누구나 그런 운이 올리가 없죠.
나이 젊고, 그 젊음 덕분에 많은 결격사유가 너그럽게 통용되는 젋은 시기를 결코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추신:
장기근속, 평생직장의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를 찾아 이리저리 전전하지 마십시요.
당신이 이직하면 이직할수록,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다음 회사는 더더욱 까다로와지며, 더더욱 높은 실적을 요구할테니 말입니다.
자신이 들어간 회사가 막장이 아닌 이상, 그 처음 뿌리박은 회사에서 평생 살아남을 수 있도록 주변을 구성하고 스스로를 학대하며 인내하십시요. 거의 모든 회사가 다 그렇지만. 능력있는 사람을 원하지만, 그 저변에는 이 사람이 얼마나 오래 일할수 있을까. 라는 기대가 더 큰 편입니다. 즉 들어가기 전엔 능력이 우선되지만, 들어간 후의 평가는 얼마나 성실하게. 얼마나 능동적으로, 얼마나 오래 일하고자 하는가에 더 집중됩니다.
이직은 당장은 마치 자신을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이 보이겠지만.
한번도 아니고 몇번이나 이직한 사람은, 나중에 나이 삽십줄 넘어가서 엄청 후회하게 되있습니다.
뭐. 그 사람이 아인슈타인이나 리 아이와코카 같은 먼치킨 등급의 능력자라면 상관없지만.
그게아니라면 평생직장은 자신이 만들어가는거지. 어디서 딱 맞게 보이는 직장이 굴러떨어지는게 아니거든요.
네버.
직업은 같아도, 안 망하는 회사 따위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