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작품 : 엘렉트라 vs 울버린
챕터2 W3
차를 타고 가면서, 로건은 간간히 키퍼에게 무전기로 진행 상황을 알리곤 했다.
“지금까진 알아낸게 별거 없군.” 로건이 말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지. 그냥 코너 박사랑 리 빌딩으로 돌아와라. 지금 밤인 것 같은데, 내일 다시 연락하지.”
“그때까지 우리에게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해?”
“아니. 하지만 니가 나에게 숨기고 있는 실마리가 있는 게 아닌 이상,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지. 내 부하들이 왠만한 장소들은 다 감시 중이니까. 만약 그 무적의 닌자 양이 나타난다면, 알 수 있게 될 거야. 교신 끝.”
로건은 차를 돌려 다시 도시로 향했다.
채 5마일을 가기도 전에 코너가 입을 뗐다. “당연히 그는 어딜 찾아봐야 할지 알고 있을 거에요. 애초에 닌자를 고용한 사람이 그니까요.”
“고작 당신 남편만 죽이려고.”
“그리고 아마 에이버리도 납치하려고 한 것이겠죠.”
“아냐, 그건 말이 되질 않아. 만약 닌자가 키퍼의 명령으로 당신 딸을 납치한 것이었다면, 아까 그 장소에서 키퍼가 당신을 살려놓지 않았을 거야. 아니면 닌자가 직접 당신을 처리했을 지도 모르지.”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럼 닌자는 대체 뭣 때문에 내 딸을 잡아간거죠?”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다만 우리가 모를 뿐이지. 흥, 어쩌면 전혀 관계없는 일 때문일 수도 있어, 어쩌면 당신 남편과 관련 있는 일일지도 모르지.”
“그럴린 없어요.” 코너는 단호하게 말했다.
“상당히 확신하는 모양인데.”
“그래요. 내 남편이 나에게 아무런 언급도 없이 함부로 저지를 리가 없어요.”
로건은 혀를 찼다.
“왜죠?”
“당신이랑 당신 남편 사이가 그렇게 좋은 줄은 몰랐는데.”
코너는 자리에서 몸을 돌려, 로건의 옆얼굴을 향한 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린 당신이 아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사이였어요. 우린 키퍼와 키퍼에게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14년 동안 연극을 해온 거에요. 에이버리가 태어났을 때, 우린 우리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 연기를 했어요. 그건 잘 먹혔죠. 너무 잘 먹히는 바람에, 키퍼가 암살자를 고용해서 우릴 죽이는 것 외에는 우릴 막을 방법이 없을 정도였어요.”
“그러니까 내 남편에 대해서 얘기할 때는 말조심하도록 하세요, 로건 씨. 우리가 젊었을 때 끔찍한 실수를 저지른 것은 맞아요. 하지만 다니엘은 목숨을 바쳐서 바로잡고자 노력했고, 나도 기꺼이 남편과 같은 일을 할 거에요.”
로건은 운전대를 바로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몇 마일간 또다시 침묵이 흘렀고, 로건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뮤턴트가 아니야.”
“에이버리요? 그래요. 당신의 돌연변이 능력을 다른 이에게 정확히 복제해 넣는 것은 불가능해요. 적어도, 자연스러운 방법으로는 그렇죠.”
“그럼 아까 그 아이가 나랑 같다는 말은...?”
"당신을 본 따 만든 거에요.“
“내 강인하고 잘생긴 얼굴을?”
그녀는 거의 헐떡거리며 웃었고, 로건은 현재 그들이 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소지었다.
그가 보디가드로서 최악이면 어떻고, 에이버리나 닌자를 찾을 수 없다면 또 어떤가?
적어도 그는 비참한 어머니에게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큰 웃음을 한번 선사했지 않는가.
.
“돌연변이 능력이 아니라면.” 그가 말했다. “유전학인가?”
“그래요.”
“얼마나 성공한 거지?”
“무슨 소리죠?”
“그러니까, 에이버리가 견본과 얼마나 비슷한 거지?”
코너는 머뭇거렸다. “확실히는 몰라요.”
“하지만 테스트 해봤을 것 아니야?”
“물론 끊임없이 했죠. 하지만 그 아이의 DNA에 새겨진 유전자 염기서열들은 상당 부분이 나이를 먹으면 발현되도록 짜여져 있어요. 우린 그 아이가 제 자궁에서부터 당신의 스피드와 힘을 가진 채로 나오긴 원치 않았거든요. 어떤 특성은 아직 발현되지 않은 것일 것이고, 어떤 것들은 영영 생기지 않을 거에요. 우린 그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키퍼의 흥분된 목소리가 무전기에서 갑자기 튀어 나왔다.
순간, 로건은 그가 어떻게든 이 대화를 들은 것이 아닐까 하고 불안해졌다.
“로건, 로건, 들리나? 빨리 응답해, 이 쥐새ㅡ”
그는 무전기를 집고, 송신 버튼을 눌렀다. “여긴 숙녀분도 계신다.”
“니가 여성을 다 공경할 줄이야. 그들을 찾았다. 내 말 들려? 내 부하가 에이버리와 엘렉트라의 신원을 파악했-”
“엘렉트라?”
“닌자 말이야 닌자. 둘 다 목격했다. 맨하탄 중심가에 있어.”
그가 어떻게 닌자의 이름을 아느냐고 캐묻기도 전에, 코너가 끼어들어서 주소를 물었다.
“2,3번가 사이 34번지.” 키퍼는 덧붙여 말했다.
“메인 이벤트를 놓치기 싫으면 서둘러야 할 걸.”
로건은 지름길들만 골라서 교통법규란 법규는 전부 무사하고 맨하탄으로 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하면 제 시간에 못 맞출 뻔 했다.
그는 코너를 차 안에 남겨 둔 채, 가까이 오지 말고 차 안에 있으라고 말했다.
“제발, 키퍼가 내 딸을 데려가지 못하게 해줘요.” 그녀가 말했다.
“일단 엘렉트라에게서 먼저 되찾아 오고.” 로건이 말했다. “그리고 나서 키퍼를 처리해 주지.” 그는 거리를 전력 질주했고, 모퉁이에 도착했을 때, 키퍼의 부하들이 아파트 빌딩의 로비 안쪽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총 8명이었고, 전부 검은 부츠부터 해서 위장복에 방한모에 방독면까지 끼고 중무장을 하고 있었다. 키퍼는 그들 뒤에 서서, 서두르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로건은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다가가기 위해, 빠르게 달려 나가면서 멈추라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그가 반쯤 도착했을 때, 부대는 문을 부수고 건물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들 모습이 사라지자 마자 번쩍이는 섬광이 보였고, 마치 길바닥에 머리를 처박아 뇌진탕이 오는 듯한 느낌이 귀에서 울려 퍼졌다.
귀에서 이명이 잠잠해 지고 나서,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키퍼는 도로변에 서 있었는데 로건이 곁에 갈 때까지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방... 방금... 폭발이...” 키퍼가 말을 더듬었다.
“그녀는 닌자야.” 로건은 으르렁거렸다. “이 망할 빌딩 전체가 함정일 수도 있다고.”
키퍼는 침을 꿀꺽 삼키고, 고개를 끄덕였다.
건물 안쪽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로건은 클로를 꺼내고, 조심조심 깨진 유리조각들이 널려있는 로비로 걸어 들어갔다.
키퍼의 부하 중 두 명이 그를 향해 기어오려고 했다. 방독면은 벗겨져서 목에 메달려 있었고, 코와 귀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들 중 한명이 로건의 다리에 매달렸지만, 로건은 발로 걷어차 버렸다.
로건은 주변을 날카롭게 살피면서, 다음 함정을 찾아보았다.
그는 간신히 하나를 찾아냈다. 목에 와이어가 닿는 것이 느껴지자 즉시 멈춰 섰다.
키가 그보다 큰 사람이었으면 가슴팍 정 가운데에 닿을 법한 높이였고, 아마 함정이 작동하기 전까진 절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로건은 한걸음 물러선 후, 자세를 낮추고, 와이어를 눈으로 좇았다. 그의 머리 위쪽으로 벽과 천장이 만나는 부근에 두 개의 작은 플라스틱 뭉치가 붙어 있었다.
그는 냄새를 맡아보았다. 홀에서 진동하는 연기와 피 냄새 사이로, 뭔가 희미한, 라이터 기름 같은 냄새가 났다.
소이탄들이었다. 와이어에 힘이 가해지면, 용기가 뜯어지면서 내용물을 공기 중에 흩뿌리고, 홀 전체가 불 타오르게 만들어진 트랩이었다. 와이어가 얼마나 강한 압력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그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만일 엘렉트라가 건물 안에 있다면, 그녀는 떠날 준비를 끝내고 있을 것이다. 그가 홀에서 머뭇거릴수록 엘렉트라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셈이었다.
그는 오른팔의 칼날 세 개 중 두 개를 집어 넣었다. 여지껏 이 칼날들은 무뎌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집중하기 위해 날카롭게 심호흡을 하고 난 후, 울버린은 칼날로 와이어를 베어냈다.
폭탄은 터지지 않았다.
그는 전진하였다, 복도 끄트머리까지 갔을 때, 그는 몸을 돌려 키퍼가 반 쯤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키퍼는 로건의 오른편에 있는 문 하나를 가리켰다.
로건은 쭈그려 앉은 채로, 문을 조사하였다. 다른 함정이나 기관장치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문 안쪽에서, 에이버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엘렉트라 언니?” 소리는 작았지만 걱정이 담겨 있었다.
복도 쪽에서, 키퍼는 몇 걸음 더 다가와 있었다. 로건은 물러나라고 손짓한 후, 클로를 숨겼다. 문 안쪽에서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고, 문고리가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언니? 언니 맞아요?”
문이 살며시 열리면서, 틈이 열렸다.
그러자 로건은 왼손바닥으로 문짝을 후려쳐서, 강제로 활짝 열어 버렸다.
문 안에서는, 에이버리가 비틀거리면서, 바닥 위로 쓰러지고 있었다.
머뭇거리지 않고, 로건은 그녀를 향해 달려가 소녀를 받아냄과 동시에 방 안을 탐색하였다.
“아저씨가 지켜준다고 했지.”그가 말했다.
소녀는 뒷걸음치면서 그에게 발차기를 날렸다. “저리 가요.”
“꼬마야, 난 널 여기서 꺼내주려고-”
“저리 가라고 했잖아!”
그는 에이버리가 물러나는 모습을 살펴보았다.
괜찮아 보였다. 아무 부상이나 안 좋은 곳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소녀의 표정은 환전 흥분해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그녀는 뒤로 피하다가 소파에 닿았지만 소파도 뛰어넘고 방 가장자리에 테이블이 있는 곳까지 물러섰다.
테이블 위의 램프가 흔들흔들 하더니 곧 떨어질 것만 같았다.
“언니는 어디있지?” 에이버리가 물었다. “언니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그는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애쓰며 말했다. “꼬마야, 아저씨 말 좀 들어-”
갑자기 소녀가 램프로 후려치는 바람에 목이 한쪽으로 꺾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온 방안이 새하얗게 보이더니,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소녀는 그를 지나쳐 문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쫓아갔다.
그가 복도로 나왔을 때 마침 에이버리가 키퍼를 걷어차서 쓰러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비록 상황은 다급했지만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소녀는 문 밖으로 뛰쳐나가 거리를 내달리며, 엘렉트라에게 구해달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마침 잘 됐군, 로건은 속으로 생각하고, 따라 나갔다.
에이버리 설정 x-23이랑 진짜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