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안녕하세요. 이번에는 영화에 관련된 이야기네요. <아무도 지켜주지 않아> 2009년 개봉한 사토 코이치, 시다 미라이 주연의 일본 영화입니다. 일본 영화라면 <내일의 기억>이나 <녹차의 맛>같은 가족주의 영화를 제외하고는 잘 안보는데 이 작품은...포스터에서 풍기는 디스터빙한 느낌이 끌려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SF는 아니지만...사회통념이나 담론도 픽션에서 나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보니...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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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마음이 답답해지는 포스터입니다. 괴기스럽지도 하드보일드하지도 않지만요. 표정때문일까요?>

  영화는 중학생인 살인범의 동생과 그녀를 매스컴이나 여론으로부터 보호하는 형사가 그 보호과정에서 겪는 내적, 외적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 두 인물간의 관계를 집중조명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지는 않습니다. 그들을 둘러싼 일의 발단 이후의 사건들을 위주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다만 그들이 겪는 일들은 누구에게나 충격적이기도 하고...사회에 실제로 흔하게 존재하기도 한 일들이지요.

  영화에서는 일부 인터넷 여론과 매스컴은 살인범에 국한하지 않고 그의 가족마저 단죄하길 원하고 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가해자의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이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이고 맥락이지요. 형사는 그로부터 이 중학생 소녀를 지켜야하는 것이구요. 사실 이 업무의 당위성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두 사람 모두에게 겪을만한 일은 아니지요. 힘들 때 같이 있는 사람이 가족이 아닌 형사에 듣도 보도 못한 중학생이니까요.
 
  이제 제가 제목에 쓴 이 영화에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일부 국가들은 아직도 지독한 전체주의(혹은 집단주의, 혈족주의)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전체주의는 균열이 간 상태로 존재하고 그 균열에 물이 차듯이 개인주의가 채워나가고 있다고 봐야겠지요. 이후 인터넷이 발달하고 언론매체에 대한 접근성이 수월하게 이루어지다보니 그 일부 국가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을 겪게 됩니다. 그 중에 하나가 사적요소(개인이나 개인의 행동)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그 사적요소의 주위로 확산되는 것이지요. 가족(직장 등등)이라는 집단과 그 구성원이라는 개인들이 타 구성원의 잘못으로 연좌적인 책임을 물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질나쁜 말로 '부모가 어떻게 가르쳤으면 자식이 저 모양,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진거다.'나 '더러운 피는 어디 안간다.'같은...것 말이죠.

  사실 죄인은 죄대로 흘러가야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것은 일반적인 사회도 이 영화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해자 가족까지 그래야 하는 법은 없지요. 뭐...가정교육 과정에서 불특정 대상에 대한 살인교사를 강요했다거나 한 것이 아닌 바에야 말이죠. 물론 영화에서는 아버지의 잘못된 교육방법으로 비틀린 아들이 살인범이 되지만요. 확실히 많은 케이스에서 확인된다라고 하지만 일반화하기는 힘든 것이 범죄자의 성장과정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겠습니다.-좀 밖으로 빠졌네요;;;

  다시 이야기으로 돌아가 알 권리를 이용해 매스컴이 가해자 가족을 과도 취재하여 자유권을 훼손하거나 여론이 가해자 가족을 공공연히 힐난하는 일은 저런 전체주의와 개인주의의 혼재가 빚은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범죄가해자와 그 가족은 '사회'의 악이다라는 전체주의적인 가짜 대의명분같은 성향과 실질적으로는 그 범죄에 한해 선량할 수 밖에 없는 가족의 인권은 나와는 알 바 아니라는 유희와 해소에 가까운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뒤섞인 부조리의 칵테일...

  여러 모로 비슷한 환경을 가진 나라에서 살고있는 사람으로...마음이 답답해지기는 합니다. 우리나라는 영화에서 묘사된 것보다는 확실히 나은 것같지만...뒤에서는 어떨지 모르니까요.



 붙임> 영화에서 유독 名無し(익명)를 강조하는 장면이 잠깐 나옵니다. 익명성이 자주 무기로 활용되기는 하지만...딱히 그렇지도 않은 환경을 살고있지 않은가 싶은데...라고 생각되긴 했습니다. 말하자면 익명성=전가의 보도?

 붙임2> 여동생(극중 여주인공)은 아슬아슬하다.

 붙임3> 전 공적요소나 사적요소 하나하나에 대한 나름의 비판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진짜' 마녀사냥에 대한 이야기니까요. 그리고...언제나 그렇지만 참 글 써놓은 것보면...두서없고 재미없네요...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