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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게임 리뷰로 찾아뵙는 네드리입니다. 제 돈 벌어서 먹고 사는 것도 아닌데 벌써 먹고살기 힘들면 어쩌라는 건지. 스트레스 풀려고 글 쓰는데 글 써서 스트레스 더 쌓이진 않겠죠 아마. 글 자체는 쓴지 좀 됐는데, 게시판에 이야기 나온 김에 좀 다듬고 마무리지어서 올려봅니다.
아무튼, 발더스 게이트로 양키 CRPG의 재부활을 이뤄낸 바이오웨어는 아직도 RPG 명가로서 장사 괜찮게 하고 있고 매스 이펙트 또한 바이오웨어의 이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었습니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독자적으로 잘 재구축해낸 구공화국 기사단이 한 방 날리고 매스이펙트가 대중적으로 인기 끌며 연타 넣고 좀 더 매니악한 RPG 게이머들을 위해 드래곤 에이지까지 내놓은 다음에 앞으로는 그 후속작들을 줄줄이 내놓아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인걸요. 내년 1월에 매스 이펙트 2가 나오고, 애초에 삼부작 기획이라 매스 이펙트 3도 이후에 제작 들어갈 테고, 구공화국 온라인과 드래곤 에이지 2 또한 많은 기대를 모으며 초기 제작에 들어갔고요.
-포스터 중앙에 주인공 쉐퍼드하고 사렌이 나오고 배경으로 우주와 우주선이 깔리는 건 이해가 가는데, 양쪽에 나오는 인물들은 잘 이해가 안 가는군요. 동료 넣으려면 다 넣어주던가 하지 왜 별 비중도 없는 저 두 명을...
셋 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물건이지만 오늘의 주제는 매스 이펙트이고 하니 이 녀석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앞뒤 집어치우고 제일 먼저 느낀 개인적 감상으로는, 솔직히 게임 자체는 구공화국 기사단과 비슷한 요소가 좀 느껴지긴 했습니다. 아, 물론 같은 바이오웨어에서 만든 거니까요. 그래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분위기상 비슷한 요소들을 좀 짚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반부에 다양한 성계를 돌아다닐 수 있고 스토리 중간에 나름 반전이 존재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도 그렇고, 한 번에 3명만을 데리고 다닐 수 있고 우주선 선내를 돌아다니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파티원이냐, 도박의 존재, 상자나 인터페이스, 아이템 디자인, 그리고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연예질 등등. 애초에 구공화국 기사단이 콘솔에 맞추어 적절히 수정된 시스템의 RPG였다면 매스 이펙트는 이걸 계승 발전시킨 셈입죠.
-게임의 주요 배경인 시타델 우주 정거장의 내부. 갈 수 있는 공간은 대단히 좁지만 보여주는 공간은 넓은 전형적 비디오게임 공간입니다만 그래도 폼은 꽤 납니다. 근데 잘 보면 뭣보다, 저 타겟 표시부터 구공화국 기사단의 그거하고 많이 닮았죠. 얼핏 들은 소리로 바이오웨어에는 개발팀이 2개가 있어서 각각 프로젝트 하나씩 맡아서 동시에 개발한다던데, 아마 두 게임은 같은 개발팀이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럼 드래곤 에이지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건 다른 팀에서 해서일 테고.
물론 세계관도 스토리도 다르고 대화시스템을 좀 더 진보시키고 전투도 TPS로 바꾸고 해서 후속작이라던가 우려먹기라던가 하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사실 내실이 다르니 장식만 비슷해 보이고 완전히 다른 게임이며 좀 더 가벼워졌다고 해야겠죠. 전반적으론 전투가 3인칭 슈팅이라 액션이 많이 강조된 RPG, 그러니까 ARPG 계열에 넣을 수 있겠고요. 요즘은 복합장르란 단어도 지겨울 정도니 이런 거 따져 뭐하겠습니까만, 그래도 RPG에서처럼 캐릭터 육성하기 위해 스킬 찍고 대화 중에 복잡한 선택지 고르고 아이템 사고팔고 장비하고 동료들 챙기고 각종 이벤트 참여하고 하는 요소들은 다 있습니다. 기본은 어디까지나 RPG이지, 슈팅이 아니거든요. 때문에 처음부터 요란하게 쏘고 터뜨리는 걸 기대하는 분이라면 아마 좀 지루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게임에서 잡아타고 우주 돌아다니게 되는 노르망디호. 의외로 크기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기수에 랜딩기어 비슷한 것도 없는데 후방 엔진만으로 저렇게 지탱하고 서 있는 장면은 좀 이상하더군요.
일단 배경은 22세기의 미래고 인류는 늘 그렇듯이 다양한 외계 종족과 마주했으며 그네들이 만든 우주 동맹에 가입하려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우주 저편에서 사악한 악의 세력이 몰려오는 거죠. 이걸 누가 막을까요. 주인공 쉐퍼드입니다. 지구군 장교로서 노르망디호 하나 잡아타고 우주를 종횡무진하며 외계 괴물들 때려잡고 스펙터(SPECTRE, SPECial Tactics and REconnaissance, 은하 표준어가 지구 영어라는 사실을 잘 알려주는 부분입니다. SWAT도 아니고...)라는 우주 동맹 직속 비밀요원 자격 따서 우주적 위기를 막는 영웅이 되는 겁니다. 판타지에서조차도 익숙한 이야기고 SF로서도 꽤나 전형적이란 느낌이긴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많이 봐왔던 잘 빠진 우주선하고 쫄쫄이 우주복하고 인간하고 별다른 차이점이 없고 영어 유창하게 잘 하고 헤어스타일만 좀 다른 미남미녀나 좀 귀여운 외계인들이 마구 튀어나오죠. 뭐 그렇다고 스토리가 지겹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녜요. 구현은 잘 되어 있고 적당히 뻔하지만 동시에 적당히 플레이어의 뒷통수를 때려 골치아픈 선택을 강요하거나 반전을 제공합니다. 은하 동맹이란 게 인류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것인가가 스토리의 주요 갈등축으로서 등장하기도 하고요, 이벤트 연출들도 깔끔하고, 대화도 길진 않지만 감칠맛 있고. 그 정도면 좋은 거긴 한데.
-간단한 캐릭터 만들기. 기본적으로 정해진 캐릭터가 있지만 몇 가지 커스텀이 가능학디ㅗ합니다. 얼굴의 경우 완벽한 변경이 가능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 프리셋을 주고 거기에 따라서 조작하는 방식이긴 한데, 그래도 프리셋 자체가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개성은 많은 편입니다.
주인공 쉐퍼드는 성별과 얼굴형태를 고를 수 있고 이름조차 맘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게임상에선 성만으로 호출하니 의미가 없지만...시작 직업 또한 단순 총질만 하는 군인에서부터 해킹이 가능한 엔지니어나 초능력자 등으로 바꿀 수 있으며 배경 스토리도 고아였다느니 전쟁영웅이라느니 약간의 선택이 가능합니다. 플레이어의 직업에 따라 데리고 다닐 파티원(플레이어가 이미 담당하고 있는 직업을 또 데리고 다닐 필욘 없잖아요?)과 전투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게 될 테고, 주인공의 배경이 달라지면 거창한 차이는 없지만 플레이 와중에 가끔 약간 다른 대사가 나오죠. 물론 사악한 대사 고르면 악으로 물들고 착한 대사 고르면 선으로 캐릭터가 변하는 선/악 시스템도 약하긴 하지만 있긴 하고요, 아무튼 RPG는 RPG니까요.
-요즘 3인칭 슈팅 게임이면 이런 엄폐 시스템 채택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입니다. 캐릭터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이게 1인칭 게임하곤 또 다르죠.
그럼 RPG가 아닌 TPS 전투 파트. 구공화국 기사단의 전투는 기존의 발더스 게이트 같은데서 잘 써먹었던 D&D 스타일을 많이 간략화시킨 세미 리얼타임 턴방식이었지만, 여기서는 더 간략화를 추구해 아예 기어즈 오브 워 스타일의 본격 TPS로 나갑니다. 적이 나타나면 말 그대로 그냥 총 뽑아서 막 쏘면 돼요. 2명의 분대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엄폐물 뒤에서 몸 내밀고 총질하고 수류탄 투척하고 근접전에서 개머리판으로 후려갈기고 권총, 산탄총, 돌격소총, 저격총의 네 무기를 번갈아 가며 쓰는 게 빼도 박도 못할 그쪽 물건입죠. 물론 클래스에 따라서 ‘마법’에 가까운 좀 더 다양한 특수기술을 쓸 수 있어서 분위기가 달라지긴 하는데요....친숙한 재장전 개념을 내다 버리고 탄창은 무한이지만 과열이 되면 못 쏘는 개념을 도입한 데다 무기를 4종류로 고정해서 못 박은 점. 주인공의 직업에 따라 다양한 특수능력이 존재하고 일시정지해서 분대원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등의 눈여겨볼만한 요소들이 있지만. 어쨌건 훨씬 더 간단하고 손쉽게 바꾼 형태며 최고급은 아닐지라도 박진감이라던가 하는 기본적 측면에선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합니다. 총쏘고 돌아다니는 게임 누가 싫어한다고. 물론 분대원들하고 적들 AI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긴 하고, 전투시 연출을 보면 다소 뻣뻣한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만 뭐 이게 모던 워페어는 아니니까요.
-일시정지 상태에서 분대원들에게 명령을 주거나 특수기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바이오웨어 RPG의 나름 전통이랄까요. 하지만 아무래도 시점도 한계가 있고 시스템이 좀 불편하긴 합니다.
더 이후에 나온 드래곤 에이지에는 좀 딸리지만, 매스 이펙트의 대화 연출 또한 대단히 좋습니다. 바이오웨어의 기존 RPG들이 단순히 캐릭터 위에 대화창 몇 개 띄우는 정도였다면 구공화국 기사단에서 와이드스크린으로 캐릭터를 클로즈업해서 아래에 자막을 띄워 흡사 영화처럼 대화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했었는데, 그걸 더 발전시켜서 완벽하진 않지만 대화 나누면서 말하면서 인상도 막 쓰고 손짓도 하고 부드럽게 캐릭터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좀 하다 보면 같은 동작들이 반복된다는 걸 느낄 수 있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자체는 상당히 자연스럽기에 좀 더 그럴듯한 분위기가 됩니다.
대화에서는 선택지가 존재하긴 하는데, 간단한 짧은 문장을 고르면 주인공이 좀 더 길게 언급하는 식입니다. ‘그건 싫어’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주인공이 ‘너의 그런 생각에는 영원히 동의할 수 없을 것 같군. 미안하지만 그 제안은 거부하겠어.’ 따위로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거죠. 별 차이 아닌 것 같지만 발더스 게이트나 토먼트에서처럼 긴 대사를 직접 선택창에서 고르는 방식에 비하자면 나름 특징이 있다 싶은데요, 일단 골라도 다음 순간에 구체적으로 뭔 대사가 나올지는 알 수 없고 덕택에 생각과 다른 대사가 나와서 당황할 때도 있긴 합니다. 대신 상황에 맞춰 주인공이 무슨 대사를 하느냐를 비중 있게 보여줄 수 있고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읽어나가는 맛은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지나가는 엑스트라와 대화. 한국사람 이외엔 정씨 성이 없지 않나요? 허나 불행히도 일본사람처럼 생긴데다가 악역입니다.
사실 네버윈터 나이츠나 폴아웃 같은 데선 주인공이 하는 말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직접 하는 말’로 간주하기 때문에 음성 더빙이 되어있지 않고 별다른 연출조차도 없죠. 흡사 일본 미소녀 게임에서 남자 주인공은 더빙이 안 되어 있는 것처럼, 이스의 아돌이나 하프라이프의 고든이 엄청나게 과묵한 것처럼 말예요. 하지면 여기선 선택지 고를 때마다 주인공이 꽤 길게 떠들어대고 플레이어는 적당한 간극을 두고 주인공을 보게 된다 싶습니다. 플레이어와 주인공을 좀 더 분리해내는 건 롤플레잉이란 개념엔 좀 안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게임 치고 플레이어가 100%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그 반대급부로서 쉐퍼드는 게임 플레이 와중에 폼은 잔뜩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애초에 제작사 목표가 주인공에 플레이어를 이입시킨다기보다는 마스터 치프나 마커스 피닉스처럼 세퍼드를 게임을 상징하는 별도의 캐릭터로서 만들어 내세우려는 거니 그럴 수밖에 없죠.
아무튼, 발더스 게이트로 양키 CRPG의 재부활을 이뤄낸 바이오웨어는 아직도 RPG 명가로서 장사 괜찮게 하고 있고 매스 이펙트 또한 바이오웨어의 이름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었습니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독자적으로 잘 재구축해낸 구공화국 기사단이 한 방 날리고 매스이펙트가 대중적으로 인기 끌며 연타 넣고 좀 더 매니악한 RPG 게이머들을 위해 드래곤 에이지까지 내놓은 다음에 앞으로는 그 후속작들을 줄줄이 내놓아 굳히기에 들어갈 예정인걸요. 내년 1월에 매스 이펙트 2가 나오고, 애초에 삼부작 기획이라 매스 이펙트 3도 이후에 제작 들어갈 테고, 구공화국 온라인과 드래곤 에이지 2 또한 많은 기대를 모으며 초기 제작에 들어갔고요.
-포스터 중앙에 주인공 쉐퍼드하고 사렌이 나오고 배경으로 우주와 우주선이 깔리는 건 이해가 가는데, 양쪽에 나오는 인물들은 잘 이해가 안 가는군요. 동료 넣으려면 다 넣어주던가 하지 왜 별 비중도 없는 저 두 명을...
셋 다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물건이지만 오늘의 주제는 매스 이펙트이고 하니 이 녀석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앞뒤 집어치우고 제일 먼저 느낀 개인적 감상으로는, 솔직히 게임 자체는 구공화국 기사단과 비슷한 요소가 좀 느껴지긴 했습니다. 아, 물론 같은 바이오웨어에서 만든 거니까요. 그래도 해보신 분들이라면 분위기상 비슷한 요소들을 좀 짚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반부에 다양한 성계를 돌아다닐 수 있고 스토리 중간에 나름 반전이 존재한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도 그렇고, 한 번에 3명만을 데리고 다닐 수 있고 우주선 선내를 돌아다니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파티원이냐, 도박의 존재, 상자나 인터페이스, 아이템 디자인, 그리고 당연히 빠질 수 없는 연예질 등등. 애초에 구공화국 기사단이 콘솔에 맞추어 적절히 수정된 시스템의 RPG였다면 매스 이펙트는 이걸 계승 발전시킨 셈입죠.
-게임의 주요 배경인 시타델 우주 정거장의 내부. 갈 수 있는 공간은 대단히 좁지만 보여주는 공간은 넓은 전형적 비디오게임 공간입니다만 그래도 폼은 꽤 납니다. 근데 잘 보면 뭣보다, 저 타겟 표시부터 구공화국 기사단의 그거하고 많이 닮았죠. 얼핏 들은 소리로 바이오웨어에는 개발팀이 2개가 있어서 각각 프로젝트 하나씩 맡아서 동시에 개발한다던데, 아마 두 게임은 같은 개발팀이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럼 드래곤 에이지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건 다른 팀에서 해서일 테고.
물론 세계관도 스토리도 다르고 대화시스템을 좀 더 진보시키고 전투도 TPS로 바꾸고 해서 후속작이라던가 우려먹기라던가 하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습니다. 사실 내실이 다르니 장식만 비슷해 보이고 완전히 다른 게임이며 좀 더 가벼워졌다고 해야겠죠. 전반적으론 전투가 3인칭 슈팅이라 액션이 많이 강조된 RPG, 그러니까 ARPG 계열에 넣을 수 있겠고요. 요즘은 복합장르란 단어도 지겨울 정도니 이런 거 따져 뭐하겠습니까만, 그래도 RPG에서처럼 캐릭터 육성하기 위해 스킬 찍고 대화 중에 복잡한 선택지 고르고 아이템 사고팔고 장비하고 동료들 챙기고 각종 이벤트 참여하고 하는 요소들은 다 있습니다. 기본은 어디까지나 RPG이지, 슈팅이 아니거든요. 때문에 처음부터 요란하게 쏘고 터뜨리는 걸 기대하는 분이라면 아마 좀 지루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게임에서 잡아타고 우주 돌아다니게 되는 노르망디호. 의외로 크기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기수에 랜딩기어 비슷한 것도 없는데 후방 엔진만으로 저렇게 지탱하고 서 있는 장면은 좀 이상하더군요.
일단 배경은 22세기의 미래고 인류는 늘 그렇듯이 다양한 외계 종족과 마주했으며 그네들이 만든 우주 동맹에 가입하려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듯이 우주 저편에서 사악한 악의 세력이 몰려오는 거죠. 이걸 누가 막을까요. 주인공 쉐퍼드입니다. 지구군 장교로서 노르망디호 하나 잡아타고 우주를 종횡무진하며 외계 괴물들 때려잡고 스펙터(SPECTRE, SPECial Tactics and REconnaissance, 은하 표준어가 지구 영어라는 사실을 잘 알려주는 부분입니다. SWAT도 아니고...)라는 우주 동맹 직속 비밀요원 자격 따서 우주적 위기를 막는 영웅이 되는 겁니다. 판타지에서조차도 익숙한 이야기고 SF로서도 꽤나 전형적이란 느낌이긴 합니다. 스페이스 오페라에서 많이 봐왔던 잘 빠진 우주선하고 쫄쫄이 우주복하고 인간하고 별다른 차이점이 없고 영어 유창하게 잘 하고 헤어스타일만 좀 다른 미남미녀나 좀 귀여운 외계인들이 마구 튀어나오죠. 뭐 그렇다고 스토리가 지겹다거나 그런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녜요. 구현은 잘 되어 있고 적당히 뻔하지만 동시에 적당히 플레이어의 뒷통수를 때려 골치아픈 선택을 강요하거나 반전을 제공합니다. 은하 동맹이란 게 인류에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것인가가 스토리의 주요 갈등축으로서 등장하기도 하고요, 이벤트 연출들도 깔끔하고, 대화도 길진 않지만 감칠맛 있고. 그 정도면 좋은 거긴 한데.
-간단한 캐릭터 만들기. 기본적으로 정해진 캐릭터가 있지만 몇 가지 커스텀이 가능학디ㅗ합니다. 얼굴의 경우 완벽한 변경이 가능한 건 아니고 어느 정도 프리셋을 주고 거기에 따라서 조작하는 방식이긴 한데, 그래도 프리셋 자체가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개성은 많은 편입니다.
주인공 쉐퍼드는 성별과 얼굴형태를 고를 수 있고 이름조차 맘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게임상에선 성만으로 호출하니 의미가 없지만...시작 직업 또한 단순 총질만 하는 군인에서부터 해킹이 가능한 엔지니어나 초능력자 등으로 바꿀 수 있으며 배경 스토리도 고아였다느니 전쟁영웅이라느니 약간의 선택이 가능합니다. 플레이어의 직업에 따라 데리고 다닐 파티원(플레이어가 이미 담당하고 있는 직업을 또 데리고 다닐 필욘 없잖아요?)과 전투의 양상이 완전히 바뀌게 될 테고, 주인공의 배경이 달라지면 거창한 차이는 없지만 플레이 와중에 가끔 약간 다른 대사가 나오죠. 물론 사악한 대사 고르면 악으로 물들고 착한 대사 고르면 선으로 캐릭터가 변하는 선/악 시스템도 약하긴 하지만 있긴 하고요, 아무튼 RPG는 RPG니까요.
-요즘 3인칭 슈팅 게임이면 이런 엄폐 시스템 채택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입니다. 캐릭터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이게 1인칭 게임하곤 또 다르죠.
그럼 RPG가 아닌 TPS 전투 파트. 구공화국 기사단의 전투는 기존의 발더스 게이트 같은데서 잘 써먹었던 D&D 스타일을 많이 간략화시킨 세미 리얼타임 턴방식이었지만, 여기서는 더 간략화를 추구해 아예 기어즈 오브 워 스타일의 본격 TPS로 나갑니다. 적이 나타나면 말 그대로 그냥 총 뽑아서 막 쏘면 돼요. 2명의 분대원을 데리고 다니면서 엄폐물 뒤에서 몸 내밀고 총질하고 수류탄 투척하고 근접전에서 개머리판으로 후려갈기고 권총, 산탄총, 돌격소총, 저격총의 네 무기를 번갈아 가며 쓰는 게 빼도 박도 못할 그쪽 물건입죠. 물론 클래스에 따라서 ‘마법’에 가까운 좀 더 다양한 특수기술을 쓸 수 있어서 분위기가 달라지긴 하는데요....친숙한 재장전 개념을 내다 버리고 탄창은 무한이지만 과열이 되면 못 쏘는 개념을 도입한 데다 무기를 4종류로 고정해서 못 박은 점. 주인공의 직업에 따라 다양한 특수능력이 존재하고 일시정지해서 분대원들을 컨트롤할 수 있는 등의 눈여겨볼만한 요소들이 있지만. 어쨌건 훨씬 더 간단하고 손쉽게 바꾼 형태며 최고급은 아닐지라도 박진감이라던가 하는 기본적 측면에선 충분히 합격점을 줄만합니다. 총쏘고 돌아다니는 게임 누가 싫어한다고. 물론 분대원들하고 적들 AI에서는 조금 문제가 있긴 하고, 전투시 연출을 보면 다소 뻣뻣한 부분들이 있긴 합니다만 뭐 이게 모던 워페어는 아니니까요.
-일시정지 상태에서 분대원들에게 명령을 주거나 특수기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역시 바이오웨어 RPG의 나름 전통이랄까요. 하지만 아무래도 시점도 한계가 있고 시스템이 좀 불편하긴 합니다.
더 이후에 나온 드래곤 에이지에는 좀 딸리지만, 매스 이펙트의 대화 연출 또한 대단히 좋습니다. 바이오웨어의 기존 RPG들이 단순히 캐릭터 위에 대화창 몇 개 띄우는 정도였다면 구공화국 기사단에서 와이드스크린으로 캐릭터를 클로즈업해서 아래에 자막을 띄워 흡사 영화처럼 대화 장면을 연출하기 시작했었는데, 그걸 더 발전시켜서 완벽하진 않지만 대화 나누면서 말하면서 인상도 막 쓰고 손짓도 하고 부드럽게 캐릭터들이 반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좀 하다 보면 같은 동작들이 반복된다는 걸 느낄 수 있긴 하지만 애니메이션 자체는 상당히 자연스럽기에 좀 더 그럴듯한 분위기가 됩니다.
대화에서는 선택지가 존재하긴 하는데, 간단한 짧은 문장을 고르면 주인공이 좀 더 길게 언급하는 식입니다. ‘그건 싫어’하는 선택지를 고르면 주인공이 ‘너의 그런 생각에는 영원히 동의할 수 없을 것 같군. 미안하지만 그 제안은 거부하겠어.’ 따위로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거죠. 별 차이 아닌 것 같지만 발더스 게이트나 토먼트에서처럼 긴 대사를 직접 선택창에서 고르는 방식에 비하자면 나름 특징이 있다 싶은데요, 일단 골라도 다음 순간에 구체적으로 뭔 대사가 나올지는 알 수 없고 덕택에 생각과 다른 대사가 나와서 당황할 때도 있긴 합니다. 대신 상황에 맞춰 주인공이 무슨 대사를 하느냐를 비중 있게 보여줄 수 있고 이야기를 수동적으로 읽어나가는 맛은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지나가는 엑스트라와 대화. 한국사람 이외엔 정씨 성이 없지 않나요? 허나 불행히도 일본사람처럼 생긴데다가 악역입니다.
사실 네버윈터 나이츠나 폴아웃 같은 데선 주인공이 하는 말은 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직접 하는 말’로 간주하기 때문에 음성 더빙이 되어있지 않고 별다른 연출조차도 없죠. 흡사 일본 미소녀 게임에서 남자 주인공은 더빙이 안 되어 있는 것처럼, 이스의 아돌이나 하프라이프의 고든이 엄청나게 과묵한 것처럼 말예요. 하지면 여기선 선택지 고를 때마다 주인공이 꽤 길게 떠들어대고 플레이어는 적당한 간극을 두고 주인공을 보게 된다 싶습니다. 플레이어와 주인공을 좀 더 분리해내는 건 롤플레잉이란 개념엔 좀 안 맞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게임 치고 플레이어가 100%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게임은 존재하지 않는데다가 그 반대급부로서 쉐퍼드는 게임 플레이 와중에 폼은 잔뜩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애초에 제작사 목표가 주인공에 플레이어를 이입시킨다기보다는 마스터 치프나 마커스 피닉스처럼 세퍼드를 게임을 상징하는 별도의 캐릭터로서 만들어 내세우려는 거니 그럴 수밖에 없죠.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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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작은 명작. 2탄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번엔 연애 시스템을 좀 더 다양(?)하고 므흣(...) 하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