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색이 위압적이네요

게임 <AvP 2>에 나오는 러너는 붉은 색입니다. 러너의 모티브는 영화 <에일리언 3>에 나오는 독버스터인데, 독버스터가 붉은 계통이거든요. 그래서 러너도 독버스터를 따라서 붉어진 거죠. 헌데 이런 붉은 러너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있나 봅니다. 그래서 검은 색인 스텔스 러너 모드도 만들었더군요. 비단 러너만 있는 게 아니라 프레데일리언도 이렇게 시커멓게 바꾼 모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게임 안에서 색을 바꾸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울창한 밀림 속에 숨은 흑표범처럼 검은 색이 기습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AvP 2>에는 어둡고 그늘진 곳이 꽤 많이 나옵니다. ‘리드웍스’의 용광로 부근이나 ‘행어’ 등의 상륙선 격납고 등은 훤하지만, 대부분은 침침하고 잘 안 보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붉은 색 러너가 뛰어다니면 아무래도 눈에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림자는 검으니 검은 색 러너가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물론 색이 검든 붉든 간에 실제 게임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요즘 에일리언들은 몰래 다가가서 기습을 하기보다 멀리서 덮치는 방식을 더 선호하니까요. 엄청난 거리를 단번에 도약할 수 있기 때문에 숨어서 공격하는 에일리언은 별로 없습니다. 그보다는 일단 상대를 찾아 목표가 정해지면 돌진하는 식이죠. 싱글 플레이에서야 얼마든지 기습이 가능합니다만, 멀티 플레이를 하면 이리저리 날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게다가 상대도 두 눈 멀쩡히 뜨고 당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요즘 마린들은 맨 눈에 의지하기보다 동작 감지기와 야간 투시경을 활용합니다. 주변에서 무언가 움직이면 즉시 야간 투시경을 쓰고 살피는 거지요. 그러면 아무리 어두운 곳이라도 에일리언은 들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색이 어두우면 야간 투시경을 써도 잘 구분할 수 없다는 게 장점입니다) 프레데터는 더합니다. 프레데터야 에일리언 자체를 감지하니까 색깔은 별 상관이 없지요. 에일리언 전격 모드를 쓰거나 디스크 등을 사용하는 프레데터에겐 검은 색이 아무 효과도 없습니다. 그래도 가시 광선 모드를 쓰는 프레데터도 많아서 다행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나 있는 게 낫다고, 검은 색 에일리언도 도움이 되긴 하겠지요. 게다가 생긴 모습도 스텔스 러너가 훨씬 멋있지 않습니까? 검은 색은 확실히 위압감을 풍기는 면이 있어요. 다스 베이더가 괜히 시커멓게 하고 다니는 게 아닐 테지요. 붉은 색 러너도 괜찮습니다만, 이렇게 하고 다니는 것도 기분전환에 좋을 것 같습니다. 단지 멋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