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일리언 시리즈는 각각 감독과 속성이 다른만큼 색감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입니다. 그런데 이 색감은 그 시리즈
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느냐를 아주 잘 나타내주죠.

<에일리언>의 경우, 어두운 잿빛을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무채색은 우울하면서도 무서운 분위기를 만드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괴생물체의 공포감을 부각시키는데 일조했죠. 호러영화다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
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H.R.기거의 원래 디자인에 가장 가까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기거의 화보집을 보면 아시겠지
만, 대부분 잿빛이 두드러지거든요.

2편은 차가운 파랑이 색감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건 제임스 카메론 영화의 특징이기도 한데, 이 감독은 SF 영화
를 만들 때 파란 색을 강조합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도 파란 빛이 자주 쓰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카메론 감
독은 이러한 색이 기계의 차가움을 잘 나타낸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2편은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기계가 두드러집니
다. 주인공 괴물보다 펄스 라이플이나 파워 로더가 더 유명하죠.

<에일리언 3>는 붉은 색입니다. 대부분의 사건들이 용광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단순히 줄
거리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폐쇄적인 중세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불빛 이외에 다른 조명을 거의 드러
내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죠. 이렇게 붉은 색이 강조되는만큼 영화는 한층 더 원색적으로 보입니다. 제대로 된 무기
가 없이 무력하게 당하기만 하는 인간들을 표현하기 위한 방편이었죠.

이처럼 각 시리즈는 저마다 다른 색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영화의 특징과 잘 연결됩니다. 영상에 있어서 한가닥하
는 사람들답습니다.

※ 부활 편, 즉 4편은 제외했습니다. 4편은 두드러진 특징이 없어서 하나만을 꼬집어내기 힘들더군요. 차라리 수영
하는 장면을 더 부각시켰더라면, 뭔가 확 튀어보였을 텐데요. 항상 하는 생각인데, 그 수중 장면을 영화 전체의 테마
로 삼았어야 했습니다.

※ <프레데터>의 경우는 초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밀림에서 벌어지는 일인데다가, 프레데터 특유의 은신 기술을
쓰면 나뭇잎이 움직이는 효과가 나타나서 더욱 그렇죠. 여기에 비하면 <프레데터 2>는 무미건조합니다. 이 영화도
뭔가 두드러진 특징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