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블럼 take 2

아는 사람들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만화입니다.
SF라고 할 수 있죠 - 전형적인 시간여행물이기도 하니까요.
여기에 야쿠자물, 혹은 폭력이 난무하는 만화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말단 조폭으로 살다가 서른 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바보처럼 비명횡사한 녀석이
분명 죽었는데 깨어나 보니 10 년 전으로 되돌아가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된다는
SF 쪽에서는 매우매우 익숙한 타임 슬립 컨셉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과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 살게 된 인생에서는 성공을 위해 달려 나가죠.
그 와중에 주인공 스스로 더 성장하기도 하고....
리플레이같은 것을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이 만화의 전반부는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이야기 전개도 아기자기하고 주인공도 정감이 갑니다.
무엇보다 시간여행물 특유의 매력이 살아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가면서 이미 시간여행 이야기 같은 것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리고,
거의 황당하기 짝이 없는 수준의 테러에 잔인한 액션물이 되는 것이 좀 실망스럽더군요.

전체 분량이 무려 62 권이나 됩니다.
일본에서 10 년 동안 연재되었다고 하더군요.
모두 다 구해 보기 힘들 정도로 긴 만화입니다만,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놓기 힘든 매력을 갖고 있기도 하죠.

그리고 이 만화는 마지막 결말이 상당히 엽기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유주얼 서스펙트와 식스 센스 결말보다 더 기가막혔습니다.
어떻든 결말부에가서는 다시금 타임 슬립 스타일을 회복하기도 하지만
그 이상 어이없는 반전으로 끝나버려서 읽다가 맥이 다 빠졌죠.
너무 심하게 뒤통수를 치기 때문에 차마 밝힐 수가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