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데시코 외전 : 호넷 - 작가 : Frank
글 수 87
연방력 115년 04월 22일. 09시 25분. 켄타우로스 웨벨 두르단
"저기 있다!"
"망설이지 말고 쏴라!"
총을 든 웨벨 주 경찰들은 도주하는 원주민 노예를 발견하기가 무
섭게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하였다. 십 수발의 총알이 날아가 노예의
몸을 꿰뚫었고 그는 땅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좀 더 냉정했더라면…."
"그만해. 자네는 최선을 다했어. 굳이 원망하겠다면 이런 시련을 준
신을 원망하게."
"신이라고 했나? 그 신이 대체 어디 있지? 누가 말 좀 해봐! 신이
대체 어디 있느냐고?"
일단의 노예들을 데리고 간신히 안전한 지점에 도달한, '자유의 아
들'을 위해 행동하는 '아이작 브레험'과 그의 동료들은 강 건너편에
서 벌어지는 피의 파티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노예
들은 어떻게든 강을 건너 도주하려고 했지만 뒤쫓아온 두르단 자경
단에 속한 기마대원들이 칼을 휘둘러 그들을 도륙하였다. 원주민 노
예들이 흘린 피로 강물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고 그 위로 둥둥 떠
다니는 시신들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
어 있었다.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 도망치려고 했다간 어떤 대가
를 치르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말 위에 탄 채 칼을 휘두르고 있는 기마대 지휘관 '보니 뎁'은 그
렇게 소리친 후 노예 한 명의 목을 칼로 내리쳤다. 사방에 피가 튀
기면서 자신의 옷을 적시자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쉬지 않고 계속
칼을 휘둘렀다.
"서장님, 막아야 합니다!"
"…."
"서장님!"
"그만 돌아가자고. 우리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
어. 그저 죽어가는 이들의 모습과 절규만을 보고 들을 수 있을 뿐이
지…."
"서장님?"
핌블에 속한 뉴 오크셔의 경찰서장인 '칩 에이젝'은 주변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자신의 차에 오른 후 현장을 떠났다.
"동지들이 실패한 모양입니다."
"그리 놀랄 것도 없지… 어차피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말한 다음 그는 라이터로 입에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
이면서 한 모금 빨았다.
"환풍기를 틀까요?"
"그렇게 해."
"최근 들어 선거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
고 있습니다."
"그 분이 나선 이상 결과는 뻔해."
"그 분이 집권한다면 서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거야. 의외로 조심성
이 있는 자들이니까."
서장은 그렇게 말한 후 강변으로 시선을 옮기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지들 부디 나를 벌해주시오. 냉정하지 못한 나의 실수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소."
대원들이 주위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무릎을 꿇은 '아이작 브레험'
은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처벌을
간청하는 것은 그의 크나큰 실책 때문이었다. 사실 그들의 도강 계
획은 여간해선 들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가 맡은
지점에서 우연히 그들을 염탐하던 아이가 한 명 있었고 그의 직속
부하들은 아이를 즉시 붙잡아와 확실하게 처리하자고 했지만 차마
아이를 죽일 수 없었던 그는 풀어줄 것을 지시했었다. 얼핏 보면 당
연한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재앙을 부르고 말았다. 아이가 지역 자
경단에 이를 신고해 버린 것이었다. 결국 중과부적의 상황에 직면한
'자유의 아들' 대원들은 하는 수 없이 후퇴해야만 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원주민 노예들이 자유를 찾기도 전에 학살을 당했던 것이다.
"'아이작 브레험' 동지, 동지의 실책은 죽음으로 보상해야 마땅한 것
입니다. 하지만 그간 동지가 보여준 활약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벌을 내리는 것은 합당한 처사가 아닙니다."
처벌권 행사 자격을 지닌 간부의 말에 아이작의 표정이 잠깐이나
마 환해졌지만 곧 간부는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저는 브레험 동지에게 벌을 내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조
건이 있습니다. 시작하지."
"알겠습니다. 끌고와라."
다른 간부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곧 대원 두 명이 포박당한
아이를 끌고왔다. 브레험이 풀어주었던 바로 그 아이였다.
"동지, 이 총으로 저 밀고자를 죽이시오."
"꼭 그래야만 합니까?"
"무얼 망설이는 것입니까? 강에서 벌어진 일을 잊으셨습니까? 자유
를 찾기도 전에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넋을 어떻게든 달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브레험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소음기가 부착된 권총의 사격 모
드를 반자동에 맞춘 후 아이의 이마에 겨눈 후 말하였다.
"죽은 자들을 대신해 처단하겠다."
곧 극도로 낮은 발사음이 울리며 사방에 피가 튀겼고, 뒤통수가 날
아가버린 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잘했소. 이제부턴 절대로 실수하지 마시오."
"…."
"별도의 연락이 있을 때까지 모두 철저히 은신하라."
연방력 115년 04월 22일. 10시 00분. 켄타우로스 핌블 시몬드
핌블의 주도인 시몬드에 자리한 주립 공원엔 수많은 사람들이 모
여 있었다. 그들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국부 '찰스 헤스턴'
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것이었다.
"시몬드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이곳에 나라를 세우기 위해 태양계
를 떠나는 날 건국 헌법 10개항을 공표했었습니다. 1항 국민은 표현
의 권리와 자유를 지닌다, 2항 켄타우로스는 법치를 표방한다, 3항
켄타우로스 국민은 병역, 납세, 교육의 의무를 지닌다, 4항 켄타우로
스를 위해 봉사하거나 켄타우로스의 통치력이 미치는 곳에 자리한
외국인은 켄타우로스 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5항 켄타우로스
는 제국주의적 외교정책을 행해서는 안 된다, 6항 켄타우로스는 삼
권분립의 원칙을 준수한다, 7항 켄타우로스는 독재 국가와 외교 관
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 8항 켄타우로스는 압제에 맞서 민주주의를
전파해야 할 의무가 있다, 9항 켄타우로스는 국가간의 대립에 관여
해서는 안 된다, 10항 켄타우로스는 독재자의 탄압으로 신변의 위협
을 받는 망명자들을 받아줘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달에서,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쫓겨났었습니다. 그 아픈 기
억을 되새기며 두 번 다시 그러한 일을 겪지도, 행하지도 말자는 의
지를 이 10개 항에 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이
것을 잘 지키고 있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오기 전부터 이곳
에서 살았던 원주민들은 지금 어떠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까? 그들
은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한 채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노예의 신분
으로 힘든 노동을, 그것도 죽을 때까지 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아파도 법적으로 치료받을 길이 없습니다. 모두 그들을 소유한 자들
의 아량에 맡겨야만 합니다. 마음 놓고 가족을 이룰 수도 없습니다.
소유자들은 얼마든지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유자
들이 아내와 딸을 강간해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소유자들이 반항하
는 자에겐 총으로 답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그들은 그
저 물건일 뿐이라고…
하지만 미국을 건국한 영웅들 중 하나인 '토머스 제퍼슨'은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소유권보다 인권이 우선한다'라고! 노예제는 우리 켄
타우로스 연방의 이름을 걸고 폐지해야 합니다!"
그러자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하며 "노예 반대! 노예 반대!"를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광경은 여러 언론사들의 생중계로 켄
타우로스 전역에 방송되었다.
연방력 115년 04월 22일. 탐사 함대
"믿기지 않는군… 청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다니…."
"링컨 대통령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조금 걱정이군. 헤스턴 소장의 꿈이 단순히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 이상이라면…."
"제2의 크사카베를 우려하시는 것이군요."
"그 분 앞에선 크사카베 같은 야심가는 조무라기일 뿐이야. 둘 다
정의를 쫓는다지만 크사카베는 그 수단으로 독재를, 헤스턴 소장은
민주주의로 표방되는 국민의 힘을 택했네. 이 둘 가운데 어느 쪽이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겠나?"
"그야 당연히 후자이지요."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군."
곧 햄튼 제독은 채널을 변경하면서 말하였다.
"뉴욕으로부터 들어온 추가 지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하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만 만약 우려한 일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개입해도 무방하다고 했겠군."
"네. 그렇습니다."
"일단 외부의 눈에 띄지 않게 각 함의 승조원들을 철저히 훈련시키
게. 이런 때일수록 긴장을 늦추면 안 되네."
"저기 있다!"
"망설이지 말고 쏴라!"
총을 든 웨벨 주 경찰들은 도주하는 원주민 노예를 발견하기가 무
섭게 방아쇠를 당기기 시작하였다. 십 수발의 총알이 날아가 노예의
몸을 꿰뚫었고 그는 땅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며 죽어갔다.
"다 내 잘못이야… 내가 좀 더 냉정했더라면…."
"그만해. 자네는 최선을 다했어. 굳이 원망하겠다면 이런 시련을 준
신을 원망하게."
"신이라고 했나? 그 신이 대체 어디 있지? 누가 말 좀 해봐! 신이
대체 어디 있느냐고?"
일단의 노예들을 데리고 간신히 안전한 지점에 도달한, '자유의 아
들'을 위해 행동하는 '아이작 브레험'과 그의 동료들은 강 건너편에
서 벌어지는 피의 파티를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수밖에 없었다. 노예
들은 어떻게든 강을 건너 도주하려고 했지만 뒤쫓아온 두르단 자경
단에 속한 기마대원들이 칼을 휘둘러 그들을 도륙하였다. 원주민 노
예들이 흘린 피로 강물은 어느새 붉게 물들었고 그 위로 둥둥 떠
다니는 시신들은 도저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
어 있었다.
"한 놈도 놓치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 도망치려고 했다간 어떤 대가
를 치르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말 위에 탄 채 칼을 휘두르고 있는 기마대 지휘관 '보니 뎁'은 그
렇게 소리친 후 노예 한 명의 목을 칼로 내리쳤다. 사방에 피가 튀
기면서 자신의 옷을 적시자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쉬지 않고 계속
칼을 휘둘렀다.
"서장님, 막아야 합니다!"
"…."
"서장님!"
"그만 돌아가자고. 우리가 여기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
어. 그저 죽어가는 이들의 모습과 절규만을 보고 들을 수 있을 뿐이
지…."
"서장님?"
핌블에 속한 뉴 오크셔의 경찰서장인 '칩 에이젝'은 주변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자신의 차에 오른 후 현장을 떠났다.
"동지들이 실패한 모양입니다."
"그리 놀랄 것도 없지… 어차피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말한 다음 그는 라이터로 입에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
이면서 한 모금 빨았다.
"환풍기를 틀까요?"
"그렇게 해."
"최근 들어 선거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
고 있습니다."
"그 분이 나선 이상 결과는 뻔해."
"그 분이 집권한다면 서부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로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을 거야. 의외로 조심성
이 있는 자들이니까."
서장은 그렇게 말한 후 강변으로 시선을 옮기고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지들 부디 나를 벌해주시오. 냉정하지 못한 나의 실수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소."
대원들이 주위에서 바라보는 가운데 무릎을 꿇은 '아이작 브레험'
은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처벌을
간청하는 것은 그의 크나큰 실책 때문이었다. 사실 그들의 도강 계
획은 여간해선 들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가 맡은
지점에서 우연히 그들을 염탐하던 아이가 한 명 있었고 그의 직속
부하들은 아이를 즉시 붙잡아와 확실하게 처리하자고 했지만 차마
아이를 죽일 수 없었던 그는 풀어줄 것을 지시했었다. 얼핏 보면 당
연한 행동이었지만, 그것이 재앙을 부르고 말았다. 아이가 지역 자
경단에 이를 신고해 버린 것이었다. 결국 중과부적의 상황에 직면한
'자유의 아들' 대원들은 하는 수 없이 후퇴해야만 했고 그로 인해
수많은 원주민 노예들이 자유를 찾기도 전에 학살을 당했던 것이다.
"'아이작 브레험' 동지, 동지의 실책은 죽음으로 보상해야 마땅한 것
입니다. 하지만 그간 동지가 보여준 활약에 비추어 볼 때 그와 같은
벌을 내리는 것은 합당한 처사가 아닙니다."
처벌권 행사 자격을 지닌 간부의 말에 아이작의 표정이 잠깐이나
마 환해졌지만 곧 간부는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였다.
"저는 브레험 동지에게 벌을 내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조
건이 있습니다. 시작하지."
"알겠습니다. 끌고와라."
다른 간부의 명령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곧 대원 두 명이 포박당한
아이를 끌고왔다. 브레험이 풀어주었던 바로 그 아이였다.
"동지, 이 총으로 저 밀고자를 죽이시오."
"꼭 그래야만 합니까?"
"무얼 망설이는 것입니까? 강에서 벌어진 일을 잊으셨습니까? 자유
를 찾기도 전에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넋을 어떻게든 달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브레험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소음기가 부착된 권총의 사격 모
드를 반자동에 맞춘 후 아이의 이마에 겨눈 후 말하였다.
"죽은 자들을 대신해 처단하겠다."
곧 극도로 낮은 발사음이 울리며 사방에 피가 튀겼고, 뒤통수가 날
아가버린 아이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잘했소. 이제부턴 절대로 실수하지 마시오."
"…."
"별도의 연락이 있을 때까지 모두 철저히 은신하라."
연방력 115년 04월 22일. 10시 00분. 켄타우로스 핌블 시몬드
핌블의 주도인 시몬드에 자리한 주립 공원엔 수많은 사람들이 모
여 있었다. 그들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국부 '찰스 헤스턴'
의 연설을 듣기 위해 모인 것이었다.
"시몬드의 시민 여러분, 우리는 이곳에 나라를 세우기 위해 태양계
를 떠나는 날 건국 헌법 10개항을 공표했었습니다. 1항 국민은 표현
의 권리와 자유를 지닌다, 2항 켄타우로스는 법치를 표방한다, 3항
켄타우로스 국민은 병역, 납세, 교육의 의무를 지닌다, 4항 켄타우로
스를 위해 봉사하거나 켄타우로스의 통치력이 미치는 곳에 자리한
외국인은 켄타우로스 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다, 5항 켄타우로스
는 제국주의적 외교정책을 행해서는 안 된다, 6항 켄타우로스는 삼
권분립의 원칙을 준수한다, 7항 켄타우로스는 독재 국가와 외교 관
계를 맺어서는 안 된다, 8항 켄타우로스는 압제에 맞서 민주주의를
전파해야 할 의무가 있다, 9항 켄타우로스는 국가간의 대립에 관여
해서는 안 된다, 10항 켄타우로스는 독재자의 탄압으로 신변의 위협
을 받는 망명자들을 받아줘야 할 의무가 있다.
우리는 달에서,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쫓겨났었습니다. 그 아픈 기
억을 되새기며 두 번 다시 그러한 일을 겪지도, 행하지도 말자는 의
지를 이 10개 항에 담았던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이
것을 잘 지키고 있습니까?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오기 전부터 이곳
에서 살았던 원주민들은 지금 어떠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까? 그들
은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한 채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노예의 신분
으로 힘든 노동을, 그것도 죽을 때까지 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아파도 법적으로 치료받을 길이 없습니다. 모두 그들을 소유한 자들
의 아량에 맡겨야만 합니다. 마음 놓고 가족을 이룰 수도 없습니다.
소유자들은 얼마든지 그들을 갈라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유자
들이 아내와 딸을 강간해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소유자들이 반항하
는 자에겐 총으로 답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말합니다. 그들은 그
저 물건일 뿐이라고…
하지만 미국을 건국한 영웅들 중 하나인 '토머스 제퍼슨'은 이렇게
말했었습니다. '소유권보다 인권이 우선한다'라고! 노예제는 우리 켄
타우로스 연방의 이름을 걸고 폐지해야 합니다!"
그러자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하며 "노예 반대! 노예 반대!"를
외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 광경은 여러 언론사들의 생중계로 켄
타우로스 전역에 방송되었다.
연방력 115년 04월 22일. 탐사 함대
"믿기지 않는군… 청중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다니…."
"링컨 대통령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조금 걱정이군. 헤스턴 소장의 꿈이 단순히 나라를 바로잡겠다는
것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그 이상이라면…."
"제2의 크사카베를 우려하시는 것이군요."
"그 분 앞에선 크사카베 같은 야심가는 조무라기일 뿐이야. 둘 다
정의를 쫓는다지만 크사카베는 그 수단으로 독재를, 헤스턴 소장은
민주주의로 표방되는 국민의 힘을 택했네. 이 둘 가운데 어느 쪽이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겠나?"
"그야 당연히 후자이지요."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는군."
곧 햄튼 제독은 채널을 변경하면서 말하였다.
"뉴욕으로부터 들어온 추가 지시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하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만 만약 우려한 일이 현실로 나타난다면…."
"개입해도 무방하다고 했겠군."
"네. 그렇습니다."
"일단 외부의 눈에 띄지 않게 각 함의 승조원들을 철저히 훈련시키
게. 이런 때일수록 긴장을 늦추면 안 되네."
SF를 좋아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