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데시코 외전 : 호넷 - 작가 : Frank
글 수 87
2204년 03월 20일. 05시 10분. 북극해 상공
"여기는 메인스티9, 귀관들은 미국 영공을 침범하고 있다. 반복한다.
귀관들은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 속히 귀환하라."
"응답은?"
"전혀 없습니다. 이 녀석들 제정신이 아닙니다."
"빨리 상부에 보고해. 긴급 상황이다."
북극해 상공에서 경계 임무 중이던 러시아 공군의 조기경보기에선
멋대로 미국 영공안으로 침입해 들어간 자국 공군기들 때문에 긴장
상태에 빠져 있었다. 물론 그 점은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2204년 03월 20일. 05시 30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
북미 방공군의 세력이 커지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해진 엘멘도
르프 공군 기지 곳곳에선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당직 근무 중인
십 수명의 조종사들이 잠을 쫓기 위해 보온병에 든 커피를 마시며
격납고로 뛰어가 마악 정비를 끝낸 채 대기 중이던 F-12 전투기에
몸을 싣기 시작했다.
"편대장님, 정말 러시아인들입니까?"
"그렇다. 상공의 AWACS에 의하면 그들이 이리로 오고 있다고 한
다."
캐노피를 내리기 직전에 편대장을 통해 상황을 최종 확인한 조종사
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곧 격납고로부터 빠져 나온 F-12 전
투기들은 활주로에 들어선 후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설정해 이륙하
기 시작했다.
'이번엔 공중 도발인가? 만약 저들이 허쉬에 공격을 가한 거라면 무
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편대장은 그렇게 의구심을 품으면서 한편으론 조기 경보기와의 자
료 공유를 통해 레이더에 뜬 러시아 공군기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는 조종간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여기는 센트리5, 본점은 현재 영업을 시작할 수가 없다고 한다. 웨
이터가 갈 때까지 손님들을 붙잡아둬라.
"알았다. 우리한테 맡겨라."
당장 스크램블에 나설 수 있는 아군기의 수가 부족함을 의미하는
소식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러시아 공군기
와의 교전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공격을 시작한 쪽은 러시아 공군
의 Su-40 플랭커III 편대였다. 주익으로부터 이탈한 R-100 아크리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집단이 날아오자 F-12 편대는 즉시 견인식
디코이로 미사일을 기만시켰다.
"받아라!"
어느새 근접전에 돌입한 양측 기체들 중 편대장이 탑승한 F-12가
가장 먼저 반격 행동에 들어갔다. 동체 하면의 무장창이 개방되면서
발사된 파이슨 미사일이 접근해오자 조준당한 Su-40은 필사적으로
이를 피하기 위해 기만체를 뿌렸지만, 파이슨은 독뱀이라는 그 이름
대로 좌측 꼬리 날개 부분에 명중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다.
꼬리 날개가 떨어져나간 Su-40은 곧 빙글빙글 돌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2204년 03월 20일. 09시 45분. 워싱턴
"콜로라도의 방공사령부로부터 급보입니다. 러시아 공군이 더 이상
증원을 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뭐야? 전면전이 아니라는 건가?"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말하게."
"그들 스스로 고의적으로 행한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여길 수 있
습니다."
"흠..."
국방성 지하에서 알래스카 상공에서의 공중전을 끝까지 확인한 장
성들은 하나 같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허쉬가 대파당한 이후 벌
어진 또 하나의 악재에 양국 정치가들이 어떻게 대응할 지 걱정스
러웠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 일은 귀국이 의도한 게 아니라는 겁니까?"
국가 안보회의가 벌어지는 방 안에서 스트로 대통령은 핫라인을 통
해 러시아의 보리소프 대통령과 이번 사태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
는 중이었다. 물론 세인들이 예상한 대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곧 스트로 대통령은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어떻게 됐습니까?"
"다른 때처럼 같은 말만 늘어놨소. 진상이 파악될 때까지 기다려 달
라는군."
"가만히 당하면 안 됩니다. 우리도 본 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쪽이 보복을 시작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겁니다. 설마
유럽에서 또 전쟁을 시작하자는 건 아니겠죠?"
국방장관이 보복을 건의하자 즉시 국무장관이 일침을 놓았다. 그러
는 가운데 대통령은 고개를 싸맨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길... 왜 이렇게 악재가 끊이지 않는 걸까?'
2204년 03월 20일. 10시 00분. 뉴욕
"이거, 이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전쟁이 나고도 남을 판이야."
아키토의 가게에서 식사 중인 손님들은 벽에 설치된 TV에서 알래
스카 상공에서 벌어진 공중전에 관한 소식을 내보내자 다들 혀를
차며 앞날을 걱정했다. 3차 대전이 끝난지 2년을 넘기지 않은 때에
사람들의 불안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키토, 걱정 안돼?"
"뭐가?"
"요즘 전쟁 위기라고 하잖아."
"당연히 걱정 되지. 하지만, 다짜고짜 전쟁을 일으킬 나라는 없을
거야. 지난번 전쟁에서만 수 십억명이 죽었어. 지금 미러간에 전쟁
이 발발한다면 남는 건 인류의 파멸이야."
"..."
그의 대답에 유리카는 가볍게 미소지은 후 출입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여기는 메인스티9, 귀관들은 미국 영공을 침범하고 있다. 반복한다.
귀관들은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 속히 귀환하라."
"응답은?"
"전혀 없습니다. 이 녀석들 제정신이 아닙니다."
"빨리 상부에 보고해. 긴급 상황이다."
북극해 상공에서 경계 임무 중이던 러시아 공군의 조기경보기에선
멋대로 미국 영공안으로 침입해 들어간 자국 공군기들 때문에 긴장
상태에 빠져 있었다. 물론 그 점은 미국인들도 마찬가지였다.
2204년 03월 20일. 05시 30분. 알래스카 엘멘도르프
북미 방공군의 세력이 커지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해진 엘멘도
르프 공군 기지 곳곳에선 사이렌이 울리고 있었다. 당직 근무 중인
십 수명의 조종사들이 잠을 쫓기 위해 보온병에 든 커피를 마시며
격납고로 뛰어가 마악 정비를 끝낸 채 대기 중이던 F-12 전투기에
몸을 싣기 시작했다.
"편대장님, 정말 러시아인들입니까?"
"그렇다. 상공의 AWACS에 의하면 그들이 이리로 오고 있다고 한
다."
캐노피를 내리기 직전에 편대장을 통해 상황을 최종 확인한 조종사
들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곧 격납고로부터 빠져 나온 F-12 전
투기들은 활주로에 들어선 후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설정해 이륙하
기 시작했다.
'이번엔 공중 도발인가? 만약 저들이 허쉬에 공격을 가한 거라면 무
슨 이유 때문이었을까?'
편대장은 그렇게 의구심을 품으면서 한편으론 조기 경보기와의 자
료 공유를 통해 레이더에 뜬 러시아 공군기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는 조종간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여기는 센트리5, 본점은 현재 영업을 시작할 수가 없다고 한다. 웨
이터가 갈 때까지 손님들을 붙잡아둬라.
"알았다. 우리한테 맡겨라."
당장 스크램블에 나설 수 있는 아군기의 수가 부족함을 의미하는
소식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러시아 공군기
와의 교전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공격을 시작한 쪽은 러시아 공군
의 Su-40 플랭커III 편대였다. 주익으로부터 이탈한 R-100 아크리드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집단이 날아오자 F-12 편대는 즉시 견인식
디코이로 미사일을 기만시켰다.
"받아라!"
어느새 근접전에 돌입한 양측 기체들 중 편대장이 탑승한 F-12가
가장 먼저 반격 행동에 들어갔다. 동체 하면의 무장창이 개방되면서
발사된 파이슨 미사일이 접근해오자 조준당한 Su-40은 필사적으로
이를 피하기 위해 기만체를 뿌렸지만, 파이슨은 독뱀이라는 그 이름
대로 좌측 꼬리 날개 부분에 명중해 치명적인 손상을 입혔다.
꼬리 날개가 떨어져나간 Su-40은 곧 빙글빙글 돌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2204년 03월 20일. 09시 45분. 워싱턴
"콜로라도의 방공사령부로부터 급보입니다. 러시아 공군이 더 이상
증원을 보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뭐야? 전면전이 아니라는 건가?"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닙니다. 하지만..."
"말하게."
"그들 스스로 고의적으로 행한 일이 아니라는 메시지로 여길 수 있
습니다."
"흠..."
국방성 지하에서 알래스카 상공에서의 공중전을 끝까지 확인한 장
성들은 하나 같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허쉬가 대파당한 이후 벌
어진 또 하나의 악재에 양국 정치가들이 어떻게 대응할 지 걱정스
러웠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번 일은 귀국이 의도한 게 아니라는 겁니까?"
국가 안보회의가 벌어지는 방 안에서 스트로 대통령은 핫라인을 통
해 러시아의 보리소프 대통령과 이번 사태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
는 중이었다. 물론 세인들이 예상한 대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곧 스트로 대통령은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어떻게 됐습니까?"
"다른 때처럼 같은 말만 늘어놨소. 진상이 파악될 때까지 기다려 달
라는군."
"가만히 당하면 안 됩니다. 우리도 본 때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쪽이 보복을 시작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겁니다. 설마
유럽에서 또 전쟁을 시작하자는 건 아니겠죠?"
국방장관이 보복을 건의하자 즉시 국무장관이 일침을 놓았다. 그러
는 가운데 대통령은 고개를 싸맨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제길... 왜 이렇게 악재가 끊이지 않는 걸까?'
2204년 03월 20일. 10시 00분. 뉴욕
"이거, 이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전쟁이 나고도 남을 판이야."
아키토의 가게에서 식사 중인 손님들은 벽에 설치된 TV에서 알래
스카 상공에서 벌어진 공중전에 관한 소식을 내보내자 다들 혀를
차며 앞날을 걱정했다. 3차 대전이 끝난지 2년을 넘기지 않은 때에
사람들의 불안감은 매우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키토, 걱정 안돼?"
"뭐가?"
"요즘 전쟁 위기라고 하잖아."
"당연히 걱정 되지. 하지만, 다짜고짜 전쟁을 일으킬 나라는 없을
거야. 지난번 전쟁에서만 수 십억명이 죽었어. 지금 미러간에 전쟁
이 발발한다면 남는 건 인류의 파멸이야."
"..."
그의 대답에 유리카는 가볍게 미소지은 후 출입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SF를 좋아하는 한 명의 사람으로서 이 곳에서 활동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