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팬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을 사고 있는 커맨드 앤 컨쿼4 오픈베타 플레이스샷입니다. 뭐 이건 저도 커맨드 앤 컨쿼가 아니라는걸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실제 게임 로비에서도 '뭐야 이걸 C&C라고 만들었어?'이라는 반응이 상당히 많은 편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나름 재미는 있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그냥 '커맨드 앤 컨쿼 온라인' 이런 제목 붙였다면 반응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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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은근 쉽고 재미도 있어요. 커맨드 앤 컨쿼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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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업을 할 때마다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얻을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온라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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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게임도 건물을 짓기는 짓습니다. C&C4(라 쓰고 '그라운드 컨트롤 : 타이베리움'이라 읽자)는 각각의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맞은 역할에 따라 기지를 건설하고 적진을 휘저으며 아군에게 특수능력으로 지원을 해주는 방식의 게임플레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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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점령에 쓰였던 엔지니어는 이제 아군 유닛을 치료해주는 역할로 바뀌었습니다. 엔지니어가 잔뜩 모이면 한동안 서로 아무도 죽지 않는 병폐가 생겨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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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D의 핵미사일은 장전식이라 발사주기가 짧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만 3발 이상을 쏴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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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캐논은 핵미사일과 다르게 충전식입니다. 완전 충전시의 위력은 어마어마하지만 문제는 그거 충전하는 시간에 게임이 끝나버린다는거... 게다가 피하기도 쉬워요. 위의 핵미사일도 보셨겠지만 이펙트의 디테일은 C&C3쪽이 훨씬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게임의 이펙트는 최적화를 위해 그저 그렇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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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유닛은 노드 하이컨페서라는 유닛인데 생긴거에 비해 보병도 씹어먹고 기갑도 씹어먹고 공중도 씹어먹는 좀 우월한 유닛입니다. 인구수도 비싸서 정상적인 5:5게임일 경우엔 4개 유닛 이상을 뽑을 수도 없는 고급 유닛입니다.

멀티플레이에서의 최적화를 위해서 유닛들은 최대한 복잡한 모양을 피하고 있고 이펙트의 사용도 자제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커맨드 앤 퀀쿼 역사상 가장 별다른 감흥이 없는 그래픽을 자랑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덕분에 해외 유저들과 플레이할 때도 제법 쾌적한 플레이가 보장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걸 노리고 한 짓이니 일단은 눈감아 줄 구석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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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디자인도 최대한 유닛들의 이동에 걸리는 경우가 없도록 신경 쓴 구석도 있습니다. 게임 자체도 쉽게 만들어져 있어서 몇번만 플레이해보면 어렵지 않게 돌아가는 구조가 파악됩니다.

레드얼럿3에서 자원채집 방식을 본진에 있는 광물저장소에서 채취하도록 한 1광물-1정제소 방식은 뭔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제작자들도 들었나보던지 이번에는 아예 정제소와 하베스터를 없애버리는 과감한 짓을 벌여버립니다. 그래서 유닛생산에 대한 비용은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승리를 위해 TCN(Tiberium Control Network)거점을 점령해서 상대방으로부터 포인트를 빼았아 오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 되었습니다. 대신 맵에는 유닛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더 높은 단계의 기술에 접속하기 위해 필요한 타이베리움 결정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실제 게임은 거점 점령도 중요하지만 누가 먼저 이 타이베리움 결정을 자신의 진영으로 가져와서 유닛들을 업그레이드하고 고급 유닛들로 재배치 하느냐에 달렸기 때문에 초반부터 치열하게 타이베리움 쟁탈전이 벌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전히 주요 자원은 전장에 존재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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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은 세계관을 제외하면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커맨드 앤 컨쿼는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게임 플레이는 대단히 친절하고 쾌적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유닛이 큼직한 점이나 미니맵에 전황이 잘 표시되는 부분도 매력적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 중에서 미니맵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다만 이게 커맨드 앤 컨쿼라고 보기 힘들어서 그렇죠. 심지어 배경음악조차 스타트렉 같다니까요? (스타트렉의 음악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그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는거 다들 이해하시죠?)

정체성과 게임성을 따로 떼어 놓고 본다면 제법 매력적인 타이틀입니다. 쉽고 친절하고 재미있습니다. 기존 팬들은 미친듯이 증오스럽겠지만 편견없이 본다면 괜찮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이미 오픈베타 게임로비에서도 EA는 엄청나게 까이고 있습니다만 출시되면 더 까일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게임성하곤 상관없이 말이죠. 사실 저도 웨스트우드 시절이 그립긴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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