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DEND - 작가 : 레가드(kasi)
글 수 80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원이 집에 와 있었다. 조가 원룸의 디지털 도어락의 번호를 입력하고 안으로 들어가자 원이 현관 입구에 다소곳이 서 있었다. 조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원을 바라보며 웃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원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뭐야? 그 까칠한 얼굴하고는. 괜찮은 거야?”
조는 아무 말 없이 팔을 벌렸다. 원이 조심스레 다가와 안겼다. 원의 부드러운 체취가 조의 마음을 나긋나긋하게 만들었다. 조는 깊숙이 숨을 들이마시며 원의 체취를 폐 안쪽까지 넣고 싶었다.
“이런, 그거 딱딱해졌어.”
“피곤해 죽겠는데 이 녀석은 뇌하고 따로 노는군. 오늘은 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그녀는 안겨 있던 자세를 풀고 조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조도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그녀는 조의 입술에 자신의 도톰한 입술을 포개며 속삭였다.
“알았어. 씻고 올 거지?”
조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러고 보니 조는 야구점퍼조차 벗지 않은 채였다. 세면대에서 뜨거운 물을 틀고는 점퍼의 속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거울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순간 조는 불길한 예감에 권총을 들고 화장실 문을 홱 열어 젖혔다.
“후후, 아직이야. 아직.”
정은 원의 등 뒤에서 왼손으로 목을 죄고 관자놀이에 권총을 들이댄 채 비웃음을 짓고 있었다. 조는 정을 겨누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후반기에서 인질극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받았는지 기억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그것보다 어제 요정에서 정이 없었다는 사실을 왜 의심해보지 않았는지 후회했다. 제이가 쓰러지고 나서 조의 판단력은 마비되었던 것이다. 원은 새하얗게 질린 채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네 놈 땅개 새끼들이 그 요정에 올 줄 알고 있었어. 그래서 거기에는 가지 않았지. 팀장은 의외로 생각이 짧은 사람이더군. 이제 팀장도 죽었고, 다리병신이 된 네 동기 놈은 식은 죽 먹기니 너만 없애면 회사를 손에 넣겠군. 네 동기 놈은 어디다 숨겼어?”
“내가 그걸 말할 것 같나?”
“집에는 없더군. 와이프가 의외로 쫄깃거리던데 왜 네 동기 놈은 그런 맛있는 여자를 거들떠도 보지 않고 독수공방하는지 모르겠어. 물론 먼저 황천길로 갔지. 무정했던 제 남편을 욕하며 갔을 거야.”
“헛소리 말고 어서 놔줘!”
“호오, 네 여자라 이거군? 고상한 척하는 샌님도 여자가 있었군. 발기는 되는지 의심스러운 샌님에게 여자친구라?”
“죽고 싶지 않으면 총을 버려!”
“겁쟁이 샌님이 어젯밤에 처리 좀 했다고 벌써 익숙해진 건가? 어느 걸로 고를까요? 알아 맞춰 보세요.”
정은 권총으로 조와 원을 번갈아 겨누며 장난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틈을 노리고 조가 정의 머리를 노리고 쏘았지만 귀를 스치고 빗나갔다. 정의 자세가 무너지자 원은 정을 밀치고 조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정의 권총이 불을 뿜었고 조의 품에 안긴 원이 무너져 내렸다. 조는 왼손으로 허물어지는 원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정의 머리를 쏘았다. 이번에는 미간에 적중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정의 두개골이 터졌고 뒤편에 있는 하얀 벽지로 피와 뇌수, 그리고 두개골 조각이 튀었다. 조는 이미 숨이 끊어진 정에게 닥치는 대로 권총을 난사했다. 잔탄이 없는 빈 권총의 메마른 격발음을 듣고 나서야 조는 정신을 차렸다. 이미 조의 왼손은 원의 피로 흥건했다.
“괘, 괜찮아?”
원은 조의 품안에서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권총을 쥐고 있는 조의 오른손에 원의 손이 포개졌다. 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고개를 떨구었다. 원의 맥박은 끊일 듯 말 듯 미미하게 뛰고 있었다.
“안돼! 죽으면 안돼! 사, 살 수 있어! 포기하면 안돼!”
조는 절규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피묻은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백 선생? 납니다! 급합니다!”
“뭐야? 그 까칠한 얼굴하고는. 괜찮은 거야?”
조는 아무 말 없이 팔을 벌렸다. 원이 조심스레 다가와 안겼다. 원의 부드러운 체취가 조의 마음을 나긋나긋하게 만들었다. 조는 깊숙이 숨을 들이마시며 원의 체취를 폐 안쪽까지 넣고 싶었다.
“이런, 그거 딱딱해졌어.”
“피곤해 죽겠는데 이 녀석은 뇌하고 따로 노는군. 오늘은 몸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그녀는 안겨 있던 자세를 풀고 조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조도 그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그녀는 조의 입술에 자신의 도톰한 입술을 포개며 속삭였다.
“알았어. 씻고 올 거지?”
조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러고 보니 조는 야구점퍼조차 벗지 않은 채였다. 세면대에서 뜨거운 물을 틀고는 점퍼의 속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들고 거울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순간 조는 불길한 예감에 권총을 들고 화장실 문을 홱 열어 젖혔다.
“후후, 아직이야. 아직.”
정은 원의 등 뒤에서 왼손으로 목을 죄고 관자놀이에 권총을 들이댄 채 비웃음을 짓고 있었다. 조는 정을 겨누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후반기에서 인질극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육받았는지 기억 같은 것은 나지 않았다. 그것보다 어제 요정에서 정이 없었다는 사실을 왜 의심해보지 않았는지 후회했다. 제이가 쓰러지고 나서 조의 판단력은 마비되었던 것이다. 원은 새하얗게 질린 채 와들와들 떨고 있었다.
“네 놈 땅개 새끼들이 그 요정에 올 줄 알고 있었어. 그래서 거기에는 가지 않았지. 팀장은 의외로 생각이 짧은 사람이더군. 이제 팀장도 죽었고, 다리병신이 된 네 동기 놈은 식은 죽 먹기니 너만 없애면 회사를 손에 넣겠군. 네 동기 놈은 어디다 숨겼어?”
“내가 그걸 말할 것 같나?”
“집에는 없더군. 와이프가 의외로 쫄깃거리던데 왜 네 동기 놈은 그런 맛있는 여자를 거들떠도 보지 않고 독수공방하는지 모르겠어. 물론 먼저 황천길로 갔지. 무정했던 제 남편을 욕하며 갔을 거야.”
“헛소리 말고 어서 놔줘!”
“호오, 네 여자라 이거군? 고상한 척하는 샌님도 여자가 있었군. 발기는 되는지 의심스러운 샌님에게 여자친구라?”
“죽고 싶지 않으면 총을 버려!”
“겁쟁이 샌님이 어젯밤에 처리 좀 했다고 벌써 익숙해진 건가? 어느 걸로 고를까요? 알아 맞춰 보세요.”
정은 권총으로 조와 원을 번갈아 겨누며 장난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틈을 노리고 조가 정의 머리를 노리고 쏘았지만 귀를 스치고 빗나갔다. 정의 자세가 무너지자 원은 정을 밀치고 조의 품으로 달려들었다. 정의 권총이 불을 뿜었고 조의 품에 안긴 원이 무너져 내렸다. 조는 왼손으로 허물어지는 원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정의 머리를 쏘았다. 이번에는 미간에 적중했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정의 두개골이 터졌고 뒤편에 있는 하얀 벽지로 피와 뇌수, 그리고 두개골 조각이 튀었다. 조는 이미 숨이 끊어진 정에게 닥치는 대로 권총을 난사했다. 잔탄이 없는 빈 권총의 메마른 격발음을 듣고 나서야 조는 정신을 차렸다. 이미 조의 왼손은 원의 피로 흥건했다.
“괘, 괜찮아?”
원은 조의 품안에서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권총을 쥐고 있는 조의 오른손에 원의 손이 포개졌다. 원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고개를 떨구었다. 원의 맥박은 끊일 듯 말 듯 미미하게 뛰고 있었다.
“안돼! 죽으면 안돼! 사, 살 수 있어! 포기하면 안돼!”
조는 절규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피묻은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뒤범벅이 되어 있었다.
“백 선생? 납니다! 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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