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세계에서 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파나소닉 자주형아카이브자율진화버전'  이 등장하죠.

네. 국립도서관입니다. 아마 파나소닉에서 만들었으려나요. 

 

혼자 걸어다니고.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하죠.

자세히 설명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까 적당히 논하자면

인류가 무너지고 국가가 붕괴한 뒤에 정보는 단절되고 책은 썩어 문드러졌어요.

그 와중에 정보는 계속 소실되지만 이 녀석들은 발이 달려서 돌아다니고 정보 삭제와 검열에 저항하는 놈들입니다.

아주 능동적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대인 방어 시스템도 갖추고 있고요.

 

문제는 이 부분입니다. '자율진화'

 

도서관, 다르게 말하면 영화 타임머신에 등장했던 도서관 홀로그램 같은 존재인 건데 말이죠.

에너지 공급이 끊긴 뒤에도 데이터의 축적과 보존을 위해 움직이고 행동한다는 거죠.

자기가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을 개발하고 자기보호수단을 찾습니다.

의태를 통해 자신을 감추려고 하죠.

 

많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작품들에는 인류 붕괴 후에도 구시대의 기계와 로봇 기술이 살아남아

움직이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스스로 더 나은 형태로 스스로를 개조하고 변화시키는 것은 좀 드물어요.

그건 생물의 특징이기 때문이려나요.

 

물론 이 작품에서는 특성상 짧은 시간 내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일들이 자연스러우니 도서관이 그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해도 도서관이 생명체의 형태로 스스로 진화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도서관을 그런 형태로 제조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쉽겠죠.

 

(파나소닉?)

 

만약 우리가 무언가 로봇의 형태로 만들어 무너진 세상으로 내보내야 한다면 그 목적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많은 걸 상상할 수 있겠지만 도서관은 꽤... 낯설었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보통 도서관은 곰팡내 나는 던전 속에 묻혀 있는 거라고 생각했으니 말이죠.

 

하지만 인류가 그렇게 무너진 뒤의 미래에 정보를 보존하고 전달하는데 있어서

발 달려서 도망갈 수 있는 타입이 더 효율적일 거라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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