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나 덧글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저는 성간 물질을 가로지르며 항행하는 강철 사과박스마냥 해괴망측하게 둔중하지 아니하고 한 마리 고아한 학의 다리처럼 길쭉하고 매끈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이 우유하고 미려하고 섬세하면서도 능률을 심각하게 저해시키는 비논리의 화신인 현측포대를 배제한 채 막강한 화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요. 허탈하리만치 간명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 생각하는데, 후미의 엔진과 전면/중심부의 무장을 주축으로 그 주위를 각종 시설물로 에워싸면 됩니다. 그리고 전방에 미칠듯한 화력을 투사하는 것이죠. 현대 자주포와 상사한 형태로서 제가 평소 지대한 애착을 피력하는 구조입니다. 진솔하게 말해 저는 함선 측면에 온갖 잡다한 무장을 거추장스럽게 주르죽죽 단다는 판에 박힌, 고전 스페이스오페라 시절 이래 당연하다는 듯이 정형화된 발상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그것도 굉장히요. 뭐하러 그런 비합리적인 자원낭비, 시간낭비, 공력낭비를 하면서 아무런 소득도 없이 서로에게 18세기식 라인배틀을 강요하나요? 바보짓도 이런 상궤일탈의 바보짓이 없어요. 만약 어느 한쪽이 함선구조를 혁신한다면 대번에 판세가 뒤집힐 것이 명약관화하니 상호 합의하에 고전을 재연하는 모의전이라도 하자는 심보일까요? 상식적인 함장이라면 응당 좌우 현측에 각각 달린 주렁주렁한 소형 레이저포 100개보다는 적절한 차폐막 및 요격 설비를 장비한 움직이는 매스 드라이버나 파티클 악셀러레이터 하나를 선택하리라 여겨지네요.
오오, 두서없는 긴 글을 읽어주셔서 일단 감사....
1. 초광속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느냐가 일단 문제가 되겠습니다. 상대성이론이 틀렸다고 하는 것은 좀 무리인 설정이 될것이며, 고로 초광속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우회수단이 워프나 초공간 도약이죠. 우주선이 그냥 아광속항행을 하여 돌아다닌다면 미세한 입자들과의 충돌도 큰 영향이 되겠지만, 워프 게이트나 초공간 도약 등을 이용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저속으로 항해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초광속 항해가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2. 1번과 연계됩니다. 실질적으로 전투병기의 비행속도는 빨라봐야 아광속, 그것도 상당히 느린 수준의 아광속이 한계일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광속 비행 시 입자와의 충돌에 의한 손실과 아광속을 내기 위한 동력계통 등을 생각하면, 아광속 비행 전투기 같은 건 양산되기 어려울 것이고, 크기도 커지겠죠. K-11같은 무기는 성능이 대단히 좋기는 하지만, 양산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으로 보급되기 어렵습니다. 전쟁은 예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병사나 무기를 양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기에, 당연히 전쟁의 주역은 아광속 비행이 불가능하지만 저렴하여 양산이 가능한 무기가 되겠죠.
3. 고로 양산형 드론은 기본적인 비행성능을 갖춘, 날아다니는 레일건의 수준이 될 것입니다. 드론의 속도 경쟁도 붙게 되겠지만, 그것도 양산을 생각하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고로 회피기동에는 한계가 있고, 탁 트인데다 진공상태인 우주공간에서의 회피기동은 비교적 예측하기 쉬울 것이라 먼 거리에서 레일건으로 저격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기의 드론이 예상지점에 화망을 구성하여 결국 적 드론이 화망에 걸려 파괴되도록 하는 식으로, 총기의 명중률이 낮았던 시대의 머스킷처럼 운용될 수도 있겠죠.
4. 전투수단이 아광속에 미치지 못하면 전투구역도 한정됩니다. 게다가 우주공간은 3차원적이고 방대하기 때문에, 지표면에서처럼 유리한 지점을 확보하고 고수하는 것이 의미가 없어질 것입니다. 그런 개념이 유효해지는 것은 결국 전략적으로 중요한 행성, 위성 등의 천체가 될 것이며, 행성이나 위성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은 그 구역이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통신수단은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드론 하나하나가 현대의 전투기와 비슷한 수준의 크기라면 통신수단이 들어갈 공간은 남지 않을까요?
5. 소행성을 파괴하는 수단은 결국 드론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될 것입니다. 드론은 결국 적의 우주함선이나 드론을 파괴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화력을 갖춘 양산형 병기이기 때문에, 소행성 공격 자체는 드론의 존재의의와 무관합니다. 후반부에 언급된 '소행성을 파괴하는 무기'라는 것은, 결국 대형화된 레일건 종류가 될 것이고(빔 병기는 질량병기보다 효율이 낮으니까요), 이것의 형태는 대형화된 드론 혹은 대형화된 레일건이 설치된 소행성이 될 수 있겠죠. 이 '대형화된 드론'을 우주전함이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결국 원거리에서 적의 시설을 저격하기 위한 것이니, 그저 대형화된 레일건에 몇 가지 시설물을 더한 수준이 될텐데, 이런걸 전함이라고 하긴 어렵겠죠 ㅇㅅㅇ
여튼 저의 가정은 초광속 이동이란건 결국 워프나 초공간 도약 같은 우회로를 통한 것일 뿐이고, 현재로서는 어떻게 해야될지 짐작이 안되는 강력한 실드를 바탕으로 아광속을 실현하는 모습과는 방향이 다릅니다.
만약에 손쉽게 아광속 혹은 초광속 이동이 가능해지고, 적의 무기 같은 것을 막아낼 에너지 실드 같은게 도입된다면, 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행이 되겠죠 ㅇㅅㅇ
그런데 그정도 기술력이 있으면 과연 전쟁이 일어날 일이 있을지... 좋은 방향으로든 나쁜 방향으로든 말이죠
1. 상대성이론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워프든 게이트든 강력한 에너지(아마도 항성이 뿜는 열보다 고열)와 중력(항성이 가지고 있는 중력보다 더 큰 중력)이 전제가 됩니다. 괜히 초광속이론과 블랙홀이 연관되는게 아니거든요. 간단하게 말해서 블랙홀에 들어가도 구조와 강도를 유지할정도의 우주선이 필요한겁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적인 재료로는 이건 불가능합니다. 괜히 블랙홀입니까? 빛까지 빨아들이는 블랙홀에서 구조와 강도를 유지하는 물체라니요. 그런게 있었면 어떤 블랙홀이든 구멍을 막을 수도 있다는 말이죠. 그냥 특이점 주위를 둘러싸면 막아질테니까요. 그래서 상대성이론을 무시하지 않는다면 에너지 형태의 쉴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상대성이론을 무시한다고 정의한다면(초공간 도약처럼) 에너지 형태의 쉴드가 필요없을 수도 있습니다.
2. 상당히 느린 수준이 어느정도냐를 물었던겁니다. 아광속은 광속의 99%만되어도 아광속이고 1%도 아광속입니다. 그리고 1%만 되도 현재개발된 어떤 물체보다 빠르죠. 1%면, 초속 3천km입니다. 1초만에 서울에서 방콕까지 날아간다는 겁니다. 이걸 맞추는게 쉽다고 생각하시니 이상한겁니다. 아음속도 아니고 아광속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생각하시는거 아닐까요? 우주에서 현재의 관측장비만 기준으로 삼아도 상대의 속도가 어떻든 상당히 멀리서 적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우주선 속도와 현재의 레일건 속도를 비교해봐도 속도차이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총알과 우주선의 속도가 엇비슷하고 적을 상당히 멀리서 관측되는데도 레일건이 효용성이 있을까요? 저는 그래도 효용성이 있다고 믿습니다만, 피아가 대형선이라는 조건하고 큰 함선은 강력한 출력으로 레일건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대형선도 아닌 작은 드론인데, 우주의 먼거리에서는 단방향성 레일건이 아니라, 레일건 형태의 샷건이나 파편탄을 날려도 작은 물체에는 맞는다는 보장을 못하는건 당연한 사실 아닐까요?
3. 말씀하신 부분은 제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닌데, 레일건은 작으면 총알이 가속이 힘들고, 크면 무거워집니다. 작다고 말씀하신 드론이 전투기 수준만 되어도 엔진에 장비로 꽉꽉 차게될텐데, 어떻게 작은 드론에 강력한 레일건을 장착하느냐고 물은겁니다. 레일건은 전자기력으로 가속하는데 강력한 배터리와 같은 에너지원도 필요하고, 가속을 위한 긴총열은 필수적입니다. 만약 화약같은 걸로 초기속도를 늘려서 총열을 줄인다고 치면, 화약을 적재하는 공간도 필요할 것이며, 우주라는 특성상 많은 탄환을 발사해야한다고 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적재량이 필요합니다. "작지않은" 장비와 레일건을 어떻게 "작은" 드론에 어떻게 담느냐고 물은겁니다.
4. 아광속에 미치지 못하는 전투수단만 가지고 있다면, 상대방을 어떻게 공격합니까? 어느 한쪽은 초광속에 들어가서 적 행성근처에 접근해야 전투가 성립되는거 아닙니까? 아광속밖에 안되는 애들만 있으면 전투는 불가능하죠. 서로 공격할 수단이 없는데 전투가 될리가 없잖아요. 결국 어느 한쪽이 초공간 도약이든 워프든 시도해서 적을 공격해야 하는데, 그 공격수단도 없이 "드론만"으로 어떻게 공격하냐는 물음이었습니다. 분명하게 이전글에서 항모같은 대형함은 없어질 것이라고 하셨으니 말이죠. 태우고갈 우주선도 없고, 드론은 아광속으로밖에 못움직이면 단정적으로 스타워즈는 불가능하죠.
5. 첫째글에서 대형선은 없어질 것이라고 하셨고, 결국 드론만이 존재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 답글에서는 드론이 아닌 또 어떤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하시는군요. 그게 말씀하신 소행성 크기만 되어도 대형함에 못지않은 크기입니다. 그게 대형선이 아니고 납득한다 쳐도, 레일건에 몇가지 시설만 추가한 소행성이라 함은, 스스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냥 소행성시설이라는 뜻일텐데, 움직이지 못하는 소행성이 어떻게 이동해와서 다른 소행성을 공격합니까?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의견을 제시하시니 납득이 안가네요.
1. 가장 현실성 있다는 워프 방법인 알큐비어 드라이브에서는 워프 버블 내부는 외부와 격리되기 때문에 상대론적 효과나 가속도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알큐비어 드라이브도 초광속 이동 중에 호킹복사가 일어나 증발해버리거나 워프 종료와 함께 공간왜곡에 투입된 에너지가 순식간에 해방되어 폭발할 가능성이 있고, 목성질량 만큼의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문제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워프 드라이브를 연구중인 나사의 이글웍스 연구소에서 나온 얘기를 보면 알큐비어 드라이브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도 상당히 해결가능한 문제라고 합니다. 남은 문제는 이글웍스의 연구결과에 따라서도 여전히 반물질 500kg 분량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목성질량에서 톤단위로 필요한 에너지가 줄었으니 보다 감소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워프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현실적인 수치로 줄어들고, 이후 문명이 카르다셰프 척도 기준으로 1.x단계 이상이 된다면 워프가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 뒤에는 가장 경제적인 규모의 워프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입니다. 가벼울수록 좋다면 소형 우주선들이 직접 워프하는 방식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질량이 클수록 점점 필요한 질량당 소모 에너지가 줄어든다면 우주선이 커지면서 감소하는 에너지와 우주선 제작 및 운용비용이 타협점에서 우주선이 제작될테고, 그러면 소형 우주선의 워프는 대형 우주선에 격납된 상태로 이루어지겠죠.
어느 쪽이든 에너지 실드 같은 것은 필요치 않을 것 같습니다.
2. 광속의 1%에 불과하더라도 10792528km/h라는 속도가 되는데, 이런 속도를 단지 전투용 소형 무인 드론이 내도록 하려면 엄청난 자원이 투입될겁니다. 그런 속도를 내려면 필연적으로 동력계통의 비중이 커지고, 그러면 소형화와 비용절감에 문제도 발생합니다. 그리고 크기가 커질수록 동일한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테고요. 그렇다고 이런데다 워프를 쓰자니 에너지 낭비가 엄청나죠.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씀드린겁니다. '실질적으로 상당히 느린 수준의 아광속이 한계일 것이고, 그렇게 하면 양산이 어렵고 크기도 커질 것이다. 고로 전쟁의 주역은 아광속 비행이 불가능한 양산형 기체가 될 것이다.' 즉,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날아다닐 적군 비행체가 없을테니, 그 엄청나게 빠른 것을 요격하는 있기 힘든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탄환과 우주선의 상대속도의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레일건이 쓸모가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뭐, 굳이 이야기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현재로서는 질량병기 중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이 레일건이지요. 쓸만한 무기는 결국 레일건밖에 없을겁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서 괴개님께서는 '대형화된 레일건으로 보다 빠르게 탄환을 사출하여' 레일건과 그렇게 큰 속도차이가 나지 않은 우주선을 요격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시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그런 형태로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속도문제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미해군에서 연구중인 레일건이 현재 마하7의 속도에 사정거리는 약 160km 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정거리 문제는 중력이 약한 우주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을테지만, 마하7이라는 속도는 공기저항이 없는 우주에서 우주선이 충분히 낼 수 있는 속도고, 실제로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갈 때 시속 4만km, 마하32 정도의 속도를 냈었죠.
그런데 우주선과 우주선의 전투가 일어나려면, 적어도 두 우주선의 상대속도가 비슷하거나 서로 가까워지는 상황이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주선들이 서로 멀어지는 상황인데, 그건 방어측에서는 공격측이 그냥 물러가는 것이고, 공격측은 공격목표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니 전투가 발생할 상황은 아니겠죠. 그러면 두 우주선의 상대속도차는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레일건에서 발사된 탄환의 속도가 우주선의 속도와 엇비슷한 수준이더라도 문제는 없습니다.
물론 거리가 엄청 멀면 두 우주선의 상대속도가 비슷하더라도 탄환이 날아가는데 시간이 좀 소요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공격이 힘들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상대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로 자연스럽게 두 우주선의 교전거리는 가까워집니다. 서로 상대방을 잘 맞힐 수 있는 수준으로요. 만약 대형함선에 강력한 레일건을 장착해서 보다 빠른 속도로 탄환을 사출한다고 하더라도, 레일건 하나가 한 번에 저격할 수 있는 물체는 일부에 불과하고 그것이 명중할 가능성은 말씀하신대로 낮을 것입니다. 반면에 레일건을 장착한 소형 무인 전투기는 거대한 우주함선을 명중시킬 확률이 높아지겠죠.
대형함선이 사라지고 드론으로 대체되는건 전함이 사라지고 항공모함으로 대체되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주에서는 가속하지 않고 떠있는데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고, 미래에는 기술이 보다 발전하기 때문에 항모가 언젠가는 사라지고 결국 함재기만 돌아다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 이런거죠.
3.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죠. 먼저의 댓글에서는 앞부분 달다가 다른 내용을 달아버렸는데.... 미래의 전장에도 레일건이 충분히 소형화되지 못한다면 소형 무인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상황은 있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서 기술 발전으로 레일건이 얼마나 소형화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 되겠죠. 제가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은 레일건이 전투기나 그보다 좀 더 큰 기체에 탑재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전제에서 한 것이니, '결국 레일건은 소형화되지 못했다. 적어도 어느 정도 규모의 우주함선이 되어야 레일건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면 뭐...
여튼 그런 경우라면 항공모함 등장 이전의 해전과 비슷한 양상이 3차원적으로 펼쳐질 수가 있겠죠. 그러면 대형전함에 여러개의 대형 레일건을 장착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필요 이상의 우주전함은 건조비용, 유지비용, 막대한 질량으로 인한 기동성 저하 등(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면 레일건의 소형화도 충분히 가능하겠죠)으로 인해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하더라도 아주 드물게 나타날 것이고, 주류를 이루는 것은 레일건을 탑재할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크기의 함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전함이 대형화된 것은 강력한 주포를 탑재하기 위해서였고, 그건 화력과 사정거리를 위한 것이었는데, 우주에서는 중력이나 공기저항으로 탄환이 떨어지거나 멈출 일이 없으니 결국 적절한 화력만 갖춘다면 필요 이상으로 대형화될 필요가 없습니다. 우주함선의 방어력이 관건인데, 우주라서 무게 때문에 침몰하거나 붕괴될 일은 없으니 떡장갑을 갖춘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질량이 늘어나 기동력이 바닥으로 떨어질텐데, 그러면 제아무리 강력하고 튼튼하다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고, 그 떡장갑을 위해 건조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적당히 방어력을 갖추는 선에서 만족하고 수를 늘려 전체화력을 증가시키는 쪽이 유리하죠. 대형전함에 레일건을 여럿 장착하여 화력을 늘리는 방식도 택할 수 있겠습니다만, 그런 종류는 다포탑전차가 도태된 것과 마찬가지가 될겁니다. 레일건을 많이 장착할수록 전체중량이 커지고, 그러면 기동력이나 선회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약점에 맞으면 그대로 전부 무력화되어버릴테죠.
결국 '전투기 크기에 탑재할 수준으로 소형화된 레일건'이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방향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요구하는 최소한의 크기가 커져서, 레일건을 탑재한 소형 드론 대신에 레일건을 탑재한 소형함선이 될테죠.
4.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것에서 끝이 날겁니다. 가능한 최소한의 크기의 우주함선을 가능한 최대한의 수를 보유하여, 적의 레일건에 손쉽게 피격당하지 않도록 크기를 줄이고 속도를 높이면서도, 충분한 화력망을 펼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말이죠. 소형 드론이 주력이 된다면 항모가 필요하겠지만, 손쉬운 타깃이 될 수 있는 항모는 약점이 될 수 있으므로 소행성이나 위성 등에 기지를 설치하여 소형 드론이 방어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첫번째 글에서 말한 내용이죠.
문제는 공격측입니다. 같은 행성계 내에서, 이를테면 지구에서 화성을 공격하든지 목성의 대형 위성들 사이에서 전쟁이 나든지 하면 모르겠지만, 여러 항성에 걸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공격측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드론만 가지고는 어렵죠. 소형 우주선도 충분히 워프할 수 있다거나 하더라도 드론만 보낸다면 보급기지도 없고 하니 제대로 활동할 수가 없겠죠.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지나가던 소행성이라도 붙잡아서 기지나 항모 대용으로 써먹을 수 있을텐데, 그런건 질량이 엄청날테니 그걸 워프시켜서 공격기지로 삼는건 힘들테고요.
이점은 잘못 생각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글 쓸 때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었습니다. 소형 무인 우주선이 주력이 된다면 결국 항공모함 같은 종류의 대형함선은 필요하게 될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항공모함이 방어용이 아니라 공격이나 무력시위용이었죠. 연평도 포격 이후에 북한 턱밑에 항공모함을 들이댄 것처럼요.
그래도 우주'전함'이라는 것은 존재의미가 없지 않을까, 뭐 이겁니다.
5. 드론 이후의 보다 강력한 무언가는 답글에서도 그랬고 제가 처음 글을 쓰면서도 언급한 부분입니다. '소형 드론을 개떼같이 뽑아서 우주방어를 치면, 똑같이 소형드론 가지고 공격하는데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뭔가 상황을 타개할 것이 필요할 것이다.'는 의미에서 말이죠. 예시로 들기로는 방어의 정점은 소행성이나 위성을 개조한 무인 드론 기지를 예시로 들었고, 이건 함선이라기보다는 요새와 비슷한 것이 됩니다. 지구에 가까이 접근하는 소행성의 궤도를 아주 조금씩 변경시켜서, 화성의 위성들처럼 지구의 위성이 되도록 한 다음에 기지로 개조한 뒤에는, 그걸 인위적으로 원하는 위치에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하여튼 저러한 것을 어떻게 파쇄하느냐, 그 대책으로 언급했던 것이 이전에 필요했던 것보다 강한 출력의 레일건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레일건을 설치하기 위해 소행성을 언급했던 것은, 항성대 항성의 전쟁이 아니라 행성대 행성의 전쟁, 이를테면 지구와 화성의 전쟁을 가정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4번에서 말씀드렸듯이 항성-항성까지는 생각이 안갔었습니다 -ㅅ-;;;
지구와 화성이라면 우주적 규모에서 보면 '그나마' 가까운 편이고, 둘의 공전궤도는 예측이 매우 쉬우며, 지구와 화성을 공전하는 위성이나 소행성의 궤도는 바꾸기 어려우니 역시 꽤 장기간 예상궤도를 알 수 있습니다. 고로 화성에서 데이모스를 개조해서 거기에다 엄청난 크기의 레일건을 장착하거나, 화성의 궤도상에서 초대형 레일건을 건설한다면, 그것으로 타이밍 맞춰서 지구를 도는 소행성이나 달을 포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이거죠. 이건 실제로 있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실전에서 사용된 것으로는 열차포가 될 것이고, 보다 적절한 예시 중에서 실제로 제작된 것으로는 제랄드 불이 이라크에서 제작했던 350mm구경에 작은 산에다가 기대어서 설치했던 스페이스 건인 베이비 바빌론 같은 것이 있습니다.
항성간의 공격을 가정한다면 소행성에 설치한 초대형 레일건은 사용할 수가 없으니, 결국 그러한 레일건을 우주공간에 띄워서 만든 종류의 인공위성이 공격수단으로 사용될 것입니다. 방어력은 취약해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공격 자체가 불가능할테니까요. 초대형 레일건 인공위성을 그대로 워프시키든, 그게 너무 크다면 여러 모듈로 나눠 옮긴 다음에 재조립하든 해서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것을 이동하기 쉽도록 하려면 줄일 수 있는 부분은 가능한 한 줄여야할 것이고, 그러면 외부장갑이나 뭐 그런거 없이 레일건과 그것을 운영하기 위한 시설물만을 설치한 인공위성의 형태가 될 것입니다. 두번째 글에서 '대형화된 드론'이라고 설명했던 것이 이겁니다. 유인함선이라고 할 수 없을 성격의 것이라 '대형 드론'이라고 말했었는데, 항성간 이동을 고려한다면 보다 간소화되어야할 것이고, 그러면 더더욱 함선이라고 볼 수 없는 성질의 것이 될것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것 중에서 비슷한거라면 요새포나 해안포라고 해야 되려나요?
그냥 말씀하신 부분에서 직접적으로 보이는 의문점을 지적해보자면,
1. 초광속시대에 에너지형태의 쉴드없이, 순수한 재료공학적인 자재로만 초광속 운행이 가능한가?
2. 넓은 우주에서 멍텅구리로 날아가는 레일건을 난사한다고 빠르게 초광속 내지는 아광속으로 빠르게 기동하는 목표물을 맞출 수 있는가?
3. 초광속 엔진이 작은 드론에 탑재될만큼 충분히 작아질 수 있는가?
4. 초광속 시대에 넓은 우주에서 무선 네트웍을 형성할 수 있는 수단이 있고, 드론에 그 수단이 들어갈만한 용적은 있는가?
5. 작은 드론에 소행성을 부술 수 있을 만한 초대형 레일건을 설치하고 그에 따르는 막대한 양의 탄환을 적재할 수 있는가?
어짜피 상상이니 말이 되든 안되든 별 상관은 없다고 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