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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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디스토피아를 주제로 하는 몇몇 SF들을 보면 초거대회사들,
즉 어떤 상품을 생산하고 팔아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단체들이 자주 등장하는 편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이들은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되며, 특히 회사의 고위직 임원분들이
욕을 많이 잡수시고 계시지요(-_-)
그런데, 오늘 펀드에 대한 뉴스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겁니다.
악과 불행의 주 원흉으로 초국적회사를 설정하는 것은 약간 식상해졌고(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만...)
일종의 초대형펀드나 기금을 그 자리에 앉히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보았습니다.
물론, 펀드나 기업이나 수익률의 무한한 추구라는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만,
기업은 생존하기 위하여 직접 제품을 생산하여야 되고,
펀드는 주로 투자에만 전념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후자는 전자에 비해서 그 익명성의 정도가 훨씬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단 돈을 빌려주고 나면, 펀드는 그것이 어디에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관해서는
일일히 간섭하고 명령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어차피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고,
자본의 운용은 그 회사 임원들이 다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겠지요.
필요에 따라서는 기업을 몇 개 새로 설립할 수도 있을테고요.
이를 뒤집어서 해석하자면, 진정한 악당이 누구인지를 밝혀내고 처단하기가 전보다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만약 펀드 회원의 수가 수천, 수만명을 넘는다면, 주인공의 정의 구현에는 약간의 먹구름이(-_-) 끼게 되겠군요.
어차피 기금 관리자를 혼내보아야 체제가 크게 바뀔 것 같지도 않고...
실질적인 소유주는 운영자가 아니라 가입자들이니까요.
...막상 써보니 그렇게 참신한 아이디어 같지는 않군요(-_-);;;
픽션에 등장하는 초거대 다국적 기업과는 별개로 -사실 지금 현존하는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하는 행동은 픽션에서 묘사되는 만큼의 비도덕적인 경영을 하고 있습니다.- 게시하신분이 얘기한 개념이 실존합니다. 헤지펀드란 이름으로 말이죠.
이는 주로 제법 규모있는 민간 자산가들이 결성한 개념으로 실제 조지소로스란 사람이 선두로 파운드화에 대한 투기공격으로 영국은행 베어링의 실추와 함께 앉아서 떼돈을 벌고 빠진 경력이 있습니다. 무라카미 류인지 하루키인지 네오 엑소더스인가 하는 소설에서도 헤지펀드가 각 증권시장을 장악하는 내용이 등장하구요.
다국적기업이 제 3세계에서 행하는 비 인륜적인 행동과는 별개로 그 행동의 도덕적 구분이 모호하며 가시적이지 않지만 헤지펀드의 투기성 시장 공격으로 인해 그 여파는 오히려 국가적 규모로 일파만파 퍼지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제법 악역으로 어울리지요.
2. 펀드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좋은 기업에 투자하여 수익을 기대하는 펀드와, 나쁜 기업에 투자(혹은 나쁜 기업 자체를 인수)하여 좋은 기업으로 바꿔버리는 펀드이지요. 전자의 대표주자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워렌 버핏이고 후자의 대표주자는 LTCM입니다. 그리고 수익률을 위해서는 기업의 행동을 무엇보다도 중시합니다. 오히려 주주들이 지나치게 회사에 간섭한다는 불만도 미국에서는 많은데요
3. 헷지펀드, 다시말해 파생상품의 기본개념은 원자산에서 파생된 옵션을 거래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자산(이를 경제학에서는 기초자산이라고 부릅니다.)과는 달리 무형의 '권리'이므로 파생상품 자체가 증권시장을 장악하는것은 불가능합니다.
4. 소로스의 투자를 비도덕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어느 물건의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걸 미리 파는것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겁니다. 외환헷지거래가 큰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여러 정부들(혹은 정부에 기생하는 기업가들)이 폐쇄적인(혹은 현실경제를 반영하지 못하는) 환율제도를 유지하는데서 발생하는것이 대부분입니다.
5. 영국은행 베어링의 파산은 퀀텀펀드(소로스의 펀드입니다)의 파운드화 투매와는 무관합니다. 당시 베어링 아시아 지부 직원이 상부 몰래 니케이 지수선물 투자를 하다가 막대한 손실을 입혔기 때문입니다. 이는 오히려 파생상품 투자가 거대투기자본에게도 큰 리스크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6. 주식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민간의 막대한 소규모 자본을 끌어모을 수 있고, 그로 인해 어마어마한 자본 동원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수의 무한성을 증명하는 공식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수+1=세상에서 가장 큰 수보다 더 큰 수 인 것과 마찬가지의 논리이지요. 자본의 의결권이 통일되지 않는한 이 거대한 자본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위두를 수는 없을겁니다. 이는 물론 헷지펀드나 사모펀드에도 해당되지요.
7. 누가 진정한 악당인지 알 수 없다는 말에는 동의합니다. 문명4에는 이런 경구가 나오죠
기업 : 명사.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천재적인 구조(작자 미상)
으음... 펀드에 돈을 투자하는건 일반 시민들이지만 만약 그걸 운용하는게 지금의 주식프로그램보다 수백배 뛰어난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면. 프로그램이 운영하는 투기적 투자로 수많은 인간들이 피해를 입더라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그 프로그램의 수익률이 경이적이라면..
공각기동대에 천재 수학자가 6달인가...? 연락이 두절되서 대원들이 집으로 처들어갔더니.. 죽은지는 이미 8~9개월전에 죽었고.. 집에서 그 수학자가 만든 프로그램만 돌아가면서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어들여서 집안에 금덩이를 한가득 쌓아놓는 편도 있었지만..
뭐 아무튼 우리사회의 시스템은 점점 탈인간화(?), 탈인륜화(?) 되어가고 있는거 같아서 좀 씁쓸합니다.
물론 이런 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의 구현하기가 애매하다는데 있쿤요. ㅇㅇ; 맘껏 때려부수고 타도해도 되는 대상이 이리 애매해서야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