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TV를 통해 접한 변신로봇들은 이미 우리들의 머릿 속에서 매우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말하자면 설사 그게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는 개연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려고 하는 것은 우주 악당들과 싸우는 영웅 스타일의 변신로봇이 아니라 실제적인 전투에서 쓰이는 로봇을 말하는 것이다.(물론 전쟁에서 쓰이는 것은 대부분 파일럿을 태워야 하기 때문에 로봇이라고 싸잡아 부르는 게 정확한 건 아니겠지만)

한번 상상력을 발휘해보자. 전쟁이 일어나 지상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탱크들이 개떼같이 몰려오는 보병들을 상대로 대포를 마구 갈겨댄다. 하지만 탱크는 숫적으로 열세여서 금방 보병들에게 포위 당하고 말았다. 이제 오도가도 못 하게된 탱크는 최후의 승부수를 던진다. 변신! 거대한 인간형 병기로 변한 탱크는 보병들과 백병전(?)을 벌인다... 그냥 이렇게 생각해보면 정말 효율적일 것 같다. 게다가 이렇게 인간형으로 변신할 수 있는 탱크가 있다면 참호같은 걸 파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모양새는 별로 안좋겠지만...삽들고 설치는 탱크라...-_-;; 그리고 어쩌면 전쟁 외의 목적으로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시위를 진압할 때 쓰는 경우, 피켓을 들고 전진해 오는 시민들에게 탱크 형태일 때는 최루탄을 날리고 로봇 형태일 때는 전경의 역할을 대신 하게 하는 것이다. 혹은 시위대와 맨 몸(?) 격투를 벌일 수도 있겠다. 별로 인도적이진 않지만...

그렇다면 이 변신탱크의 단점은 뭘까?  제일 쉽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변신 딜레이" 다. 전투 중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데 거기서 느긋하게 변신하고 있다... 아마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격파될 것이다. 문제는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걷게 만들지 않으면 변신의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오랜 시간동안 공들여 변신했는데 캐터필러는 그대로 있고 단순히 키만 커진다면...? 적들은 좋아 하겠지. 표적이 커졌으니까. 그럼 변신해서 다리가 나오게 만들어 보자. 변신하는 데 아까보다 시간이 더 걸릴린다. 적의 공격을 맞을 시간이 더 길어진다는 얘기다. 어쨌든 얻어 맞아 가며 변신에 성공했다. 그러나 변신이 성공했다고 해서 모든일이 다 끝난게 아니다. 전투는 이제 부터 시작이니까 말이다. 탱크의 구조상 다리는 본체 내부에 들어 있어야 할 것 이므로 크기가 작아지고 가늘어 질 수 밖에 없다. 이제 변신한 탱크는 그 육중한 몸을 두 다리 맡기고 걷기 시작한다. 양 손에 거대한 총을 들고 적에게 한방 먹인다. 그러나 총의 끔찍스러운 반동으로 로봇탱크의 몸은 요동치다가 넘어지고 만다. 총탄이 빗나간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적들은 이에 뒤질세라 쓰러진 로봇탱크에게 맹공을 퍼붓는다...

뭐 꼭 항상 위에서 생각한대로 상황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조그만 보병들이 깡으로 덤빌 때도 있을 것이고 참호도 많이 파야할 테니까... 그런데 변신한 다음 쓸 무기는 탱크 어디에 적재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