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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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제가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통일 정책에 알맞게 나타낼 비유 두 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알기 어렵도록 글을 어지럽게 쓰는 습성을 이겨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요점만 간추리듯이 비유 두 가지부터 적습니다.
1. 돼지는 살쪄 놓고 잡아 먹는다.
2. 친구를 가까이 두되 적을 더 가까이 두어라.
남북통일은 감당할 수 없는 전쟁을 하는 것처럼 아주 힘듭니다. 안하고 편하게 지내는 게 나을 수 있을 텝니다. 그러나 이대로 분단 체계에 머무르면 추잡한 무리나 이득을 얻으니 남북통일을 반드시 해야하는 사명으로 받아들입니다. 피할 수 없는 전쟁이며 피하기만 해서는 안되니까 전쟁을 진행하듯이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진행해야 마땅합니다. 이런 막중한 사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면 그에게 고개를 숙이며 따르고 싶습니다.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
이념 까짓거 따지고 보면 별거 아니죠. 인간의 선택기준은 의외로 간단해서 최소 생활이 안되면 밥먹고 옷 입을 수 있는 쪽을 압도적으로 선호합니다. 오늘날도 그 모든 독재 과정에도 불구하고 박정희를 그리워하고 그 딸을 뽑은 세대가 그걸 증명하기도 하고요.
아마 통일되면 북한 주민들은 손바닥 뒤집듯이 변할겁니다.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저는 이제 북한 사회는 이념으로 갈라진게 아니라 체제가 다른 사회라고 봅니다. 이미 북한 사람들도 남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거의 다 알죠.
그리고 통일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지만 분단도 정치적으로 이용되죠. 군복무 수십년씩 하는 북한이야 말할것도 없고 이쪽도 심심하면 건수 터뜨려가며 종북 몰이로 인기끄는 당이 집권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선 이미 끝나버린 냉전 이데올로기가 한반도에선 현재 진행형이죠. 중국과 러시아가 개방된지 오래고 중국이 g2 라는 소리 듣는 시대에 아득하게 뒤쳐진게 한반도 상황이라고 봅니다.
다른 나라는 쥐 잘잡는 고양이 고르는 상황인데 한반도에선 아직도 그 고양이가 검은지 흰지로 싸우고 있죠.
남한에서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남북 통일을 하자고 외쳐도,
북한 정권이 여전히 독재자와 그 주변의 특권층 중심의 1인 독재 체제를 고수하는 이상...
무엇보다 현 북한 정권이 궁극적으로 남북 평화 통일을 희망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봅니다.
북한 정권이 희망하는 남북 통일은 오직 하나,
남한을 무력이든 뭐든 어떤 방법으로는 정복(그들 표현으로는 해방)함으로써
지금 북한에서 유지되는 체제를 남한에서도 그대로 운영하도록 하는 것 뿐이죠.
쉽게 말해, 북한의 독재 정권이 남한까지 다스리는 상황 말고는 통일을 희망하지 않습니다.
남한에서 살고 있는 제정신을 유지하는 사람 누구를 붙들고 물어 봐도,
북한의 김씨 세습 왕조를 남한에서도 모시고 살아갈 의향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북한 독재자를 모시는 통일"을 희망하는 사람은 남한에서 매우 찾기 어렵고, 넌센스로 치부합니다.
(하긴 통진당 사태 때 보니... 진심으로 북한의 독재자를 존경하고 따르는 똘아이가 조금 있긴 하더군요)
결론은 의외로 참 쉽죠.
현 북한 독재 정권이 계속 유지되는 이상, 북한이 희망하는 방식의 통일은 불가능합니다.
작금의 거의 모든 남한 사람들은 지금 북한의 독재자를 수령으로 모시고 싶어하지 않거든요.
현 북한 정권은 자신들의 수령이 남한도 다스리는 방식의 통일 말고는 받아들일 의향이 없습니다.
이는 현 북한 독재 정권이 건재할 경우 통일이 진행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현 북한 독재 정권이 무너질 때 남북 통일의 가능성이 새로 열린다는 뜻이죠.
쌍팔년도처럼 "무찌르자 공산당"을 지금에 와서 외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실상 지금의 북한 정권에 대해 "공산주의 정권"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남북 평화 통일"의 전제조건은 의외로 그 옛날 이념 구호를 외치던 시절과 거의 같습니다.
"현 북한의 독재 체제가 무너지지 않고서는, 실질적으로 남북 통일은 진행될 수 없다"고 봅니다.
이미 북한에서도 남한에서도 통일은 정치적으로 팔리는 구호가 아닙니다.
오히려 "분단"이 더 잘 팔리고 이용해 먹기 좋은 구호라 하겠죠.
북한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 만이라는데...
언제까지 인터넷 차단하고 독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그것도 궁금하긴 합니다.
저는 통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현실적으로도, 이념적으로도 남한과 북한의 통일은 설사 통일이 되더라도 극복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차라리 이대로 종전하고 정부대 정부로, 나라대 나라로 교류를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만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제쳐두고 솔직한 마음으론 한반도가 완전한 하나의 나라로 굳건해진다면 한반도에 태어나 자라고 살아온 사람으로서 더없이 좋을 것 같군요. 그렇기에 더더욱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통일 정책이 거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