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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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한 회원분이 왜 민주당은 무력을 쓰지 않는가에 대한 글을 남기셨네요.
그에 대해 한마디 해 보고 싶습니다.
무력이나 전쟁은 분명 하나의 외교적 수단으로서 기능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이죠.
하지만 그 수단의 사용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효과적인 반면 너무나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금지되어 있죠.
법으로, 암묵적 룰로, 상식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축구를 할때 손으로 공을 잡으면 안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하면 유리한 걸 알지만, 너무 유리하기 때문에 공을 잡는 행위는 반칙으로 처리하죠.
물론 그런 반칙이 반칙인 이유는 유리하다는 것 뿐 아니죠. 치명적이고 비윤리적이고 본래의 취지를
훼손하고 너무 많은 피해를 입히고 등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효과적이라고
느끼기에 많은 사람들은 그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수도 있겠죠.
교실에서 싸움을 할때 야구 방망이를 쓰면 주먹을 휘두를때보다 훨씬 더 유리합니다.
칼을 쓰면 더 유리하겠죠. 하지만 그건 그냥 주먹을 휘두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범죄입니다.
특별한 법과 방식에 의해 처벌받습니다.
전쟁을 할때 적의 수도에 핵무기를 떨어뜨린다면 전쟁을 쉽고 빠르게 끝낼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일을 한다면 적국, 혹은 그 우방국으로부터 핵공격을 받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게임에 승리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반칙도 서슴치 않고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반칙이 도를 넘으면 그땐 게임에서 패배당하거나 몰수패를 당하게 되죠.
문제는 이겁니다. 어느 한 편이 게임의 운영을 불공정하게 하기 시작했을때
다른 편이 그 불공정한 룰을 존중해야만 하는가.
정부가 불공정한 룰을 강요했을때 야당은, 그리고 시민은 거기에 공정한 룰로 대응해야 하는가.
시합 자체가 비겁한 방법으로 조작되었을때 그 시합에 대해 페어플레이로 임해야 하는가.
사람마다 답이 다를 수 있겠지만, 상식적인 선에서 본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룰을 준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합의가 불가능하고 대다수가 저 룰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면 모두의 합의를 통해
그 룰을 부정하고 개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소수의 의견을 갖고 전체를 바꾸려 든다면 그땐 그 소수가 배척당할 뿐입니다.
아무리 내 의견이 옳다고 해도 전체가 납득하지 못하는 한은 미약한 힘밖에 갖지 못합니다.
주류가 주류로서 힘을 발휘하는 건 주류가 가진 영향력과 룰을 만드는 능력 때문이죠.
모두의 공감을 받지 못하는 룰은 더 이상 힘을 갖지 못합니다.
룰이 공정하지 못하다 해도 타인에게 공감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그걸 깨려 한다면
게임에서 질 뿐이죠.
그렇다면.. 누군가의 경기를 보면서 '왜 너는 반칙을 해서라도 이기지 않는가!' 라고 외치는 건
'너는 왜 반칙패를 선택하지 않는가!' 라고 외치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 놔야 하거든요.
그걸 결정하는 건 타인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여야 할 겁니다.
승산 없는 싸움에 대해 마지막 수단으로 자살 폭탄 공격을 택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옆에서 등 떠밀면서 그걸 시킬 수는 없는 겁니다.
나는 편안한 곳에 앉아서 너는 죽어라고 등 떠미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악당 두목들이나 할법한 대사라구요. 그건.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
한국은 그래서 법을 지키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강한 전통이 있습니다.
우선 역사부터 항일 무장 독립 운동을 국가의 기반으로 보고 있고, 박정희, 전두환의 무력 정권 탈취도 굉장히 긍적적으로 보고 있죠.
현실 사회에서도 규칙을 지켜서 손해를 보는 사람을 바보로 여깁니다. 기본적으로 법을 지키자는 합의가 되어있지 않은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