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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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곳에서 그들은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작사 및 작곡은 Keeno씨.
음성은 Vocaloid2 ver.1 初音ミク, 동영상 제작용 3D 모델 툴은 MMD(Miku Miku Dance)를 사용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저 MMD라는 툴은 완전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겁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면서 모델과 모션, 악세사리(기타나 드럼 같은)의 추가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중간에 큰 버전업과 함께 물리 효과도 구현되어 좀 더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게 됐죠.
국내 첫 사이버 가수라는 아담이 등장한지 이제 13여년. 그나마 음성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었죠.
순수한 합성음만으로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라는 사이아트의 데뷔는 2007년 9월 4일이었습니다.
반면 하츠네 미쿠의 발매일은 2007년 8월 31일. 가수로서 데뷔한 것이 아니라 소프트의 발매였기에 가수 취급은 받지 못한 모양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음성 합성 프로그램은 많았고, Vocaloid1의 KAITO나 MEIKO 등도 있으니 미쿠가 최초인 것도 아니긴 합니다.
어쨌든, 프로그램은 준비되었고, 사람들은 이 '도구'를 사용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가며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MMD의 등장은 거기에 불을 붙이는 기폭제 역할을 했죠. 무엇보다 3D PV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된 겁니다.
툴의 한계 때문에 세밀한 묘사는 힘들지만, 간편한 인터페이스로 인해 많은 사람이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진짜 간단하진 않습니다.)
단순한 소리와 눈에 보이고 움직이는 영상은 그 전달력과 호소력이 전혀 다릅니다. 많은 P(프로듀서)들이 그렇게 하나의 힘을 얻었습니다.
사실, 소리 면에서 하츠네 미쿠는 그리 뛰어나지 않습니다. 후속 모델들의 음성이 훨씬 부드럽죠.
하지만 가장 큰 인기를 끄는 것은 하츠네 미쿠로, 그녀는 이미 훌륭한 하나의 가수입니다.
노래 음성 합성 프로그램의 표지 캐릭터에서, 가수로 변화하게 된 것이죠.
앞으로도 사람들은 노래를 부를 것이고, 가수라는 직업도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사람들이 기계와 그 목소리를 겨뤄야 할 시기가 다가올 겁니다.
묘실공대 후문 옆 낡은 아파트 담벼락 틈새에서
보컬로이드라는 프로그램.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용 프로그램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숙련을 요구하는 툴이더군요.
인기를 얻으면서 동영상이 쏟아져나오고 있기는 합니다만 사실 일반인이 다루기는 까다로운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PRIMA' 라는 성악 전문 보컬로이드 음악을 들어봤었는데 이건 깜짝 놀랄 수준이더라구요.
성악 많이 들으시는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저는 인공 음성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걸 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링크 걸어둡니다. http://youtu.be/VseHlKR4Ew8
기계와 목소리를 경쟁하는게 아닙니다. 기계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경쟁하는 것입니다.
체스 대결에서 승리한 딥블루 같은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흔히 기계의 승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기계를 인간이 만들었다는 것을 간과합니다. 인간이 적절한 방식으로 기계를 만들지 않았다면 그 기계가 승리할 수 없습니다.
하츠네 미쿠 역시 그렇습니다. 하츠네 미쿠라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기에 하츠네 미쿠라는 인공의 가수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 노래가 감동을 준다면, 그것은 하츠네 미쿠가 대단한 것이 아니라 그 노래를 만들어낸 사람(들)이 대단한 것입니다.
앞으로 가상의 배우가 등장해서 실제 인간과 연기력을 겨루는 날이 올 것입니다. 이미 CG로 만든 공룡이 뛰어다니고 사람이 걸어다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공룡과 사람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바로 인간입니다. 인간의 기술과 판단이 아니라면 공룡이 거리를 뛰어다니는 것이 자연스럽게 보일 수가 없습니다. 무수한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의 솜씨인 것입니다.
앞으로 기술이 발달하면서 매우 다양한 가능성이 있겠지만, 결국 그 대결은 기계와 인간의 대결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대결이 될 것입니다.
컴퓨터 그래픽의 등장도 비슷한 사례가 되겠지요.
컴퓨터 그래픽은 제작자의 표현의 한계를 넓혀준 것이지만,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해서 만능이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으니까요.
그것을 잘 이해하고 결국 '인간의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이들은 성공했고, 반대로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기술에만 의존하는 이들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이 도입되었을때 기존의 특수 효과 개발자들이 많이 쫓겨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에 그들은 다시 채용되었지요. 컴퓨터 그래픽만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것도 있지만, 컴퓨터 그래픽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도 좀 더 사실적으로 구현하려다 보니 특수 효과 개발자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하츠네 미쿠 같은 경우는 어떨까요? 저는 결국에는 가수가 협력하는 것이 보다 이상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노래를 만들어나가는데는 단지 곡이 좋은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같은 악보라도 가수에 따라서 다른 형식이 있고 그에 따라 다른 감동을 줍니다. 그리고 이런 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바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입니다.
문득 이런 것을 생각해 봅니다. 사고 등으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된 가수가 있다면, 인공 음성 시스템을 통해서 자신의 창법 등을 응용해서 좀 더 감동적인 인공 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지요.
역시.....
기계문명시대의 현재 진행형임을 확인하게 되는군요.
근데, 저는 사람들이 기계와 경쟁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컨데, 문화의 폭이 넓어져서
사이버 가수는 싸고 인스턴드 문화로 소비되어지고.
인간 가수가 노래하는 영역은 일종의 고급 예술로 인정받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