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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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버전도 있군요. 참고로 이 작품은 절대 선사시대 게임이 아닙니다…]
데이비드 맥컬레이의 <도구와 기계의 원리>는 말 그대로 기계 원리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기초적인 물리/화학 교양도서인데, 지렛대 원리부터 빛의 성질까지 설명하여 작은 손톱깎이부터 거대한 우주선이 어떻게 떠오르는지 까지 묘사합니다. 이 책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자세하면서도 코믹한 그림인데, 손으로 직접 그린 그림이 정감 넘치면서도 꽤나 자세합니다. 거기다 사물의 작동원리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과정이 일품인데, 덕분에 기술 서적을 한바탕 웃으면서 볼 수 있습니다. 공학에 취향이 있는 사람에게 권하면 딱 좋을 책이죠. 하도 인기가 많아 과학 설명을 추가한 개정판이 나오고, 각종 DVD나 아동용 시리즈도 있는 듯.
또 하나의 특징이라면 매머드가 나온다는 점. 기술 서적에 웬 매머드냐고 할 지 모르겠으나, 물리를 설명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이용하더군요. 가령, 매머드 포획 과정을 설명한다고 합시다. 매머드가 지나갈 때 머리 위에 돌덩이를 떨어뜨려 기절시켜야 하는데, 일반 탑 꼭대기로 돌덩이를 끌어올리자니 매우 힘이 듭니다. 해결책을 찾은 끝에 비탈진 길을 이용해 훨씬 적은 힘으로 돌덩이를 굴리고, 결국 직각과 빗면의 원리를 발견한다는 식입니다. 물론 이는 어려운 설명 앞에 붙는 간단한 예시입니다만. 이런 식으로 매머드를 웃기게 활용해 이해를 높이고 집중력을 끌어 올립니다. 실험이나 작업에 동원되는 매머드 표정은 가히 컷 만화에 나올 법한데, 그 우스꽝스러움이 어지간한 개그 만화 못지않습니다.
이 책을 고등학교 때 봤나 싶은데, 부모님께서 사주신 책이었습니다. 공대 지원도 안 한 자식한테 왜 이 책을 사주셨는지 아직도 이유를 모르겠네요. 평소 공룡이나 동물 서적을 많이 봤으니 매머드가 나온다는 점 때문에 그러셨나…. 아무튼 막상 책을 보며 물리나 화학을 이해한 게 아니라 (물론 물리 이해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매머드 그림만 유심히 들여다본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이 방법이 하도 창의적이고 기가 막힌 방식이라 생각해서 여러 번 따라 그리기도 했지요. 그림만 봐도 유쾌하기에 아직도 매머드라고 하면 어이없게도(?) 이 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맘모스’라고 불렀는데, 이 책을 보고 난 후 매머드란 말이 맞는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저는 맘모스란 이름이 더 친숙합니다만)
!!!
저 게임버전 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