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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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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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감상
행복해요.. 이 지겨운 씨리즈를 다시 볼 필요가 없어서
-아내왈 -
여러줄 감상
영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비유하자면 비싼 부폐에서 12접시 배가 터질듯이 먹고 집에 가니 할머니가 먹으라고 난리쳐서 억지로 음식 먹고 나온 듯한 느낌입니다.
과잉이죠. 이 작품은 그렇습니다. 거기다 나오는 모든 모습들이 이 전 3부작에서 보여준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꼴입니다. 물론 영상은 절대로 못 만든 물건이 아니죠.
용이 마을을 향해 첫 불을 뿜는 모습는 따로 떼어 놓고 보면 정말 잘 만든 부분입니다. 엘프와 드워프의 전투 모습들은 여전히 멋있고, 특수 효과는 여전히 잘 쓰십니다. 간간히 드워프들의 유머들은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김리의 유모 감각은 집안의 특성인가 봅니다.
이렇게 분해해 놓고 보면 참 공을 많이 들였다고 봅니다. 잘 만들었고 말입니다.
그러나 전체를 보자면, 복제품을 보는 느낌입니다. 반지 제왕의 스몰사이즈 버전말입니다.
감독도 영화 제작사도 바보가 아니어서 원작에 없는 창작적인 요소를 집어 넣었지만, 정말 따로 놀고 있습니다. 오히려 빨리 빨리 지나가야 하는데 왜이리 길어 하는 생각이 저절로 머리속에 떠오르게 합니다. 거기다 권력과 힘에 따른 타락을 기본 바닥에 깔고 있는 세계관에서 사랑 타령은.. 실마실리온의 에피소드를 영화화할때나 찾는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긴장감이 없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 애네들이 어떻게 될까 하는 몰입감 같은 것 말입니다. 그게 없습니다.
반지의 제왕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이용해 먹어서 돈은 벌겠지만, 감독은 이제 자그만 작품들을 좀 만들면서 처음 모습을 찾으셔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빨간머리 앤 작가는 후속편을 써달라는 요구에 시달려서 후속편을 내었지만 엄청나게 지루한 애기가 되었죠. 피터잭슨 감독이 어떤 심정으로 이 씨리즈를 만들어 내었는지 잘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런 작품들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호빗은 2편으로 끝냈어야 했습니다.
이왕 <호빗>을 만들 바에야 <반지전쟁>에 나오지 못한 부분을 강조하기 바랐습니다. 독수리들의 싸움, 베오른의 불곰 무쌍, 화룡의 폭격 등은 <반지전쟁>에 없는 부분이고, 당연히 이런 걸로 차별화시켜야 했어요. 하지만 자신만의 차별성을 내세우기 보다 서사극을 따라가기 바빴습니다. 2편에서 참 마음에 든 부분이 스마우그의 압도적이고 능글맞은 이미지였습니다. 정말이지 지크프리드와 베오울프 설화를 적절히 조합해서 고전적인 용을 만들었죠. 아니, 스마우그는 실사 판타지 영화의 그 어떤 용보다 대단했습니다. 이런 걸 계속 부각해야 했는데, 전통적인 엘프, 드워프, 오크들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괴물 만드는 게 장기인 피터 잭슨이니까 저런 부분에 도가 텄을 겁니다. 화룡이나 거대한 곰 같은 크리쳐는 감독의 장기겠죠. 하지만 <반지전쟁>의 그림자가 너무 무거웠나 봅니다. 정말이지 베오른의 비중이 그렇게 줄어든 건 참…. 타우리엘을 빼고, 그만큼 베오른이나 스마우그의 분량을 대폭 늘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피터 잭슨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적어도 스마우그를 실사 판타지 영화의 족적에 남긴 업적만큼은 빛이 바래지 않으니까요. 이건 거의 <후린의 아이들>의 글라우룽이 헌신한 격이라고 봅니다. 아마 이만한 용을 스크린으로 또 보기는 힘들 듯.
호빗은 시작부터 걸림돌이 많은 시리즈였죠.
원래 그렇게 길게 낼만한 분량이 아닌데 영화 3편 분량을 내야 하고 원래 3부작이 아닌 원작을 3부작으로 나눠야 하며 거기에다가 전작(?)인 반지의 제왕의 후속적으로 인식되고 있었기에 거기에 밀리지 않을 스펙타클한 비주얼을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원작에 그런 장면이 없는데도 말이죠.
이걸 종합해 봤을때 어떤 신의 기교를 부리지 않는 한 호빗 트릴로지는 원작과 동떨어지거나 이야기가 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면 스펙타클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길을 포기하고 원작 그대로처럼 빌보의 모험담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로 간결하게 마무리 하던가요.
사적인 바람으로서는 후자이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돈이 걸린 문제라 그래선지 감독과 영화사는 그걸 포기하지 않았고 거기다가 한 술 더 떠서 반지의 제왕과 이어지는 떡밥에까지 욕심을 냈더군요. 반지의 제왕과의 연결 고리가 분명 성공을 향한 황금열쇠이기는 하지만 이 모든걸 소화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 같았습니다. 욕심이 너무 많았죠.
그래서 애초에 호빗 시리즈에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실제로 뚜껑을 열어 봤을 때도 예상했던 그대로의 물건이 나왔습니다.
2편까지 봤고 아직 3편은 보지 않았지만 나오는 평에 의하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문제가 많은가보네요.
욕심을 너무 낸 것 같아요. 관객의 기대도 분명 그랬을 테니 어쩔 수 없었을지도.....
차라리 호빗이 1~2부작 짜리로 반지의 제왕보다 먼저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 같지만 호빗과 반지의 제왕의 무게감을 볼 때 반지의 제왕이 먼저 나온 것 역시 어쩔 수 없었겠죠.
애초에 호빗은 아이들용 한 권짜리 소설을 실마릴리온과 반지전쟁에서 이것저것 따와서 비쥬얼이 될만한 것만 잔뜩 부풀려놓은 기형아에 불과할 뿐이었죠.
전작인 반지전쟁에서 설정해놓은 플레이시간을 줄이기는 눈치보이니 그대로 끌고 왔는데, 그 플레이타임이라면 아무래도 2부작으로 끝냈어야 할 것을, 무리하게 3부작까지 했으니 더더욱 늘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