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게으르면서도 부지런합니다. 일이 없을때에는 게으르고 일이 있을때에는 부지런합니다. 저는 게으른 사람인가요? 부지런한 사람인가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뭔가 일이 있으면 후딱 끝내버리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일은 끝내더라도 손과 머리는 끝내지 못하고 계속 "그 다음!"을 계속 외치며 일을 갈구하며 저는 계속 내일의 일까지 미리 해두게 됩니다. 결국 지치거나 정신차릴때 그만둡니다. 하지만 일이 없을때는 게으릅니다. 잠만 자고 움직이기 싫어하고 침대에서 애니나 보고 있고...네, 다시 한마디 말하자면 게으릅니다.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저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싶다 생각되면 꾸준히 합니다. 그러다가 돈부족이나 다른 중요한 일이 끼어들면 끊기지요.)

 

예를 들어 학교에서 부지런한 노력파로 알려져있습니다만 집에서는 가족에게 게으름쟁이로 꼬리표가 아예 박혀있습니다. 자세히 말하자면 학교의 과제나 여러 레포트들은 누구보다도 월등하고 팀원들을 이끌며 혼자 다해나가고.(ㄱ-') 장학금을 휩쓸었습니다만 집에서는 활동이 0입니다. 잠을 즐기며, 매일 놀고 먹는 것이죠.(독서실도 가기 싫고 거기 규칙을 지키기 귀찮아서 집에서 공부합니다. 단, 7대 죄악인 식탐에 의하여 공부하면서 먹을건 다 먹습니다.) 즉, 저는 하루 세끼 중 모두 한끼마다 3인분씩을 먹고 낮잠까지 즐기는데도 삐쩍 말랐습니다.

 

저는 게으른 사람인가요? 부지런한 사람인가요?

 

 이 의문의 발단은 사실, 어렸을 때부터이지만 그래도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방아쇠는 어머니와 작은이모의 대화이네요.  

전에 어머니와 작은이모를 따라 샤브샤브를 먹으러 갔습니다. 거기에서 시작된 어머니와 작은이모의 대화의 내용은 대략 사촌동생이 카츄사 갈만한 실력임에도 카츄사에 지원하지않고 그냥 현빈따라 해병대가고 싶다는 것이며, 사촌동생은 그저 현빈이 간 것에 감동먹어 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해병대가 현빈이 갔다는 이유만으로는 그리 멋있다는 건 아니라고 알려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군대를 대학이라는 이유로 늦게 갔으며, 군대도 탄약관리병으로 갔다왔습니다. 말그대로 땡보직으로 유명한...ㄱ-' 하지만 저는 오래전부터 힘들게 혹사시키거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하여 특전사나 기동대로 갈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가 무술 단증이 하나도 없거니와 운동신경이 부족하기에 못가고 1,2,3을 잘못 찍어서 이런 땡보직으로 가게되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 게으른 사람이라고 손가락질하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제 주변사람들이 말하길 땡보직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게으른 사람들이고 해병대로 가는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찍혔습니다. 사람들이 않좋게 보지요. "아, 너는 훈련받는 거 싫어해서 땡보직으로 갔구나..." "너는 게으르구나!"등등...

 

하지만 신만은 아실 겁니다. 제가 게으르기에 땡보직을 간것이 아니며, 저를 게으른 사람이라고 단언하기에는 문제가 있음을요.

그러나 신만이 아는 세계는 고독합니다. 저는 마치 블랙나이트처럼 오해받은채 그저 묵념할 뿐이죠....

아무도 진실은 모르고 단지 사람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들로만을 사용하여 왜곡된 신세계를 구성시킨 뒤, 모두 이 신세계에 살려고하니깐요.

 

혹시 주위에 '너는 이런 놈이다.'라고 이미 정의가 정해진 사람이 있으면 다시한번 꼼꼼히 따져보시고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봐주시길 바랍니다. 혹시 모르죠. 그는 아주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꼬리표 달아놨건만 알고보니 그저 우유부단한 사람일뿐 세상사 따라가다보니 그저 인생 잘 풀렸을지도요....

 

그저 이런저런 "임금님귀는 당나귀!"라며 세상에 말도 꺼내지도 못하던 푸념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그 작은이모와 어머니와 함께간 샤브샤브 전문점을 다음으로 영화 배틀:LA를 봤습니다.(해병대가 나오는 군요. 거기에다가 아주 영웅적으로 나오고... 특히 앞부분 성조기에 경례하는 장면과 맨 마지막 장면에 피식하며 웃었습니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지만 얼마전에 본 제너레이션 킬즈와 상반되는 느낌을 주더군요.ㄱ-' )

 

ps2. 이글을 쓰면서 올해 최초로 모기!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는 잡고 가스불로 태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