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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 과학 포럼
SF 속의 상상 과학과 그 실현 가능성, 그리고 과학 이야기.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나 덧글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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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그야말로 최첨단의 장비로 가득차 있다. 우주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그야말로 최첨단의 장비로 가득차 있다.](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Toiled-Broken-Astronauts-Have-Nowhere-to-039-Go-039-2.jpg)
[ 우주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그야말로 최첨단의 장비로 가득차 있다. ]
첨단의 산실인 국제 우주정거장(ISS). 하지만, 우주에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불과 수백 km 떨어진 저 우주는 절대 진공에 가까운 상태인데다, 약 3K(-270℃)라는 무시무시한 추위, 게다가 수많은 우주선이 넘쳐나는 지옥이니까요. 아니, 지옥조차 우주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그런 지옥에서 살아가려면 우선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환경이 필요합니다. 산소가 없이는 살 수 없는 이상 외부로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완벽한 밀봉 처리가 되어야 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가 공급되어야 하죠.
가장 기본적으로 산소. 사람은 하루에 600ℓ의 산소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산소가 충분하더라도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많으면 안 되지요. (아폴로 13호 사건 당시 승무원들이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을 뻔한 일이 있습니다. 다행히 NASA의 연구팀들이 급조해 만든 이산화탄소 흡수 장치 덕분에 살아났지만…)
다음으로 물을 빼놓을 수가 없군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2ℓ 정도의 물을 계속 섭취하지 않으면 몸의 상태가 나빠지고 결국 죽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물론, 물은 며칠 안 마셔도 살 수는 있지만…)
그리고 식량도 필요합니다. 고행을 하는 수행자들은 한 달씩 안 먹고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통(通)한 상태. 체격에 따라 다르지만 2천~3천㎉의 식량이 없으면 이른바 ‘굶주리게’ 되지요.
그 밖에도 어느 정도의 기압이 필요하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진공에 잠시 노출되는 정도라면 괜찮지만, 오래 노출되면 땀 등이 급격하게 증발하여 외부는 얼어붙고 내부에선 체액이 끓어오르게 되니까요.
![플라네테스. 이 작품에선 우주의 많은 문제가 소개되곤 한다. (플라네테스 / 선라이즈) 플라네테스. 이 작품에선 우주의 많은 문제가 소개되곤 한다. (플라네테스 / 선라이즈)](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planetes.jpg)
[ 플라네테스. 이 작품에선 우주의 많은 문제가 소개되곤 한다. (플라네테스 / 선라이즈) ]
우주에 넘쳐나는 방사선을 막아내는 장치 역시... 일본의 애니메이션 「플라네테스(ΠΛΑΝΗΤΕΣ)」에서는 오랫동안 우주에서 생활한 나머지 속칭 ‘우주병’이라 할 수 있는 백혈병이나 암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존층과 대기권, 그리고 지구 자기장의 보호가 없는 우주에서 그들을 보호해 주는 건 우주복 하나뿐. 나름대로 다양한 조치를 준비하지만 그럼에도 지구 상의 일반인에 비해 피폭량이 많아 암에 걸리기 쉽다는 이야기지요. (그렇게 보자면, 우주에서는 암이나 백혈병이 직업병의 일종일수도 있겠군요.)
정신 일도 하사불성... 정신을 집중하면 못 할 일이 없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구에서나 해당하는 일. 우주에선 택도 없고 반드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자… 그래서 국제 우주정거장에서는 이러한 모든 설비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식량을 자급할 수는 없지만(실험 단계), 항상 충분한 양의 식량과 산소, 물이 준비되어 있고 산소와 물은 순환 시스템(재생기)으로 충분히 재활용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장치들이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태양전지를 통해 충분한 양의 전기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한국인. 최첨단 장비 덕분에 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SBS)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한국인. 최첨단 장비 덕분에 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SBS)](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_korean.jpg)
[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한국인. 최첨단 장비 덕분에 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SBS) ]
비록, 한때 보급 문제로 식량이 부족해진 일도 있었지만 거의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우주 정거장은 듬직한 모습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그곳을 방문한 수많은 이들을 충실하게 보호해 주었습니다.
참고 - 우주 속의 로빈슨 크루소 (SF/과학 포럼)
그런데… 모든 것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문제는 생길 수 있는 것일까요?
식량도, 물도, 산소도 부족하지 않은데 지금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바로 ‘화장실’ 때문에… (주1)
![료오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은 우주선의 중요 부품이다. (천지무용 료오키 / AIC) 료오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은 우주선의 중요 부품이다. (천지무용 료오키 / AIC)](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32/681/003/tenchi_muyou_ryooki.gif)
[ 료오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은 우주선의 중요 부품이다. (천지무용 료오키 / AIC) ]
일본 애니메이션 「천지무용(天地無用)」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고양이(토끼?) 모양의 동물인 료오키는 엄청난 양의(코끼리보다 많이) 당근을 먹어 치우지만 그것은 모두 에너지로 변환되어 사라져 버립니다. (그것은 료오키가 강력한 힘을 가진 우주선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무 것도 내놓을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물을 마시고 땀이나 오줌을 내놓지요. 그리고 식사를 하고…
흔히 –만화 등에서?- 인기 가수(오빠?)는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빠순이양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인간이라면 그 누구건 먹게 되면 내놓아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생물의 섭리. 아니. 적어도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의 섭리…
당연히 국제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도 –우주인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여하튼 지구인인 이상- 먹고 마시면 당연히 내놓아야 합니다. 그 양은 말할 것도 없이 ‘섭취한 양에 비례’하고…
결국 그들은 한 사람당 하루에 2ℓ 정도의 소변을 배출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물론, 땀이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나가기 때문에 실제 양은 그렇게 안 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한 장치… 소변기가 고장났다니…
소유즈 화물선의 화장실을 임시로 썼지만 용량이 넘쳐 응급 기구를 사용하는 중…
![ISS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뭔가 거창하게 보이지만 고장나면 소용 없잖아? (휴스턴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 ISS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뭔가 거창하게 보이지만 고장나면 소용 없잖아? (휴스턴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toilet_485.jpg)
[ ISS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뭔가 거창하게 보이지만 고장나면 소용 없잖아? (휴스턴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 ]
이렇게되면, 엄청난 돈을 들여 설치한 최신형 화장실(공식 명칭은 폐기물 수집 장치(Waste Collection System))도 이렇게 되면, 단순한 고철…
그나마 고체 성분 흡입구(X 흡입 장치)는 무사하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세 사람이 하루 2ℓ씩만 해도 자그마치 6ℓ니, 이를 처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지구에서야 길가다 노상 방뇨(물론 불법.^^)도 가능하지만, 우주에선 그럴 수도 없는 상황. 화장실을 공수하려고 해도 우주까지 보내는 건 역시 쉬운 일이 아니지요.
[ 지구가 아니니 이런 짓도 안 되겠지요. ( HillQuest BLOG ) → ]
다음 번 수송편인 디스커버리 발사는 31일. 일반적으로 우주선 발사가 오래 전부터 철저하게 계산되어 맞춘다는 것을 생각하면, 러시아에서 부품을 가져다 우주선에 싣는 것은 정말로 쉬운 상황이 아니지요.
고장 원인을 몰라 통째로 들고 가야 한다면 사실상 화장실 하나만 싣고 올라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했지만, 사실 원하는 장소로 옮기는 데만 100만 달러(10억 원)쯤 드는 우주왕복선에 화장실 하나가 고작이라니 이건 낭비도 보통 낭비가 아닙니다. (주 2)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배설’은 매우 중요한 인간의 행위 중 하나. 지구의 생물로서 살아 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행위 중 하나이니…
최악의 경우에도 정거장 안에 소변 덩어리(말 그대로 덩어리)가 떠 다니는 상황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에… 그다지 웃을 만한 상황은 아닐 겁니다.)
![이것이야 말로 물장난? 우주에서 물장난 중인 이소연씨. 하지만, 이게 노란액체라면? (SBS) 이것이야 말로 물장난? 우주에서 물장난 중인 이소연씨. 하지만, 이게 노란액체라면? (SBS)](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32/681/003/nongravity_water.JPG)
[ 이것이야 말로 물장난? 우주에서 물장난 중인 이소연씨. 하지만, 이게 노란액체라면? (SBS) ]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신사들이 실크해트를 쓰고 코트를 입고 다닌 것은 이따금 창에서 뿌리는 노란 물을 막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는데, 설마 그런 상황은...![emoticon](/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white/white%20%283%29.gif)
결국, 이 일은 우주 같은 환경에선 항상 '예비'가 필요하다는 대우주의 진리를 알려주는 사례가 아닐까요?
힘든 일이지만,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길 바랍니다. 우주 정거장엔 앞으로도 꾸준한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까요.
추신) 네... 실은 올해 안에 새로운 화장실을 설치하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합니다. 최신형 화장실은 물의 재생이 가능하다는데, 이 시설이 있었다면 조금은 나았을까요?
![190억원짜리 화장실 시설... 이게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NASA) 190억원짜리 화장실 시설... 이게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NASA)](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_toilet.jpg)
[ 190억원짜리 화장실 시설... 이게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NASA) ]
여담) 일단, 운동을 열심히 해서 땀을 많이 낸다면 소변의 양을 줄일 수 있겠지요. 아니면 샤워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물의 낭비가 심한데다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겠지만… 여하튼 이 문제가 잘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여담) 갑자기 궁금해진 사실. 만화 「오! 나의 여신님」에서 등장하는 그녀들은 과연 화장실을 갈까요? 작품 속에선 그녀들이 화장실에 가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료오키처럼 질량-에너지 변환 장치를 내장하고 100% 에너지로 바꿀지도 모르지만…
기사 원문 - 우주정거장 ‘화장실 대란’ …소변기 고장나 승무원들 난처 (동아사이언스)
주 1) 고장난 부분은 소변기의 모터팬으로,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소변을 흡입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무중력 상태에서는 강제로 빨아들여야만 합니다.) 소유즈의 화장실이 가득찬 지금 임시로 대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어떨까요?
이 화장실은 NASA의 존슨 우주 센터에도 같은 모델이 설치되어 사용 중이며, 위의 사진은 바로 그 시설의 사진입니다. 7년 동안 사용하면서 한 번 밖에는 고장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우주에서 고장나니...-_-;;
주 2) 31일 발사되는 디스커버리는 본래 일본의 연구 시설인 키보(希望)의 두번째 구획을 싣고 있습니다. 14,545.5kg 중량으로 화물 구역을 가득 채우고 있는터라 분해할 수도 없고 고민이라고 하는군요. 현재로서는 왕복선의 로봇 팔에 부착된 센서 일부를 드러내서 공간을 확보한다고 합니다.
![우주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그야말로 최첨단의 장비로 가득차 있다. 우주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그야말로 최첨단의 장비로 가득차 있다.](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Toiled-Broken-Astronauts-Have-Nowhere-to-039-Go-039-2.jpg)
[ 우주에 떠 있는 국제 우주정거장. 그야말로 최첨단의 장비로 가득차 있다. ]
첨단의 산실인 국제 우주정거장(ISS). 하지만, 우주에서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불과 수백 km 떨어진 저 우주는 절대 진공에 가까운 상태인데다, 약 3K(-270℃)라는 무시무시한 추위, 게다가 수많은 우주선이 넘쳐나는 지옥이니까요. 아니, 지옥조차 우주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그런 지옥에서 살아가려면 우선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환경이 필요합니다. 산소가 없이는 살 수 없는 이상 외부로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완벽한 밀봉 처리가 되어야 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가 공급되어야 하죠.
가장 기본적으로 산소. 사람은 하루에 600ℓ의 산소가 필요합니다. 게다가 산소가 충분하더라도 이산화탄소가 지나치게 많으면 안 되지요. (아폴로 13호 사건 당시 승무원들이 이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을 뻔한 일이 있습니다. 다행히 NASA의 연구팀들이 급조해 만든 이산화탄소 흡수 장치 덕분에 살아났지만…)
다음으로 물을 빼놓을 수가 없군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2ℓ 정도의 물을 계속 섭취하지 않으면 몸의 상태가 나빠지고 결국 죽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물론, 물은 며칠 안 마셔도 살 수는 있지만…)
그리고 식량도 필요합니다. 고행을 하는 수행자들은 한 달씩 안 먹고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통(通)한 상태. 체격에 따라 다르지만 2천~3천㎉의 식량이 없으면 이른바 ‘굶주리게’ 되지요.
그 밖에도 어느 정도의 기압이 필요하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진공에 잠시 노출되는 정도라면 괜찮지만, 오래 노출되면 땀 등이 급격하게 증발하여 외부는 얼어붙고 내부에선 체액이 끓어오르게 되니까요.
![플라네테스. 이 작품에선 우주의 많은 문제가 소개되곤 한다. (플라네테스 / 선라이즈) 플라네테스. 이 작품에선 우주의 많은 문제가 소개되곤 한다. (플라네테스 / 선라이즈)](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planetes.jpg)
[ 플라네테스. 이 작품에선 우주의 많은 문제가 소개되곤 한다. (플라네테스 / 선라이즈) ]
우주에 넘쳐나는 방사선을 막아내는 장치 역시... 일본의 애니메이션 「플라네테스(ΠΛΑΝΗΤΕΣ)」에서는 오랫동안 우주에서 생활한 나머지 속칭 ‘우주병’이라 할 수 있는 백혈병이나 암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오존층과 대기권, 그리고 지구 자기장의 보호가 없는 우주에서 그들을 보호해 주는 건 우주복 하나뿐. 나름대로 다양한 조치를 준비하지만 그럼에도 지구 상의 일반인에 비해 피폭량이 많아 암에 걸리기 쉽다는 이야기지요. (그렇게 보자면, 우주에서는 암이나 백혈병이 직업병의 일종일수도 있겠군요.)
정신 일도 하사불성... 정신을 집중하면 못 할 일이 없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지구에서나 해당하는 일. 우주에선 택도 없고 반드시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자… 그래서 국제 우주정거장에서는 이러한 모든 설비를 충실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비록 식량을 자급할 수는 없지만(실험 단계), 항상 충분한 양의 식량과 산소, 물이 준비되어 있고 산소와 물은 순환 시스템(재생기)으로 충분히 재활용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장치들이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태양전지를 통해 충분한 양의 전기가 공급되고 있습니다.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한국인. 최첨단 장비 덕분에 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SBS)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한국인. 최첨단 장비 덕분에 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SBS)](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_korean.jpg)
[ 우주정거장을 방문한 한국인. 최첨단 장비 덕분에 이들은 무사할 수 있었다. (SBS) ]
비록, 한때 보급 문제로 식량이 부족해진 일도 있었지만 거의 10년이라는 오랜 기간 우주 정거장은 듬직한 모습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그곳을 방문한 수많은 이들을 충실하게 보호해 주었습니다.
참고 - 우주 속의 로빈슨 크루소 (SF/과학 포럼)
그런데… 모든 것이 충분한 상황에서도 문제는 생길 수 있는 것일까요?
식량도, 물도, 산소도 부족하지 않은데 지금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는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바로 ‘화장실’ 때문에… (주1)
![료오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은 우주선의 중요 부품이다. (천지무용 료오키 / AIC) 료오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은 우주선의 중요 부품이다. (천지무용 료오키 / AIC)](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32/681/003/tenchi_muyou_ryooki.gif)
[ 료오키.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지만 실은 우주선의 중요 부품이다. (천지무용 료오키 / AIC) ]
일본 애니메이션 「천지무용(天地無用)」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고양이(토끼?) 모양의 동물인 료오키는 엄청난 양의(코끼리보다 많이) 당근을 먹어 치우지만 그것은 모두 에너지로 변환되어 사라져 버립니다. (그것은 료오키가 강력한 힘을 가진 우주선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아무 것도 내놓을 필요가 없지요.
하지만, 인간은 다릅니다.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고, 물을 마시고 땀이나 오줌을 내놓지요. 그리고 식사를 하고…
흔히 –만화 등에서?- 인기 가수(오빠?)는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고 착각하는 빠순이양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인간이라면 그 누구건 먹게 되면 내놓아야 합니다. 그것은 모든 생물의 섭리. 아니. 적어도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의 섭리…
당연히 국제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도 –우주인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여하튼 지구인인 이상- 먹고 마시면 당연히 내놓아야 합니다. 그 양은 말할 것도 없이 ‘섭취한 양에 비례’하고…
결국 그들은 한 사람당 하루에 2ℓ 정도의 소변을 배출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물론, 땀이나 기타 다른 방법으로 나가기 때문에 실제 양은 그렇게 안 됩니다.) 그런데 이를 위한 장치… 소변기가 고장났다니…
소유즈 화물선의 화장실을 임시로 썼지만 용량이 넘쳐 응급 기구를 사용하는 중…
![ISS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뭔가 거창하게 보이지만 고장나면 소용 없잖아? (휴스턴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 ISS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뭔가 거창하게 보이지만 고장나면 소용 없잖아? (휴스턴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toilet_485.jpg)
[ ISS에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뭔가 거창하게 보이지만 고장나면 소용 없잖아? (휴스턴의 존슨 스페이스 센터) ]
이렇게되면, 엄청난 돈을 들여 설치한 최신형 화장실(공식 명칭은 폐기물 수집 장치(Waste Collection System))도 이렇게 되면, 단순한 고철…
그나마 고체 성분 흡입구(X 흡입 장치)는 무사하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세 사람이 하루 2ℓ씩만 해도 자그마치 6ℓ니, 이를 처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요.
![지구가 아니니 이런 짓도 안 되겠지요. ( HillQuest BLOG ) 지구가 아니니 이런 짓도 안 되겠지요. ( HillQuest BLOG )](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32/681/003/DogPiss_to_bush.jpg)
[ 지구가 아니니 이런 짓도 안 되겠지요. ( HillQuest BLOG ) → ]
다음 번 수송편인 디스커버리 발사는 31일. 일반적으로 우주선 발사가 오래 전부터 철저하게 계산되어 맞춘다는 것을 생각하면, 러시아에서 부품을 가져다 우주선에 싣는 것은 정말로 쉬운 상황이 아니지요.
고장 원인을 몰라 통째로 들고 가야 한다면 사실상 화장실 하나만 싣고 올라가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했지만, 사실 원하는 장소로 옮기는 데만 100만 달러(10억 원)쯤 드는 우주왕복선에 화장실 하나가 고작이라니 이건 낭비도 보통 낭비가 아닙니다. (주 2)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배설’은 매우 중요한 인간의 행위 중 하나. 지구의 생물로서 살아 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행위 중 하나이니…
최악의 경우에도 정거장 안에 소변 덩어리(말 그대로 덩어리)가 떠 다니는 상황은 없으리라 생각하지만…^^ (에… 그다지 웃을 만한 상황은 아닐 겁니다.)
[ 이것이야 말로 물장난? 우주에서 물장난 중인 이소연씨. 하지만, 이게 노란액체라면? (SBS) ]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신사들이 실크해트를 쓰고 코트를 입고 다닌 것은 이따금 창에서 뿌리는 노란 물을 막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는데, 설마 그런 상황은...
![emoticon](/modules/editor/components/emoticon/tpl/images/white/white%20%283%29.gif)
결국, 이 일은 우주 같은 환경에선 항상 '예비'가 필요하다는 대우주의 진리를 알려주는 사례가 아닐까요?
힘든 일이지만, 이번 일이 무사히 끝나길 바랍니다. 우주 정거장엔 앞으로도 꾸준한 가능성이 남아 있으니까요.
추신) 네... 실은 올해 안에 새로운 화장실을 설치하려고 준비 중이었다고 합니다. 최신형 화장실은 물의 재생이 가능하다는데, 이 시설이 있었다면 조금은 나았을까요?
![190억원짜리 화장실 시설... 이게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NASA) 190억원짜리 화장실 시설... 이게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NASA)](http://www.joysf.com/files/attach/images/2044932/142/681/003/ISS_toilet.jpg)
[ 190억원짜리 화장실 시설... 이게 있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NASA) ]
여담) 일단, 운동을 열심히 해서 땀을 많이 낸다면 소변의 양을 줄일 수 있겠지요. 아니면 샤워 시설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물의 낭비가 심한데다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겠지만… 여하튼 이 문제가 잘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여담) 갑자기 궁금해진 사실. 만화 「오! 나의 여신님」에서 등장하는 그녀들은 과연 화장실을 갈까요? 작품 속에선 그녀들이 화장실에 가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료오키처럼 질량-에너지 변환 장치를 내장하고 100% 에너지로 바꿀지도 모르지만…
기사 원문 - 우주정거장 ‘화장실 대란’ …소변기 고장나 승무원들 난처 (동아사이언스)
주 1) 고장난 부분은 소변기의 모터팬으로, 갑자기 멈추는 바람에 소변을 흡입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무중력 상태에서는 강제로 빨아들여야만 합니다.) 소유즈의 화장실이 가득찬 지금 임시로 대용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어떨까요?
이 화장실은 NASA의 존슨 우주 센터에도 같은 모델이 설치되어 사용 중이며, 위의 사진은 바로 그 시설의 사진입니다. 7년 동안 사용하면서 한 번 밖에는 고장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우주에서 고장나니...-_-;;
주 2) 31일 발사되는 디스커버리는 본래 일본의 연구 시설인 키보(希望)의 두번째 구획을 싣고 있습니다. 14,545.5kg 중량으로 화물 구역을 가득 채우고 있는터라 분해할 수도 없고 고민이라고 하는군요. 현재로서는 왕복선의 로봇 팔에 부착된 센서 일부를 드러내서 공간을 확보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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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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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14: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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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디스커버리호에 화장실 수리를 위한 펌프 등을 싣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NASA, 우주정거장 화장실 수리 준비 완료 ( Joins CNN 한글 뉴스 )
그런데 우주전사 버즈 인형이라니?
NASA, 우주정거장 화장실 수리 준비 완료 ( Joins CNN 한글 뉴스 )
그런데 우주전사 버즈 인형이라니?
2008.05.29 21:24:20
영국의 실크햇 이야기를 들으니 생각나는데 하이힐은 대소변과 쓰레기로 더러운 프랑스 거리를 걸어다니기 위하여 만들어졌다죠. 게다가 어떤 드레스의 치마는 길 거리에서 용변을 보기 적당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물건이라고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