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WoD'에는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이 모두 초자연적(supernatural) 존재로 나옵니다. 늑대인간은
충분히 초자연적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 자신은 자연 그 자체인 존재라고 주장하지만요) 하지
만 뱀파이어가 과연 초자연적인가 하는 점에는 의문이 들더군요. 게임 설정이 그렇다고 하니 이의를 제
기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궁금해서요.

뱀파이어는 '걸어다니는 시체'입니다. 흡혈을 한다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지만, 살아 움직이는 송장이
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죠. 그런데 사람이 죽으면 그 사체는 분해되어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그게 자연
의 섭리죠. 허나 뱀파이어를 이를 거스릅니다. 그러니까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초자연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저는 뱀파이어가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비자연적(unnatural) 존재라고 봅니다. 죽음 뒤의 삶이라는 모순
이 있으니 이렇게 표현하는 게 더 옳지 않을까요. 물론 초자연이든 비자연이든 게임할 때 중요한 건 아니
지만, 음, 살아있는 시체는 신비스럽기보다 부자연스러운 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