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을 옮기는 일은 가능할까요?

굉장히 오래전, 어느 잡지에 짧은 SF소설이 실렸던 적이 있었습니
다. 그 소설의 내용을 요약하면, 사람(외계인이겠죠)이 살고있는 어
떤 행성에 커다란 위험이 닥칩니다. 지금으로선 그게 어떤 것이었는
지는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어쨌든 사람들이 모여 회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위험을 피할 방법이
없을까하구요. 그래서 낸 결론이 행성을 옮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아
마도 그 "위험"이란게 우주어딘가에서 날아오는 운석(?) 같은 것이었
나 봅니다.

곧 행성 한쪽에 거대한 분사장치가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
도 완성된 모습은 마치 바벨탑같았다더군요(궤도 엘리베이터도 아니
고 말야). 하지만 그 위험은 초대형 분사장치가 미처 완성되기도 전
에 찾아옵니다. 그래서 기억은 안나지만 소설의 결론은 배드엔딩이
되었을 겁니다.

과연 행성을 초대형 분사장치같은 걸로 이동시키는게 가능할까...
물론 운석 등을 피하기 위해 행성자체를 옮긴다는 건 지극히 비효율
(아니 비정상)적이지만 그런 문제는 일단 제쳐놓고 생각해 보는 겁니
다.

이론적으로야 그리 불가능할 것같지는 않지만 문제가 많아 보입니
다. 행성의 자전속도, 공전속도, 주위 천체들과의 중력관계 등등 계
산할 것이 산더미같네요... 소설처럼 분사장치를 덜렁 하나만 만들어
서는 안되고 여러 개를 각지역에 분산시켜야할 듯 합니다. 아니면 행
성의 공전 방향과 속도 등을 고려해서 약간의 분사만으로 스핀(?)을
먹여서 조금 틀어지게 할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

그럼 동력원은 무엇이 되야할까... 섣불리 떠오르지는 않습니다만
현대 로켓의 엔진을 모방하는 식이 될 수도 있을 것같습니다. 다만
엄청난 연료소모가 있겠죠. 원자력을 쓸 수도 있을 듯... 그렇다면 필
요한 핵융합로가 몇 개나... @_@;;

하지만 분사한 물질이 대기권을 뚫고 나갈지도 의문입니다. 소설에
서는 그 행성을 지구와 크게 다르지 않게 설정해두었으니, 대기권의
두께도 상당할 겁니다. 그렇다면 노즐을 대기의 영향권밖으로 내보
내야 할텐데, 이건 거의 궤도 엘리베이터 수준입니다..

이런 것도 가능할 것같습니다. 뭔가 거대한 질량을 갖고 있는 물체
를 행성밖으로 쏘아버리는 겁니다. 행성을 옮길 정도의 질량이라
니...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