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보면, 레이븐은 꽤 인기 있는 메크입니다. 아니, 인기는 잘 모르겠지만, 작품 내에서 등장하는 빈도
수가 높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게임에 빠짐없이 등장하며, 동영상에서도 종종 볼 수 있죠.
관련 팬 아트들도 상당히 많으며, 게임 잡지의 스크린 샷에도 언제나 등장합니다. 소설 표지에 나온 적도
있고요.

이건 어쩌면 저의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우연하게도 찾는 곳마다 레이븐이 있었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 메크의 비중이 결코 낮지는 않거든요. 최신예 게
임인 <멕어썰트 2>의 예고편에 떡하니 등장한 걸 보세요.

그렇다면 레이븐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요. 전투력 때문에? 이건 절대로 아닙니다. 레이븐의 임무는 탐지
이며, 거기다가 경량급이지요. 그러면 성능이 뛰어나서? 글쎄요, 전자전 능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옴니 메
크에 비해 성능이 뛰어나진 않습니다. (이너 스피어의 구닥다리 메크죠) 이도 저도 아니라면, 디자인이 멋
지니까? 역시 아닙니다. 새의 부리를 닮은 레이븐의 모습은 다른 메크에 비해 좀 어색합니다.

저로서는 레이븐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가 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봐도 인기를 끌만한 구석이 없
거든요. 참 신기한 일이지요. (개인적으로 <배틀테크>의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