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아님의 아놀드 글을 보고 삘받아서 가열차게 키보드를 두들겨 봤습니다.

영화의 장르중에 오락성이 주가 되는 장르가 있다면 바로 액션일 겁니다.
고래로 액션은 영화안에서나 밖에서나 오락이자 스포츠였고
사람들은 인간의 육체와 근육들이 만들어내는 모습들과 그 결과물들을 보며 즐거워 했습니다.
더불어 육체가 만들어내는 물리적인 결과물들을 보면서 그런 결과를 자기들이 재현하기 위한 노력과 다른 방법으로 비슷한 결과를 내는 것, 그리고 그런 결과물만을 보고 즐기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액션을 즐겨 왔습니다.

그리고 시대가 지나 물질문명의 발전은 액션은 순간의 예술이 아닌 영구히 지속되는 오락으로 만들었으니
그 중 하나의 방법이 바로 액션 영화입니다.
영화라는 기술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리고
언제든 어느때든 자기가 원하는 액션을 볼 수 있게 만들었으니

리모콘만 손에들면 타이슨의 전성기적 경기 장면이나
다른 사람 귀를 물어 뜯는 장면도 볼 수 있고
박지성의 슛이나 펠레의 패스도 볼 수 있으며
스키나 스노우보드로 활강하는 모습도 볼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슬슬 현실 그 이상을 원했으니
아무리 복싱 타이틀 매치라고 해도
12라운드를 계속 보는것도 한두번이지
90분 경기에 15분씩 연장전에 승부차기까지 다 봤을 때
그중에 하이라이트말고는 별 볼일 없는 경기 였다면?
그나마 하이라이트마저도 볼게 없는 경기였다면

그런데 들이는 시간은 정말 아깝기 그지 없기에
인간들은 매순간 순간이 하이라이트인 액션 영화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록키의 경기는 지루한 부분은 뛰어넘고 신나게 난타를 벌이는 순간과
열심히 얻어 맞는 순간
패배와 승리 그리고 훈련과정을 상당히 축약해서 하이라이트로 보여준 거죠

그리고 이 액션은 이제 단순히 스포츠라는 제한을 벗어나
폭력의 여러 단면들을 보여주면서 그 소재와 표현 역시 다양해 지는데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그 와중에 벌어지는 수많은 이야기들, 액션들!!!
그걸 필름에 담으니 이게 바로 전쟁영화지요.

도라도라도라에서 수많은 일본 폭격기들이 출격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느낌
지상 최대의 작전에서 오마하 해변을 향해 파도처럼 몰아붙이는 연합군 군대
스파르타커스의 검투사 군단과 로마군의 결전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들이 모드레드의 군세와 싸우고
지중해 해적들과 로마군이 전쟁을 벌이며
워털루 전쟁이 수백년 뒤에 재현되기도 했지요

자 그런데 이노무 인간이라는 존재는 이마저도 식상해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디까지나 시간을 빼고 생각하면 현실의 재현인 액션영화다보니
현실이라는 한계
역사적 사실이라는 제한
현실을 표현함에 있어서 오는 기술적 자본적인 제한등등에
인간들은 다른 건덕지를 찾아 보는데
물론 액션이 주가 되고 다른 아이템은 그저 볼만한 건덕지인 거죠
이른바 좋은 포장지를 찾아 쇼핑을 나서는 거죠

그래서 나온것이 SF/팬터지 인거죠

전쟁 영화를 만들 때
과거에 있었던 전쟁이라면
당시 사실을 따라가야만 하죠. 그래야 전쟁 영화니까요
그러나 만약 오버로드 작전이 벌어지던 그날 기상악화로
연합군 공군의 발이 묶였다면?
지금 유럽의 지도는 어떻게 됐을까요?
나폴레옹이 워털루에서 웰링턴을 아주 개발살을 냈다면 어땠을까요?
좀 더 과거로 가서 칸네에서 한니발이 스키피오를 무찔렀다면?

조금 더 비꼬면
용과 싸운 지그프리드는 어떻게 싸웠을까요?
바이킹들은 어떻게 노르만을 점령했고
과거 사라센 전사들과 북유럽의 전사들이 싸운다면 어떤 결과가 찾아올까요?

자 이젠 시선을 조금 더 미래로 옮겨가 보지요
우주에선 어떻게 싸울까요?
외계인이랑은 어떻게 싸우죠?
화성인이랑은 어떻게 싸울까요?
왜 맨날 싸우기만 하냐구요?
액션이니까요 ^ㅅ^

자 현실이라는 벽을 넘으면서 말이 되는 상황은
문학을 토대로 한 SF/팬터지에서 다 만들어 뒀습니다.
영화는 이걸 최대한 돈이 되는 볼거리로 포장하기만 하면 되는 거지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경우
인간의 극한이자 인간 이상의 존재라는 이미지를 쌓아온덕에
SF적 요소가 많이 가미된 액션영화부터
SF영화, 팬터지 영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대표적으로 터미네이터에선 사람이 아니었지요.
프레데터에선 인간 vs 외계인, 결과는 인간의 승리
라스트 액션 히어로에서도 엄밀히 따지면 인간이 아니고
토탈리콜과 앤드오브 데이즈, 6번째 날에선 인간이되 보통을 넘어선 아주 뛰어난 인간으로 나오지요

자 그래서 영화에 SF들이 등장을 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SF적 요소들이 등장을 합니다.
2차대전에서 승리한 독일
외계인과 벌이는 전쟁
심지어는 배낭식 로켓을 메고 사람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유조선 밑에 잠수함을 숨기기도 하지요
우주로 나가서 지구에 레이저를 쏴대고
사람이 얼었다가 미래에 녹아서 일을 벌이기도 하고
죽었던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서 난리를 치기도 합니다
행성을 폭발시키고
우주전쟁을 벌이고
지구를 말아먹고
심지어는 운석으로 당구도 치지요 ^ㅅ^

볼만 하지요
재미 있지요
현실을 어느 수준까지는 벗어 났지만
그래도 현실을 기반으로 한 덕에
사람들은 아~ 그래 저정도는 가능할 것 같아
게다가 재밌어
하면서 지갑에서 돈을 꺼내서 영화 제작자들의 주머니에 넣어줍니다 ^ㅅ^

그런 와중에 사람들은 또 질리기 시작합니다.
[어째 맨날 질리는지 질릴 지경입니다 ^ㅅ^;;;]

그래서 더 새로운 볼거리 더 재미난 볼거리를 원합니다.

그래서 액션 제작자들은 최소한의 현실에서 최대한의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팬터지는 기존 서양 로망스뿐아니라 신화의 영역을 재조명하고
동양 팬터지 역시 흡수하니 와호장룡같은 물건도 나오고

SF에서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기존엔 별로 재미없게 느껴졌던 요소들을
실제로 눈에 보이게 함으로서 돈을 벌어들이니
그 대표적인 예가 매트릭스입니다.
[똑같이 가상현실과 그안에서 벌어지는 액션이나 주변 사회상을 표현한 쟈니 미모닉=코드명 J 와 비교한다면 그 비쥬얼적인 발전에 놀랄 따름입니다]

자 이렇게 저렇게 SF는 문학에 뿌리를 두고서
영화에 이식되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하고 첨삭되고
새로운 형태를 가지고 기존의 형태를 재활용하기도 하면서
원래 뿌리가 기지고 있던 문학적 오락성과는 좀 다른 시각적 오락성을 중시하는
형태가 되어버렸습니다.
[개중에 정통 SF의 딱딱한 논리와 엄청나게 무거운 생각할 꺼리를 지닌 작품들도 많았습니다만, 오락 영화라는 태생적 한계덕에 철저한 과학논리냐 재미난 이야깃 거리냐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아예 예술영화로 가거나 헤매다가 자멸하는 경우도 많았지요]

자 길게 이어왔는데 슬슬 마무리를 해보겠습니다.
지금의 액션이 질릴때가 또 올 겁니다.
그럼 다음에 나올 액션은 어떤 형태일지
어떤 요소를 가져올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SF/팬터지를 흡수함으로서
엄청나게 폭넓은 상상력을 지니게 된 액션은
SF/팬터지에게 고마워 해야 할겁니다
또한 SF/팬터지 역시 문학에선 장르문학이니
하류 문학이니 마이너니 취급을 받지만
영화, 특히 액션과 함꼐하면서 당당히 메이저의 세계로 옮겨갔지요
이제 현대 오락문화에서 둘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저 같은 SF 오덕후들은 매년 매달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요

올해만해도 스파이더맨 3와 트랜스포머, 캐리비안의 해적 3를 비롯해서
각종 SF/팬터지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저 보잘 것 없는 문화 소비자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 모든 것들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준
액션과 SF/팬터지의 결합에 고마워할 뿐입니다.
그리고 기꺼이 제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영화 제작자의 주머니에 쑤셔 넣겠습니다 ^ㅅ^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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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중요한건? 항상 자기자신의 생각을 유지하는 것 항상 남의 생각을 받아 들이는 것 이 두가지만 잘하면 인생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