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산타가 있다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여섯 살부터 반산반의하기 시작했고,
그해 8월 유치원 선생님께서 내가 아끼던 '닌자 거북이' 비디오를 잃어버린 대신 사과하는 의미에서 선물한 '크리스마스의 일곱 가지 과학' 이라는 책이 나의 산타클로스 판타지에 최후의 일격을 먹였다.
(생각해보면 정말 아슬아슬했다. 12월을 넘겼으면 2년은 더 믿었을 텐데...)
동심은 깨졌고, 덕분에 산타할아버지를 협박해 선물을 뺏으려던 계획이 무산되어 크리스마스마다 머리맡에 두던 에어건은 쓸모가 없어지는 바람에 창고에 처박히고 말았다.
그 이후엔 UFO에 관심을 가져보았지만 관련서적들이 나보다 머리가 나쁜 아저씨들이 돈 되게 흥미위주로 써놓은 책이라는 것을 깨닫고 집어치웠다.

그리고 나는 '내가 죽은 뒤에나 우주인이 지구를 침공하겠지. 아님 말고.' 라는 생각을 가진 현실주의자로 성장해, 평범한 고등학생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동심이 남아있는지, 이 일상이 너무 지루하고 따분해 무슨 일을 하던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드는 날 밤이면 달콤한 헛소리가 들린다.

'나니아 세계로 가고 싶지? 옷장 문을 열어….'
'화장실에는 귀신이 있을 거야. 신나지 않아?'
'이번에 전학 온 녀석, 의문의 단체 소속일지도 몰라.'
'우리 주위에는 지구인으로 변장한 외계인이….'
'지금 밖을 배회하다 보면 괴물을 만날 수 있을지도….'

하지만 뭐, 괴신은 꿈속에서도 못 봤고, 의문의 단체는 만화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백두산의 괴물도 자연현상으로 밝혀졌고, 옷장을 뒤져봐도 나니아로 가는 문은커녕 바퀴벌레 시체만 나올 뿐이었다.

아, 그럼 내일은 괴물을 찾으러 밖을 배회해야하나?
하하, 당연히 농담이지.

아아, 있으면 좋지, 있으면.
나도 이런 따분한 생활이 싫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바란다고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16년 인생동안 아무 일 없을 리 없으니까….

쓰레기 냄새가 아무리 지독하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맡으면 아무 느낌이 없는 것처럼 나 또한 평범한 일상을 증오했지만, 이젠 너무 익숙해졌나봐….
어쩔 수 없지,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도….
똑같이 밥 먹고 공부하고 자는…. 일상의 반복일 테니까…….


---------------

오늘 저녁까지 1편 올립니다.

 Learn to say "fuck you" to the world once in a while. You have every right to. Just stop thinking, worrying, looking over you shouler, wondering, doubting, fearing, hurting, hoping for some easy way out, struggling, gasping, confusing, itching, scratching, grumbling, hitching, hatching, bitching, moaning, groaning, honing, boning, horse-shitting,hair-splitting, nit-picking, piss-trickling, nose-sticking, ass-gouging, eyeball-poking, finger-pointing, alleyway-sneaking, long waiting, small stepping, evill-eyeing, back-scratching, searching, perching, besmirching, grinding grinding grinding away at yourself. Stop it and just do. Don't worry about cool. Make your own uncool. Make your own wor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