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자유자재로 통제하는 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99.955%의 빛을 흡수하는 종이처럼 얇은 수퍼 검정 물질이 개발됐다고 보도했다. 뉴욕 소재 렌슬래어 폴리테크닉 인스티튜트의 과학자들이 발명한 이 물질은 현존하는 것 중에서 가장 검은 것으로, 미국 정부가 정한 기준보다 30배나 더 어둡다.

2003년 과학자들은 0.17%의 빛만을 반사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그런데 이번엔 단지 0.045%의 빛을 거부하는 '수퍼' 검정 물질이 세상에 나온 것이다.

섬유 단면의 한가운데가 비어 있는 중공섬유(中空纖維·hollow fiber)로 만들어진 이 물질은 너무 검어, 마치 아무것도 없는 듯 현기증을 일으킨다.
빛을 활용하는 기술들은 아직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당장 군(軍)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레이저 빔으로부터 자유로운 무기를 만들거나 적군이 한밤중에 시야확보를 위해 쓰는 고글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다.

또 민간분야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수퍼 검정 물질이 태양열을 사용해서 에너지를 축적하는 분야에 쓰일 경우 기존의 검정색 페인트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다. 천체망원경으로 사라져가는 작은 별들을 관찰하는 데 쓰일 수 있고, 기상 위성 관측장비에도 장착될 수 있다.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2/21/200802210033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