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모노, 게다, 네코미미, 빗자루...

일본 학교 수영복, 아마 스쿠미즈...라고 부르던가. -_-

이전에 게임채널에서 꽤 현란한 TV 광고를 인상깊게 본 적은 있고, 뭐, 일본 애니메이션적인 그림체야 하등의 나쁠 게 없겠죠. 하지만 어째서 배경이 '학교'가 아닌 '소월학원'이며, (요즘 우리 나라 '학원'에서는 교복도 입힙니까?) 저 옷차림과 배경은 죄다 무어란 말입니까...문제는 이게 국산 게임이란 겁니다.

일본문화요? 시간때우기용으로 어떤 국산 인터넷 소설을 읽었다가 우리 나라 학교 도시락에 맨밥에 마늘 장아찌'만' 반찬으로 싸오고 쉬는 시간에 카레빵 사려고 매점으로 뛰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기가 차더군요. (그러면서도 그 소설 중에는 신라시대 화랑의 정신을 어쩌고 저쩌고 하는 대목이 나오지요. -_-) 예, 일본문화 개방 어쩌고 할 것도 없이 들어올 부분은 이미 꽤나 깊숙히 들어온 게 작금의 현실이긴 합니다.

또한 통신과 교통 네트워크가 발달한 지금의 현실에 이르러 맹목적 국수주의를 고집할 시대는 한참 지났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런 헛소리 해대는 저도 로저 젤라즈니 소설 읽으면서 양키센스에 푹 빠져 살고, 일본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보지요. 하지만 최소한 이곳, 우리가 처한 현실이 젤라즈니 소설에 나오는 황무지나 우주 어딘가의 행성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없으며, 그렇게 쉽게 생각할 수도 없도록 된 게 사실 아닙니까.

미국 애들이 일본 학교 만화를 본다고 해서 자기들 교육현실과 바꾸어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일본과 한국이라는 비슷하지만 결코 비슷하지 않은, 가까운 국가간의 문화적 유입은 어느 정도 피할 수 없는 일이긴 해도 - 지금 인터넷상의 상황만을 봐도 각종 번역기나 번역문을 통해 들어온 일본식 어투 같은 게 퍼지고 있긴 합니다. '쿨럭!' 이나 '그랬다는...' 같은 게 좋은 예지요. - 그것이 바람직하다 말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 게임이 만약 라그나로크처럼 성공을 거두어 수출이라도 된다면, 물 건너에서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고리타분한 소리처럼 들린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가끔씩은 이런 소리를 해야 된다 싶을 때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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