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딘 군도 학살을 한 일이 있긴 합니다. 그것은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에서도
나옵니다만- 성당 기사단의 단장 레이날드가 근처를 지나가는 대상들을 계속 약탈
하고 그들을 학살하자 그에 분노하여 요르단 강을 건너 진군하여 성당 기사단의 병
력 대부분을 포함한 130명의 기사단을 처단한 일입니다.

예루살렘 도시의 점령에서 예루살렘의 주민들은 관대한 처우를 보장받았습니다.
(역시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 2에서 나옵니다만.)

그들은 이슬람교로 개종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고, 몸 값을 내고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었지요. 일부는 포로로서 노예가 되었습니다만, 대부분은 무사히
풀려날 수 있었지요.


이슬람과 기독교의 싸움을 보면, 대부분의 만행은 기독교 측에서 나옵니다.(생각
해 보면, 당시에는 이슬람 쪽이 문화국이었습니다. 기독교 진영은 사실상 종교에
의한 암흑 시대였고, 의술이나 각종 문명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이슬람
에서는 뛰어난 의술과 각종 과학 기술을 갖고 있었고, 문화적으로도 발전되어 있
었습니다.)

후일 벌어진 오스만 투르크와의 전쟁에서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포로를 무자비
하게 처형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몸값을 내고 풀려날 수 있었으며(그렇다고 오스
만 투르크가 돈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엔 가장 강력한 국가였으며 레판
토 해전 이전에는 오스만 투르크는 무적의 군대라고 생각되었을 정도.) 몸값을 내
지 못하는 경우에는 노예가 되었습니다.(아라비안 나이트를 보면 백인 노예의 이
야기가 많이 등장하죠.)

이슬람의 노예는 절대 복종이 원칙이지만, 그 밖의 삶은 충실하게 보장되었기에,
당시 유럽의 농노들에 비해서는 행복한 편이었습니다.(농노들은 최소한의 삶의
보장도 안 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만.)

물론, 기독교인들의 가족은 대부분 충분한 돈을 지불하여 그들을 석방하기 위해
노력하였고, 베네치아 등 몇몇 나라에서는 귀족층을 제외한 서민(귀족은 스스로
지불할 돈이 있지만, 서민들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들의 포로를 위해서 국가
에서 보석금을 지불하는 제도도 있었으니, 대개는 풀려났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에 반해서 십자군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유럽 야만국(베네치아 같은 일부 국가
는 제외)은 말 그대로 학살을 자행했습니다. 십자군 전쟁 시에는 이교도 1명을 죽
이면 10년 분의 죄를 사함받고, 이교도 10명을 죽이면 천당에 간다는 등의 이야기
가 나오죠.(당시의 기독교는 정말 썩을대로 썩었다고 할까요? 특히, 성지 순례를
통해서 죄를 사함받느니, 천당에 가느니 하는 것은 더욱 황당한 싸구려 약장수식
사기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지요.)

물론, 이 이교도에선 아이와 여자, 노인을 가리지 않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래서 십자군이 머무르는 곳은 말 그대로 대량의 학살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수만에 달하는 시민들이 몰살당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하니, 그에 반
해 이슬람 측은 정말로 관대하게 대한 것이라 하겠지요.


p.s) 여담이지만, 베네치아는 정말로 뛰어난 국가였다고 봅니다. 그들은 로마시대
로부터 내려온 노블리스 오브제(귀족의 의무)를 갖고 있었습니다. 높은 직책에
있는 이들은 전쟁시 항상 먼저 나서는게 의무였고, 그들에 대해서는 국가에서
보석금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그에 반해 국가를 위해 싸우다가 포로가 되거나
또는 전사한 경우에는 그들에 대해서 보석금을 대신 내주거나, 연금을 지불하는
제도가 정착되어 있었지요.
이러한 여러가지 시스템은 작은 도시 국가에 불과한 베네치아가 지중해의 무
역을 장악하고, 거의 1000년에 걸쳐 번성할 수 있는 기틀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ps2) 노블리스 오브제... 정말로 멋진 말이지만, 대체 몇개의 나라에서 이를 실천에
옮기는지...영국은 황태자조차 군대에 입대해야 하고(물론 황태자의 의견은 무시
되지만) 미국에서는 갑부들일수록 세금을 제대로 내고 사회에 대한 봉사를 위해
노력합니다.(그리고 그러한 행위는 어차피 격차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사회를 보다
충실하게 돌아가도록 하고,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국가에 충성할 수 있게 합
니다.)
높으신 분일수록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려는 동방의 모국과는 다르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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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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