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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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무성 찍고 탈조선 이군요.
"김무성이는 잘 할거여" 라는 말도 돌던데 이건 들으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만 저것은 다소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좌절과 포기가 담긴 유행어인거 같은데 자꾸 듣다보니까 비꼼이나 자조를 뜻하는게 아니라 정말 일종의 캐치프레이즈처럼 들리기도 함
김무성 의원 사위에 대한 문제가 얼마전 부각됐는데 이에 대한 반응이 묘하더군요.
모두가 그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 나라가 구렁텅이에 빠질거라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동시에 그가 대통령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조나 좌절의 기류도 그래서 형성되는 것이겠죠.
아마도 인터넷의 기류는 젊은층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인데 이 유권자층이 '포기' 의 심리 단계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이 지지하는 정당은 당선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어디서 봤는데 어쩌면 이게 그런 건가 싶어서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나 하나의 표 때문에 결과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하고 따라서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거죠.
언뜻 생각하면 합리적이지만 이게 집단적으로 일어나면 그건 분명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킹찍탈이라는 말이 도는 거 보고 나니 이게 자조에 그치지 않고 진짜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게 그래서였습니다.
어차피 킹무성이 당선될거니 그냥 찍어서 엿 먹인다음 이 나라 뜨자는 정도의 패배, 좌절감이라면 정말 킹찍탈 하진 않더라도 투표장에 안 갈 가능성은 높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하나의 선거 전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과 함께 킹무성은 이걸 노려서 더더욱 뉴라이트급 발언을 날리게 되고......... 중얼중얼
오히려 문제는 야권입니다. 적어도 새누리당은 파벌싸움을 해도 선거 때만은 뭉치는데, 야권은 그런 게 전혀 없죠. 안 그래도 새누리당보다 당세도 딸리는 주제에 군소 파벌까지 합쳐 수십 개에 이르는 파벌로 갈려서 서로 잘났다고 뻐길 뿐 무언가 확실한 대안임을 어필하지는 못하고 있는 꼬라지... 이러니 더더욱 지지율을 얻지 못하고 있죠. 그렇다고 대안정당을 밀어주기엔 이들은 이들대로 취약점이 아직 많고, 특히 통진당 사태 등의 여파로 그 쪽은 거진 싸잡히는 모양이라...
야권이라는 곳이 조직적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다거나, 우수한 정책을 세우고 소신있게 움직이고 있다거나... 이런 게 전혀 없으니 찍어주고 싶어도 찍을 수가 없는 상황인 것도 있습니다.
자기들끼리도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말장난이나 하고, 파벌 나눠서 의미없는 싸움만 하고 있고, 또 때되면 선거에서 지는 방법만 실천하고 있고...
그러니까 사람들은 투표권을 행사해도 안될거야란 생각부터 드는 것입니다...
롯또 대박 맞으면 미련없이 그 돈 들고 해외로 날라서 영주권만 따고 놀고 먹으면서,
대선때마다 새누리당 찍어야지. 그래서 지옥불반도가 헬오브지옥이 되게 정화수 떠놓고 기도할거야.
특정 정치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가 종교적 반열에 오르는 수준의 국민들에게
정말 딱 맞는 미래일거야. 자손대대로 비정규직으로 노예처럼 살아보라지.
..... 라고 나쁜 생각이 가끔 가다가 들다가 고개를 젓습니다.
이대로 망쳐먹기에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너무 아깝거든요.
하지만....
MB 가 거덜낸 자원외교가 몇십조가 넘는다는 기사를 접하고 난다음,
그래도 나 MB 찍어서 정말 죄송하다는 사람이 한명도 안나오는 국민수준을 생각하면,
정말 이 나라는 콱 망해버려도 아까울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다시 또 드네요.
그러면 다시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위에서 다시 반복.
지난 대선 때도 그랬지만, 저는 여권이 잘해서가 아니라 야권이 못해서 정권 이동이 안 된다고 봅니다.
총선 판을 새로 짜자는 얘기가 나왔을 때도 '어떤 판을 짜야 민의가 반영될 것인가'보다 '어떤 판을 짜야 우리 파벌이 유리할까' 만을 생각하니, 이건 뭐 새누리당이랑 정책 기조가 다른 게 없습니다.
야당이 정권을 잡으려면 계파 갈등 통합 따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 말고, 정권 잡으면 나라를 어떻게 바꾸겠다는 비전을 보여주면 됩니다.
단순히 세를 모아서 힘을 키우겠다는 얘기는, 그 다 합친 세보다 훨씬 더 큰 세력을 가지고 있는 새누리당에게 이기기보다는 영원히 2인자 자리를 지키면서 기득권을 유지하고 싶다는 얘기나 마찬가지인데, 그런 안이한 야당이 무슨 수로 나라를 바꾸겠습니까.
대한민국이 꿈도 희망도 없는 이유는 꿈과 희망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 못지 않게 구태의연한 새민련에게 기대를 걸까요, 아니면 원내 교섭단체조차 만들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정의당에 기대를 걸까요. 저는 굳이 따지자면 후자 쪽이 조금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그래 봐야 현실적으로는 로또에 기대하는 거나 마찬가지니 갑갑할 뿐입니다.
예전에도 한 말이지만, 디제이가 정말 인물이긴 인물이었죠. 개혁 의지, 통솔력, 대중성, 관록, 문민 정부 등등 다양한 면모를 확실하게 드러낸 양반이었으니…. 이런 후보가 등장해야 뭔가 집결도 하고, 지지도 얻고, 정책도 바꾸고 할 텐데, 그게 안 되는 게 문제 같습니다. 꼭 디제이를 꼬집어 말하는 게 아니라 그와 비슷한 입지나 위상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원래대로 따지면 정당에게 힘을 보태는 게 맞겠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그게 안 되는 듯하니 정당이 아닌 인물에 기댈 수 밖에요. 디제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려는 몇몇 사람이 있지만, 글쎄요. 아직까지는 힘이 모자란 것처럼 보여서 아쉽더군요.
진짜 이럴 때는 차라리 로봇을 만들어 후보로 내보내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상황이 어려움에 빠지면, 젊은이들이 허무에 빠지곤 했죠. (철학 사조의 그 허무주의 말고요.) 열심히 살려는 의지가 없다는 뜻입니다. 경제 대공황 시기라든가, 2차 대전 이후라든가, 베트남 침공이라든가 등등. 일제 강점기와 한국 전쟁 이후에도 부조리와 아나키즘이 두드러졌고…. 요즘 들어서 그런 허무주의가 더욱 팽배해지는 것 같습니다. 대개 이런 때에는 주류(보수)에 저항하는 전복 문화(히피나 사회주의 열풍) 같은 게 생기기 마련이데, 그것마저 없어지는 것 같아요. 인터넷 문화가 그런 전복 문화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독재와 군사 정권에 저항하면서 끝내 민주화를 꽃피운 나라이니, 포기는 너무 이른 게 아닌가 싶어요. 어쩌면 뭔가 큰 사건이 터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포기보다는 뒤집어 엎는 게 낫죠. 밥상 뒤집기야말로 한국의 종특 아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