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이의 글터
그들이 어렸을때 그들은 행성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너무 어려. 다른 생물들은 너무 무서워."
"내가 너희를 지켜줄께. 편안히 있으렴.
그 행성은 삶의 터전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들이 자라 문명을 이룩하려고 할때 그들은 행성에게 말했습니다.
"건물을 세우고 먹여살리는데 자원이 모자란데 줄 수 있겠니?"
"마음껏 가져가렴."
행성은 식량과 자원을 주었습니다.
그들이 탐욕과 욕심으로 눈을 번뜩이며 행성을 구석 구석 파헤치고
전쟁과 중금속과 방사능 물질로 행성안의 다른 생물들을 죽일 때에도
행성은 모두 감내하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우주를 바라보았습니다. 더럽혀지고 피폐해진 행성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살 수 없어. 우주로 나가야겠어. 그러니 너를 파내야 겠어."
"그렇게 하려므나."
그리고 그들은 행성을 파내어 아주 아주 커다란 우주선을 만들어 엄청난 물과 대기를 싣고
떠나갔습니다. 멀리 멀리 먼 우주로 날아갔습니다.
행성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행성은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공기, 그리고 겨우 살아남은 몇몇 생물들과
그 자리에 남아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패기가 넘치던 그들은 지치고 겁먹고 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노쇠한 종족은 싸움에 지고 패배하여 자신의 고향을 찾아왔습니다.
행성은 초라하고 피폐해져 있었습니다. 기나긴 전쟁을 피해 도망쳐온 한줌도 안되는 그들을
받아들일 공간도 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제 지쳤어. 이제와 생각하니 우리가 너를 너무 못살게 굴었구나. 하지만 이 넓은 우주에 이제 돌아갈 곳도 남아있지 않아.
우리를 받아줄 수 있겠니?"
"그러렴."
행성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노쇠한 종족은 자신들을 키워준 그 행성에서 마지막을 맞이했습니다.
불모가 된 행성은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묘지가 되어 그들의 마지막을 지켜 보았습니다.
세상은 원래 비정한 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