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녕하세요 rgc83입니다.

으흠, 요즘 들어 계속 우주선의 방열판에 관련된 얘기를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제가 방열판이라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방열판의 외형적 특성을 간추려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방열판은 당연한 얘기이겠지만 우주선의 외부로 돌출되어야만 한다.
두 번째, 방열판에는 장갑을 두를 수 없다.
세 번째, 방열판은 넓은 표면적을 요구한다.

이 중에서 제가 지금까지 문제시해왔던 것은 주로 두 번째 특성과 관련된 문제입니다만, 오늘 토의의 주제로 하고자 하는 것은 주로 세 번째 특성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바로 방열판이 대체 얼마나 크고 무거워야 되는지에 대한 문제이죠.

사실 방열판이 작고 가벼운 편이어도 무방하다면 제가 지금까지 문제시해왔던 두 번째 특성과 관련된 문제가 '거의 문제가 안 될 정도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겁니다. 방열판이 작고 가볍다면 그만큼 덜 걸리적거릴테고, 급소인 것은 변함 없다지만 어쨌든 파손될 확률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것이며, 지금의 스페이스셔틀의 방열판이 그러하듯이 우주선 내부로의 수납도 가능할 것이고, 또한 손상을 입더라도 망가진 방열판을 새것으로 갈아끼우기가 편해질테니 말이죠. 이렇게만 되준다면야 방열판이 외부로 돌출되던 말던 우주선의 내구력이나 방어력 같은 데에 그다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저의 희망사항일 따름이고, 과학적 관점에서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즉 우주선 본체의 크기보다 방열판이 월등히 크고 무거워지는) 사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오늘 논하고자 하는 문제는 여기서부터 출발하게 됩니다.

전장이 고작 10m를 넘을까 말까 하는 작은 우주선에 수십m짜리 방열판을 달아야 되는 것인가, 또는 전장이 2m를 간신히 넘을까 말까 하는 작업용 파워드슈트에 수m가 넘어가는 사이즈의 방열판이 달려야 되는 것인가...하는 상상을 해보니까 끔찍하더군요. 과학적 리얼함을 추구하다보니까 오히려 비현실적인 광경이 튀어나오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좀 난감한게, 자기 덩치보다 월등히 큰 방열판을 덕지덕지 매달고 다니는 강화복이라는 건 아무래도 넌센스인 것 같지 말입니다--;;;).
또한 스페이스 콜로니 같은 명백하게 휴먼스케일을 넘어서는 구조물의 방열판은 대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가...까지 생각을 해보니까 정말 답이 안나옵니다. (물론 스페이스 콜로니는 추진기를 달지 않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우주선이 아니겠지만, 일단 구조적인 면에서는 어찌됬든 우주선의 친척 뻘에 해당하니 만큼 여기에 대해서도 한번 쯤은 생각을 해봐야 겠더군요.)

(2) 그리고 방열판을 어떠한 형상으로 장착할 것인가...도 문제입니다. 아토믹로켓 쪽에서 언급되었던 것과 같은 날개형의 방열판이라던가, 혹은 지금의 스페이스셔틀에 장비되고 있는 우주선 내부로 수납이 가능한 형태의 방열판이라면 그나마 낫겠지요. 하지만 보다 강력한 추진기를 장비한 우주선의 방열판이 어떠한 형상이 될련지에 대해선 도통 감이 오질 않습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방열판 자체의 내구성. 이미 언급된 이야기이지만 방열판에는 장갑을 두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방열판 자체의 내구성이 높다면, (물론 장갑판을 두른 것 만큼 튼튼할 수는 없겠지만) 우주선 외부로 돌출된 방열판의 존재로 인한 방어력 면에서의 문제를 어느 정도는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말이죠.
하지만 과학적 견지에서 본다면 방열판 자체에 뭔가 물리적 손상에 대한 내구성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이야기이도 합니다. 으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결책이 있을지 궁금하군요. 개인적으로는 우주선에 장비될 방열판은 아무래도 우주선 외부로 돌출되어야 되는 만큼 그에 상응한 높은 내구성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