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글에 이어서 에일리언 일꾼 개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들을 가리키는 말에 병정(warrior)보다 일꾼
(drone)이 더 어울리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저도 이 쪽이 더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 영화의 사실
상 원작이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와 비교해 볼까요. 여기에 나오는 거미들
도 어떠한 계급 체계를 유지하지만, 이게 에일리언과 약간 다릅니다.

거미들은 전사와 일꾼 계급으론 나뉩니다. 그래서 전사들은 우주 해병대를 무참히 도륙하지만, 일꾼들은
그저 움직이기만 할 뿐 싸우지를 않습니다. 만일 어떤 인간이 일꾼 거미들 틈에 떨어졌다면, 그것들이 설사
수 백 마리가 있다고 해도 안전합니다. 반대로 전사 계급은 하나만 있어도 강화복으로 무장한 수많은 해병
대를 해치울 수 있죠.

에일리언은 (아직까지는) 전투를 주로 담당하는 계급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따라
서 거미들과는 달리 일꾼이 전투와 그 밖의 일까지 맡는다고 봐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영화에서 본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가정에 불과하지만 말입니다) 따라서 굳이 전사나 병정이라는 이름을 붙일 필요가 없이
그냥 일꾼이라고 부르면 되는 거죠.

만일 지구의 모듬살이 곤충과 비교한다면, 에일리언은 개미보다 꿀벌에 더 가깝습니다. 두 곤충 모두 생산을
담당하는 여왕을 중심으로 모여 살지만, 전투적인 면에 있어서 개미는 꿀벌보다 계급이 더 다채롭습니다. 개
미들 중에는 전투만을 담당하는 병정 계급이 따로 있거든요. 이들은 머리나 턱이 다른 일꾼 개체에 비해 훨씬
큽니다. 반면 꿀벌들은 일꾼들이 임시로 경비를 맡습니다. 독침이 더 크다든가 하는 병정 개체가 따로 없지요.

앞으로 영화에서 병정과 일꾼 에일리언이 따로 나온다면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영화 설정으로 본다면 일반
적인 에일리언들은 모두 일꾼으로 불러도 무방하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