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게임 <AvP 2>의 대결구도는 3자 대립이라고 합니다. '해병대 vs. 에일리언 vs. 프레데터'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사실 저 게임은 양자 대립의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바로 '해병대 vs. 에일
리언'이지요. 제목과는 다르게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프레데터는 양념 역할을 합니다. 해병대와 에일리언이 치고 박는 통에 살작 끼어들어서
긴장감을 더해주는 것이죠. 다만, 프레데터는 보통 양념이 아니라 냄새가 아주 강한 향신료입니다. 그
래서 그 존재감이 인상깊게 보이는 겁니다.

이런 구도의 장점은 안정감이 있다는 겁니다. 셋이 싸우면 정신이 없어 보이지만, 둘이 싸우면 형세를
파악하기가 쉽지요. 그래서 개성 넘치는 크리쳐(캐릭터)들이 우루루 나와도 산만하지가 않습니다. 무
엇보다 인간의 이야기가 붕 떠버리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좋고요.

아쉽게도 영화 <AvP>는 저런 구도를 따라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인간들의 이야기는 겉돌
게 되고, 괴물들의 싸움도 주목을 끌지 못하지요. 차라리 게임의 구도를 따라갔으면 더 좋았을 뻔했습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