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릉도원은 역시나 일반 동양식 주점은 아니었다. 동산 한켠에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신선들이 바둑을 열심히 두고 있었고, 하늘거리는 옷을 입은 선녀들이 분주하게 술을 퍼나르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는 미성년자 출입제한 규정이 없는지  웬 까까머리 동자녀석들도 얼큰하게 취해서는 주정을 부리고 있었다. 부장은 이런 분위기가 익숙한지 기분이 좋아져서는 나와 데슬러 대리에게 어깨동무를 해왔다.

"어이 선녀님 여기 감로수 2병이랑 천도복숭아 화채주세요."
"네네. 아유 부장님 오랫만에 오셨네요."
"어허허허, 그러게 말입니다. 일이 바빠서..."

감로수가 불멸을 가져다주는 신비의 물이라고들 하는데 그말은 틀렸다. 난 태어나서 이토록 독한 술을 마셔본 적이 없었다. 고량주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알콜덩어리를 억지로 삼켰더니 영원한 생명은 커녕 당장 죽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 잘 마시는 구먼. 먼치킨 주식회사 사원이 이정도는 되야지. 자자 데슬러 대리, 에리카 양도 어서들게."

동료들은 얼굴을 찌푸리면서 겨우겨우 감로수를 들이켰다. 에리카 양은 겨우 반잔정도 마시고는 안주빨을 세우기 시작했다.

"어허 에리카 누나, 그렇게 복숭아만 먹으면 어떻게 해? 속이 오히려 불편할 걸."

흠. 새로운 사실 한가지를 알았다. 우리 부장은 술을 마시면 여성들을 누나라고 부른다.

얼마나 마셨을까? 감로수병을 거의다 비워갈 무렵 부장은 절망스런 한마디를 또다시 외쳤다.
" 선녀누나, 감로수 2병 더 주세요!"

먼치킨 주식회사 8장 -3
아 핑핑돈다. 신입사원의 가장 큰 고충은 원샷을 끊임없이 해야한다는 것일게다. 오늘 집에 들어가기는 다 틀렸다는 생각에 슬픔이 밀려왔다.

"역시 회사에서 근무하는게 좋아. 내 돈내고 안 마셔도 되고 말이야. 자자 오늘은 17차 찍고 돌자구. 여러분 다음은 발할라로 모시겠습니다."

부장은 법인 카드를 휘두르며, 포탈을 다시 열었다.

발할라는 정통 북유럽식 주점으로 헤이드른이라는 꿀술로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다행히 헤이드른이 감로수보다는 덜 독한 덕에 나는 2차는 꽤 버틸 수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안주도 산해진미수준으로 잘 나와서 무릉도원의 밋밋한 과일 안주보다는 훨씬 나았다. 마지막으로, 발키리라고 하는 여직원들이 워낙 미인이더라는 얘기도 해야겠군.

문제는 우리 부장이 2차부터 본격적으로 주정을 부리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건데, 데슬러 대리와 에리카양이 그토록 술자리를 두려워했던 이유가 바로 우리 부장의 어이없는 술버릇때문이 아니었을까 한다.

제가 좋아하는 건 은하영웅 전설 류의 우주함대전입니다. 게임도 홈월드를 스타크래프트보다 좋아하구요. 저그족같은 징그러운 에어리언과 백병전을 벌이는 건 좀 취향에 안 맞아서... 좋은 자료가 많은 사이트같애서 가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