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63
1. 길게 쓰여 지지 않은 내용은 임시이거나 미정인 상태.
2. 확정된 것은 SEVA 성립기와 극한투쟁기 2개 뿐.
3. 3차 극한투쟁기까지 확장시켰지만 그 용어를 그대로 써먹어야 할지는 미지수.
4. 굳이 전쟁으로 수렴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
연대기
SolarsystemEarthVenusAllies Organize Period(2168년 ~ 2299년 4월 15일)
2168년, 인류는 달의 테라포밍(Terraforming)을 시작했다. 방사능 유출량을 낮춘 구식 핵무기로 달 하단의 얼음 층을 녹이고 수위가 높아진 바다를 달에다가 퍼오는 작업이었다. 방사능은 시간이 흐르면서 반감기가 되어 사라졌다. 특수 포장한 빙하를 옮겨오고 궤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바닷물을 퍼 올리는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효과는 있었다. 황무지였던 월면은 빠른 속도로 녹화되었다. 극관의 물이 극저온의 환경에서 동결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순조로운 작업이었다.
30년 후, 2198년.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
10년 후, 인류는 2차 테라포밍을 시작하였다. 목표는 금성이었다. 금성을 테라포밍 하는 것 은 의외로 간단했다. 대기층을 제외한다면 금성은 여러 가지로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지니고 있었고 다른 조건들은 기술력으로 극복이 가능한 것이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유전적으로 조작된 식물들의 포자를 대규모로 퍼트렸고 그 식물들은 금성의 환경에 이상적으로 적응했으며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소진하기 시작했다. 황산 대기를 뽑아내고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갔다. 금성은 60년에 걸친 장구한 노력 끝에야 사람이 살기에 알맞은 환경이 될 수 있었다.
인류는 화성의 테라포밍을 모색했다. 재래식 무기를 퍼부어서 극관을 녹이고 포자를 널리 퍼트렸다. 기본적인 방법은 금성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성은 순조롭게 녹지화 되었고 그 대지 위에는 다시 한 번 물이 흐르게 되었다. 녹아든 극관은 강줄기를 만들었지만 바다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곳곳에 호수가 조성되었다.
화성이 테라포밍 되었지만 목성 궤도권 외부까지의 장거리 항해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전력 생산방식으로서 자리 잡은 수소 핵융합과 기존의 에너지 생산체제를 대표하는 연료전지와 상온핵융합에 의존하는 사회는 목성과 토성의 대기를 필요로 했다. 결국 수소와 헬륨을 실어 올 전초 기지로서 4기의 스테이션이 화성과 목성 사이에 건설되었다.
수소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원이지만 그 중수소를 뽑아낼 원천적인 자원인 물은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는 매우 값비싼 자원이었다. 스테이션을 경유하며 화성과 목성을 왕복하는 수소수송업이 큰 호황을 맞게 되었지만 소행성계 내 항해는 위험한 일이었고 그런 구조는 수소수송을 독점하는 거대기업의 출현을 가능케 했다.
창립자인 펄브로프 디안바에트의 이름을 딴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수소 가공산업을 독점했고 태양계 내의 경제를 잠식해갔다. 이 초거대기업은 점차로 다른 사업에 관여했으며 그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낸 사업은 무기산업이었다. 장거리 항행의 풍부한 경험과 그 항행으로 얻어낸 자본은 뭐든 이룰 것 같았지만 결정적으로 두뇌가 부족했다. 그들은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를 섭외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기술력은 극도로 신장했고 그들의 무기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권총부터 초거대 플랫폼까지 그들은 뭐든 만들었고, 팔았다.
지구는 이 위대한 개척시대와는 이상하게도 동떨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물이라는 자원은 넘쳐나도록 많았고 테라포밍을 통해서 인구문제도 해결시켰다. 그들은 디안바에트의 영향력과 거리가 먼 위치였지만 그래도 그 회사의 덕을 본 부분이 한 가지 있기는 했다. 무기산업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지구 - 달 - 금성은 인접해있는 탓으로 에너지의 생산 시스템이 비슷했고 수성 궤도에 대규모로 설치된 스테이션은 태양광을 받아 전력을 공급했기 때문에 에너지는 얼마든지 넘쳐 남아돌았다. 지구권 행성들과 화성 외곽 세력들은 점차로 단절되어갔다.
2273년 1월 1일. 화성에서 강력한 펄스 발생. 위치는 ‘도르네초프 연구소’로 디안바에트 기술력의 전신이 된 연구소이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소장은 부인하지만 그 펄스는 외우주에 까지 전달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연구자는 그 펄스가 반복적 패턴을 띄고 있으며 일련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외우주에 보내는 신호가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보를 지님으로서 손실되는 일련의 양자적 효과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펄스 이상의 것이 필요했고 그 부분을 기술력으로 보완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97년 1월 31일. 화성으로 향하던 지구 연방의 특사가 탑승해있던 우주선이 파괴되었다. 특사는 사망했다. 사건 발생 시각과 위치, 동기 등을 조사하니 그 배후로는 스테이션의 인사들이 지목되었다. 특사가 무슨 목적으로 화성에 가고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가지 황당한 점이라면 특사가 타고 가던 함선이 매우 깨끗하게 파괴되었다는 점이다. 잔해라도 남아 있었다면 뭔가 알 수 있었겠지만 함선은 거의 완벽하게 두 동강이 나 버렸기 때문에 특사가 죽었다는 단편적인 사실 말고는 제대로 파헤쳐지지 못한 사건이다.
2297년 5월 2일. SolarsystemEarthVenusAllies. 통칭 SEVA 발족. 방위조약 기구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정치적 군사적 통합을 우선으로 하는 기관. 상원과 하원 의회제를 기본 골자로 연합총리를 1인자로 놓고 있다. 상하원의 의회제 뒤에는 원로원이라는 비밀의 조직이 숨겨져 있다.
2297년 6월 3일. 군비확충. 화성권의 테러리스트 분자들과 반체제 연맹 인사들이 적으로 지목. SEVA SpecialStrikeFleet 소속 제 3 전대 육군의 예거(Jaeger)들이 투입. 작전 활동을 벌였으나 비공식적인 작전이라 문서에 기록되지는 않았다. 일주일 후 화성에서는 친지구적 인사들이 대부분 피살당하고 군사 쿠데타가 발발한다. SEVA산하의 꼭두각시 정권은 붕괴 당했고 화성은 쿠데타 세력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이 때 SEVA는 어떤 군사 활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틀 후 신정권이 수립되고 스테이션과 소행성계의 인사들이 참여하여 연합이 성립되었다.
2297년 11월 11일. SEVA.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에 함선 설계 의뢰. 최초의 전함급 우주함선 건조 양산계획에 시동. 2298년 4월에 나온 함선 전개도와 성능 설명은 군 수뇌부를 만족 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음날 예산분배가 확정되고 StrategyMobileStrikeFleet 제 1 군단 모함의 생산에 착수하다.
2297년 12월 23일. SEVA 군사행동계획안 확정. 이 계획안의 확정으로 인해 3개월 후인 2298년 3월 22일부터 13개월에 걸쳐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SEVA는 화성을 향해 대량의 다탄두 탑재 행성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고도로 정밀한 AI와 자기방위장비를 장착하고 있는 미사일들은 화성 궤도에 마지노선처럼 포진하고 있는 방위함대를 속여 가며 주요 시설물에 낙하- 그 역할을 다했다. 탄도병기에 의한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지만 수많은 기만체와 방위장비로 컴퓨터를 속이며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의 공격에 화성의 대지는 무참하게 유린당했다. 약 90% 이상의 명중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SEVA는 곧바로 전략기동타격함대 제 1,2,3 군단을 전선에 투입했지만 행성궤도권내의 궤도폭격 때문에 화성의 대지에 육상전력을 투입할 수는 없었다. ‘무역연합’ 이라 명명된 세력은 지상방위군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지만 함대전력에 있어서는 SEVA에 견줄 만 했고 우주세기에서의 전쟁은 3차원 위상공간 내에서의 입체적인 함대전투형태로 변하게 되었다.
해전은 단순하다. 바다에서의 함대전술이라면 입체적 고등기동전술을 사용할 수 없었고 그러한 이유에서 잠수함 같은 함선이 기동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주는 넓고 광대했고 트여있었다. 지휘관들이 이 새로운 전장에서 극복해야 할 난점은, 우주라는 곳은 입체적인 기동전술을 펼치는 데에 좋은 전장이었지만 기본적으로 전장으로서 조성되어야 할 환경이 제공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전장조성기술이라는 신기술로 전투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내게 되었고 전세가 획기적으로 전환되기 이전의 10개월간은 제 1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조성된 전장’을 이용한 참호전이 주류를 이뤘다. 각종 전자장으로 일그러지고 온갖 기만체로 도배된 특정 공간에 포진하고 있는 모함을 두고 쌍방의 전투기들이 끊임없이 치고 박고 싸웠다. 후세에 ‘지리멸렬한 소모전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는 평가를 받게 된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광학기술의 발달과 전투형태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거함거포의 부활을 야기했다. 광학기술의 발달은 광학병기를 만들어냈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한 화기제어 시스템과 결합하여 ‘최강의 방패’를 만들어냈다. 요격할 수 없는 적에 대해 요격 불가능한 타격을 받아 수장되어버린 그 옛날의 거함이 아니었다.
2299년 1월 30일.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이 ‘전함’을 건조했다.
'SolarsystemEarthVenusAllies StrategyMobileStrikeFleet First Division Flagship'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표준규격 1호 전함'은 SMSF 제1함대 기함으로서 첫 전투에 들어갔다.
전자기장막을 뚫고 들어가서 상대 함선에게 입자 가속포와 매스드라이버 세례를 잔뜩 안겨주고 기념비적인 승리를 장식하게 된 이 함선은 다음날 양산명령이 떨어졌고, ‘Thor'라는 제식명칭이 부여되었다.
3개월간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무역연합은 이러한 대형함선 건조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이 신병기는 전투의 양상을 바꿔놓으며 화성궤도를 장악해갔다. 강습양륙전대의 함선이 대지에 쇄도하고 군사거점에는 궤도폭격이 이어졌다. SEVA의 함대는 화성을 넘어 스테이션까지 쇄도했다.
2299년 3월 2일. ‘소행성 공격’이 벌어졌다. 2호 스테이션에 장착된 매스드라이버가 소행성을 실어 지구까지 날려 보냈다. 이 공격은 특정 목표라는 게 존재할 수 없었으며 단순한 무차별적 공격의 소지가 다분했다. 한반도에 직격한 소행성은 약 1천 2백만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이 공격은 후일 ‘Planetary’호 사건의 계기가 된다.
2299년 4월 15일. 전쟁 종결.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스테이션이 붕괴되면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 그들이 한 일은 무기제공 뿐- 그것은 지구권에도 공평하게 이루어 진 일이었다.
스테이션의 인사들이 대부분 실각. 그들은 전범재판에서 대부분 형기 300여년 이상을 선고받았다.
SEVA는 도르네초프 연구소의 지하에서 ‘인형병기’를 발견한다. 전고 680m이상의 이 초거대 인형병기를 ‘DeathGladiator'라 명명. 2297년 1월 31일에 있었던 지구연방 특사 살해사건에 사용된 병기로 지목되었다. 최고급 기밀로 분류되어 SMDF의 달기지 지하로 옮겨진다.
SEVA의 탄도미사일 공격 이후 종적을 감춰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의 행적이 드러난다. 그는 전범도 무엇도 아니었지만 SMDF 특수전략함대(SSF)의 예거들에게 구속당하게 된다. 원로원 앞으로 끌려갈 상황이었지만 원로원의 행동에 반감을 가진 SSF의 라인스터 중장이 물밑 공작을 펼쳐 준 덕분에 화성으로 도주하게 된다.
후일 라인스터 중장과 도르네초프 박사의 대면에서 중장은 박사에게서 2273년 1월 1일에 있었던 펄스 사건과 ‘인형병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의 급속한 기술력 신장은 도르네초프 연구소를 인수받은 데 있었지만 일개 연구소가 그 정도의 기술력 신장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두뇌는 지구쪽에 훨씬 풍부했고 핵심기술 같은 것은 한 지역이나 회사에 구속되어 쉽사리 드러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기술력 격차는 행성마다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반대의 경우를 도출해냈다. 그들이 보유하게 된 기술은 오버 테크놀로지였다. 그런 기술력 신장의 이면에는 다른 이종의 도움이 있었다.
'Wastedland'라고 불리는 화성의 사막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미한 반복적 펄스가 있었다. 그 펄스를 추적하던 도르네초프 박사는 ‘The Core'라고 명명한 한 개의 구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지식의 보고였다. 인간이라는 종이 아닌 다른 이종의 온갖 지식이 망라되어 있는 이 구체는 정말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펄스는 ‘The Core'의 기동실험 중에 발생했다. 그 펄스는 외우주까지 전해졌다. 도르네초프 박사는 Core의 ’기술‘에 대해 서술되어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이종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언어적인 면은 전우주의 공통어인 ’숫자‘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도르네초프 박사는 잠적할 수밖에 없었다. Core는 축복이 아니고 파멸의 전조였다.
The Core의 헤드는 ‘그들의 역사’에 관해서 가장 끝부분을 절멸자에 의한 무차별적 살육의 현장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Core는 First로서, 기록할 수 있는 ‘모든’ 지식을 총망라해서 우겨넣은 그들의 바이블이었다. 생물학적으로 문제가 있던 그들이 만들어 낸 절멸자는 부모를 죽이고 Second Core를 탈취했다. First Core는 그들의 세력에서 빠져나와 기나긴 항해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화성에 다다랐다.
Core를 담고 있던 함선은 차차로 풍화되어갔다. 그러나 울티메이트 합금으로 제작된 Core는 결코 풍화되지 않았고 결국 23세기에 다시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Core는 다시 한번 기동했다. 기동 중 외우주에 전해진 펄스는 Core의 기동신호로서 그 신호는 절멸자를 불러오게 될 것이었다. 절멸자들은 그들의 복음을 되찾기 위해 억겁 같은 세월동안 First Core를 찾아 헤메어 왔다. 도르네초프는 절멸자의 도래로 인류가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형병기’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Core의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병기로 First Core에 기록되어있는 유일한 병기였다.
도르네초프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절멸자의 도착은 약 30년 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SEVA 성립기 용어 및 인물 설명:
※SEVA(SolarsystemEarthVenusAllies) -
세계군사연맹체 The Silent Service를 전신으로 하고 있으며, 지구 - 금성 간 동맹을 지칭한다. 종래의 TSS와 세계연방 정부는 분리되어 있었지만 SEVA로 발족하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다. 금성을 끌어들인 것은 금성의 세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고, 단지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TSS 아래 존재하는 대규모의 군사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후 Terran Federation으로 개칭되며, 또다시 개칭하여 Terran Empire가 된다.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 -
지구권 외의 태양계 내 수소수송업을 독점하고 있는 초거대기업.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무력은 SEVA의 1개 함대와 필적할 정도이다. 그러나 무력보다는 압도적인 경제력을 통한 경제적 보복이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창립자인 펄브로프 디안바에트는 모험정신이 강한 인물이었다. 수소수송업은 소규모의 영세 수송선단이 행하고 있었는데, 비록 위험한 행로를 거쳐야만 했지만 돌아왔을 때 가지게 되는 부는 막대했다. 이것을 조직화, 기업화 하여 유통한다면 거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펄브로프 디안바에트는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하여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의 전신이 될 수 있을 만한 회사를 만들고 자신만의 수송선단을 만들었다. 그는 중간 유통 과정에서 가격을 조정했고, 그것은 수송선단의 선장들에게도 마음에 드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그는 부를 축적했고 그가 처음으로 설립했던 소규모의 영세 기업은 어느새 대기업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이라 개칭했다. 수소수송업으로 부를 쌓아 올리고 경쟁자를 제거하며 자본주의 논리에 정확하게 입거하여 세를 불렸다. 그리고 노년기의 그는 세계 최대의 거부가 되었다.
그가 사망하자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종래의 수소수송업과 병행하여 ‘튼튼한 배를 만드는’ 일에 주력하게 되었다. 새로운 CEO는 회사의 자본을 이용한 적극적인 M&A를 통해 여러 선박 기업들을 포섭했다. 함선 건조와 더불어 무기 산업에 손을 뻗치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수소수송업과 함께 세계 최대의 무기개발사로 통하게 되었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
디안바에트 연구소의 전신인 도르네초프 연구소의 소장이었던 남자. The Core를 누구보다도 빨리 접한 인간. DeathGladiator의 제작자. 극한투쟁기 말에 활약하는 Planetary의 설계자. 인류 최고의 지성 반열에 집어넣어도 손색이 없을 인물. 그런 지성에 맞는 도덕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과학자의 귀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얘기로, 옛날에 The Core의 실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 때는 단지 연구만 알고 있던 희대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비슷한 인간이었던 것 같다. Wastedland에서 자신의 가설을 입증해내기 위해 펄스파의 송신체인 The Core를 발견해 낸 이후에 The Core의 정체를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그가 저지른 전 인류에 대한 실수로 인해 2273년 1월 1일 절멸자들에게 펄스 신호가 전해지게 되었고 절멸자는 침공을 위한 30년에 걸친 이동을 개시한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 DeathGladiator를 건조하게 되지만 이 이족보행 전투병기는 특수한 파일럿을 필요로 했고 그 파일럿을 찾아다니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파일럿을 찾아 낸 이후에는 절망했고, 희망을 되찾은 이후의 시간들은 저 이족보행병기를 도우는 데에 사용했다. 라인스터 원수와 함께 Planetary에 탑승한 이후 버블 현상에 의해 Planetary와 함께 실종되었고, 그대로 행방불명되었다.
※라인스터 중장 -
※무역 연합 -
※The Core -
절멸자들의 창조주인 고대인들의 모든 지식과 사상을 총망라한 바이블. DeathGladiator의 골조와 같은 울티메이트 합금으로 되어있으며, 그 때문에 화성에 떨어진 이후 풍화를 견뎌낼 수 있었다.
정상적인 읽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읽혀졌을 때 추출된 데이터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The Core 내에 쓰여 진 것은 삭제된다는 점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견고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물질 망치로 후려치지 않는 한 파괴되지 않으며 관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극한의 매끈함을 자랑한다. 원자 단위까지 확대 해봐도 가장 높은 지점과 가장 낮은 지점의 높이 차가 원자 한 개가 채 안되는 거의 완벽한 ‘구’의 모양을 지니고 있다.
절멸자가 자신들의 창조주를 절멸시킨 이후에 The Core를 찾아 헤맸으나 그것이 우주를 가로질러 도망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러나 거의 아광속으로 도주한 함선을 쫓아갈 수는 없었기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The Second Core를 취했다. 자료가 신규 갱신되고 있었던 물건이었기에 자료의 방대함에 있어서는 The Core 보다 현격하게 떨어졌다.
Wastedland에서 초극미량의 펄스를 방출하며 억겁의 세월을 보내다가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에 의해 발굴된다.
극한투쟁기 말기에 The Second Core는 파괴되며, The Core의 자료는 모두 소각된다.
The Extremity Conflict Period(2299년 4월 16일 ~ 2329년 9월 30일)
2299년 4월 15일. 전초전이 종결. 후세의 사가들은 이 전쟁을 과도기적 전쟁으로 분류, 취급하고 있으며 이후 이어지는 극한투쟁기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2년 후 DeathGladiator가 달기지에서 탈취당하여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Terran Federation으로 개칭한 SEVA는 The Core의 일부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양자 게이트의 발명과 함께 대우주 확장을 개시한다. 환경이 맞는 행성을 대상으로 한 개척지 건설 계획(실상은 식민지 건설 계획이며 양자 게이트의 발명에 따라 거대 인력을 동원하는 데에 있어서 시간이 차지하는 부담이 줄어든 만큼 ‘넘쳐나는 인구’를 유용하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차지하고 있는 힘에서 상대적으로 모자라는 약소국의 인간들이 개척지로 끌려갔다.)은 연방 정부에 있어서는 획기적인 성공이나 다름없었으며 생산되는 자원은 게이트를 통해 계속해서 태양계로 집중되었다. 인간들은 거대한 제국을 만들어나갔다.
30년 후로 예정되어 있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연방은 모든 기술력을 군사과학에 동원했다. 군사과학적인 지식은 계속 방대해져갔고 병기는 더욱 섬뜩하게 변모해갔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그들이 군대의 통제를 인공지능에게 맡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The Core에 쓰인 절멸자의 예를 답습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어느 사가는 “인간이 성장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예.” 라며 평하기도 한다.
30년은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군사력에 대한 집착은 지금껏 우주상에 있었던 그 어느 종족과도 다른 불균형적인 성장을 초래했다. 연방 정부는 항성계 하나를 괴멸시키는 것 정도는 우스울 정도의 막강한 군대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가 각 지역 총독들에 의한 군벌의 난립을 우려했던 터라 각 식민지역의 군사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무역 전쟁 종결 후 정확하게 30년. 2329년 4월 15일에 연방의 변두리에 있는 식민지 항성계들 다수와 게이트가 끊어졌다. 아직은 적의 침공이라고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식민지역의 빈약하기 짝이 없는 군사력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의도적으로 게이트를 끊고 반란을 시도했다던가 하는 어설픈 시나리오 보다는 침공 쪽이 더 현실성 있는 일이었다.
15일 후 게이트가 다시 연결되었다. 게이트 근처에서 순항 중이던 연방 방위 함대는 순식간에 괴멸 당했다. 일점의 공격이 아닌 동시다발적인 공격이었다. 전진배치 되었던 방위 함대들은 전투기록과 교신 내용을 담은 IT 포맷 데이터를 송신하곤 파괴되어갔다.
연방 정부는 이 공격을 순양함대 또는 그 이상의 초노급 전함을 포함한 함대의 계획적 침공이라 간주, 본대를 출격시켰다. 47일 후 함대의 전위는 데네브 항성계로 통하는 게이트를 경유하여 작전 예정지에 도착했다.
전위 부대는 적과 조우했다. 예상대로 절멸자라고 추정되는 외계에 의한 침공이었다. 연방 함대는 적의 전위를 부수며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
절멸자들의 침공이 본격화 되었다.
20여일의 대전투 끝에 절멸자 함대의 본대가 도착, 초노급 이상의 함선을 기함으로 하는 적 함대의 도착을 계기로 급격히 나빠진 전황에 따라 연방 함대의 전위가 패주했다. 함대는 퇴각하는 도중 의도적으로 게이트를 파괴했으며 그것의 재구축을 양자 단위에서 방해했다. 동시에 각 식민지에서의 주민 탈출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거의 대부분이 실행되지 못했다. 식민 행성은 철저하게 파괴 되었다. 초노급 이상의 함선을 필두로 행성 궤도상에 횡으로 늘어선 함대집단전술에 의해 퍼부어지는 폭격에 행성은 완벽하게 소각 되었다.
연방 함대는 양자 게이트를 파괴하고, 예측될 수 있는 게이트 생성 지점에 함대를 집결하여 방어전을 하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전쟁 초반에는 그 방법이 유효하였다. 그렇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전선이 확대됨에 따라 배치 가능한 병력이 줄어들었고 절멸자들의 함대가 기본 전력에서 우세한 만큼 전투의 행방은 불을 보듯 뻔한 법이었다.
방어를 포기한 지역은 하나같이 소각 당했다.
2개월이 지나서 연방 함대의 본대가 전선에 모습을 드러냈다.(연방 정부는 군사력 기반의 기관을 모태로 두고 있으니 군대의 파견에 있어서는 좀 더 신속할 수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전위에 내세워진 방위 함대의 지역 방어능력은 함대 생존율을 75% 정도로 가정했을 때 대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전선 유지를 해낼 수 있었다. 절멸자의 초토화 전략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고, 식민지가 복구 불능의 수준으로 철저하게 파괴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투의 양상은 군 수뇌부의 예상대로였다. 그들은 여유 부린 것이다.)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패주와는 달리 연방 함대는 압도적인 화력을 보이며 적 함대를 파괴했다. 유일하게 수거할 수 있었던 적 샘플에 대한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보아 적들은 ‘HIVE' 형태의 중앙 집약 수직통제식의 명령체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며 IT 포맷 데이터 전송방식을 이용한 전투통제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컨대, 일정 전선에 걸쳐가며 투입된 각 전위함대의 후방에는 본대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본대는 되도록이면 전위에 나서지 않고 각 함대를 통제한다는 식이다. 무역전쟁 초반에 있었던 전투거점 조성 기술로 매복하고 있던 강습양륙함 부대가 적 본대에 특공을 감행하여 일시적이나마 그 방면 전선의 모든 절멸자 함선들이 활동을 중지했던 예가 있다.(오래 가지는 않았다. 돌입했던 강습양륙함 부대와 특수전대원들은 적 기함의 내부를 점거하고 농성했지만 함선 통제권이 컴퓨터로 넘어가면서 내부 방어 시스템이 재기동, 남김없이 요단강을 건넜다.)
이상의 발견은 전황을 역전 시킬 수도 있는 획기적인 것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걸 전략 부문에 올려서 계획을 짜서 실행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전선이 넓어지면서 투입 병력 층이 희박해진 탓에 적 전위 함대를 파괴하고 적 본대에 싸움을 걸 만한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일이 가능한 함대는 연방 함대 본대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2주 후, 미흡하긴 했지만 상기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었기에 연방 함대는 전격전을 개시한다. 적 전위 함대들은 식민지 공략을 중단하고 회두하기 시작했다.
지구권에서 연방 함대 최대급의 함선인 ‘Planetary'가 건조 완료되었다. 전장이 230km에 달하는 이 괴물은 행성 궤도를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조수간만을 이용하여 행성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다.
제 1,2 함대가 수용하지 못했던 전투원을 모두 실은 이 함선은 ‘Mobile Platform'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분류되었으며 제 3 함대의 기함이 되었다. 제 3 함대는 전선에 나가있는 제 1, 2 함대를 구원할 목적으로 출항 개시했다.
그러나 제 3 함대는 카펠라를 지나던 도중 양자 게이트의 버블 현상에 휘말려서 모두 실종되었다.(양자 게이트가 버블 현상에 의해 불안정해지는 경우 입사체의 정보가 소실될 위험이 매우 높다. 버블 현상이 일어날 확률은 몇 천 경분의 일 정도로 없다고 봐도 될 수준이기에 수뇌부는 ‘의도적인 계획’ 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제 3 함대의 실종 소식과 함께 전선의 전황은 극도로 악화되었다. 초노급 전함이 두 척 이상 파괴되었고 제 2 함대는 ‘파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군 수뇌부는 전선 축소와 함께 초토화 전략을 계획한다.
전선에 인간 형태의 전투기동병기가 출현. 단 한대에 의해 절멸자의 2개 전위 함대가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 전투기동병기가 무엇인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이후 적 함대의 초노급 전함이 파괴되었다. 제 1,2 함대를 공략 중이던 지역의 절멸자 함대가 기능을 정지했다. 연방 정부는 정황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 수수께끼의 병기가 그런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얼마 후 사건 조사단에서 The Core 관련 군 기밀 취급 열람 허가 요구서가 제출되어 왔다. 조사 결과는 대단히 흥미로운 것이었다.
희끄무레한 점 같은 것으로만 판독되어 쓸모없어 보이던 전투기록 영상이었지만 전투기동병기가 어떤 방식으로 전투하느냐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전투기록 판독과 The Core 관련 군 기밀 조회를 연결시켜본 결과 전투기동병기는 약 28년 전에 실종되었던 ‘DeathGladiator'로 판명되었다.
대 함대전투에 있어서 거대한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는
1. 함선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의 지형적응성과 기동성.
2. 초노급 이상의 전함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적재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두 가지 장점을 가진다. 연방과 적을 가리지 않고 DeathGladiator는 함선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유일한 병기로서 인식된다. 그러나 절멸자도 연방 정부에게도 저 병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테크놀로지는 없었다. 말 그대로 로스트 테크놀로지였던 것이다.
위성궤도상에서 발사된 이온 캐논 저격에 의해 원로원이 소멸, 그 자리에 있었던 원로 모두가 즉사하고 원로원 근처에 소재한 연방 국방부 50% 이상이 날아가는 괴멸적인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인류 전체에겐 플러스적 요소가 다분했던 테러였다.(원로원 하의 정보부는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의 소재지를 파악했고 원로들은 그의 말살을 원했다. 그러나 DeathGladiator의 유일한 조력자였던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의 사망은 인류의 생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어떤 이유로 누가 저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원로원 파괴 이틀 후,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 본사에 2개 특수전대가 투입된다.
누가 조종하는지 어째서 싸우는지도 모르지만 동기와는 상관없이 DeathGladiator의 적극적인 참전으로 전선에 변화가 일어난다. 제 1,2 함대는 적 함대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입히며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한다.
외우주 살포형 어레이 안테나에서 연방 정보국에 긴급 IT 포맷 데이터 수신. 정체불명의 건조체 포착. 직경 2000km 이상의 원형 인공 구조물이 식민지 게이트들을 통과하여 항진중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어레이 안테나가 파괴되었기에 더 이상의 자료 수신은 없었다.
적과의 조우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적 함대는 연방의 불타버린 식민지들을 뒤로 하고 전속력으로 회두하기 시작했다. 연방 함대에겐 추적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확인 결과 정체불명의 건조물은 적의 이동 요새로 밝혀졌으며 연방 함대는 영격을 위해 반물질 미사일을 발진시킨다. 반물질 미사일은 적 함대를 기만하며 항진했으나 이동 요새에 의해 영격 당하고 만다. 분리된 수백발의 탄두는 이동 요새 위에 낙하했으나 단 한발도 변변한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식민지가 아닌 항성계 하나를 골라 의도적으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다. 절멸자 함대에 상당량의 타격을 입혔으나 이동 요새는 건재했다. 요새 내에 주류하고 있던 함대 역시 조금의 손상도 입지 않았다.
연방 함대는 데네브를 최종방어라인으로 확정짓고 함대를 집결한다. 30년 전의 구식 전함까지 모조리 긁어모을 정도로 많은 물량을 소집했지만 양자 게이트 이상 현상이 발생하여 단 두개의 라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식민지와의 게이트가 두절되었다. 병력 소집에는 계속해서 차질이 생겼다.
9일 후, 적 이동 요새가 영격 범위 내에 진입했다.
요새 주포에 제 2 함대 전위가 일격에 소멸했다.
제 1 함대 기함이 굉침, 연방 함대는 전격 후퇴하나 전투 도중에 이변이 발생하여 회두한다.
제 3 함대와 ‘Planetary'의 귀환으로 전황이 일시적으로 역전, 팽팽한 구도가 만들어진다.
Planetary에 요새 주포가 작렬,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Planetary는 요새의 방어막에 특공을 감행, 무차별적인 질량 공격에 요새의 방어막이 파괴된다. 그 틈에 DeathGladiator가 돌입했다. 요새에 근접한 지구 함대는 적 함대를 상대로 초근거리 육박전을 개시했다. DeathGladiator는 요새 내부로 진입, 동일한 로스트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동일한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와 전투를 벌인다. 반파 수준의 막대한 타격을 입으면서 적을 소거하는데 성공한다.
DeathGladiator가 주 기관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자 절멸자 함대는 모두 일시에 기동 정지한다. 연방 함대는 전속력으로 전역에서 이탈, 요새가 파괴되면서 그 여파에 데네브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절멸자 군대는 남김없이 소거당하고 만다.
지구 기준시각 9월 30일 전쟁 종결.
DeathGladiator의 생존 여부는 불투명하다.
극한투쟁기 용어 및 인물 설명:
※DeathGladiator -
현존 최강의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로서 전고 680m. 두터운 배리어와 울티메이트 합금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금속 구조를 지니고 있기에 굉장히 단단하다. 레이저 체인 건, 멀티 클러스터 핵미사일 런쳐, 요새 파괴용 매스 드라이버와 반물질 포, 1km 길이의 검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전역 초토화라 불릴 수 있을 정도의 전방위 공격이 가능하나 함선 격파를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함선의 굉침을 위한 핀 포인트 공격이 가장 강하다. 파일럿은 없다. DeathGladiator 자체의 파일럿으로서의 능력과 육을 가지지 않은 인간의 의식체가 기체와 동화되어 극한의 운동성을 발휘한다.
The Core가 직접 기록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전투병기로서 한 때는 다수가 양산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것은 DeathGladiator 한 대 뿐이다. 비슷한 형태의 다른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는 하나가 남아있으며 절멸자 함대 소속이다.
건조 후 몇 년간은 봉인되어 있었으나 태양계 내 분쟁에서 단 한번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Wastedland 대회전 당시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를 구출한 DeathGladiator는 공격해오는 SEVA 전투영격편대 40개와 연구소 근처 반경 4KM 내의 모든 SEVA 군대를 몰살시킨 후 대기권 밖으로 도주한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는 라인스터 중장과 만나게 되고, DeathGladiator를 은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지만 SSF의 공작원들에게 발각되고 만다. 박사는 도망칠 수 있었지만 이 병기는 수거되어 달기지 밑에 봉인되고 만다.
달기지에 봉인된 상태로 2년을 지낸 후, 가설로 남아있던 절멸자들의 침공이 확실시 된 이후에 봉인을 파괴하고 도주한다. 미리 정해놓았던 대로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에게 찾아간 이후 여러 가지로 긴한 도움을 받는다. 라인스터 원수와 계획해 둔대로 Planetary의 질량공격에 이어 파상공격을 통해 배리어를 파괴한 DeathGladiator는 이동요새 내부로 돌입하여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진정한 절멸자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자신과 거의 동일한 사양의 적을 만나 악전고투한다. 그것을 파괴한 이후 The Second Core를 파괴하고, 절멸자 함대는 기동을 멈춘다.
DeathGladiator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요약 - 원죄를 대신 뒤집어 써야 하는 병기. 그런 이유로 인간모양. 엔트로피를 역전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고 양성자 붕괴의 시간을 뛰어넘어 억겁과 같은 세월을 지나 연산체를 찾아야 하는 우주의 전 생명체의 구원.)
※IT포맷 데이터 -
특수한 정보 전송 방식. 모든 정보의 전달 속도는 물리적으로는 광속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지만 이 방법에 있어서는 그런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정보(Information)를 전송(Teleportation)하기 전에 그 정보를 전달할 매체를 타키온(Tachyon) 입자족으로 만듦으로서(질량이 마이너스인 입자는 만드는 것만 해도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정보 전달이 더욱 빠른 형식(Format)으로 치환한다. 그것을 IT포맷이라 한다.
IT포맷 데이터는 IT포맷 기술이 적용된 데이터를 뜻하며, 항성 간 통신에 주로 사용된다.
※Planetary -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가 Wastedland 대회전 말기에 설계 완료한 초대형 플랫폼. 함선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나 거대하다. 전장은 약 230km, 전고 27km, 전폭은 대략45km에 달하며 배리어와 기타 대함 병기들로 무장하고 있다. 연방 함대의 모든 군사력을 수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연방 측의 이동 요새였던 셈이다.
무역전쟁 30년 후 극한투쟁기 중반에 라인스터 원수는 이 함선을 이끌고 제 1,2 함대의 구원에 나서나 양자 게이트 통과 도중의 버블 현상으로 Planetary를 포함한 제 3 함대가 통째로 실종되고 만다. Planetary가 몇 개월간 실종된 이후 극한투쟁기 말기에 다시 귀환한 제 3 함대는 적 이동요새를 대상으로 초지근거리 육박전을 개시하는데, 이 함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적 요새의 배리어를 파괴하기 위해 반물질 주포의 영거리 포격을 감행한 라인스터 원수는 배리어를 파괴하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대신 함교 요원들과 함께 숙연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Planetary는 요새의 엄청난 폭발과 함께 극한투쟁기의 장엄한 끝을 맞이하고 소멸하였다.(DeathGladiator가 장착한 것과 동일한 사양의 반물질포는 이동 요새의 배리어를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병기이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는 DeathGladiator와 함께 화성에서 탈출하던 당시에 이 함선의 설계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 설계도는 라인스터 중장을 통해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회사는 지구 연방에게 건조비로 연방 연간 예산의 5%를 할당받기를 원했다.
연방으로서는 전무후무한 함선으로서, 이후 제국 함대의 표준 기함으로 채택 받게 된다.
※반물질 미사일 -
항성계간 탄도 미사일. 행성을 파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행성 위에 발 디디고 살 수 있는 생물이 있을 수 없게 만드는 정도의 파괴는 가능한 전략병기. 탑재하고 있는 반물질은 양전자로서 거의 대부분의 건조물을 빛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전자가 아닌 물체는 분해할 수 없다. 이동 요새가 사용하는 배리어는 매우 특수한 배리어로서 전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파괴할 수 없었다.(그 배리어는 질량 공격에 대해서는 거의 무적에 가까웠다.) 그런 종류의 상대가 아니라면 이 병기의 파괴력은 절대에 가깝다.
반물질 미사일은 요격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인 무장을 지니고 있으며, 단순한 미사일이라기보다는 무장하고 있는 자폭용 함선에 가깝다. 적의 요격체제를 기만하기 위해서 고도의 AI와 기타 유인물로 무장하고 있으며 반물질이 노출되면 터진다는 매우 단순한 격발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해체도 불가능에 가깝다. 이 병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역 제압용도의 광역 공격으로 요격하는 방법이 유일하겠지만, 이 미사일은 전장 8km에 달하는 무식한 크기를 자랑하며 단발로 사용되지 않고 50기 이상이 동시에 사용된다. 그런 이유로 사전 요격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설명대로 장점이 많은 만큼 생산 단가는 끔찍할 정도로 비싸다.
이동 요새 영격을 위해 날아갔던 미사일들은 요새 외부의 적 함대를 분쇄하는 데 성공하였지만 이동 요새는 여전히 건재했고, 요새 주둔 함대 역시 건재했으므로 연방 정부는 끔찍한 손해를 본 셈이었다.
극한투쟁기 이후, 제국성립기 중반부에 개량된 형태의 반물질 미사일은 적성 외계행성 하나를 통째로 소멸시켜버리는 위력을 보인다.
※버블 현상 -
양자 터널에 일어나는 양자적 거품을 말한다. 일반적인 물리학에서 논하는 형태의 양자적 버블하고는 좀 다른 의미인데, 이 버블 현상은 양자 터널 안에서만 발생한다. 기존의 양자 거품이 양자적 요동에 의해 그 구성 요소들이 들끓는 상태를 말한다면, 이 버블 현상은 말 그대로 거품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수한 입자족으로 구성된 거품들은 양자 터널 내에 무작위로 자리 잡아서 입자들의 진로를 가로막는다. 특수한 입자들은 그 거품의 크기 안의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 거품이 가로막는 범위 내에서는 회피 따위의 행위 자체가 불가능하다.(데이터를 양자화하고 쏘아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데이터의 운동 방향을 미시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다룰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은 없다.) 데이터는 이동할 수 있는 모든 경로로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직선경로가 막힌다고 해서 데이터가 소실되지는 않겠지만, 만약 데이터가 버블에 의해 그 내부에 갇혀버리기라도 하면 그 데이터는 거시세계에서 가지고 있어야 할 정보들을 모조리 잃어버리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도 저도 아닌 단순한 무언가가 되어버린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도 이 버블 현상은 몇 천 경분의 일 확률로 발생한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몇몇 순간에 ‘결정적으로’ 발생하곤 한다.
※양자 게이트 -
거대한 고리 형태의 입구. 안쪽으로는 미시세계라는 불가해의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대상 물체(또는 정보) 구성 해석, 양자화와 재조립이라는 3가지 단계를 가지고, 매체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문. 목표하고 있는 물체 또는 정보의 구성을 해석한 후에 그것을 양자화 한다. 규격화된 정보들은 양자 터널을 아광속으로 나아가다가 웜 홀에 들어가게 되고, 게이트는 반대편 웜 홀에서 그 정보들을 끄집어 낸 후에 웜 홀에 의해 변경된 정보들을 찾아내서 원래대로 복구시킨다. 플랑크 에너지에 의해 생겨난 대량의 방사선과 같은 것들을 제거하는 등의 최종적인 처리를 마친 후에 게이트는 정보들을 다시 재구성한다.
양자 게이트를 이용하는 승객은 자신이 여행하는 과정을 절대로 볼 수 없다. 기억하는 것은 양자 게이트를 이용하기 전의 풍경과 다시 재조립되고 나서 망막에 쏟아져 들어오는 대량의 태양광뿐일 것이다.
적어도 식민 항성계 당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지구권에는 수십 수백 개가 부유하고 있을 것 같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적의 지구권 침공의 가능성은 그 숫자를 자연적으로 제한시켰다.
※원로원 -
※절멸자(Annihilator) -
고대에 실존했던 이들의 창조주들은 전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들을 만듦으로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다. 본래 의도하지 않았던 어느 한 요인, 중립적이면서도 선과 악의 양면을 지닌 무언가의 혼돈이 개입하면서 이들의 창조 의의는 바뀌고 만다.
절멸자의 음모는 그들의 탄생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변광 쌍성의 행성에 거주하던 이유로 창조주들의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었고 불균형적인 육체를 지니고 있었던 만큼 약했다. 생물이라면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하는 것이 올바르지만 변광 쌍성의 불규칙한 환경은 진화에 필요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 창조주들은 자신들을 보조하기 위해(대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절멸자는 창조주들과 결합하기 이전에는 하나의 그들의 파츠에 불과했다.) 이것들을 개발했고, 융합하였다.
융합하는 순간 그들은 잠식당했다. 전능했던 힘과 악의가 합쳐지는 순간 그것은 최악의 재앙이 되었다. 창조주들은 자신들이 만든 것에 의해 절멸되었다. 절멸자의 판단 기준에 따라 창조주는 악이 되었고, 그래서 몰살당한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다. 정적인 우주의 도래를 위해, 창생사멸에 의지가 개입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폭주하는 것들을 저지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절멸이기에 그들은 절멸자가 되었다.
추신:
.. 이상의 설정은 모 선배와의 토론을 거쳐서 상당부분 개정되어야 합니다만, 일단은 올려봅니다.
개정판은 내일 올립죠-_-;
추신2:
새벽 1시는 되어야 글을 쓰기 시작하니 졸면서 쓰는 경우가 일상다반사(....)
오탈자는 신고해주세요.-_-)a
추신3:
참새 미사일보다는 스패로우 미사일이 더 멋져보입니다.-_-
제가 영어를 유용하는 이유입니다.
2. 확정된 것은 SEVA 성립기와 극한투쟁기 2개 뿐.
3. 3차 극한투쟁기까지 확장시켰지만 그 용어를 그대로 써먹어야 할지는 미지수.
4. 굳이 전쟁으로 수렴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
연대기
SolarsystemEarthVenusAllies Organize Period(2168년 ~ 2299년 4월 15일)
2168년, 인류는 달의 테라포밍(Terraforming)을 시작했다. 방사능 유출량을 낮춘 구식 핵무기로 달 하단의 얼음 층을 녹이고 수위가 높아진 바다를 달에다가 퍼오는 작업이었다. 방사능은 시간이 흐르면서 반감기가 되어 사라졌다. 특수 포장한 빙하를 옮겨오고 궤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바닷물을 퍼 올리는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효과는 있었다. 황무지였던 월면은 빠른 속도로 녹화되었다. 극관의 물이 극저온의 환경에서 동결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순조로운 작업이었다.
30년 후, 2198년.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
10년 후, 인류는 2차 테라포밍을 시작하였다. 목표는 금성이었다. 금성을 테라포밍 하는 것 은 의외로 간단했다. 대기층을 제외한다면 금성은 여러 가지로 지구와 유사한 조건을 지니고 있었고 다른 조건들은 기술력으로 극복이 가능한 것이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유전적으로 조작된 식물들의 포자를 대규모로 퍼트렸고 그 식물들은 금성의 환경에 이상적으로 적응했으며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소진하기 시작했다. 황산 대기를 뽑아내고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갔다. 금성은 60년에 걸친 장구한 노력 끝에야 사람이 살기에 알맞은 환경이 될 수 있었다.
인류는 화성의 테라포밍을 모색했다. 재래식 무기를 퍼부어서 극관을 녹이고 포자를 널리 퍼트렸다. 기본적인 방법은 금성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화성은 순조롭게 녹지화 되었고 그 대지 위에는 다시 한 번 물이 흐르게 되었다. 녹아든 극관은 강줄기를 만들었지만 바다를 만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곳곳에 호수가 조성되었다.
화성이 테라포밍 되었지만 목성 궤도권 외부까지의 장거리 항해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전력 생산방식으로서 자리 잡은 수소 핵융합과 기존의 에너지 생산체제를 대표하는 연료전지와 상온핵융합에 의존하는 사회는 목성과 토성의 대기를 필요로 했다. 결국 수소와 헬륨을 실어 올 전초 기지로서 4기의 스테이션이 화성과 목성 사이에 건설되었다.
수소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에너지원이지만 그 중수소를 뽑아낼 원천적인 자원인 물은 지구 이외의 행성에서는 매우 값비싼 자원이었다. 스테이션을 경유하며 화성과 목성을 왕복하는 수소수송업이 큰 호황을 맞게 되었지만 소행성계 내 항해는 위험한 일이었고 그런 구조는 수소수송을 독점하는 거대기업의 출현을 가능케 했다.
창립자인 펄브로프 디안바에트의 이름을 딴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수소 가공산업을 독점했고 태양계 내의 경제를 잠식해갔다. 이 초거대기업은 점차로 다른 사업에 관여했으며 그 중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낸 사업은 무기산업이었다. 장거리 항행의 풍부한 경험과 그 항행으로 얻어낸 자본은 뭐든 이룰 것 같았지만 결정적으로 두뇌가 부족했다. 그들은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를 섭외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기술력은 극도로 신장했고 그들의 무기산업은 엄청난 호황을 누렸다. 권총부터 초거대 플랫폼까지 그들은 뭐든 만들었고, 팔았다.
지구는 이 위대한 개척시대와는 이상하게도 동떨어져 있었다. 그들에게 물이라는 자원은 넘쳐나도록 많았고 테라포밍을 통해서 인구문제도 해결시켰다. 그들은 디안바에트의 영향력과 거리가 먼 위치였지만 그래도 그 회사의 덕을 본 부분이 한 가지 있기는 했다. 무기산업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지구 - 달 - 금성은 인접해있는 탓으로 에너지의 생산 시스템이 비슷했고 수성 궤도에 대규모로 설치된 스테이션은 태양광을 받아 전력을 공급했기 때문에 에너지는 얼마든지 넘쳐 남아돌았다. 지구권 행성들과 화성 외곽 세력들은 점차로 단절되어갔다.
2273년 1월 1일. 화성에서 강력한 펄스 발생. 위치는 ‘도르네초프 연구소’로 디안바에트 기술력의 전신이 된 연구소이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소장은 부인하지만 그 펄스는 외우주에 까지 전달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부 연구자는 그 펄스가 반복적 패턴을 띄고 있으며 일련의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외우주에 보내는 신호가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정보를 지님으로서 손실되는 일련의 양자적 효과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펄스 이상의 것이 필요했고 그 부분을 기술력으로 보완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297년 1월 31일. 화성으로 향하던 지구 연방의 특사가 탑승해있던 우주선이 파괴되었다. 특사는 사망했다. 사건 발생 시각과 위치, 동기 등을 조사하니 그 배후로는 스테이션의 인사들이 지목되었다. 특사가 무슨 목적으로 화성에 가고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한 가지 황당한 점이라면 특사가 타고 가던 함선이 매우 깨끗하게 파괴되었다는 점이다. 잔해라도 남아 있었다면 뭔가 알 수 있었겠지만 함선은 거의 완벽하게 두 동강이 나 버렸기 때문에 특사가 죽었다는 단편적인 사실 말고는 제대로 파헤쳐지지 못한 사건이다.
2297년 5월 2일. SolarsystemEarthVenusAllies. 통칭 SEVA 발족. 방위조약 기구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 정치적 군사적 통합을 우선으로 하는 기관. 상원과 하원 의회제를 기본 골자로 연합총리를 1인자로 놓고 있다. 상하원의 의회제 뒤에는 원로원이라는 비밀의 조직이 숨겨져 있다.
2297년 6월 3일. 군비확충. 화성권의 테러리스트 분자들과 반체제 연맹 인사들이 적으로 지목. SEVA SpecialStrikeFleet 소속 제 3 전대 육군의 예거(Jaeger)들이 투입. 작전 활동을 벌였으나 비공식적인 작전이라 문서에 기록되지는 않았다. 일주일 후 화성에서는 친지구적 인사들이 대부분 피살당하고 군사 쿠데타가 발발한다. SEVA산하의 꼭두각시 정권은 붕괴 당했고 화성은 쿠데타 세력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이 때 SEVA는 어떤 군사 활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틀 후 신정권이 수립되고 스테이션과 소행성계의 인사들이 참여하여 연합이 성립되었다.
2297년 11월 11일. SEVA.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에 함선 설계 의뢰. 최초의 전함급 우주함선 건조 양산계획에 시동. 2298년 4월에 나온 함선 전개도와 성능 설명은 군 수뇌부를 만족 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음날 예산분배가 확정되고 StrategyMobileStrikeFleet 제 1 군단 모함의 생산에 착수하다.
2297년 12월 23일. SEVA 군사행동계획안 확정. 이 계획안의 확정으로 인해 3개월 후인 2298년 3월 22일부터 13개월에 걸쳐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
SEVA는 화성을 향해 대량의 다탄두 탑재 행성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고도로 정밀한 AI와 자기방위장비를 장착하고 있는 미사일들은 화성 궤도에 마지노선처럼 포진하고 있는 방위함대를 속여 가며 주요 시설물에 낙하- 그 역할을 다했다. 탄도병기에 의한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여러 가지 방위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지만 수많은 기만체와 방위장비로 컴퓨터를 속이며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의 공격에 화성의 대지는 무참하게 유린당했다. 약 90% 이상의 명중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었다. SEVA는 곧바로 전략기동타격함대 제 1,2,3 군단을 전선에 투입했지만 행성궤도권내의 궤도폭격 때문에 화성의 대지에 육상전력을 투입할 수는 없었다. ‘무역연합’ 이라 명명된 세력은 지상방위군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지만 함대전력에 있어서는 SEVA에 견줄 만 했고 우주세기에서의 전쟁은 3차원 위상공간 내에서의 입체적인 함대전투형태로 변하게 되었다.
해전은 단순하다. 바다에서의 함대전술이라면 입체적 고등기동전술을 사용할 수 없었고 그러한 이유에서 잠수함 같은 함선이 기동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주는 넓고 광대했고 트여있었다. 지휘관들이 이 새로운 전장에서 극복해야 할 난점은, 우주라는 곳은 입체적인 기동전술을 펼치는 데에 좋은 전장이었지만 기본적으로 전장으로서 조성되어야 할 환경이 제공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전장조성기술이라는 신기술로 전투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내게 되었고 전세가 획기적으로 전환되기 이전의 10개월간은 제 1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조성된 전장’을 이용한 참호전이 주류를 이뤘다. 각종 전자장으로 일그러지고 온갖 기만체로 도배된 특정 공간에 포진하고 있는 모함을 두고 쌍방의 전투기들이 끊임없이 치고 박고 싸웠다. 후세에 ‘지리멸렬한 소모전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는 평가를 받게 된 데에는 이러한 이유가 있다.
광학기술의 발달과 전투형태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거함거포의 부활을 야기했다. 광학기술의 발달은 광학병기를 만들어냈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발달한 화기제어 시스템과 결합하여 ‘최강의 방패’를 만들어냈다. 요격할 수 없는 적에 대해 요격 불가능한 타격을 받아 수장되어버린 그 옛날의 거함이 아니었다.
2299년 1월 30일.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이 ‘전함’을 건조했다.
'SolarsystemEarthVenusAllies StrategyMobileStrikeFleet First Division Flagship'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 ‘표준규격 1호 전함'은 SMSF 제1함대 기함으로서 첫 전투에 들어갔다.
전자기장막을 뚫고 들어가서 상대 함선에게 입자 가속포와 매스드라이버 세례를 잔뜩 안겨주고 기념비적인 승리를 장식하게 된 이 함선은 다음날 양산명령이 떨어졌고, ‘Thor'라는 제식명칭이 부여되었다.
3개월간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무역연합은 이러한 대형함선 건조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이 신병기는 전투의 양상을 바꿔놓으며 화성궤도를 장악해갔다. 강습양륙전대의 함선이 대지에 쇄도하고 군사거점에는 궤도폭격이 이어졌다. SEVA의 함대는 화성을 넘어 스테이션까지 쇄도했다.
2299년 3월 2일. ‘소행성 공격’이 벌어졌다. 2호 스테이션에 장착된 매스드라이버가 소행성을 실어 지구까지 날려 보냈다. 이 공격은 특정 목표라는 게 존재할 수 없었으며 단순한 무차별적 공격의 소지가 다분했다. 한반도에 직격한 소행성은 약 1천 2백만의 피해자를 발생시켰다. 이 공격은 후일 ‘Planetary’호 사건의 계기가 된다.
2299년 4월 15일. 전쟁 종결.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스테이션이 붕괴되면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았다. 그들이 한 일은 무기제공 뿐- 그것은 지구권에도 공평하게 이루어 진 일이었다.
스테이션의 인사들이 대부분 실각. 그들은 전범재판에서 대부분 형기 300여년 이상을 선고받았다.
SEVA는 도르네초프 연구소의 지하에서 ‘인형병기’를 발견한다. 전고 680m이상의 이 초거대 인형병기를 ‘DeathGladiator'라 명명. 2297년 1월 31일에 있었던 지구연방 특사 살해사건에 사용된 병기로 지목되었다. 최고급 기밀로 분류되어 SMDF의 달기지 지하로 옮겨진다.
SEVA의 탄도미사일 공격 이후 종적을 감춰 사망한 것으로 간주되었던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의 행적이 드러난다. 그는 전범도 무엇도 아니었지만 SMDF 특수전략함대(SSF)의 예거들에게 구속당하게 된다. 원로원 앞으로 끌려갈 상황이었지만 원로원의 행동에 반감을 가진 SSF의 라인스터 중장이 물밑 공작을 펼쳐 준 덕분에 화성으로 도주하게 된다.
후일 라인스터 중장과 도르네초프 박사의 대면에서 중장은 박사에게서 2273년 1월 1일에 있었던 펄스 사건과 ‘인형병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의 급속한 기술력 신장은 도르네초프 연구소를 인수받은 데 있었지만 일개 연구소가 그 정도의 기술력 신장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두뇌는 지구쪽에 훨씬 풍부했고 핵심기술 같은 것은 한 지역이나 회사에 구속되어 쉽사리 드러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기술력 격차는 행성마다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반대의 경우를 도출해냈다. 그들이 보유하게 된 기술은 오버 테크놀로지였다. 그런 기술력 신장의 이면에는 다른 이종의 도움이 있었다.
'Wastedland'라고 불리는 화성의 사막에서는 오래 전부터 미미한 반복적 펄스가 있었다. 그 펄스를 추적하던 도르네초프 박사는 ‘The Core'라고 명명한 한 개의 구체를 발견했다. 그것은 지식의 보고였다. 인간이라는 종이 아닌 다른 이종의 온갖 지식이 망라되어 있는 이 구체는 정말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펄스는 ‘The Core'의 기동실험 중에 발생했다. 그 펄스는 외우주까지 전해졌다. 도르네초프 박사는 Core의 ’기술‘에 대해 서술되어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이종의 역사에 대해 공부했다. 언어적인 면은 전우주의 공통어인 ’숫자‘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도르네초프 박사는 잠적할 수밖에 없었다. Core는 축복이 아니고 파멸의 전조였다.
The Core의 헤드는 ‘그들의 역사’에 관해서 가장 끝부분을 절멸자에 의한 무차별적 살육의 현장으로 기록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Core는 First로서, 기록할 수 있는 ‘모든’ 지식을 총망라해서 우겨넣은 그들의 바이블이었다. 생물학적으로 문제가 있던 그들이 만들어 낸 절멸자는 부모를 죽이고 Second Core를 탈취했다. First Core는 그들의 세력에서 빠져나와 기나긴 항해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화성에 다다랐다.
Core를 담고 있던 함선은 차차로 풍화되어갔다. 그러나 울티메이트 합금으로 제작된 Core는 결코 풍화되지 않았고 결국 23세기에 다시 드러나게 되었다. 그리고 Core는 다시 한번 기동했다. 기동 중 외우주에 전해진 펄스는 Core의 기동신호로서 그 신호는 절멸자를 불러오게 될 것이었다. 절멸자들은 그들의 복음을 되찾기 위해 억겁 같은 세월동안 First Core를 찾아 헤메어 왔다. 도르네초프는 절멸자의 도래로 인류가 멸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형병기’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Core의 기술을 이용해 제작한 병기로 First Core에 기록되어있는 유일한 병기였다.
도르네초프 박사의 계산에 따르면 절멸자의 도착은 약 30년 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SEVA 성립기 용어 및 인물 설명:
※SEVA(SolarsystemEarthVenusAllies) -
세계군사연맹체 The Silent Service를 전신으로 하고 있으며, 지구 - 금성 간 동맹을 지칭한다. 종래의 TSS와 세계연방 정부는 분리되어 있었지만 SEVA로 발족하면서 하나로 합쳐지게 되었다. 금성을 끌어들인 것은 금성의 세가 강했기 때문이 아니고, 단지 이해관계가 맞았기 때문이었다. TSS 아래 존재하는 대규모의 군사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후 Terran Federation으로 개칭되며, 또다시 개칭하여 Terran Empire가 된다.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 -
지구권 외의 태양계 내 수소수송업을 독점하고 있는 초거대기업.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무력은 SEVA의 1개 함대와 필적할 정도이다. 그러나 무력보다는 압도적인 경제력을 통한 경제적 보복이 이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창립자인 펄브로프 디안바에트는 모험정신이 강한 인물이었다. 수소수송업은 소규모의 영세 수송선단이 행하고 있었는데, 비록 위험한 행로를 거쳐야만 했지만 돌아왔을 때 가지게 되는 부는 막대했다. 이것을 조직화, 기업화 하여 유통한다면 거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펄브로프 디안바에트는 자신의 전 재산을 투자하여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의 전신이 될 수 있을 만한 회사를 만들고 자신만의 수송선단을 만들었다. 그는 중간 유통 과정에서 가격을 조정했고, 그것은 수송선단의 선장들에게도 마음에 드는 수준이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그는 부를 축적했고 그가 처음으로 설립했던 소규모의 영세 기업은 어느새 대기업이라 불릴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이라 개칭했다. 수소수송업으로 부를 쌓아 올리고 경쟁자를 제거하며 자본주의 논리에 정확하게 입거하여 세를 불렸다. 그리고 노년기의 그는 세계 최대의 거부가 되었다.
그가 사망하자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종래의 수소수송업과 병행하여 ‘튼튼한 배를 만드는’ 일에 주력하게 되었다. 새로운 CEO는 회사의 자본을 이용한 적극적인 M&A를 통해 여러 선박 기업들을 포섭했다. 함선 건조와 더불어 무기 산업에 손을 뻗치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은 수소수송업과 함께 세계 최대의 무기개발사로 통하게 되었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
디안바에트 연구소의 전신인 도르네초프 연구소의 소장이었던 남자. The Core를 누구보다도 빨리 접한 인간. DeathGladiator의 제작자. 극한투쟁기 말에 활약하는 Planetary의 설계자. 인류 최고의 지성 반열에 집어넣어도 손색이 없을 인물. 그런 지성에 맞는 도덕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과학자의 귀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의 얘기로, 옛날에 The Core의 실체에 대해 모르고 있었을 때는 단지 연구만 알고 있던 희대의 매드 사이언티스트 비슷한 인간이었던 것 같다. Wastedland에서 자신의 가설을 입증해내기 위해 펄스파의 송신체인 The Core를 발견해 낸 이후에 The Core의 정체를 규명하는 연구에 집중했다. 그가 저지른 전 인류에 대한 실수로 인해 2273년 1월 1일 절멸자들에게 펄스 신호가 전해지게 되었고 절멸자는 침공을 위한 30년에 걸친 이동을 개시한다. 그에 대비하기 위해 DeathGladiator를 건조하게 되지만 이 이족보행 전투병기는 특수한 파일럿을 필요로 했고 그 파일럿을 찾아다니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파일럿을 찾아 낸 이후에는 절망했고, 희망을 되찾은 이후의 시간들은 저 이족보행병기를 도우는 데에 사용했다. 라인스터 원수와 함께 Planetary에 탑승한 이후 버블 현상에 의해 Planetary와 함께 실종되었고, 그대로 행방불명되었다.
※라인스터 중장 -
※무역 연합 -
※The Core -
절멸자들의 창조주인 고대인들의 모든 지식과 사상을 총망라한 바이블. DeathGladiator의 골조와 같은 울티메이트 합금으로 되어있으며, 그 때문에 화성에 떨어진 이후 풍화를 견뎌낼 수 있었다.
정상적인 읽는 방법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읽혀졌을 때 추출된 데이터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The Core 내에 쓰여 진 것은 삭제된다는 점과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견고하다는 특징이 있다. 반물질 망치로 후려치지 않는 한 파괴되지 않으며 관측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극한의 매끈함을 자랑한다. 원자 단위까지 확대 해봐도 가장 높은 지점과 가장 낮은 지점의 높이 차가 원자 한 개가 채 안되는 거의 완벽한 ‘구’의 모양을 지니고 있다.
절멸자가 자신들의 창조주를 절멸시킨 이후에 The Core를 찾아 헤맸으나 그것이 우주를 가로질러 도망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러나 거의 아광속으로 도주한 함선을 쫓아갈 수는 없었기에 그들은 어쩔 수 없이 The Second Core를 취했다. 자료가 신규 갱신되고 있었던 물건이었기에 자료의 방대함에 있어서는 The Core 보다 현격하게 떨어졌다.
Wastedland에서 초극미량의 펄스를 방출하며 억겁의 세월을 보내다가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에 의해 발굴된다.
극한투쟁기 말기에 The Second Core는 파괴되며, The Core의 자료는 모두 소각된다.
The Extremity Conflict Period(2299년 4월 16일 ~ 2329년 9월 30일)
2299년 4월 15일. 전초전이 종결. 후세의 사가들은 이 전쟁을 과도기적 전쟁으로 분류, 취급하고 있으며 이후 이어지는 극한투쟁기와 연관지어 설명한다.
2년 후 DeathGladiator가 달기지에서 탈취당하여 그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Terran Federation으로 개칭한 SEVA는 The Core의 일부 테크놀로지를 도입한 양자 게이트의 발명과 함께 대우주 확장을 개시한다. 환경이 맞는 행성을 대상으로 한 개척지 건설 계획(실상은 식민지 건설 계획이며 양자 게이트의 발명에 따라 거대 인력을 동원하는 데에 있어서 시간이 차지하는 부담이 줄어든 만큼 ‘넘쳐나는 인구’를 유용하는 것은 너무나 쉬웠다. 차지하고 있는 힘에서 상대적으로 모자라는 약소국의 인간들이 개척지로 끌려갔다.)은 연방 정부에 있어서는 획기적인 성공이나 다름없었으며 생산되는 자원은 게이트를 통해 계속해서 태양계로 집중되었다. 인간들은 거대한 제국을 만들어나갔다.
30년 후로 예정되어 있는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연방은 모든 기술력을 군사과학에 동원했다. 군사과학적인 지식은 계속 방대해져갔고 병기는 더욱 섬뜩하게 변모해갔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일은, 그들이 군대의 통제를 인공지능에게 맡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The Core에 쓰인 절멸자의 예를 답습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어느 사가는 “인간이 성장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예.” 라며 평하기도 한다.
30년은 턱없이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군사력에 대한 집착은 지금껏 우주상에 있었던 그 어느 종족과도 다른 불균형적인 성장을 초래했다. 연방 정부는 항성계 하나를 괴멸시키는 것 정도는 우스울 정도의 막강한 군대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연방 정부가 각 지역 총독들에 의한 군벌의 난립을 우려했던 터라 각 식민지역의 군사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무역 전쟁 종결 후 정확하게 30년. 2329년 4월 15일에 연방의 변두리에 있는 식민지 항성계들 다수와 게이트가 끊어졌다. 아직은 적의 침공이라고 확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식민지역의 빈약하기 짝이 없는 군사력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의도적으로 게이트를 끊고 반란을 시도했다던가 하는 어설픈 시나리오 보다는 침공 쪽이 더 현실성 있는 일이었다.
15일 후 게이트가 다시 연결되었다. 게이트 근처에서 순항 중이던 연방 방위 함대는 순식간에 괴멸 당했다. 일점의 공격이 아닌 동시다발적인 공격이었다. 전진배치 되었던 방위 함대들은 전투기록과 교신 내용을 담은 IT 포맷 데이터를 송신하곤 파괴되어갔다.
연방 정부는 이 공격을 순양함대 또는 그 이상의 초노급 전함을 포함한 함대의 계획적 침공이라 간주, 본대를 출격시켰다. 47일 후 함대의 전위는 데네브 항성계로 통하는 게이트를 경유하여 작전 예정지에 도착했다.
전위 부대는 적과 조우했다. 예상대로 절멸자라고 추정되는 외계에 의한 침공이었다. 연방 함대는 적의 전위를 부수며 상당한 전과를 올렸다.
절멸자들의 침공이 본격화 되었다.
20여일의 대전투 끝에 절멸자 함대의 본대가 도착, 초노급 이상의 함선을 기함으로 하는 적 함대의 도착을 계기로 급격히 나빠진 전황에 따라 연방 함대의 전위가 패주했다. 함대는 퇴각하는 도중 의도적으로 게이트를 파괴했으며 그것의 재구축을 양자 단위에서 방해했다. 동시에 각 식민지에서의 주민 탈출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거의 대부분이 실행되지 못했다. 식민 행성은 철저하게 파괴 되었다. 초노급 이상의 함선을 필두로 행성 궤도상에 횡으로 늘어선 함대집단전술에 의해 퍼부어지는 폭격에 행성은 완벽하게 소각 되었다.
연방 함대는 양자 게이트를 파괴하고, 예측될 수 있는 게이트 생성 지점에 함대를 집결하여 방어전을 하는 전략을 채택했으며 전쟁 초반에는 그 방법이 유효하였다. 그렇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전선이 확대됨에 따라 배치 가능한 병력이 줄어들었고 절멸자들의 함대가 기본 전력에서 우세한 만큼 전투의 행방은 불을 보듯 뻔한 법이었다.
방어를 포기한 지역은 하나같이 소각 당했다.
2개월이 지나서 연방 함대의 본대가 전선에 모습을 드러냈다.(연방 정부는 군사력 기반의 기관을 모태로 두고 있으니 군대의 파견에 있어서는 좀 더 신속할 수 있지 않았냐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전위에 내세워진 방위 함대의 지역 방어능력은 함대 생존율을 75% 정도로 가정했을 때 대략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의 전선 유지를 해낼 수 있었다. 절멸자의 초토화 전략을 예상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고, 식민지가 복구 불능의 수준으로 철저하게 파괴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투의 양상은 군 수뇌부의 예상대로였다. 그들은 여유 부린 것이다.)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패주와는 달리 연방 함대는 압도적인 화력을 보이며 적 함대를 파괴했다. 유일하게 수거할 수 있었던 적 샘플에 대한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보아 적들은 ‘HIVE' 형태의 중앙 집약 수직통제식의 명령체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지며 IT 포맷 데이터 전송방식을 이용한 전투통제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요컨대, 일정 전선에 걸쳐가며 투입된 각 전위함대의 후방에는 본대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 본대는 되도록이면 전위에 나서지 않고 각 함대를 통제한다는 식이다. 무역전쟁 초반에 있었던 전투거점 조성 기술로 매복하고 있던 강습양륙함 부대가 적 본대에 특공을 감행하여 일시적이나마 그 방면 전선의 모든 절멸자 함선들이 활동을 중지했던 예가 있다.(오래 가지는 않았다. 돌입했던 강습양륙함 부대와 특수전대원들은 적 기함의 내부를 점거하고 농성했지만 함선 통제권이 컴퓨터로 넘어가면서 내부 방어 시스템이 재기동, 남김없이 요단강을 건넜다.)
이상의 발견은 전황을 역전 시킬 수도 있는 획기적인 것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걸 전략 부문에 올려서 계획을 짜서 실행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전선이 넓어지면서 투입 병력 층이 희박해진 탓에 적 전위 함대를 파괴하고 적 본대에 싸움을 걸 만한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일이 가능한 함대는 연방 함대 본대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2주 후, 미흡하긴 했지만 상기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었기에 연방 함대는 전격전을 개시한다. 적 전위 함대들은 식민지 공략을 중단하고 회두하기 시작했다.
지구권에서 연방 함대 최대급의 함선인 ‘Planetary'가 건조 완료되었다. 전장이 230km에 달하는 이 괴물은 행성 궤도를 한 바퀴 도는 것만으로도 조수간만을 이용하여 행성을 지옥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었다.
제 1,2 함대가 수용하지 못했던 전투원을 모두 실은 이 함선은 ‘Mobile Platform'이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분류되었으며 제 3 함대의 기함이 되었다. 제 3 함대는 전선에 나가있는 제 1, 2 함대를 구원할 목적으로 출항 개시했다.
그러나 제 3 함대는 카펠라를 지나던 도중 양자 게이트의 버블 현상에 휘말려서 모두 실종되었다.(양자 게이트가 버블 현상에 의해 불안정해지는 경우 입사체의 정보가 소실될 위험이 매우 높다. 버블 현상이 일어날 확률은 몇 천 경분의 일 정도로 없다고 봐도 될 수준이기에 수뇌부는 ‘의도적인 계획’ 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다.)
제 3 함대의 실종 소식과 함께 전선의 전황은 극도로 악화되었다. 초노급 전함이 두 척 이상 파괴되었고 제 2 함대는 ‘파괴’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다. 군 수뇌부는 전선 축소와 함께 초토화 전략을 계획한다.
전선에 인간 형태의 전투기동병기가 출현. 단 한대에 의해 절멸자의 2개 전위 함대가 괴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그 전투기동병기가 무엇인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이후 적 함대의 초노급 전함이 파괴되었다. 제 1,2 함대를 공략 중이던 지역의 절멸자 함대가 기능을 정지했다. 연방 정부는 정황을 파악할 수 없었지만 그 수수께끼의 병기가 그런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었다.
얼마 후 사건 조사단에서 The Core 관련 군 기밀 취급 열람 허가 요구서가 제출되어 왔다. 조사 결과는 대단히 흥미로운 것이었다.
희끄무레한 점 같은 것으로만 판독되어 쓸모없어 보이던 전투기록 영상이었지만 전투기동병기가 어떤 방식으로 전투하느냐 정도는 구분할 수 있었다. 전투기록 판독과 The Core 관련 군 기밀 조회를 연결시켜본 결과 전투기동병기는 약 28년 전에 실종되었던 ‘DeathGladiator'로 판명되었다.
대 함대전투에 있어서 거대한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는
1. 함선을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의 지형적응성과 기동성.
2. 초노급 이상의 전함을 파괴할 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적재할 수 있는 능력.
이상의 두 가지 장점을 가진다. 연방과 적을 가리지 않고 DeathGladiator는 함선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유일한 병기로서 인식된다. 그러나 절멸자도 연방 정부에게도 저 병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테크놀로지는 없었다. 말 그대로 로스트 테크놀로지였던 것이다.
위성궤도상에서 발사된 이온 캐논 저격에 의해 원로원이 소멸, 그 자리에 있었던 원로 모두가 즉사하고 원로원 근처에 소재한 연방 국방부 50% 이상이 날아가는 괴멸적인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인류 전체에겐 플러스적 요소가 다분했던 테러였다.(원로원 하의 정보부는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의 소재지를 파악했고 원로들은 그의 말살을 원했다. 그러나 DeathGladiator의 유일한 조력자였던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의 사망은 인류의 생존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어떤 이유로 누가 저격했는지는 밝혀지지 않는다.
원로원 파괴 이틀 후,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 본사에 2개 특수전대가 투입된다.
누가 조종하는지 어째서 싸우는지도 모르지만 동기와는 상관없이 DeathGladiator의 적극적인 참전으로 전선에 변화가 일어난다. 제 1,2 함대는 적 함대에게 괴멸적인 피해를 입히며 전세를 역전시키는 데 성공한다.
외우주 살포형 어레이 안테나에서 연방 정보국에 긴급 IT 포맷 데이터 수신. 정체불명의 건조체 포착. 직경 2000km 이상의 원형 인공 구조물이 식민지 게이트들을 통과하여 항진중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어레이 안테나가 파괴되었기에 더 이상의 자료 수신은 없었다.
적과의 조우도가 현저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적 함대는 연방의 불타버린 식민지들을 뒤로 하고 전속력으로 회두하기 시작했다. 연방 함대에겐 추적할 만한 여력이 없었다.
확인 결과 정체불명의 건조물은 적의 이동 요새로 밝혀졌으며 연방 함대는 영격을 위해 반물질 미사일을 발진시킨다. 반물질 미사일은 적 함대를 기만하며 항진했으나 이동 요새에 의해 영격 당하고 만다. 분리된 수백발의 탄두는 이동 요새 위에 낙하했으나 단 한발도 변변한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식민지가 아닌 항성계 하나를 골라 의도적으로 초신성 폭발을 일으켰다. 절멸자 함대에 상당량의 타격을 입혔으나 이동 요새는 건재했다. 요새 내에 주류하고 있던 함대 역시 조금의 손상도 입지 않았다.
연방 함대는 데네브를 최종방어라인으로 확정짓고 함대를 집결한다. 30년 전의 구식 전함까지 모조리 긁어모을 정도로 많은 물량을 소집했지만 양자 게이트 이상 현상이 발생하여 단 두개의 라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식민지와의 게이트가 두절되었다. 병력 소집에는 계속해서 차질이 생겼다.
9일 후, 적 이동 요새가 영격 범위 내에 진입했다.
요새 주포에 제 2 함대 전위가 일격에 소멸했다.
제 1 함대 기함이 굉침, 연방 함대는 전격 후퇴하나 전투 도중에 이변이 발생하여 회두한다.
제 3 함대와 ‘Planetary'의 귀환으로 전황이 일시적으로 역전, 팽팽한 구도가 만들어진다.
Planetary에 요새 주포가 작렬,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Planetary는 요새의 방어막에 특공을 감행, 무차별적인 질량 공격에 요새의 방어막이 파괴된다. 그 틈에 DeathGladiator가 돌입했다. 요새에 근접한 지구 함대는 적 함대를 상대로 초근거리 육박전을 개시했다. DeathGladiator는 요새 내부로 진입, 동일한 로스트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동일한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와 전투를 벌인다. 반파 수준의 막대한 타격을 입으면서 적을 소거하는데 성공한다.
DeathGladiator가 주 기관부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자 절멸자 함대는 모두 일시에 기동 정지한다. 연방 함대는 전속력으로 전역에서 이탈, 요새가 파괴되면서 그 여파에 데네브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절멸자 군대는 남김없이 소거당하고 만다.
지구 기준시각 9월 30일 전쟁 종결.
DeathGladiator의 생존 여부는 불투명하다.
극한투쟁기 용어 및 인물 설명:
※DeathGladiator -
현존 최강의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로서 전고 680m. 두터운 배리어와 울티메이트 합금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금속 구조를 지니고 있기에 굉장히 단단하다. 레이저 체인 건, 멀티 클러스터 핵미사일 런쳐, 요새 파괴용 매스 드라이버와 반물질 포, 1km 길이의 검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전역 초토화라 불릴 수 있을 정도의 전방위 공격이 가능하나 함선 격파를 상정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에 함선의 굉침을 위한 핀 포인트 공격이 가장 강하다. 파일럿은 없다. DeathGladiator 자체의 파일럿으로서의 능력과 육을 가지지 않은 인간의 의식체가 기체와 동화되어 극한의 운동성을 발휘한다.
The Core가 직접 기록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전투병기로서 한 때는 다수가 양산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것은 DeathGladiator 한 대 뿐이다. 비슷한 형태의 다른 이족보행 전투기동병기는 하나가 남아있으며 절멸자 함대 소속이다.
건조 후 몇 년간은 봉인되어 있었으나 태양계 내 분쟁에서 단 한번 모습을 드러낸 적이 있다. Wastedland 대회전 당시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를 구출한 DeathGladiator는 공격해오는 SEVA 전투영격편대 40개와 연구소 근처 반경 4KM 내의 모든 SEVA 군대를 몰살시킨 후 대기권 밖으로 도주한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는 라인스터 중장과 만나게 되고, DeathGladiator를 은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지만 SSF의 공작원들에게 발각되고 만다. 박사는 도망칠 수 있었지만 이 병기는 수거되어 달기지 밑에 봉인되고 만다.
달기지에 봉인된 상태로 2년을 지낸 후, 가설로 남아있던 절멸자들의 침공이 확실시 된 이후에 봉인을 파괴하고 도주한다. 미리 정해놓았던 대로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에게 찾아간 이후 여러 가지로 긴한 도움을 받는다. 라인스터 원수와 계획해 둔대로 Planetary의 질량공격에 이어 파상공격을 통해 배리어를 파괴한 DeathGladiator는 이동요새 내부로 돌입하여 마지막으로 하나 남은 진정한 절멸자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지만 자신과 거의 동일한 사양의 적을 만나 악전고투한다. 그것을 파괴한 이후 The Second Core를 파괴하고, 절멸자 함대는 기동을 멈춘다.
DeathGladiator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요약 - 원죄를 대신 뒤집어 써야 하는 병기. 그런 이유로 인간모양. 엔트로피를 역전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고 양성자 붕괴의 시간을 뛰어넘어 억겁과 같은 세월을 지나 연산체를 찾아야 하는 우주의 전 생명체의 구원.)
※IT포맷 데이터 -
특수한 정보 전송 방식. 모든 정보의 전달 속도는 물리적으로는 광속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지만 이 방법에 있어서는 그런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정보(Information)를 전송(Teleportation)하기 전에 그 정보를 전달할 매체를 타키온(Tachyon) 입자족으로 만듦으로서(질량이 마이너스인 입자는 만드는 것만 해도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정보 전달이 더욱 빠른 형식(Format)으로 치환한다. 그것을 IT포맷이라 한다.
IT포맷 데이터는 IT포맷 기술이 적용된 데이터를 뜻하며, 항성 간 통신에 주로 사용된다.
※Planetary -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가 Wastedland 대회전 말기에 설계 완료한 초대형 플랫폼. 함선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너무나 거대하다. 전장은 약 230km, 전고 27km, 전폭은 대략45km에 달하며 배리어와 기타 대함 병기들로 무장하고 있다. 연방 함대의 모든 군사력을 수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연방 측의 이동 요새였던 셈이다.
무역전쟁 30년 후 극한투쟁기 중반에 라인스터 원수는 이 함선을 이끌고 제 1,2 함대의 구원에 나서나 양자 게이트 통과 도중의 버블 현상으로 Planetary를 포함한 제 3 함대가 통째로 실종되고 만다. Planetary가 몇 개월간 실종된 이후 극한투쟁기 말기에 다시 귀환한 제 3 함대는 적 이동요새를 대상으로 초지근거리 육박전을 개시하는데, 이 함선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적 요새의 배리어를 파괴하기 위해 반물질 주포의 영거리 포격을 감행한 라인스터 원수는 배리어를 파괴하는 것에는 성공하지만 대신 함교 요원들과 함께 숙연한 최후를 맞이해야 했다. Planetary는 요새의 엄청난 폭발과 함께 극한투쟁기의 장엄한 끝을 맞이하고 소멸하였다.(DeathGladiator가 장착한 것과 동일한 사양의 반물질포는 이동 요새의 배리어를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병기이다.)
클라네드 도르네초프 박사는 DeathGladiator와 함께 화성에서 탈출하던 당시에 이 함선의 설계도를 가지고 있었다. 이 설계도는 라인스터 중장을 통해 디안바에트 코퍼레이션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회사는 지구 연방에게 건조비로 연방 연간 예산의 5%를 할당받기를 원했다.
연방으로서는 전무후무한 함선으로서, 이후 제국 함대의 표준 기함으로 채택 받게 된다.
※반물질 미사일 -
항성계간 탄도 미사일. 행성을 파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행성 위에 발 디디고 살 수 있는 생물이 있을 수 없게 만드는 정도의 파괴는 가능한 전략병기. 탑재하고 있는 반물질은 양전자로서 거의 대부분의 건조물을 빛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다만, 전자가 아닌 물체는 분해할 수 없다. 이동 요새가 사용하는 배리어는 매우 특수한 배리어로서 전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파괴할 수 없었다.(그 배리어는 질량 공격에 대해서는 거의 무적에 가까웠다.) 그런 종류의 상대가 아니라면 이 병기의 파괴력은 절대에 가깝다.
반물질 미사일은 요격을 피하기 위해 자체적인 무장을 지니고 있으며, 단순한 미사일이라기보다는 무장하고 있는 자폭용 함선에 가깝다. 적의 요격체제를 기만하기 위해서 고도의 AI와 기타 유인물로 무장하고 있으며 반물질이 노출되면 터진다는 매우 단순한 격발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해체도 불가능에 가깝다. 이 병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지역 제압용도의 광역 공격으로 요격하는 방법이 유일하겠지만, 이 미사일은 전장 8km에 달하는 무식한 크기를 자랑하며 단발로 사용되지 않고 50기 이상이 동시에 사용된다. 그런 이유로 사전 요격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설명대로 장점이 많은 만큼 생산 단가는 끔찍할 정도로 비싸다.
이동 요새 영격을 위해 날아갔던 미사일들은 요새 외부의 적 함대를 분쇄하는 데 성공하였지만 이동 요새는 여전히 건재했고, 요새 주둔 함대 역시 건재했으므로 연방 정부는 끔찍한 손해를 본 셈이었다.
극한투쟁기 이후, 제국성립기 중반부에 개량된 형태의 반물질 미사일은 적성 외계행성 하나를 통째로 소멸시켜버리는 위력을 보인다.
※버블 현상 -
양자 터널에 일어나는 양자적 거품을 말한다. 일반적인 물리학에서 논하는 형태의 양자적 버블하고는 좀 다른 의미인데, 이 버블 현상은 양자 터널 안에서만 발생한다. 기존의 양자 거품이 양자적 요동에 의해 그 구성 요소들이 들끓는 상태를 말한다면, 이 버블 현상은 말 그대로 거품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수한 입자족으로 구성된 거품들은 양자 터널 내에 무작위로 자리 잡아서 입자들의 진로를 가로막는다. 특수한 입자들은 그 거품의 크기 안의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 거품이 가로막는 범위 내에서는 회피 따위의 행위 자체가 불가능하다.(데이터를 양자화하고 쏘아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데이터의 운동 방향을 미시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다룰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은 없다.) 데이터는 이동할 수 있는 모든 경로로 목적지에 도달할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직선경로가 막힌다고 해서 데이터가 소실되지는 않겠지만, 만약 데이터가 버블에 의해 그 내부에 갇혀버리기라도 하면 그 데이터는 거시세계에서 가지고 있어야 할 정보들을 모조리 잃어버리기 때문에 말 그대로 이도 저도 아닌 단순한 무언가가 되어버린다.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도 이 버블 현상은 몇 천 경분의 일 확률로 발생한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몇몇 순간에 ‘결정적으로’ 발생하곤 한다.
※양자 게이트 -
거대한 고리 형태의 입구. 안쪽으로는 미시세계라는 불가해의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대상 물체(또는 정보) 구성 해석, 양자화와 재조립이라는 3가지 단계를 가지고, 매체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문. 목표하고 있는 물체 또는 정보의 구성을 해석한 후에 그것을 양자화 한다. 규격화된 정보들은 양자 터널을 아광속으로 나아가다가 웜 홀에 들어가게 되고, 게이트는 반대편 웜 홀에서 그 정보들을 끄집어 낸 후에 웜 홀에 의해 변경된 정보들을 찾아내서 원래대로 복구시킨다. 플랑크 에너지에 의해 생겨난 대량의 방사선과 같은 것들을 제거하는 등의 최종적인 처리를 마친 후에 게이트는 정보들을 다시 재구성한다.
양자 게이트를 이용하는 승객은 자신이 여행하는 과정을 절대로 볼 수 없다. 기억하는 것은 양자 게이트를 이용하기 전의 풍경과 다시 재조립되고 나서 망막에 쏟아져 들어오는 대량의 태양광뿐일 것이다.
적어도 식민 항성계 당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지구권에는 수십 수백 개가 부유하고 있을 것 같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적의 지구권 침공의 가능성은 그 숫자를 자연적으로 제한시켰다.
※원로원 -
※절멸자(Annihilator) -
고대에 실존했던 이들의 창조주들은 전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들을 만듦으로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고 만다. 본래 의도하지 않았던 어느 한 요인, 중립적이면서도 선과 악의 양면을 지닌 무언가의 혼돈이 개입하면서 이들의 창조 의의는 바뀌고 만다.
절멸자의 음모는 그들의 탄생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변광 쌍성의 행성에 거주하던 이유로 창조주들의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었고 불균형적인 육체를 지니고 있었던 만큼 약했다. 생물이라면 환경에 적응하여 진화하는 것이 올바르지만 변광 쌍성의 불규칙한 환경은 진화에 필요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 창조주들은 자신들을 보조하기 위해(대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절멸자는 창조주들과 결합하기 이전에는 하나의 그들의 파츠에 불과했다.) 이것들을 개발했고, 융합하였다.
융합하는 순간 그들은 잠식당했다. 전능했던 힘과 악의가 합쳐지는 순간 그것은 최악의 재앙이 되었다. 창조주들은 자신들이 만든 것에 의해 절멸되었다. 절멸자의 판단 기준에 따라 창조주는 악이 되었고, 그래서 몰살당한 것이다.
그들의 목적은 하나다. 정적인 우주의 도래를 위해, 창생사멸에 의지가 개입되지 않는 미래를 위해, 폭주하는 것들을 저지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절멸이기에 그들은 절멸자가 되었다.
추신:
.. 이상의 설정은 모 선배와의 토론을 거쳐서 상당부분 개정되어야 합니다만, 일단은 올려봅니다.
개정판은 내일 올립죠-_-;
추신2:
새벽 1시는 되어야 글을 쓰기 시작하니 졸면서 쓰는 경우가 일상다반사(....)
오탈자는 신고해주세요.-_-)a
추신3:
참새 미사일보다는 스패로우 미사일이 더 멋져보입니다.-_-
제가 영어를 유용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달은? 중력이 너무 약해서 달은 대기를 형성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기체가 날아가버리죠. 그리고 대기압이 없는 상태에서는 물을 액체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답니다. 이전의 많은 SF작품들이 달이나 소행성을 테라포밍하려고 시도하지 않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물론 그런거 일일이 따지면서 이야기를 만들기란 쉬운 것이 아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