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그림은 게임 <마비노기>에 등장하는 NPC 드루이드입니다. 이 외에도 시드 스넷타에도 미청년 드
루이드가 NPC로 등장하죠.

그런데 이들 <마비노기>의 드루이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D&D'의 드루이드와는 많이 다릅니다. 드
루이드는 숲에서 동물들과 같이 살기 때문에 지저분하다든가 항상 나뭇잎이 묻어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그려지죠. 하지만 <마비노기>의 드루이드는 그렇지 않습니다. 겉모습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말을 걸어봐도
자연의 수호자라는 느낌이 들지가 않죠. (동물로 변신한다고 해서 죄다 자연의 수호자가 되는 건 아닙니
다. 동물 변신이라면 일반적인 마법사들도 할 수 있죠)

<마비노기>의 드루이드는 뭐랄까, 그냥 보통의 마법사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쪽이
원래의 드루이드와 더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켈트의 고위층이었던 드루이드는 아무리 봐도 자연의 수호
자와는 거리가 멀거든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여러 가지 마법을 구사하는 <마비노기>의 드루이드가 사전
적인 의미와 같다고 할 수 있죠.

그렇다고 해서 어느 쪽의 드루이드가 옳으냐를 따지는 것은 시간낭비입니다. 판타지에는 절대적인 정의
라는 게 없으니까 말이죠. 드루이드가 사제든 마법사든 동물 보호단원이든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오히려
이런 것을 굳이 정해놓으면, 판타지에 대한 인식이 고정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 으음, 개인적으로는 'D&D'의 드루이드가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워낙 어릴 적부터 주워들은 것이 이
쪽 계열이거든요. 역시 드루이드는 숲 속에서 동물들과 뒹굴어야 제격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