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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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드 디스크를 조금 신뢰하지 않는 편입니다.
일전에 한번 날아가버리면서 작성했던 여러가지 내용이 사정없이 사라진 기억이 있어서죠.
특히 꽤 열심히 작성 중이던 소설 데이터가 날아간 건 참 통한의 아픔이었는데...
그 후로는 정기적으로 광매체(CD-> DVD -> 블루레이)에 데이터를 옮기곤 했습니다.
여러가지 작업 자료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드라마, 만화 같은 자료도...
하지만 하드 디스크 용량이 2T를 넘기 시작하면서 20GB가 넘는 블루레이도 한계를 보이기 시작했죠.
그 얇은 블루레이가 앨범 크기 케이스로 30개쯤 되면서 보관 장소의 문제가...^^
어느 순간부터 하드 디스크에 보관하게 되었죠. 내장 하드 2+4T, 외장하드 4T...
문제는 자료는 계속 쌓인다는 겁니다.
근래에는 솔직히 볼만한 애니메이션도 적고 해서 가리는 편이지만, 그래도 그 양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집에 있던 일본 도서 등을 스캔하여 정리하기 시작하면서 쌓여가는 스캔 데이터...
고민 끝에 2T->8T로 변신... 파일더 온!
2T의 데이터를 모두 복사하는데만 24시간. 여기에 4T의 데이터 일부를 옮기는데, 10시간...
그래도 하드 디스크 공간이 여유로워지면서 기분이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불과 2년전에 1T를 없애고 4T로 바꾸면서 '하드가 여유로워졌군'이라고 생각했던게 떠오르네요.
그보다 2년 전에는 500G -> 2T 로 하면서...
데이터 용량은 늘어나고, 자료의 숫자도 늘어나고... 그럴수록 '포화', '포화', '포화' 됩니다.
그러다보니, 내 하드에 도대체 어떤 자료가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어요.
(저는 가능한 데이터들을 목록으로 만드는데도 그렇습니다.)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에서 은하 제국은 멸망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친 규모 경제도 있었지만, 정보들이 파편화되고 분야가 나뉘면서 서로간에 교류가 진행되지 못한게 문제죠.
근데, 요즘 생각에는 그냥 '자료가 늘어나다보니 확인하고 정리하기보다 그냥 무작정 쌓아둔 결과'가 아닐까도 생각해요.
지금의 저처럼 말이죠.
웹 소설을 살펴봅니다. 하루에만 수백, 수천편이 올라옵니다. 한국에서만요.
넷플릭스는 -한국은 비교적 콘텐츠가 적다는데도- 수천종의 콘텐츠가 있죠. '편'이 아니라 '시즌'으로요.
왓챠 플레이도 보는데, 이쪽은 더욱...
코로나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은 줄어들었다지만, 소설이나 만화 창작은 더 늘어나고 있는 것 같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이런 건 '즐기는 콘텐츠'이지만... 한편으로는 과학 관련 뉴스나 정보도 너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우리 인류는 이런 것을 처리할 수 있도록 진화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럴수록 인공지능에 의존하고, 감시 사회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선택을 외부에 맡기게 되죠.
문득 생각합니다. 먼 훗날 인류를 대신한 어떤 존재가 이 상황을 알게 된다면 그들은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디지털의 시대, 네트워크의 시대는 유토피아지만, 어쩌면 디스토피아는 아닐까라고 말이죠.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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