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유니버스 자유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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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상황에 잘 맞는 얘기를 적습니다.
모르는 사람은 아예 몰라도 어떤 영화에서 나는 네 아버지다(I am your father)가 나왔는 정도는 다 아시겠다며 여기며 시작합니다. 한 번만 보아도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렬한 마스크를 쓴 거한. 바로 다스 베이더입니다. 왜 그를 아기공룡 둘리에 나오는 고길동처럼 여기는 까닭을 서툴게나마 적습니다.
제국의 역습을 처음으로 보았던 경우에는 다스 베이더를 극악무도한 악당처럼 여겼습니다. 한 솔로와 레아 공주에게 벌인 악행에 치를 떨었습니다. 루크 스카이워커님을 끌어들이는 미끼로 삼으니 살려두었지만, 끔찍하게 괴롭힌 경우에는 악감이 깊게 들었다며 돌아봅니다. 한 솔로에게 온갖 고문을 가하더니 탄소 냉동 기술로 부조상처럼 만든 참사에 다스 베이더를 극악무도한 악당이다는 생각이 다시 깊게 들었습니다. 무능한데다 서툰 오젤 제독이 반란군인 일망타진할 작전을 망친 책임을 물어 멀리 있는 곳에서도 포스를 쓰며 보이지 않은 손을 쓰듯이 목졸라 죽인 장면부터 떠오르며 한 솔로 일행을 놓친 책임을 사죄하려 찾아온 니다 함장을 죽음으로 사죄를 받아낸 장면까지 돌아보며 그를 향한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두렵긴 하는데 한 솔로를 끔찍하려 죽이려하듯이 보였으니 두려운 마음이 분노로 뒤바뀌었으며 객기를 부리듯이 악감이 치솟았다고 봅니다.
한 솔로가 탄소 냉동 기술로 냉동인간이 된 직후에 시스피리오(C-3PO)가 눈치가 없듯이 말한 얘기를 돌아봅니다. 목숨이 붙은 점에는 안도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기술이 화물 운반에 쓰인다는 설명에서 다스 베이더를 향한 반감이 깊게 들었습니다. 목숨을 유지해서 다행이지 갖가지 고문을 받은 사람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충격을 크게 받아 죽을 뻔했다고 여겼습니다. 이런 순간에 고길동을 미워하는 둘리와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밝힙니다.
더구나 다스 베이더가 레아 공주를 향한 일에 약속과 다르게 처리하려고 하니까 강자가 횡포를 지나치게 부렸다는 반감이 들었습니다. 베스핀 가스를 채취하는 목적으로 세운 클라우드 시티의 시장을 맡는 란도 킬라시안에게 한 솔로를 넘기는 대신 레아 공주를 시장이 맡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다스 베이더가 이를 무시하듯 넘기려 하니까 분노가 더 깊게 들었다는 심정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죽자살자 싸우는 게 최선이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스 베이더를 향한 이런저런 악감이 깊게 든 상황에서 루크 스카이워커님 앞에 나는 네 아버지다고 하니까 아니야 하면서 절규하고 싶었던 기분에 자연스럽게 휩싸였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니 돌이 비바람에 마모되듯 처음 보았던 순간과 다르게 감정이 많이 누그러진 듯합니다. 아기공룡 둘리에 등장하는 고길동을 크고 보니 아주 다르게 보듯이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다스 베이더가 처한 상황을 쓸쩍 돌아봅니다. 황제 바로 다음인 제국의 이인자. 그러면서 제국군을 총괄하는 총사령관. 이런 직책을 뭔가 떠보듯이 쓸쩍 언급합니다. 다스 베이더가 있는 직위와 처한 상황을 보자면 한 솔로와 레아 공주를 곧바로 죽여도 이상할 게 없기 때문입니다.
스타워즈 팬이면 다 아시다시피 한 솔로는 탈영병입니다. 제국군으로부터 뛰쳐나온 탈영병입니다. 한 솔로 :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제국군에 입대한 과정에서 거기에서 탈영하고만 사연이 잘 나옵니다. 제국군의 총사령관인 다스 베이더에게 한 솔로는 탈영병이니 오젤 제독과 니다 함장에게 했던 경우처럼 포스 그립으로 처형해도 마땅했습니다. 탈영병이다는 죄목이 없어도 다른 죄목이 훨씬 이유가 있습니다.
야빈 전투에서 일어났던 데스 스타 파괴. 한 솔로가 이런 일에 거들었어으며 루크 스카이워커님과 더불어 훈장까지 받았습니다. 탈영병이 아니어도 최우선 처치 대상인 셈입니다. 제국의 국정 운영까지 크게 뒤흔들어낸 타격을 안겨준 원흉인데다 반란군 장군으로 지내면서 이런저런 타격을 주었으니 현장에서 즉결 처형을 해도 마땅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스 베이더가 그를 일단 살려주는 상황을 마련하니 관대하면 관대하다며 감탄하는 척 합니다. 이번 얘기의 초반부에 썼듯이 루크 스카이워커님을 자기가 있는 곳으로 끌어들이는 미끼다는 목적이 가장 크지만요.
한편 레아 공주에게 제국에 반항한 반역자다는 죄목이 분명합니다. 반역죄로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상황에 처하기까지 했습니다. 제다이처럼 찾으면 사살해도 마땅한 이유가 제국에 있었습니다. 로그 원 :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앨더란이 보낸 외교선이 반란군 기함 안에 있는 행적을 다스 베이더가 직접 보기까지 했습니다. 앨더란의 공주가 반란군과 내통을 하다니. 반란자에게 무자비한 제국에게 레아 공주는 죽여야 마땅한 죄인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클라우드 시티 안에서 다스 베이더가 레아 공주를 마주치고 난 다음에 죽여도 별다른 죄가 되지 않았으며 미룬 사형 집행을 한 셈입니다. 제국 기준으로 말이지요.
당장 죽여도 마땅한 반란자를 살려두는 상황을 늦게나마 알아차렸습니다. 다른 의미로 다스 베이더는 진짜 관대했습니다. 왜 그런가. 여렴풋이 짐작하니까 한 솔로처럼 명확하게 찾지 못하니 넘기고 봅니다. 한 솔로든 레아 공주든 그리고 츄바카까지. 제국을 향해 악랄한 행동을 벌이는 반란자를 당장 죽일 수 있는 명목과 권한이 있지만, 살려두는 수를 쓴 다스 베이더를 고길동처럼 여기는 생각을 어지럽게나마 적습니다. 다시 쓰지만, 제가 나이가 많이 들었다는 기분에 깊게 빠집니다. 이왕이면 즐거운 방향으로 맞추면서 다른 분들에게 즐거우시기를 바라면서요.
<오. 우리가 여기서 어떠한 고통을 겪고 있는지 아는 그대여, 그대의 기도 속에서 우리를 잊지 마오.>
- 출처 : 듄 우리말 번역본(출판사 : 황금가지) 제 1권 1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