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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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7인 지도자와 오우라(오라)
큰 불꽃이 파란색을 태웠다. 주황색과 붉은색 불꽃이 그 주위에서 타올랐다. 거대한 구렁이 한 마리가 불꽃 사이에서 나와 나를 향해 기어왔다. 난데없이 거인들이 달려와 구렁이를 잡으려 했다. 구렁이가 내게 다가오지 못하게 하려고 7명의 거인이 달려들었다. 갑자기 구렁이가 몸을 돌려 불꽃을 삼키더니 마치 용처럼 거인들에게 내뿜었다. 그러자 거인들은 구렁이의 꼬리 위에 올라탄 채로 거대한 석상으로 변해 버렸다.
그 파충류는 혜성으로 변해 석상들을 이스터 섬에 옮겨다 놓았다(이스터 섬: 칠레에서 수천km 떨어진 태평양상의 외딴 섬 나무가 없는 그 섬에는 거대한 석상들이 수없이 많다‘ 일부 석상은 높이가 50m나 되며 오래 전부터 세계의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간주됐다.
석상의 존재는 여러 세기 동안 고고학자와 역사학자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저자의 승인을 얻은 편집자 주).잠시 후 석상들은 이상한 모자를 쓴 채 내게 인사했다. 타오를 닮은 석상 하나가 내 어깨를 붙잡으며 “미셸 미셸……. 일어나세요”라고 말했다.
타오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이것 참!" 내가 눈을 뜨며 말했다. “꿈을 꿨어요. 당신이 이스터 섬의 석상이었는데 내 어깨를 불들고......”
“내가 이스터 섬의 석상 중 하나이고, 실제로 당신 어깨를 잡았어요.”
“어쨌든, 나는 지금 꿈속에 있는 게 아니죠, 그렇죠?"
“네, 그런데 꿈이 정말로 희한하군요. 왜냐하면 이스터 섬에는 아주 오래 전에 나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려고 내 이름을 붙여 만든 석상이 하나 있거든요.”
“무슨 말이죠?"
“그냥 사실을 말할 뿐이에요 미셸. 나중에 때가 되면 모두 설명할게요. 지금은 이 옷을 입어보세요. 당신을 위해 가져왔어요.”
타오가 화려한 색상의 긴 옷을 건네줬다. 무척 마음에 드는 옷이었다. 향내가 나는 온수목욕을 한 뒤 그 옷을 입었다. 예상치 못한 행복감이 온몸을 감쌌다. 그 느낌을 타오에게도 알렸다. 그녀는 내게 줄 우유와 약간의 만나를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옷의 색깔은 당신의 오로라 색깔에 맞춰 골랐어요. 그래서 느낌이 좋은 거예요. 지구인들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면 그들 역시 자신에게 맞고 그래서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색깔을 선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스피린보다는 색깔을 더 활용하게 되겠죠.”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예를 들게요. 누군가에 대해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있죠:
‘저 옷은 전혀 어울리지 않아. 패션 감각이 전혀 없네. 라고요"
“예, 자주 그래요.”
“대개 그런 사람들은 단지 옷을 다른 사람들보다 덜 세련되게 고르거나 코디를 잘 못해요. 배색이 어울리지 않는 경우인데, 자신의 시각보다는 타인들의 시각을 기준으로 삼죠. 그러나 그렇게 옷을 선택하면 좋은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그 이유도 몰라요. 그런 사람들에게 진정한 색상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 오히려 당신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거예요. 옷색깔의 진동이 오로라의 진동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고 설명해줘도 믿지 않으려 할 거예요. 지구인들은 직접 보거나 만질 수 있는 것만 믿지요 하지만 오로라도 볼 수 있어요…….”
“실제로 오로라에 색깔이 있나요?"
“물론이죠. 오로라는 끊임없이 진동하면서 색깔이 변해요. 실제로 당신의 머리 윗부분에는 꽃다발처럼 다양한 빛깔들이 몰려 있어요. 당신이 아는 거의 모든 색이 거기에 있어요.
머리 둘레에도 황금빛 원광(圓光)이 있어요. 하지만 원광은 영적으로 고도로 발달한 사람들과 타인을 도우려고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에게서만 명확히 보이죠. 원광은 황금빛 달무리와 비슷해요. 지구의 화가들이 그린‘성인’ 들과 그리스도의 광륜(光輪) 같은 것이죠. 옛날의 화가들이 원광을 그려 넣은 이유는 그들 중 일부가 실제로 원광을 봤기 때문이에요.”
“네, 나도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당신에게서 들으니 좋네요.”
“오로라에도 다양한 빛깔이 있어요. 일부는 강렬하고 일부는 흐릿하죠. 예컨대 건강이 안 좋거나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은......”
“나도 정말 오로라를 보고 싶군요. 그것을 보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아주 오랜 옛날에는 지구에서 오로라를 보고 식별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어요.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미셸. 보게 될 거예요. 한 가지 오로라뿐 아니라 여러 가지를요. 당신 자신의 오로라를 포함해서. 그러나 지금은 저를 따라오세요. 시간은 부족한데 보여드릴 게 많거든요.”
나는 타오를 따라갔다. 그녀는 내게 마스크를 씌운 뒤 전날 사용했던 비행 플랫폼 쪽으로 걸어갔다.
플랫폼에 착석하자 타오는 곧바로 이륙했다. 거리의 나뭇가지들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능숙하게 조종했다.잠시 후 우리는 해변에 도착했다.
태양이 섬 뒤편에서 막 떠올라 바다와 주변 섬들을 밝게 비췄다. 수면 위에서 보는 그 광경은 신비롭기까지 했다. 해변을 따라 화초가 만발한 관목 숲 사이에서 다른 도코들이 보였다. 바닷가에서는 도코 주민들이 투명한 물에서 헤엄을 치거나 백사장을 산책했다. 그들은 비행 플랫폼을 보고 놀란 듯 우리를 따라오기도 했다. 그 섬에서는 플랫폼이 흔히 보는 교통수단이 아닌 듯했다.
한 가지 더 말해둬야 할 게 있다. 티아우바에서는 사람들이 늘 나체로 수영과 일광욕을 즐긴다. 그러나 비교적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산책할 때는 항상 옷을 입는다. 이 행성에서는 위선이나 자기과시, 혹은 거짓 겸손이 없다(이것은 나중에 설명하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섬의 끝에 도착하자 타오는 더욱 속도를 내 수평선에서 보이는 큰 섬을 향해 날아갔다. 타오가 플랫폼을 조종하는 솜씨는 정말로 뛰어났다. 특히 그 섬의 해안 지대를 이동할 때는 더욱 돋보였다.
해변에 접근하면서 거대한 도코들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다. 뾰족한 부분이 하늘을 향한 도코 9개가 모여 있었다. 그러나 섬에는 숲속에 산재해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좀 더 작은 다른 도코들도 있었다. 타오는 비행 고도를 높였고, 우리는 곧 ‘코트라 쿠오 도지 도코’ ('9개 도코의 도시’)의 상공을 날고 있었다.
타오는 도코들 사이를 솜씨 좋게 비행하다가 한가운데의 아름다운 공원에 착륙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나는 티아우바를 둘러싼 황금빛 기운이 이곳 도코들의 주위에 특히 짙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타오는 내 판단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해줬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우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타오는 푸른 잎으로 만들어진 아치형 문을 지나 이어진 길로 나를 안내했다. 길옆에는 작은 연못들이 있었다. 연못에서는 아름다운 물새들이 노닐고, 작은 폭포들이 속삭이듯 물소리를 냈다.
타오를 따라가느라 뛰다시피 걸어야 했지만 천천히 가자고 요구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는 평소와 달리 여념이 없어 보였다. 한 번은 내가 점프를 하려다 불상사가 일어날 뻔했다. 재미있게 타오를 따라가려고 시도한 점프였다. 중력의 차이를 간과하고 힘껏 점프를 했다가 연못 속으로 떨어질 뻔했던 것이다. 다행히 연못가의 나무를 붙잡은 덕에 화는 면했다.
마침내 우리는 ‘중앙 도코’ 에 도착해 출입구 발광체 아래에 섰다. 타오는 몇 초 동안 정신을 집중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내 어깨를 잡고 벽을 통과해 들어갔다.
그녀는 즉시 내 마스크를 벗기면서 눈을 절반쯤 감으라고 말했다. 반쯤 감은 눈 속으로 빛이 새어 들어왔다.잠시 후 눈을 정상적으로 뜰 수 있었다.
이곳의 빛은 내가 묵는 도코보다도 황금색이 더 강렬해 처음에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리고 몹시 궁금한 점이 있었다. 평소에 타오는 매우 자유롭고 대인관계에서 격식을 따지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태도가 돌변해 있었다. 왜 그럴까?
중앙 도코는 직경이 100m 정도였다. 우리는 천천히 걷기는 했지만 건물의 중심부로 직행했다. 그곳에는 반원 형태로 배열돼 있는 7개의 좌석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그들은 마치 석화(石化)된 듯이 앉아 있어 처음에는 석상인 줄 알았다.
외관상으론 타오와 닮았다. 다만 머리카락이 더 길고, 심각한 얼굴표정을 하고 있어 나이가 더 많아보였다.그들의 눈은 내부로부터 조명을 받는 듯해 나를 약간 긴장시켰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실내의 황금빛 기운이 건물 바깥보다 훨씬 더 강렬하다는 점이었다. 그 기운은 그들의 머리 주변에 집결해 원광을 형성하는 듯했다.
나는 15세 이후로 인간에 대해 경외심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 아무리 유명한 거물급 인사라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가 아무리 높아도 나는 위압감을 느낀 적이 없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당당히 내 의견을 말해왔다. 내게는 일국의 대통령도 그저 또 다른 사람일 뿐이다 VIP 라고 자처하는 사람을 보면 그저 웃음만 나온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단순히 사회적 지위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서다.
나의 그런 태도는 중앙 도코에서 송두리째 바뀌었다.
그들 중 한 명이 타오와 나에게 앉으라고 손짓하는 순간, 나는 그들의 위엄에 짓눌려 목소리마저 기어들어갔다. 그토록 찬란하게 빛나는 존재들이 존재할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 조차 못했었다. 마치 그들 내부가 불타고 있고 거기에서 광선이 발산되는 듯했다.
그들은 등받이가 수직인 사면체 같은 좌석에 앉아있었다.
좌석들의 색깔은 서로 달랐다. 일부는 옆의 좌석과 약간 달랐고, 나머지는 크게 달랐다. 의복은 본인에게 완벽하게 어울렸지만 역시 서로 색깔이 달랐다. 모두들 지구에서 ‘결가부좌’로 불리는 자세로 앉아 있었다.즉 부처님의 앉는 자세로 양 손은 무릎 위에 얹어놓았다.
앞서 말했듯이, 그들은 반원 형태로 앉아 있고 모두 7명이었다. 따라서 한가운데의 인물이 가장 높은 사람이고 양쪽의 각 3인이 그 다음 서열일 것이라고 나는 추측했다. 물론 당시에는 내가 압도된 상태라 그런 세부적인 것까지 생각하진 못했다. 나중에 떠오른 생각이었을 뿐이다.
바로 그 가운데 인물이 내게 말을 건넸다. 매우 선율적인 동시에 위엄 있는 목소리였다. 너무 당혹스러웠다.더욱이 그는 완벽한 프랑스어로 말했다.
“우리와 함께 지내게 된 것을 환영해요, 미셸. 성령께서 그대와 함께 하고 인도하시기를!" 다른 사람들이 복창했다. “성령께서 그대와 함께 하고 인도하시기를!"
그의 몸이 결가부좌 상태로 떠오르더니 내게 다가왔다.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이미 타오한테서 그런 공중부양술을 봤기 때문이다. 의심할 바 없이 위대하고 영적인 존재 앞에서 나는 진심으로 우러나는 무한한 존경심에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일어나려 해도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앉은 채로 마비된 듯했다.
그는 내 앞쪽 바로 위에서 멈춘 채 양손을 내 머리에 갖다 댔다. 두 엄지손가락은 나의 이마 한가운데(두개골 내부의 송과체와 수직선상으로 만나는 부위)에서 맞닿았고, 나머지 손가락들은 정수리에서 만나는 형태였다. 물론 이런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타오가 내게 설명해 준 것이었다. 당시에는 신묘한 느낌에 압도돼 그런 세부적인 내용을 의식하지 못했다.
그의 양손이 내 머리에 얹혀 있는 동안 나의 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몸속에서부터 부드러운 온기와 미묘한 향기가 파도처럼 퍼져 나오면서, 들릴 듯 말 듯한 부드러운 음악과 한데 어울렸다.
갑자기 내 앞에 있는 인물들을 에워싼 환상적인 빛깔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지도자’ 가 제자리로 천천히 돌아갈 때, 나는 그의 둘레에서 여러 종류의 찬란한 빛깔을 볼 수 있었다. 전에는 육안으로 보이지 않던 빛깔들이었다. 주된 색상은 엷은 분홍색이었는데 일곱 명 전체를 구름처럼 감쌌다. 그리고 그들의 움직임은 그 경이롭고 선명한 분홍빛이 우리도 에워싸도록 만들었다!
정상적인 감각을 되찾았을 때 타오 쪽을 바라보니 그녀 역시 신비한 빛깔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하지만 그 7인을 에워싼 빛깔들 보다는 강하지 않았다.
독자들은 이미 눈치 챘을 테지만 이 위대한 존재들에 관해 얘기할 때 나는 본능적으로 ‘그녀’ (She)보다는‘그’ (He)를 대명사로 사용한다. 굳이 이유를 설명하자면, 그들의 인성이 너무 강하고 태도가 너무 당당해 보여 여성보다는 남성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여성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 나의 반응은 본능적인 것이었다. 그들을 여성으로 보는 것은 마치 므두셀라(구약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할아버지로 969세까지 살았다고 한다)를 여성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여성이든 남성이든 그들은 나를 변화시켰다. 그들을 에워싼 빛깔들은 그들의 오로라임을 알게 됐다. 나는 오로라를 볼 수 있게 됐고, 내가 본 것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지도자’ 가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간 후, 모두의 시선은 내게로 고정됐다. 마치 나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싶은 듯했다.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하고 있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끝없이 계속될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을 감싼 오로라의 다양한 색채가 진동하고 춤추는 것을 지켜봤다. 때론 오로라가 멀리까지 뻗치기도 했다. 타오가 말했던 ‘빛깔의 꽃다발’ 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윤곽이 뚜렷한 황금빛 원광은 이제 거의 셋노랑으로 변했다. 그들은 나의 오로라를 볼 뿐만 아니라 그 의미마저 해독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지(全知)적인 존재들 앞에서 내가 완전히 벌거벗은 채로 있는 느낌이었다. 뇌리를 떠나지 않던 의문이 다시 떠올랐다. ‘왜 나를 이곳에 데려왔을까?’
‘지도자’ 가 침묵을 깼다. “미셸, 타오가 이미 설명했듯이, 당신이 우리 행성을 방문하도록 선택된 이유는 나중에 지구에 돌아가서 우리의 메시지를 전하고 몇몇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지구인들을 계몽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제 특정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가 다가왔습니다. 지구상에서 수천 년 동안의 어둠과 야만의 시대가 지난 뒤 이른바 ‘문명’ 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기술이 발전했습니다. 기술 발달은 지난 150년 사이에 급속도로 이뤄졌지요.
지구에서 기술 발달이 시작된 지 1만 4,500년이 됐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진정한 지식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가까운 미래에 지구상의 인류에게 해를 끼칠 정도로 발달 했습니다.
해로운 이유는, 그것이 영적인 지식이 아니라 오로지 물질적인 지식이기 때문이지요. 기술은 영적인 발전을 도와야 합니다. 사람들을 물질주의적 세계에 더욱 더 가두어 놓아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지금 지구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구인들은 오로지 한 가지 목표 즉 재산 축적에만 사로잡혀 있고,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재산 추구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모든 것과 관련돼 있습니다. 시기심, 질투, 부자들에 대한 증오,가난한 사람에 대한 경멸 같은 것이지요. 다시 말해 현재의 기술은 지구에 1만 4,500년 전에 존재했던 기술에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당신네 문명을 끌어내리고 도덕적 영적인 파국으로 더욱 몰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이 위대한 인물이 물질주의에 관해 언급할 때마다 그의 오로라와 측근들의 오로라가 순간적으로 흐릿하고 ‘탁한’ 붉은색으로 번쩍이는 것을 목격했다. 마치 그들이 불타는 관목 숲 한가운데 들어가 있는 듯했다.
“우리 티아우바인들은 후견인 역할을 맡은 행성들의 주민들을 도와주고 인도하며 때론 벌을 주는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티아우바로 오는 동안에 타오로부터 지구의 역사를 간략하게 나마 설명을 들은 것이 다행이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 지도자의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 ‘인류에게 해롭다’ 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는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가 말을 계속했다. “대다수 지구인들은 핵무기를 가장 위험한 것으로 보지만, 그렇지 않아요. 가장 큰 위험은 ‘물질만능주의’ 입니다.지구인들은 돈을 추구 하지요. 그들에게 돈은 권력이나 마약(또 다른 저주)을 얻는 수단이에요. 이웃보다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형 상점 하나를 소유하고 있는 사업가는 상점을 두 개, 세 개로 늘리고 싶어 합니다. 소규모 기업 제국을 경영한다면 그것을 확대하고 싶어 합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집이 한 채 있는 보통 사람도 더 큰 집을 갖고 싶어 합니다. 혹은 두 채, 세 채로 늘리고 싶어 합니다.
왜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할까요? 게다가 인간은 죽을 것이고 그 때는 축적해온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어쩌면 자식들이 유산을 탕진하고 손자들은 가난하게 살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람의 생애는 순전히 물질적인 관심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영적인 문제에 할애할 시간은 부족하겠지요. 또 다른 부자들은 인위적인 지복(至福)을 얻으려 마약에 손을 댑니다. 이런 사람들은 더 끔찍한 대가를 치릅니다.”
“미셸" 그의 말이 계속됐다. ‘당신이 따라오기에는 내가 너무 빨리 나아간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당신은 따라올 수 있을 겁니다. 여기 오는 동안 타오에게서 이런 문제들에 관해 미리 들었을 테니까요.”
나는 부끄러워졌다. 학교에서 선생님한태 잘못을 지적당한 기분이었다. 학창시절에는 나도 이해했다고 거짓말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런 게 통하지 않았다. 그는 내 마음을 손바닥처럼 들여다볼 수 있었다.
황송하게도 그는 내게 미소를 보냈다. 불꽃처럼 타오르던 그의 오로라가 원래의 빛깔로 돌아왔다. “이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프랑스인들이 ‘신비의 열쇠’ 라고 부르는 지식을 당신에게 알려주겠습니다.
이미 들었겠지만, 태초에 성령이 있었습니다. 성령은 전능한 힘으로 모든 물질적 존재를 창조했습니다. 행성, 태양, 식물, 동물들을 창조했습니다. 목적은 오직 하나, 자신의 영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은 순수한 영적인 존재이므로 그것은 지극히 논리적인 행위입니다. 영적인 만족을 위해 사물을 창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갈 겁니다. 그 점은 이렇게 설명하지요. 창조주는 물질세계를 통해 영적인 체험을 추구했다고.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워 보이지만, 당신은 나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을 하기 위해 그 분은 자기 영혼의 아주 작은 일부에 물질적 형태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 4의 힘을 불렀습니다. 타오가 아직 당신에게 설명하지 않은 힘이지요. 그 힘은 오로지 영성(靈性,spirituality)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영역에서도 우주의 보편적 법칙이 적용됩니다.
우주의 기본 패턴은 9개의 행성이 자신들의 태양(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때론 9개의 행성이 두 개의 작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기도 한다, 이런 태양을 쌍성이라고 한다. 편집자의 요청에 의한 저자의 설명). 이런 항성들 9개는 다시 더 큰 항성주위를 공전합니다. 후자의 큰 항성은 전자의9개 항성과 각각에 부속된 9개 행성의 공전 중심인 셈이지요. 그런 식으로 계속 진행되다 보면 모든 천제의 공전 중심인 우주의 중심이 나오겠지요. 바로 그 우주의 중심에서 지구인들이 말하는 ‘빅뱅’이 일어났습니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때론 우연적인 사건도 일어납니다. 행성 하나가 어떤 태양계에서 사라지거나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태양계는 다시 숫자 9에 기초한 패턴으로 복귀합니다.
네 번째 힘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성령이 상상한 모든 것을 구현했습니다. 성령의 아주 작은 일부를 인체 속에 집어넣었지요. 그것이 바로 성기체(Astral body, 영혼체)입니다. 성기체는 인간 본질의 9분의 1을 형성하고, 동시에 ‘대아(大我, Higher self)의 9분의 1을 구성합니다. 대아는 ‘초월자아(overself)라고도 부릅니다.
다시 말해 초월자아는 자신의 9분의 1을 인체에 보내 그 사람의 성기체가 되게 합니
다. 동일한 초월자아의 나머지 부분들은 각각 다른 인체 속에 9분의 1씩 들어가 존재합니다. 그러면서도 원래 초월자아와의 통합성을 유지합니다(다시 말해 인간은 다른 8명의 인간들과 동일한 초월자아를 공유한다.편집자의 요청에 따른 저자의 설명).
그리고 초월자아는 더 높은 단계의 초월자아의 9분의 1을 차지하고, 이는 다시 더 고차원의 초월자아의 9분의 1을 구성 합니다. 이런 구성 단계는 ‘근원’ 까지 계속됩니다. 그러면서 성령이 요구하는 영적인 체험의 방대한 여과장치 같은 게 됩니다.
첫 단계의 초월자아를 윗단계의 초월자아에 비해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낮은 수준에서 작용해도 그것은 매우 강력하고 중요합니다. 각종 질병을 치료하고 심지어 죽은 자도 살릴 수 있습니다(지구에서는 심령치료[Spiritual Healing]로 알려져 있다. 치료사의 초월자아로부터 도움을 얻는 능력으로 환자가 현장에 없어도 가능하다. 유능한 치료사는 세계 어느 곳에 있는 환자도 도와 줄 수 있다‘ 불론 환자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저자주, 심령치료는 ‘에너지’ 의 교환이 아니라, 초월자아 차원에서의 ‘정보’ 교환이다 편집자 주).
의사들도 포기하고 임상적으로 사망선고가 내려진 사람들이 소생한 경우는 많습니다. 이는 그 환자의 성기체가 초월자아와 만났을 때 가능한 현상입니다. 환자가 ‘사망’한 시간 동안 그의 성기체는 육체를 떠나 있습니다. 성기체는 자신의 시신과, 그것을 되살리려 애쓰는 의사들을 내려다봅니다. 슬퍼하는 가족의 모습도 볼 수 있지요. 성기체 상태의 인간은 지극히 편안한 느낌, 심지어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대개의 인간은 자신의 육체와 고통의 원인을 버리고 떠납니다. 그리고 ‘영혼의 통로’ 로 빨려 들어가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통로의 끝에선 찬란한 빛이 보이고, 그 너머에는 천상의 기쁨이 존재합니다.
통로를 지나 그 빛(이것이 그의 초월자아 입니다)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죽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의 욕심이 아니라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예컨대 어린 자녀들을 위한 의지가 생기는 경우 그는 되돌아가기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그런 요청이 받아들여집니다.
인간은 대뇌의 통로를 통해 항상 자신의 초월자아와 교신합니다. 그 대뇌 통로는 성기체와 초월자아 사이에서 특수한 진동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초월자아는 밤낮으로 당신을 지켜보면서 사고로부터 당신을 보호하기 위해 개입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택시가 고장이 나고 갈아탄 택시마저 고장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단지 우연의 일치라고만 생각 할 수 있을까요?
그 비행기는 30분 뒤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합니다. 또 류머티즘 환자로 잘 걷지 못하는 할머니가 차도를 건너갑니다. 갑자기 자동차의 요란한 경황없음과 급제동시의 타이어 마찰음이 들립니다. 그 순간 기적처럼 할머니는 성큼 뛰어 안전한 곳으로 피신합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할머니는 아직 죽을 때가 안됐고, 그래서 할머니의 초월자아가 개입한 것이지요. 0.01초 사이에 할머니의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안전 장소로 뛰어갈 힘을 근육에 제공한 것입니다. 혈액 속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급박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힘이 순간적으로 생깁니다. 혹은 분노나 공포심을 일으켜 ‘가공할 적’을 물리치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양의 아드레날린은 치명적인 독이 됩니다.
대뇌 통로만이 초월자아와 성기체 사이의 교신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꿈이나 수면 속에는 또 다른 통로가 존재합니다. 잠자는 동안 초월자아는 성기체를 불러들여 지시사항이나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때론 특정한 방식으로 성기체를 혁신하기도 합니다. 성기체의 영적인 힘을 보충하거나 중요한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해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음이나 악몽으로 잠을 설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악몽은 낮에 받은 해로운 인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밤은 충고를 준다.’ 는 프랑스 속담의 중요성을 이제는 더 잘 이해하겠지요.
인체는 그 자체로 매우 복잡합니다. 하지만 성기체와 초월자아가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과정의 복잡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평범한 지구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지요.
모든 정상인의 성기체는 육체가 평생 체험하는 모든 감각을 초월자아에게 전달합니다. 이 감각 정보는 9단계 초월자아의 방대한 ‘여과장치’ 를 통과해 성령을 둘러싼 에테르의 ‘바다’ 에 도달합니다. 이들 감각 정보가 본질적으로 물질만능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을 경우 초월자아는 이들을 여과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마치 깨끗한 물보다 탁한 물을 여과할 때 정수기가 더 빨리 막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생의 수많은 경험을 통해 성기체가 영적인 감각 정보를 많이 얻을수록 영적인 이해력도 커집니다. 지구 시간으로 500~1,000년이 흐르고 나면 초월자아는 더 이상 여과할 것이 없어집니다.
미셸 데마르케라는 사람의 성기체에 구현된 이런 초월자아는 영적으로 매우 진보된 상태이므로 윗단계의 초월자아와 직접 교신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 과정은 흐르는 물에서 9개 성분을 제거하는 9단계의 여과기에 비교될 수 있습니다 1단계에서 한 가지 성분이 완전히 제거되면 8개 성분이 남겠지요. 물론 그 성분 정보를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나는 심상(이미지)을 적극 활용합니다.
첫 번째 범주의 초월자아에서 여과 장치를 통과한 성기체는 그 초월자아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킨 뒤 두 번째 범주의 초월자아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전체 여과 과정이 반복됩니다. 게다가 성기체는 영적으로 충분히 발전할 경우 다음 범주의 행성으로도 이동합니다.
당신이 내 얘기를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설명하는 모든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성령은 자신의 지혜 속에서 네 번째 힘을 이용해 9개 범주의 행성들을 만들었습니다. 미셸 지금 당신이 와있는 티아우바는 9번째 범주의 행성이에요. 가장 높은 단계의 행성이지요.
지구는 첫째 범주의 행성입니다. 가장 낮은 단계이지요. 그것은 무슨 뜻일까요? 지구는 기초적인 사회적 가치를 가르치는 데 중점을 둔 유치원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둘째 범주의 행성은 좀 더 윗단계의 가치를 가르치는 초등학교에 해당됩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는 어른들의 지도가 필수적입니다. 셋째 범주는 중등학교입니다. 형성된 가치관을 토대로 그 이상의 것들을 탐구하지요. 다음은 대학 과정입니다. 여기에서는 어른 대접을 받습니다. 특정한 양의 지식을 습득했을 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책임도 받아들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9개 범주의 행성들은 이런 식으로 그 발전 단계가 달라집니다. 영적으로 발전할수록 윗단계의 행성으로 가서 우수한 생활방식과 환경 속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됩니다. 음식을 조달하는 방법도 훨씬 더 쉬워지고 이는 다시 생활방식을 더욱 단순화시킵니다. 그 결과 좀 더 효과적으로 영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섯째 범주의 행성에서는 자연(Nature)이 개입해 ‘학생들’을 도와줍니다. 그 이후 6~9번째 단계에서는 성기체만 고도로 발전하는 게 아니라 육체도 그런 발전에서 이익을 얻습니다.
당선은 우리 행성에서 목격한 것들에 이미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볼수록 당신은 바로 이런 세계가 지구인들이 말하는 ‘낙원’ 임을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나 순수한 영혼이 되어 느끼는 진정한 행복에 비하면 여전히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 설명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요. 당신이 앞으로 쓰게 될 책에서 나의 말을 한글자도 바꾸지 않고 들은 그대로 기술해야 할 테니까요. 당신의 개인적 견해가 개입되지 않도록 기술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책을 쓸 때가 되면 세부 사항은 타오가 도와줄 겁니다…….
티아우바에서는 육체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 에테르 형태의 위대한 성령과 재결합할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마쳤을 때 지도자를 둘러싼 오로라는 여느 때보다도 밝게 빛났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의 모습이 황금빛 안개 속으로 사라지더니 잠시 후 다시 나타났다.
“성기체는 육체 속에 거하면서 다양한 전생에서 획득한 지식을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사실을 이제 이해했을 겁니다.
성기체는 물질적으로가 아니라 영적으로만 풍요로워집니다. 육체는 단순한 운반체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죽을 때 육체를 버립니다.
‘대부분의 경우’ 라는 말이 당신을 혼란스럽게 만드는군요. 자세히 설명하지요. 티아우바인들 가운데 일부는 신체 세포를 의지대로 재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대다수의 나이가 같아 보이는 것을 이미 봐서 알 겁니다. 티아우바는 우리 은하계에서 가장 고도로 진화된 3개 행성 중 하나입니다. 우리들 가운데 일부는 ‘위대한 에테르’ 와 직접 결합할 수 있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티아우바인들은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거의 완벽한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맡겨진 임무가 있습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피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조약돌 한 개를 비롯한 만물이 나름대로의 역할을 갖고 있습니다.
우월한 행성의 주민으로서 우리의 임무는 영적인 발전, 때론 물질적 발달을 지도하고 돕는 일입니다. 우리는 기술적으로 가장 우수하기 때문에 물질적 도움을 주는 위치에 있습니다. 사실 아버지가 나이 교육 조정 능력 등에서 자녀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지 않다면 어떻게 정신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겠습니까?
또 아이에게 육체적 처벌을 가하려면 부모가 육체적으로 더 강해야겠지요. 어른들의 경우도 올바른 충고를 들으려 하지 않고 고집만 부린다면 물리적인 방법으로 교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셸, 당신의 행성 지구는 ‘슬픔의 행성’ 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아주 적합한 표현이지요. 그런 별명이 붙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구인들은 경솔하게 자연에 역행합니다. 조물주가 맡긴 생태계를 보존하기보다 파괴합니다. 정교하게 설계된 생태계를 손상시킵니다. 당신이 사는 호주 같은 몇몇 나라들은 생태계를 존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호주에서도 수질오염과 대기오염에 대해서는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있나요? 최악의 오염에 속하는 소음 공해에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최악의’ 라고 표현한 이유는 호주인들이 그 문제에 거의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 교통 소음 때문에 괴로운지 물어보세요. 그러면 놀라운 답변을 듣게 됩니다. 답변의 85%는 이런 식입니다. ‘무슨 소음이라고요?’ ‘무슨 말이지요?’ ‘아, 그거요. 이미 익숙해졌어요.’ 하지만 ‘익숙해졌다’는 사실이 위험합니다.”
바로 그 때 타오라(지도자의 호칭이다)가 내게 뒤를 돌아보라고 손짓했다. 내가 마음속으로 던진 질문에 답변하는 손짓이었다. ‘어떻게 그는 퍼센트 운운할 정도로 지구에 관해 그토록 정확하고 많이 알고 있을까?’
뒤를 돌아본 나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뒤에는 비아스트라와 라톨리가 서 있었다. 물론 그 자체만으론 놀랄 일이 아니었다. 내가 알기에 신장이 각각 310cm와 280cm이었던 그 친구들이 지금은 나의 비슷한 체구로 줄어들어 있었던 것이다. 타오라가 미소 짓는 것을 보니 내 입이 오랫동안 벌어져 있었던 듯했다.
“요즘은 일부 티아우바인들이 지구에서 인간들과 섞여 사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몰랐지요? 당신 질문에 대한 답변 입니다.
소음이라는 중요한 주제에 관해 계속 얘기하지요. 소음은 심각한 위험입니다.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재앙은 불가피합니다.
나이트클럽을 예로 들어 보지요. 그곳의 음악 소리는 일반적인 소음 기준의 세 배나 됩니다. 그런 소음에 노출된 사람들은 두뇌, 생리 시스템, 성기체에 아주 해로운 진동이 가해집니다. 그런 피해의 실상을 안다면 사람들은 화재가 났을 때 보다 더 빨리 나이트클럽을 빠져나올 겁니다.
진동은 소음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색깔에서도 나오지요. 지구에서도 이 분야의 실험이 실시된 적이 있는데 안타깝게도 후속 실험은 아직 없어요. 우리 ‘요원’ 들의 보고 가운데, 평소에 특정한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한 남성에 관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그 남자에게 분홍색 화면을 잠시 응시하게 한 후 측정했더니 물건을 들어 올리는 힘이 30% 감소했습니다.
당신네 문명은 그런 실험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색깔은 인간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그런 영향을 통제할 때는 개인의 오로라 상태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컨대 침실에 페인트칠을 하거나 벽지를 붙일 때 당신에게 진정으로 맞는 색상을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본인 오로라의 주요색상을 알아야 합니다.
침실 벽의 색상을 오로라 색깔과 일치시키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더욱이 그런 색감에서 나오는 진동은 정신적 균형을 유지하는데도 긴요합니다. 그런 영향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지속되지요.”
그러나 지구인들은 오로라를 볼 능력이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어떻게 오로라 빛깔의 중요한 의미를 깨닫게 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내가 그런 질문을 말로 하기도 전에 타오라는 즉각 대답했다.
“미셸, 이제는 지구의 전문가들이 오로라를 감지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개발해야 합니다. 그런 장비는 앞으로 직면하게 될 중요한 갈림길에서 옳은 선택을 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줄 겁니다.
러시아인들은 이미 오로라를 촬영했습니다. 드디어 시작한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판독능력과 비교할 때 그들의 수준은 알파벳의 첫 두 글자를 읽게 된 것에 불과합니다. 오로라를 판독해 신체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판독 능력으로 영혼체나 생리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바로 이 영혼과 정신의 분야에서 지구인들은 가장 큰 문제들을 안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인들이 맡은 대부분의 책무는 육체와 관련된 분야입니다. 이는 심각한 잘못입니다. 정신이 가난하면 외모도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육체는 닳아 없어지고 언젠가는 죽습니다. 반면에 정신은 성기체의 일부로 결코 죽지 않아요. 오히려 정신을 고양시킬수록 육체의 부담은 덜어지고 윤회의 과정이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우리는 당신을 성기체 상태로 티아우바에 데려올 수도 있었지만, 대신 육체 상태로 데려왔어요. 거기에는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벌써 그 이유를 이해하는군요. 그래서 우리도 기쁩니다. 그리고 우리의 임무에 기꺼이 협조해 줘서 감사합니다.”
타오라가 말을 멈췄다. 생각에 잠긴 듯했다. 광채가 나는 두 눈은 내게 고정돼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나는 행복감에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그들 7인의 오로라가 점차 변해갔다. 몇 군데는 더욱 선명해졌고, 다른 곳에서는 좀 더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 윤곽은 안개처럼 희미해 졌다.
안개가 퍼지면서 황금빛과 분홍빛이 강해졌고, 7인의 형태가 점차 흐릿해졌다. 어깨에서 타오의 손길이 느껴졌다.
“미셸, 당신은 꿈꾸는 게 아니에요. 모두 현실입니다 그녀가 큰 소리로 말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그녀는 내 어깨를 세게 꼬집었다. 꼬집힌 자국이 몇 주 동안 보일 정도였다.
“타오, 왜 꼬집었어요? 당신이 그런 폭력을 휘두르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미안해요, 미셸. 하지만 나는 가끔 이상한 수단을 쓰기도 합니다. 타오라는 늘 이런 식으로 사라져요. 나타날 때도 그런 식인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당신이 꿈으로 착각할 수도 있어요. 내 임무는 당신이 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도록 돕는 것이에요.”
그 말과 함께 타오는 내 몸을 돌렸고 나는 그녀를 따라갔다. 우리는 왔던 길을 따라 그곳을 떠났다.